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7호선 연장 건설공사를 따내기 위해 담합한 국내 6개 건설사가 최고 1억5,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14일 지하철7호선 연장공사계약을 입찰시 담합해 각 건설산업기본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현대건설,(주)지에스건설,(주)대우건설 등 6개 주요 건설사에 대해 투찰율 및 낙찰금액에 따라 1억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의 벌금형을 선고했다(2007고단6399).
그러나 구 판사는 각 건설사가 내부적으로 공동수급체(컨소시엄)를 구성해 조달청과 ‘공동계약’을 체결한 부분에 대해서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시공관리, 품질개선 등 효율성 제고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만큼 독점규제법상 허용된 ‘정당행위’로 봐 무죄를 선고했다.
구 판사는 판결문에서 “6개의 지하철7호선 연장 공사구간 중 동일한 공사구간에 2개 이상의 회사가 함께 입찰에 참가해 경쟁할 경우 낙찰금액이 낮아지고 탈락된 회사는 입찰준비과정에서 지출한 설계비 등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각 회사가 응찰할 공구가 서로 충돌되지 않도록 사전에 미리 조정했다”면서 “동일 공구에 2개 이상의 회사가 경합할 경우 해당 회사끼리 조정하기로 하는 등의 ‘입찰참가원칙’을 정하고 각자 소속회사의 기존 공사실적과 시공능력 등을 감안해 서로 경쟁사의 입찰금액을 의식할 필요없이 입찰에 참가해 낙찰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구 판사는 이어 “각 건설사는 낙찰을 위해 유찰방지 목적으로 적당한 회사를 입찰에 참가시키는 소위 ‘들러리 입찰’을 약정함으로써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공정한 가격결정을 저해할 목적으로 입찰자 간에 공모해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했다”면서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또는 거래지역 또는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구 판사는 또 “그러나 지하철 건설공사의 특수성, 특히 하나의 건설회사가 2개 이상의 공구에 동시에 입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대안설계 입찰을 위해 사전에 공사금액의 3~5%에 이르는 거액의 대안설계비를 지출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각 투찰율 및 낙찰금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건설사에 벌금액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대우건설 등 6개 국내 주요 건설사는 지난 2003년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부천시 사이에 체결한 ‘지하철7호선 연장구간 건설협약’에 따라 조달청이 2004년 입찰공고한 지하철7호선 연장공사에 각 참여하면서 ‘들러리 입찰’ ‘입찰가격담합’등의 부당한 행위를 해 건설산업기본법과 독점규제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