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의 동호수 표시가 임차인의 주민등록증 뒷면에만 표시돼 있고 동회의 주민등록부에는 전산입력 되지 않은 경우, 그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항소3부(재판장 목영준·睦榮埈 부장판사)는 17일 다세대주택을 경락받은 유모씨(50)가 임차인 강모씨(47)부부를 상대로 "전입신고시 동호수 표시를 하지 않아 대항력이 없는데도 주택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낸 건물명도 청구소송(2000나40895)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세대주택 건물의 임차인은 건물의 소재지뿐만 아니라 호수까지 특정한 주민등록전입신고를 마쳐야만, 제3자가 임대차건물에 주소를 가진 임차인이 등록돼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갖는다"며 "강씨부부의 주민등록증 뒷면 주소변경란에는 다세대주택의 동호수까지 기재돼 있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전산입력부분은 전입신고시에는 소재지만 기재됐다가 근저당권이 설정된 이후에 동호수 표시가 기재된 것이 인정되므로 대항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동사무소 직원의 증언에 의하면 '주민등록증 뒷면 변경내용란에 기재된 주민등록부상에 기재된 내용이 다르게 된 이유가 신고자인 강씨 부부의 착오에 의한 것인지 전산입력을 한 담당공무원의 착오인지 모르겠다'는 등 그 진술내용이 모호해, 강씨 부부의 주장사실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며 "만일 강씨 부부의 전입신고에 의해 호수가 특정된 주소가 일단 전산입력됐다면 그 후 호수부분만이 삭제되고 나머지 부분만 남아 있다는 것이 믿기 어렵고, 오히려 당시 주민등록증 뒷면의 주소변경을 요구받은 동사무소직원이 전산확인 없이 강씨의 말만 듣고 주소 변경을 기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주택 경락인 유씨는 지난해 6월 전 주인에게서 주택을 임차해 살고 있는 강씨부부가 전입신고 당시 다세대주택의 동호수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갖추지 않았으면서도 주택을 비워주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