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상태로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이른바 '구월동 살인사건'의 40대 남성이 징역 25년의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4834).
A씨는 지난해 7월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주택가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내 B씨(당시 40세)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이혼소송 중이었다. A씨는 아내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이혼하려 한다는 의심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A씨는 우연히 딸이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주변을 배회하다 B씨가 딸 생일파티 준비를 위해 전화하며 집 밖으로 나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에서는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던 A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는지가 쟁점이 됐다. A씨는 "범행 당시 난치병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돼 사물 변별력이나 의사 결정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연령, 성향, 환경, 아내와 관계, 범행 동기, 수단,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게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 2심도 "지병으로 치료를 받은 건 인정되나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 딸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아빠라는 사람은 내가 어릴 때부터 엄마를 폭행했고 내 생일에 엄마를 끔찍하게 해쳤다"며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벌이 줄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