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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된 장소”… 공동 주거침입 해당 안 된다<BR> 대법원, 집유선고 등 원심파기
[판결] 사측의 해고와 전보인사 항의하러 마트 지점에 들어갔다면
사측의 해고와 전보 인사 발령에 항의하기 위해 마트 지점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모 대형마트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달 7일 업무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 7명에게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9055). B 마트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인 A 씨 등은 2020년 5월 오전 11시께 서울 강서구에 있는 B 마트 강서점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일 강서점을 방문한 대표이사 등에게 해고와 전보 인사 발령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강서점 정문을 통해 들어가 2층에 침입한 혐의를 받았다. A 씨 등은 이날 손님들이 있는 상태에서 '부당해고' 피켓을 들고 임원진을 따라다니며 "부당해고 그만하라" 등 고성을 질러 30분간 위력으로 임원진의 현장점검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 씨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일부에게 벌금 1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일부에게는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해당 지점 2층 매장은 영업시간 중 출입자격 등 제한 없이 개방되어있는 장소"라며 "A 씨 등은 보안요원에게 제지를 받거나 이들이 자리를 비운 때를 노려 몰래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출입이 허용돼 개방된 매장에 관리자의 출입 제한이나 제지가 없는 상태에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이상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 태양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 없어 건조물침임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A 씨 등은 피해자 등과 약 1~2m 이상의 거리를 둔 채 피켓을 들고 서 있다가 피해자 등의 진행에 따라 뒤따라 다녔을 뿐 그 이상 가까이 다가가거나 피해자 등의 진행이나 업무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막지 않았다"며 "피해자 등에게 욕설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고, 공소사실과 달리 존댓말까지 사용해 요구사항을 외쳤다. 또 대형마트 식품매장에서 A 씨 등의 육성이 피해자의 현장점검 업무를 어렵게 할 정도의 소음이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피해자들은 이들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현장점검 업무를 30분간 진행했다"면서 A 씨 등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죄
위력
박수연 기자
2022-10-13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명예 살인 위협' 파키스탄 부부 난민 인정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면 가족으로부터 살해를 당할 수도 있는 이른바 '명예 살인' 위협에 시달린 파키스탄인 가족이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지난 7월 28일 파키스탄 국적의 A 씨 가족이 인천 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 결정 취소소송(2022두4175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한국에서 유학하던 A 씨는 2016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아내 B 씨를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A 씨의 신분이 낮아 집안의 명예가 더럽혀진다며 B 씨 가족의 강한 반대에도 이들은 혼인했다. B 씨는 가족에게 납치와 구타를 당하고 이혼을 강요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가족에게 B 씨가 살해 협박까지 받자 A 씨 부부는 한국으로 왔다. A 씨가 한국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중이었기 때문에 유학생과 배우자 체류 자격으로 입국해 한국에서 출산도 했다. A 씨 가족은 2019년 3월 "파키스탄으로 돌아가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명예살인 등 명예범죄를 당할 수 있다"며 난민인정 신청을 했다. 명예살인이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이다. 그러나 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 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은 "의사에 반하는 결혼을 강요하거나 스스로 선택한 혼인 상대와 결혼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것, 이혼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모두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성적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하고도 본질적인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난민
명예살인
인격권
박수연 기자
2022-10-06
형사일반
보복 살인 혐의는 검찰에 보강 수사 중
[판결] '신당역 살인' 전주환, '스토킹·불법촬영 혐의' 1심서 징역 9년
<사진=연합뉴스> '신당역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스토킹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전주환이 살인을 저지르기 전 벌어진 사건으로, 살인 혐의에 대한 수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보강 수사중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2022고합51). 80시간의 스토킹 치료, 40시간의 성범죄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은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그와 상반되게 피해자를 찾아가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해 범행에 대한 죄책과 형벌에 대해서는 향후 심리가 진행될 것이지만, 이 사건 스토킹 범죄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 범행 방지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주환은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에게 불법 촬영물을 전송하며 협박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350여 차례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또 피해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자 2021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합의를 요구하며 피해자에게 21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있다. 이들 두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병합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당초 전주환에 대한 선고기일은 지난 15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전주환이 선고기일 전날인 지난 14일 밤 피해자의 근무지인 신당역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재판은 2주간 연기됐다. 한편 이날 전주환은 선고 직전 재판부에 선고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줄 수 있는지 요청했다. 재판부가 "선고기일 연기 의사인가"라고 묻자, 전주환은 "아시겠지만,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하나 걸려있는 게 있어 그 사건과 병합을 하기 위함도 있고, 지금 국민들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 있는 것이 시간이 조금 지나가면서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병합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했는데, 이미 이 사건에 대한 심리가 모두 이뤄졌고 관련 사건과는 별도로 선고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그대로 선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주환의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은 추가 수사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1일 전주환이 피해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혐의로 전주환을 검찰에 송치했다.
전주환
스토킹
살인
이용경 기자
2022-09-29
형사일반
[판결] '제주 변호사 살인 사건' 피고인, 항소심서 징역 12년
23년 전 제주에서 발생한 '고(故) 이승용(사망 당시 45세·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 피살 사건'의 피고인에게 항소심서 살인 혐의와 관련해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 지난 2월 1심에서 내려진 무죄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광주고법 원외재판부(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이경훈 부장판사)는 17일 살인의 공동정범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방송사 취재진을 협박한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은 유지됐다. 지난 1999년 11월 5일 이 변호사는 제주시 삼도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수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1990년 퇴직 후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나 끝내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결국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그런데 2020년 6월 김씨가 한 방송사 시사고발프로그램에 출연해 입을 열며 상황이 반전됐다. 제주도 폭력조직인 '유탁파'의 일원인 김씨는 방송에서 "두목 백모씨로부터 이 변호사를 위협하라는 지시를 받고 친구인 손모씨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켰는데, 손씨가 이 변호사의 저항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방송 후 경찰은 김씨를 용의선상에 놓고 재수사에 돌입했다. 캄보디아에 있던 김씨를 국내로 송환한 경찰은 김씨를 수사한 끝에 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8월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검찰은 범행에서의 김씨의 역할, 공범과의 관계, 범행 방법 등에 비춰 살인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된다고 봐 지난해 9월 살인 혐의 등으로 김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1심은 "범행 동기, 범행수단의 선택, 범행에 이르는 과정, 범행 전후 피고인의 태도 등 여러 간접사실을 볼때 피고인의 살인 혐의에 관해 충분하고 압도적인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무죄를 선고했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김씨는 손씨가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흉기를 범행에 사용할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흉기를 사용한 범행의 경우 의도와 달리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결과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범행을 모의·실행하는 과정에서 손씨의 행위로 이씨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을 하고 이를 용인하며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폭력배인 김씨는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갖고 피해자를 사망케 해 그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은 살인죄의 공동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검찰은 18일 "23년이 지난 장기 미제 살인 사건에 대해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긴밀한 협력, 철저한 보완수사와 공소 유지로 살인범을 엄단했다"며 "김씨에게 살인 범행을 지시한 배후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살인
장기미제
정준휘 기자
2022-08-18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홍일표 前 의원, 벌금 1000만원 확정
홍일표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이에 따라 홍 전 의원은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고 국가공무원 등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전 의원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1984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3957). 홍 전 의원은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지역 사무실 사무국장을 지인 A 씨 회사에 고문으로 허위 등록한 뒤 임금 등 명목으로 1984만여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모두 홍 전 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1984만여 원 추징을 명령했다. 홍 전 의원은 별도의 불법 정치자금 2000만 원 수수, 회계장부 허위 작성 등 혐의도 받았으나 이에 대해선 1,2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홍 전 의원은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홍 전 의원 측은 A 씨에 대한 검찰 신문조서 영상녹화물이 봉인되지 않았고 조사 과정 중 일부만 녹화됐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신문조서의 영상녹화물이 봉인되진 않았으나, 원본 동일성과 무결성을 담보할 수단이나 장치가 있어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배제할 수 있다"며 "같은 날 이뤄진 두 차례 조사 중 두 번째 조사만 녹화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조사임에도 여러번으로 쪼개 회유와 협박 등을 통해 자백을 유도한 뒤 자백하는 조사에 대해서만 영상녹화를 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아 절차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홍일표
불법정치자금
박수연 기자
2022-07-14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계획적 범행"
[판결] '스토킹 살인' 김병찬, 1심서 징역 35년
(사진=연합뉴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에게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됐다. 유가족은 재판 결과에 유감을 표시하며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2021고합1194).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김병찬을 스토킹 범죄로 4차례 신고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중이었다. 하지만 김병찬은 피해자의 신고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받은 상태에서도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속해서 피해자의 집에 무단침입하고 감금·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병찬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순히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계획적 범행임을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잘못은 되돌아보지 않은 채 일방적인 협박을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피고인을 신고하고 피고인과의 만남을 피한다는 이유로 분노만을 품고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서 그 동기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러한 보복범죄는 피해자의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더욱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흉기로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고통을 줬고, 경찰의 분리조치나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을 완전히 무시한 채 피해자를 계속 찾아가 협박을 일삼는 등 피고인에게서 실정법을 준수하려는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범행의 반복성과 잔혹성, 법 질서에 대한 경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태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의 결여,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뒤늦은 반성만으로는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1회의 소년보호사건송치 처분 및 절도죄로 벌금 70만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이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며 "범죄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병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유가족은 당시 김병찬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선고 직후 유가족은 "재판 결과에 매우 유감"이라며 "딸은 여러 번의 신변 보호 요청에도 보호를 받지 못하다 가해자에게 처참히 살해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묻고 싶다"며 "죽고 난 피해자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생명을 지켜줬어야 할 것"이라며 경찰의 대응 부실 등을 비판했다.
스토킹
보복
살인
이용경 기자
2022-06-17
노동·근로
행정사건
사유에 비해 징계양정 과다…부당해고 해당
[판결](단독) 무임승차 적발되자 승무원 폭행으로 해임당한 KTX 기장
KTX 기장이 무임승차 했다 적발되자 승무원을 폭행·협박해 철도안전법 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해임까지 한 것은 징계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5월 19일 한국철도공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6612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00년 4월 철도공사에 입사해 KTX 기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9년 6월 배우자 및 지인 2명과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에 승차권을 발급받지 않은 상태로 승차했다. 이 열차 승무원 B씨는 A씨의 무임승차를 적발하고 A씨 등에게 원운임에 더해 부가운임을 부과했다. A씨는 이에 반발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는 기장이고 출퇴근 하는 중"이라고 말하면서 B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20년 5월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철도공사 서울본부장은 같은 해 7월 공사 보통징계위원회에 A씨의 비위행위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징계위는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대하다"며 해임을 의결했다. 이를 통보받은 A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철도공사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철도공사 패소 판결 재판부는 "A씨의 비위행위는 4~5분 사이에 일어난 일회적인 사건이고, A씨와 A씨 일행은 모두 원운임에 더해 부가운임까지 완납했으므로 철도공사에 별다른 경제적인 손실을 야기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열차 운행의 안전에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A씨의 비위 정도가 해임처분에 이를 정도로 현저히 무겁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형사판결을 받은 뒤부터 징계사유를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며 "KTX 기장이 열차 통로에서 흡연하던 중 승무원으로부터 사원증 제시를 요구받자 폭언과 폭행으로 밀친 사안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린 선례가 있는데, 이 사건과 견줘 볼 때 A씨에게 해임처분을 내리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 여부를 양정요소로 삼는 것은 자칫 징계대상자의 비위 정도를 벗어나 징계대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징계 수위가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A씨에 대한 해임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해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징계
폭행
한수현 기자
2022-06-07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부당해고 해당"
[판결] 상사와 다툰 뒤 월차계 내고 출근 안한 근로자에게 고용보험 상실신고한 회사
상사와 다툰 뒤 종료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월차계를 제출한 다음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사측이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6631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7월 자동차 정비업 등을 하는 B사에 입사해 자동차 도장 업무를 했다. 그러다 같은해 10월 팀장 C씨로부터 욕설을 듣고 다투게 됐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뭐하러 기어 들어왔어", "니가 옷 벗고 나가면 되지 뭘 해결해" 등의 발언을 했고, A씨는 곧바로 공장장에게 찾아가 C씨 행위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C씨를 신고하겠다고 했다. 공장장은 이를 만류했다. A씨는 공장장과의 대화 후 곧바로 회사에 월차계를 작성해 제출한 다음 퇴근했다. 월차계 기간 란에는 시작하는 날로 해당 일의 날짜만 적혀 있을 뿐 종기는 기재하지 않았고, 사유란에는 '팀장 C씨의 폭행·모욕죄·협박죄 경찰서 신고, 노동부 신고"라는 내용을 기재했다. 한편 A씨는 같은해 11월 국민신문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B사 팀장 C씨에게 폭행을 당했고 강제해고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 말미에는 고용보험 상실신고 및 이직확인서 처리를 부탁하면서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신고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국민신문고 민원담당 공무원은 B사에 전화를 걸어 A씨의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가 되지 않아 민원이 접수됐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B사는 A씨와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A씨가 개인사정으로 자진퇴사한 것으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했다. 그러자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하지만 지노위와 중노위는 A씨와 B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A씨의 의사에 반해 B사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는 점에 대해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해 다툼이 있을 땐, 사용자가 근로자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쌍방 의사합치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 종료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A씨가 B사에 직접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음을 인정할 증거는 전혀 없고, 오히려 A씨는 C씨와의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휴가를 원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A씨가 국민신문고에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에 관해 문의하는 글을 작성했으나 그 글의 주된 취지는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어서, 해당 글만으로 A씨에게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B사가 A씨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하기 위해선 상실사유를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B사는 A씨로부터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 및 근로계약 관계 종료 사유에 관해 A씨의 의사를 직접 확인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B사는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 등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으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며 "B사는 A씨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해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결근
서면통지
한수현 기자
2022-05-30
형사일반
[판결] '남성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 김영준, 항소심도 징역 10년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을 유인해 이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준씨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3부(김복형·배기열·오영준 부장판사)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2022노280). 아울러 1심과 동일하게 5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추징금 1480여만원, 형 집행 종료일부터 5년간 보호관찰 등도 명령했다. 김씨는 이번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강제추행·강제추행 미수 혐의 일부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김씨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제반 사정을 참작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양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와 검찰 양측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한편 검찰 측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김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장기간의 징역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등으로 재범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당시 재판장 김창형 부장판사)는 "김씨의 범행은 경위나 수법,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고, 특히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아 타인의 착취 행위로부터 방어하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의 아동·청소년들을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촬영물을 판매해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적 행위를 한 동영상들이 여러 사람에게 판매·제공돼 추가로 유출될 우려도 있어 피해자들은 앞으로도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2011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여성으로 가장해 영상통화를 하는 방법으로 남성 아동·청소년 피해자 79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2021년 6월 기소됐다. 또 2020년 8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8개와 성인 불법 촬영물 1839개를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아울러 2018년 12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영상통화를 하던 남성 피해자를 협박해 강제추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김씨는 2021년 6월 구속될 무렵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576개, 성인 불법 촬영물 5476개를 외장하드에 저장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2021년 4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2의 n번방 사건인 불법 촬영 나체영상 유포 사건 관련자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 신상공개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간 이후 22만여명의 동의를 얻어 주목 받았다. 이후 서울경찰청은 같은 해 6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성착취물
음란물
남성
이용경 기자
2022-05-27
민사일반
실질적으로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조언하는 등 특별한 경우만 책임<br> 대법원, 첫 판결…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환송
[판결] "미성년자녀 불법행위… 비양육친 손배책임 없다"
친권자나 양육자가 아닌 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를 해 다른 사람 등에게 피해를 줬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4일 사망한 피해자(당시 16세)의 유족이 가해자인 A씨의 아버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40021)에서 B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피해자 유족이 A씨 본인과 A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일부 인용됐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분리·확정됐다. 만 17세였던 A씨는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A씨의 부모가 A씨를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A씨와 공동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A씨의 부모는 A씨가 만 2세였을 때 이혼했다.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어머니뿐이었는데, 1심과 2심은 A씨의 아버지 B씨에 대해서도 10%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협의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혼으로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비양육친)는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해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해 현실적·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해 자녀를 보호·감독을 하고 있었거나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직접 지도·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 비양육친의 감독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원심은 비양육친의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양육친은 원칙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책임을 지지 않고, 비양육친이 실질적으로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와 조언을 해왔다거나 미성년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감독의무자책임을 진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앞으로 이 판결이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년자녀
감독의무
양육자
박수연 기자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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