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면허를 소지한 사람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관련규정들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李相京 재판관)는 미국 카이로프랙틱(척추관련 근골신경계에 대한 자연치료 행위) 의사자격을 취득하고 국내에서 의원을 개설해 치료행위를 한 혐의(무면허의료행위)로 기소된 송모씨가 “의료법 관련 규정들은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구 의료법 제25조1항에 대해 낸 위헌소원사건(2001헌바87)에서 지난달31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또 의료인과 의료법인 등에 대해서만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30조2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6:2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매우 중대한 헌법적 법익인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며 "법이 인정하는 의료인이 아니지만 우수한 의료능력을 가진 의료인들이 있다면 입법자로서는 검증절차와 검토 후에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 개설자격제한 규정과 관련, "의료소비자인 전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의 실질적 보장이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주체에 대한 규율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이나 사회적 연관성의 비중은 매우 크다"며 "보건의료 서비스의 경우 수요·공급을 전적으로 시장경제에 맡기면 국민의 의료비 부담증가, 사회적 후생감소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의료기관 개설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무면허 의료행위의 성행, 환자의 무리한 유치,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과소공급 등 부작용이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합헌결정을 내렸다.
반면 權誠·宋寅準 재판관은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한정한 결과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자의 경쟁을 약화시키고 의료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원하는 품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선택에 있어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제한받는 불이익을 받고있다"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의료기관 개설을 원하는 의료인 아닌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의료소비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