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드라마 '서울1945'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장택상 전 국무총리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담당PD 윤모(48)씨와 작가 이모(44)씨에 대한 상고심(☞2007도8411)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29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드라마는 일제시대 및 해방전후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해 허구의 가상인물들을 중심인물로 설정해 그들 간의 사랑과 우정, 이념적 대립과 가족애 등을 그린 드라마"라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실존인물로는 이승만, 장택상, 여운형, 김구, 김일성, 박헌영 등이 있는데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장면횟수도 중심인물들에 비해 현저히 적고 이야기를 연결하는 배경인물로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드라마 제34회의 장면에서 이승만 및 한민당과 대립적 입장에 있는 조선공산당 간부의 대사를 통한 이승만에 대한 묘사는 이승만에 대한 추측 또는 평가에 불과하고 그 정도만으로는 이승만이 친일파적인 행위를 했다는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정 장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윤 PD와 이 작가는 지난 2006년1월부터 방영된 대하드라마 '서울 1945'의 제34회에서 장 전 총리가 이 전 대통령에게 친일경찰 박모씨를 지칭하며 "사건해결의 최대 공로자입니다"라고 소개하는 모습을 내보내 이 전 대통령과 장 전 총리가 친일파로 보이게 하고, 경찰을 동원해 공산당 지폐위조사건을 해결한 것처럼 방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2심 모두 "드라마의 특정 장면에 불과해 이 전 대통령의 친일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