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0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소유권이전등기
검색한 결과
11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지방세법 시행령 위반… 가산세 부과는 정당
[판결](단독)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 접수 다음날 취득세 납부했다면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를 접수한 다음 날 취득세를 납부한 것은 지방세법 시행령 위반에 해당돼 가산세 부과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지방세법상 부동산 취득세 신고·납부기한인 '등기 또는 등록을 하기 전까지'를 '등기 또는 등록의 신청서를 등기·등록관서에 접수하는 날까지'로 구체화한 시행령 조항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지방세법에 직접 위임 규정이 없더라도, 시행령 내용이 모법 입법 취지 등에 부합한다면 유효하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사가 충북 청주시 흥덕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7두4740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청주시 일대 토지를 매수한 뒤 2015년 6월 3일 법무사를 통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를 제출·접수하고, 다음 날 관할 구청인 흥덕구청에 부동산에 관한 취득세 8억8400여만원 등을 신고·납부했다. 구청은 A사가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 접수 다음날 취득세를 납부한 사실을 확인하고는 2016년 5월 A사에 가산세 8440만원 등을 부과했다. 지방세법 제20조 등은 '재산권과 그 밖의 권리의 취득·이전에 관한 사항을 공부에 등기하거나 등록하려는 경우에는 등기 또는 등록을 하기 전까지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은 '등기 또는 등록을 하기 전'까지의 의미를 '등기 또는 등록의 신청서를 등기·등록관서에 접수하는 날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등기·등록 신청서를 등록관서에 접수하는 날까지’ 재판부는 "시행령 내용이 모법의 입법 취지와 관련 조항 전체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살펴보아 모법의 해석상 가능한 것을 명시한 것에 지나지 않거나 모법 취지에 근거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인 때에는 모법에 직접 위임 규정을 두지 않았더라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시행령 내용은 모법의 취지에 근거한 것으로 유효 이어 "지방세법이 정한 재산권 등의 이전 등을 등기 또는 등록하려는 경우의 취득세 신고·납부기한인 '등기 또는 등록을 하기 전까지'는 시행령 조항이 정한 바와 같이 '등기 또는 등록의 신청서를 등기 등록관서에 접수하는 날까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는 시행령 조항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를 등기관서에 접수하는 날까지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해야 한다"며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를 접수한 다음 날 취득세 등을 신고 납부했으므로 가산세 등의 징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원고승소판결 원심파기 앞서 1심은 "시행령 조항의 내용은 비록 모법이 직접 위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모법의 규율 범위 내에서 모법 조항의 취지에 근거해 이를 구체화한 것에 불과해 유효하다"며 흥덕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지방세법상 '등기 또는 등록을 하기 전까지'는 '등기 또는 등록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를 의미한다"며 "시행령 조항은 지방세법의 위임 없이 취득세 납부기한을 등기 또는 등록의 신청서를 접수하는 날까지로 제한하고 가산세 납세의무를 확대 변경하는 규정으로서 조세법률주의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돼 무효"라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가산세
소유권이전
부동산
지방세법
취득세
손현수 기자
2020-11-26
민사일반
이미 납부한 부동산 재산세는 돌려받을 수 없다
[판결](단독) ‘명의신탁 부동산’, 수탁자는 부당이득으로 매수자금 반환해야 하지만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명의신탁자가 낸 매수자금은 명의수탁자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지만,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에 대해 납부한 재산세는 명의신탁자 측으로부터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의 유족들이 A씨의 동생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2018다28377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인천 일대 토지를 8억9500여만원에 매수하면서 동생 B씨와 명의신탁계약을 맺고 B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는 2012년 사망했고, 그의 재산은 A씨 유족들이 상속했다. B씨는 A씨 사망 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해당 토지에 대한 재산세 2800여만원을 납부했다. “토지·재산에 실질적 소유권 가진 자가 납부의무” 한편 A씨 유족들은 2013년 B씨를 상대로 "B씨 명의 토지의 실제 매수인은 A씨"라며 "매수인 등기 명의만 B씨로 신탁하는 3자간 명의신탁약정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와 B씨 사이에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성립했다고 인정하면서도, A씨에게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없다며 각하했다. 그러자 A씨의 유족들은 "명의수탁자인 B씨는 토지 매수 자금 8억9500여만원을 부당이득했으므로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다시 소송을 냈다. 이에 B씨는 토지를 A씨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고 맞서면서 "이미 납부한 재산세 2800여만원 등은 원고(A씨의 유족)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 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했다. 유족승소 원심확정 1,2심은 "계약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시행 후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자는 애초부터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명의신탁계약의 무효로 인해 명의신탁자가 입은 손해는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게 제공한 매수자금"이라며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로부터 제공받은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A씨로부터 매수자금 8억9500여만원을 받아 이를 부당이득했다"며 "B씨는 A씨의 상속인들에게 상속비율에 따라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B씨가 납부한 재산세를 부당이득반환 채권과 상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씨 유족들이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도 "지방세법상 재산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재산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자'는 공부상 소유자로 등재된 여부를 불문하고 당해 토지나 재산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진 자"라며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면 재산세 과세기준일 당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 전이라도 해당 부동산에 대한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진 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며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매매
명의수탁자
명의신탁자
부동산
손현수 기자
2020-10-26
민사일반
위임계약 특약 따라 로펌에 토지 지분 이전하라
[판결](단독) ‘조상 땅 찾기’ 소송 승소하고 10년 넘게 성공보수 미룬 토지공유자에…
조상 땅 찾기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사건을 대리한 로펌에 주기로 한 성과보수를 10년 넘게 지급하지 않은 의뢰인에게 법원이 사건 위임계약 때 체결한 특약에 따라 해당 토지 지분을 로펌에 이전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김범준 판사는 A법무법인이 B씨 등 23명을 상대로 낸 수임료 조정 소송(2019가단5149224)에서 최근 "B씨 등은 A법무법인에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B씨는 자신의 조상 땅인 경기도 광주의 한 토지를 되찾겠다며 2007년 4월 A법무법인에게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등기말소를 청구하는 사건의 대리를 맡겼다. B씨는 A법무법인과 사건 위임계약을 맺으면서 승소로 얻은 경제적 이익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과보수로 지급하기로 하고, '(해당)토지 매각대금으로 수임료를 지급하고, 10년내 매각되지 않을시 지분을 이전한다'는 특약을 체결했다. A법무법인은 이 사건을 대리해 2008년 8월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에 따라 B씨는 물론 B씨의 친척 등 모두 23명이 이 토지의 공유자가 됐다. 수임료는 토지 전부의 보전위해 필요불가결한 지출 그러나 B씨 등은 승소 이후 이 땅에 국가로부터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은 채 매각을 하지 않았고, A법무법인에 약속한 보수를 10년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법무법인은 위임계약 당시 정한 특약을 근거로 지난해 수임료 청구 소송을 냈다. B씨 외의 토지 공유자들은 재판과정에서 "B씨가 A법무법인에 사건을 위임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B씨에게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할 대리권을 수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B씨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제265조 단서에 따라 공유물 보존행위의 일환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다른 토지 공유자들은 B씨가 승소판결을 받아 토지 소유권 회복이라는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로펌 승소 판결 이어 "(A법무법인에게 지급해야 할) 이 사건 채무는 B씨 등 토지 공유자인 피고들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이 토지 전부의 보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지출일 뿐만 아니라 피고들은 이 사건 소송으로 인해 이익을 얻었다 할 것이므로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하고, 그 밖에 이 사건 위임약정에 통상적으로 예상 및 이행 가능한 범위를 초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도 아니므로, A법무법인과 맺은 위임계약은 다른 공유자들의 의사에도 합치될 뿐만 아니라 피고들의 승낙의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A법무법인이 맡은 위임사무의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난이도와 그 수행기간 등에 비춰볼 때 '승소로 얻은 경제적 이익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 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를 대리해 전부승소 판결이 확정된 이상 A법무법인은 위임계약에 따른 사무를 완료했다"면서 "B씨 등 토지 공유자들은 A법무법인에게 위임계약에서 정한 성과보수로써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시했다.
조상땅찾기
성과보수
위임계약
토지지분
이용경 기자
2020-10-08
민사일반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무효로 등기말소
[판결](단독) 소유권이전등기의 근거된 미국법원 판결 취소되었다면
소유권이전등기의 근거가 된 미국 법원 판결이 취소됐다면 이를 근거로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인무효로 말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소송(2017다22490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08년 구속돼 2009년 출소했다. 배우자인 B씨는 A씨가 출소 전 수감돼 있을 때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2009년 "A씨와 B씨는 이혼하고, 부부 공동재산인 부동산은 B씨 소유로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B씨는 우리나라에 있는 지방법원에 미국 판결에 기한 집행허가소송을 냈고, 법원은 강제집행을 허가했다. 이후 B씨는 우리나라에서 2010년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이후 A씨가 수감 중 재판 관련 서류를 제대로 송달받지 못했다며 미국 법원에 판결 취소를 신청했고, 미국 법원은 2013년 "B씨가 자신에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허위송달증명서를 이용했다"며 앞서 내린 판결을 취소했다. 이후 미국 법원은 "A씨와 B씨는 합의에 따라 이혼하되, 재산분할에 관한 부분은 모두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우리나라 법원에 냈다. “집행판결의 기판력에 저촉 안 돼” 이혼녀 상고기각 1,2심은 "외국법원에 의해 이뤄진 판결 내용에 대해 외국법상 인정되는 효력을 국내에서 인정하는 것은 민사소송법에 의한 '승인'의 문제"라며 "외국법원의 재판은 국내에서 승인돼 자동적으로 효력을 가지며, 확인판결이나 형성판결과 같이 확정과 동시에 판결을 구한 목적이 달성돼 강제집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별도로 집행판결을 구할 필요 없이 승인된 판결에 따른 효과를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자의 소송상 합의에 기초한 (미국 법원의) 2차 판결도 승인의 대상이 되는 외국법원의 재판에 해당한다"며 "(미국 법원의) 1차 판결 중 재산분할 부분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2차 판결은 그 내용을 실현하는 데 별도의 강제집행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형성판결이므로, 승인과 함께 자동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며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 내지 근저당권설정등기는 모두 원인무효인 등기로서 말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서 2009년 선고된 외국판결에 대한 확정된 집행판결의 기판력은 외국판결을 국내에서 강제집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 관해서만 발생한다"며 "해당 미국 판결 중 재산분할 부분이 취소되었음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은 집행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미국법원
재산분할
손현수 기자
2020-09-10
민사일반
"실체 확인 어려워 당사자능력 없다"
[판결] 일부 종원들로만 구성된 종중유사단체 종중 땅 돌려달라 소송냈지만…
일부 종원들로만 구성된 종중 유사단체는 그 실체가 고유 종중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증명돼야만 종중 관련 재산에 대한 소송을 낼 당사자 적격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유 종중이 관련 재산을 갖출 때부터 오랜기간 존재했는지, 오히려 특정 종중원을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창녕조씨문중이 영광군 산림조합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2019다21641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창녕조씨문중은 1932년 5월 전남 영광군 영광읍 일대를 사들여 그해 12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A씨는 2016년 8월 창녕조씨문중 대표를 사칭한 B씨로부터 이 땅을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영광군 산림조합에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설정해줬다. 그런데 B씨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A씨와 공모해 허위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녕조씨문중 대표라는 C씨는 "A씨와 B씨 사이에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이를 토대로 이뤄진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등기 역시 말소돼야 한다"며 창녕조씨문중 이름으로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소송을 낸 원고 '창녕조씨문중'이 소송 당사자로서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원고인 창녕조씨문중은 자신들이 "시조 전랑공의 후손 중 영광군에 거주하는 성년 남자로 구성된 이른바 종중 유사단체로, 1932년 해당 토지에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등기명의인 '창녕조씨문중'과 같은 단체"라며 "매년 전랑공 시제를 지내는 등 실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광군 산림조합은 "원고의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 당사자 능력이 없고, 1932년 등기명의인인 창녕조씨문중과 동일한 단체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란 공동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종원 상호 간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발생적인 관습상 종족집단체로서 특별한 조직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선조의 후손은 그 의사와 관계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것"이라며 "그 중 일부 종원을 임의로 그 종원에서 배제할 수 없으므로 공동선조의 후손 중 특정 범위 내의 자들만으로 구성된 종중이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공동선조의 후손 중 특정 범위 내의 종원만으로 조직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면 이는 본래의 의미의 종중으로는 볼 수 없고, 종중 유사단체가 될 수 있을 뿐"이라며 "종중 유사단체를 표방하면서 그 단체에 권리가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우선 권리 귀속의 근거가 되는 법률행위나 사실관계 등이 발생할 당시 종중 유사단체가 성립해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의 실체가 주장과 같이 전랑공의 후손 중 영광군에 거주하는 성년 남자로 구성된 종중 유사단체로서 1932년경에 이미 조직·성립되었다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특정 종중원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종중 유사단체임을 표방해 1932년 부동산의 소유명의인과 동일한 단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심은 원고가 부동산의 등기명의인인 '창녕조씨문중'과 동일한 단체라고 쉽게 단정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당사자적격에 대해 "원고는 선조들의 분묘수호, 제사봉행, 위토의 조성 및 관리, 문중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조직됐고, 매년 음력 9월 15일 전랑공의 시제를 지내왔다"며 "종중 유사단체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해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은 "종중 총회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은 채 소송이 제기돼 적법한 소송이 아니다"라며 원고패소 판결한 반면, 2심은 "소송이 적법하게 제기됐고, A씨와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므로 이를 토대로 한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등기 역시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창녕조씨
종중
재산
손현수 기자
2020-04-23
민사일반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판결] 아파트 계단·경비실 등 공용부분은 '점유취득시효' 대상 아니다
아파트 계단이나 창고, 경비실, 엘리베이터 등 '공용부분'은 점유 취득시효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보존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청구소송(2016다3284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 용산구에 아파트를 건설한 C사는 건축과정에서 공사대금 채권 명목으로 지하실 일부를 D사에 증여했다. 이후 이 공간은 별도로 소유권 보존등기 및 이전등기가 이뤄졌다. 그런데 이 공간은 당초 설계상 경비실, 창고, 엘리베이터, 계단 등의 용도로 건축됐고 집합건축물대장에도 공용부분으로 등재돼 있었다. B씨는 이 공간 중 일부를 D사로부터 매수해 독립된 공간을 조성, 사무실 또는 주거로 사용했다. 이에 A씨는 아파트 세대주를 대표해 "문제의 지하실 공간은 공용부분이므로 소유권 보존등기는 원인무효로 말소돼야 하고, 이를 토대로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말소돼야 한다"며 "B씨는 해당 공간을 점유·사용했으므로 이에 대한 부당이득을 반환하고, 점유부분을 인도하라"면서 소송을 냈다. B씨는 "해당 공간을 매수해 20년 이상 소유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취득시효가 완성됐으므로 A씨의 인도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에서는 집합건물 공용부분도 시효취득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공용부분은 설령 건물 신축 직후부터 이를 개조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춘 공간으로 활용했다 하더라도 이를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되는 전유부분으로 삼기로 하는 구분행위가 있지 않은 이상, 현재 독립성을 갖추어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전유부분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하실 부분은 부동산등기부 또는 건축물대장상 구분소유권을 인정할 만한 표상을 찾을 수 없고, 집합건물법 규정에 따른 전유부분으로의 변경 절차를 거친 사실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는 구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현재 임의로 개조돼 독립성을 갖춘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공용부분으로서 취득시효에 의한 소유권 취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지하실 부분에 대한 구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시효취득이 제한되는 공용부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A씨의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인도 청구를 모두 배척했는데 이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문제의 공간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해당하므로 독립해 취득시효의 대상이 될 수 없고, B씨는 정당한 권원없이 이 공간을 점유했으므로 아파트 세대주들에게 이를 인도하고 점유·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소유권보존등기와 이전등기는 원인무효"라면서도 "B씨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해당 부분에 대해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아파트
점유취득시효
아파트공용부분
손현수 기자
2019-10-28
민사일반
소유자의 채권자가 국가상대 소유권 확인소송 가능<br>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판결] 토지대장에 소유자 주소 누락… 등록 명의자 알 수 없는 경우
토지대장상 소유자의 주소가 일부 누락돼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토지의 소유자를 대신해 채권자가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최근 돌려보냈다(2018다242246). 한국농어촌공사(옛 해안수리조합)는 1938년 1월 대구 동구 용계동 일대 토지를 A씨로부터 매수해 점유했다. 현재 미등기 상태인 이 토지는 1911년부터 A씨가 명의자인 것으로 토지대장에 기록돼 있었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는 2016년 A씨의 상속인들에게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했고, 이를 인용하는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됐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는 국가를 상대로 "토지대장에 A씨의 주소가 기재돼 있지 않아 토지대장만으로는 A씨 또는 상속인들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칠 수 없다"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자인 한국농어촌공사가 A씨 등을 대위해 해당 토지가 A씨와 그 상속인들 소유라는 확인을 구한다"고 소송을 냈다. 토지대장에 주소일부 기재돼 있지만 지번 누락 1,2심은 "피고는 이 토지의 사정명의자가 A씨이고 상속인들 역시 인정하고 있다"며 "토지에 대해서는 토지대장상 소유자가 특정돼 있고, 피고 역시 이를 다투지 않으므로 한국농어촌공사는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각하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국가를 상대로 한 토지소유권확인청구는 그 토지가 미등기이고 토지대장이나 임야대장상에 등록명의자가 없거나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그 밖에 국가가 등기 또는 등록명의자인 제3자의 소유를 부인하면서 계속 국가소유를 주장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지대장상의 소유자 표시 중 주소 기재의 일부가 누락된 경우는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토지대장상 토지소유자의 채권자는 토지소유자를 대위해 토지대장상 등록사항을 정정할 수 없기 때문에 토지대장상 토지소유자의 채권자는 소유권보존등기의 신청을 위해 토지소유자를 대위하여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했다. 상속인을 대위해 국가에 확인 구할 이익 있다 이어 "대구 동구 용계동 일대 토지의 토지대장에 A씨의 주소가 일부 기재돼 있지만 지번이 누락돼 등록명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때에 해당하고, 한국농어촌공사로서는 A씨의 상속인들을 대위해 토지대장에 기재된 A씨의 주소를 정정해달라고 신청할 수도 없다"며 "한국농어촌공사는 A씨의 상속인들을 대위해 국가에 이 토지가 A씨의 상속인들 소유라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밝혔다.
토지대장
등록명의
채권자
손현수 기자
2019-09-02
민사일반
명의신탁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 아니므로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 없다<br> 2002년 대법원 판결 유지… 조희대·박상옥·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반대의견
[판결] 대법원 "실소유자는 명의신탁 부동산 돌려받을 수 있다"
대법원이 '부동산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등기해 둔 원래 소유자(명의신탁자)가 등기명의인(명의수탁자)에게서 부동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하기로 했다. 부동산 명의신탁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일 부동산 소유자 A씨가 부동산 명의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2013다21815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남편은 1998년 농지를 취득한 뒤 농지법 위반 문제가 발생하자 B씨 남편 명의로 소유권 등기를 했다. A씨는 2009년 남편이 사망하자 농지를 상속받았고, 뒤이어 2012년 B씨의 남편도 사망하자 B씨를 상대로 명의신탁된 농지의 소유권 등기를 자신에게 이전하라며 소송을 냈다. A씨는 명의수탁자인 B씨에게 "명의신탁약정과 등기는 무효이므로 진정 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을 이전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명의 신탁약정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A씨는 토지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에서는 부동산 명의신탁이 공서양속·사회질서 위반인지, 그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2002년 9월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이지만 약정 자체가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차명 부동산에 대해 등기명의인이 아닌 원래 소유자의 소유권을 인정한 바 있다(2002다35157). 이에 1·2심은 기존 판례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 자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기한 물권변동이 무효가 되더라도 명의신탁자(A씨)는 명의수탁자(B씨)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며 기존 판례입장에 따라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을 규율하고 있다"며 "법을 제정한 입법자의 의사도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의신탁에 대해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한다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간 판례의 태도에도 합치되지 않는다"며 "명의신탁을 금지하겠다는 목적만으로 명의신탁자의 신탁부동산에 대한 재산권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희대·박상옥·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에게 마친 등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어 "불법원인급여에서 '불법의 원인'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이고,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는 현재 우리 사회 일반인의 이성적이며 공정하고 타당한 관념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부동산실명법 제정 20여년이 지난 현재 부동산실명제는 하나의 사회질서로 자리를 잡아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는 불법성에 관한 공통의 인식이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동산실명법 규정의 문언과 내용, 체계, 입법목적 등을 이유로 기존 판례의 타당성을 확인한 판결"이라면서도 "다수의견 역시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제할 필요성과 현재의 부동산실명법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의견과 같이 구체적 사건에서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적용을 법원 판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입법적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보기 위해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2월 공개변론을 열어 각계 의견을 들었다.
부동산
명의신탁
민법
손현수 기자
2019-06-20
민사일반
사해행위 안 돼
[판결] 채무자가 상속포기 전제로 공동상속인과 재산분할 협의후 실제 상속포기 신고했다면…
채무자가 부모의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가족과 협의한 뒤 실제로 상속을 포기했다면 이는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4단독 권태관 부장판사는 전북신용보증재단이 채무자 A씨의 누나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취소소송(2018가단844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 2016년 신용보증재단은 A씨가 시중 은행으로부터 빌린 2000만원을 갚지 못하자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이를 대위변제하고, A씨를 상대로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해 확정받았다. 하지만 A씨는 무자력을 이유로 구상금을 갚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월경 A씨의 부친이 사망하자 A씨는 자신의 누나에게 "아버지 재산을 상속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같은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했다. 협의에 따라 A씨의 누나는 부친의 아파트를 단독으로 상속하고, 같은해 2월 19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도 다음달 27일 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했다. 그러자 재단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면서 자신이 받을 재산을 포기한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협의분할을 취소하고,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절차를 이행하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전주지법 신용보증재단의 사해행위취소소송 패소 판결 권 부장판사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된 상태에서 상속인들 사이에 잠정적 공유 상태였던 재산을 확정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민법 제406조 1항에서 정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상속의 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봄으로써 상속인 지위 자체를 소멸시키는 행위"라며 "채권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인 상속인의 재산을 현재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으므로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용보증재단은 A씨가 상속포기 신고를 하기 전에 상속분할 협의를 했기 때문에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나, 이 경우에는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상속포기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며 "협의 후 A씨가 적법하게 상속포기 신고를 했다면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채무자
상속포기
재산분할
남가언 기자
2019-06-17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부동산 소유자 사망 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 ‘원인무효’
땅을 판 부동산 매도인에게 그 땅을 처분할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 매매를 근거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일뿐만 아니라 취득시효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와 B씨 등 5남매의 아버지인 C씨는 1992년 1월 6일 사망했다. 그런데 사망 당일 C씨 소유의 모든 땅이 장남인 B씨의 인척 D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실이 밝혀졌다. C씨가 장남 B씨 아내의 이종사촌인 D씨에게 땅을 모두 판 것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 땅은 2003년 4월 B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사실을 안 A씨 등 딸 4명은 "아버지가 생전에 땅을 딸들에게 물려준다고 했었다"며 장남인 B씨가 D씨를 내세워 땅을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D씨는 재판과정에서 "C씨가 생전에 돈을 자주 빌려갔고 차용금에 대한 변제조로 땅을 준 것"이라고 맞섰다. 1심은 "사망한 C씨와 D씨 사이에 매매계약이 없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D씨 앞으로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소유자인 C씨의 사망 이후 이뤄진 등기이므로 원칙적으로 원인무효이고, 이에 기초해 마쳐진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아버지 사망이전부터 지금까지 해당 부동산들을 점유하면서 경작한 점 등을 볼 때 B씨는 늦어도 2003년부터는 선의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 부동산을 등기부시효취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과 판단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B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는 1심과 결과는 같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 등 4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이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2016다2484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조사했다면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없이 매수했다면 그 부동산 점유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D씨와 B씨의 친족관계 등으로 비춰볼 때 B씨는 D씨에게 처분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B씨의 부동산 점유가 무과실 점유라고 판단한 원심은 등기부취득시효 요건인 무과실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매수
소유권
매도
등기부취득시효
등기
부동산
이세현 기자
2018-02-05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