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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 조용병 회장, 항소심서 "무죄"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소속 임직원 자녀 등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 부장판사)는 22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269).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총 8회에 걸쳐 반기별로 시행된 신입 행원 채용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은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 부서장 자녀라는 이유로 서류심사나 1차 실무자면접 또는 2차 임원면접 각 전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정하게 합격시켜 채용업무나 면접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또 합격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율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에 대해 "모두 정당한 합격자 사정 과정을 거쳐 합격자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원자 1명의 경우 서류전형 부정 합격자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합격 과정에 조 회장의 관여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 지원자에 대한 서류전형 지원 사실을 다른 담당자에게 전달했고, 이를 채용팀으로서는 전형별 합격자 사정 단계에서 '행장이 전달한 지원자'라는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예상했다고 하더라도, 조 회장의 의사표시를 '합격 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며 "만약 이러한 의사표시를 채용담당자가 '합격 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굳이 서류전형만 통과시키고 1차 면접은 탈락시키는 것으로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른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의 채용비리 혐의는 인정했지만 1심보다 좁게 부정채용 대상자를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는 등 5명의 형량이 1심보다 줄었다. 재판부는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가치"라며 "채용비리에 따른 피해자는 해사를 희망했다가 고용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층 중심의 지원자일 수밖에 없으나, 채용절차 그 자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채용비리죄나 부정채용죄가 법률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판례에 따라 그 보호법익과 피해자를 완전히 달리하는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라는 죄명으로 채용비리를 다스리고 있는 현실이고, 채용비리에 따른 피해자는 입사 지원자들이 아니라 해당 기업 자체 또는 해당 기업 임직원들로 구성된 면접위원들이라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사실에 특정 전형에서 부정통과자로 적시된 지원자들은 대부분 청탁의 대상이거나 신한은행 임직원들과 연고관계가 있는 지원자들이기는 하나, 대체로 상위권 대학 출신에 일정 수준의 어학점수와 각종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기본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는데다 일정 정도의 합격자 사정 과정을 거친 경우가 있어 일률적으로 부정통과자로 볼 수는 없다"며 "이러한 합격자 사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원자인 것이 밝혀진 경우에만 부정통과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합격자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에 대해서는 "남녀를 차별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한 1심을 유지했다.
업무방해
신한금융지주
신입사원
채용
청탁
채용비리
한수현 기자
2021-11-22
형사일반
[판결]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하며 공사차량 통행 저지… 업무방해죄”
대법원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공사차량 통행을 가로막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활동가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잇따라 파기환송했다. 공사 현장에서 차량을 가로막는 행위는 업무방해죄 규정에 있는 '위력'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8970). A씨는 2013년 4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공사현장 주출입구 앞에서 '해군의 불법공사는 현행법 위반이다. 경찰은 해군을 체포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의자에 앉아 버티는 방법으로 공사차량들이 10분가량 드나들지 못하게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검사가 제출한 영상파일이 인위적 조작없이 원본 그대로 복사된 사본이라고 볼 만한 증명이 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는 데다, A씨가 출입구 앞 의자에 앉아 있던 시간은 4분, 6분가량에 불과하며 주변에 많은 수의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므로, A씨가 업무방해 행위를 했더라도 피해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차량이 그대로 진행할 경우 인명 피해의 가능성이 큰 상황을 조성한 것으로, 차량이 소속된 피해자 회사와 공사현장에서 실제 공사를 수행하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의 행사에 해당한다"며 "당시 여러 경찰관이 A씨의 공사 방해 행위를 제지하기 위해 그 주변에 머물렀다고 하더라도 A씨의 행위는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무죄선고 원심 파기 한편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도 최근 업무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일부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 중 해당 업무방해 판단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2081). B씨는 2014년 2월 5일과 12일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공사에 반대하며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공사현장 출입구 중앙에 일렬로 의자를 놓고 앉아 버티는 방법으로 각 10여분 내외로 수차례에 걸쳐 공사차량 통행을 가로막아 위력으로 건설공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1,2심은 "B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유형력을 행사해 피해자의 공사업무를 방해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사현장에 출입하는 차량의 앞을 가로막은 행위는 차량이 그대로 진행할 경우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큰 상황을 조성한 것으로서 차량 운전자들과 실제 공사를 수행하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충분한 세력에 해당하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통행방해
제주해군기지
업무방해
박수연 기자
2021-11-17
형사일반
[판결] 벌금 600만원 선고하며 2년간 집행유예… 대법원 “형법 위반”
벌금 500만 원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할 때는 그 집행을 유예하지 못 하는데도 법원이 벌금 600만 원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은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여 이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중 집행유예 부분을 파기했다(2020오6). 축산물 유통업을 하던 A씨는 축산물 도매업을 하는 피해자 B씨를 속여 2억1000여만 원 상당의 축산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벌금 6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와 검찰이 모두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검찰총장은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형법 제62조 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집행유예를 한 것은 형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비상상고'는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법원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했을 때 확정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밟는 형사소송절차로 검찰총장만 신청할 수 있다. 원심 집행유예 부분 파기 대법원은 "형법 제62조 1항에 따라 원판결 법원으로서는 A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으므로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원판결 법원이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면서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은 법령에 위반한 경우로,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는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비상상고를 인용하면 해당 판결은 파기되지만 재판이 다시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에 A씨가 다시 재판을 받는 일은 없다. 또 벌금 600만 원을 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447조는 '비상상고의 판결은 전조 제1호 단행의 규정에 의한 판결 외에는 그 효력이 피고인에게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원판결을 단지 '파기'만 하였을 뿐이고, 그 내용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이라서 피고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비상상고의 판결은 원판결의 위법사항을 시정한다는 의미에서 이론적 효력을 가질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기
축산물
도매
박수연 기자
2021-11-10
헌법사건
형법상 ‘편의시설 부정 이용죄’는 합헌
남의 경로우대교통카드를 이용해 지하철을 부정 승차하는 경우 적용하는 형법상 '편의시설부정이용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형법 제348조의2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48)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부정한 방법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기타 유료자동설비를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지하철 승강장에 있는 유료자동설비인 자동개찰구에서 성인이용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고 만 65세 이상의 국민만 사용할 수 있는 경로우대교통카드를 이용해 개찰구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10회에 걸쳐 지하철 요금 1만3500원을 내지 않고 부정승차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상고심 중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상고와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명확성원칙 위배 안 돼” 전원일치 결정 헌재는 "이 조항 중 △'부정한 방법'이란 사회통념에 비추어볼 때 올바르지 않거나 허용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서 권한이 없거나 사용규칙·방법에 위반한 일체의 이용 방식 내지 수단을 뜻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부분은 특정 유료자동설비의 이용을 위해 당해 유료자동설비의 제공자 내지 소유자에 대해 지급할 것으로 정해진 통상의 요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일체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기타 유료자동설비'도 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대가를 지급하면 일정한 급부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무인 또는 자동 설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료자동설비라는 개념은 문언의 의미를 뛰어넘지 않는 한 정보기술 등의 변화와 발전 상황에 따라 법관의 보충적 해석 작용에 의해 충분히 탄력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조항에 의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고 법관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편의시설
경로우대
부정승차
지하철
형법
박수연 기자
2021-11-04
형사일반
[판결] "경찰이 집회 개최를 불허하며 소극적으로 제지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
경찰이 집회 개최를 불허하고 집회 장소를 사전 점거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집회를 막았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2993).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주축으로 한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을 위한 범국민대책위는 2012년 4월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인도 위에 분향소용 천막 1동과 농성용 천막 1동을 설치한 뒤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를 했다. 2012년 5월 서울 중구청이 행정대집행 절차로 천막을 철거했지만 이들은 천막 1동을 재설치해 집회·시위를 계속했다. 이후 중구청은 2013년 4월 천막을 철거하고 그자리에 화단 설치 작업을 했는데, 쌍용차 대책위가 불응하자 2013년 6월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이때 쌍용차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하겠다며 경찰과 대치하다 앞으로 이동하던 중 손과 몸으로 경찰관의 몸을 반복해 밀쳤다. 이때 B씨는 경찰이 입고 있던 조끼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면서 밀치고, 경찰이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하려고 하자 A씨는 B씨의 팔과 다리를 잡아들고 경찰관의 팔을 자신의 몸으로 누르면서 잡아당기는 등 경찰과 충돌하면서 경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공무원의 공무집행은 법의 엄정한 보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고 현행범에 대한 체포 공무집행 방해는 공정한 사법권 행사 저해라 엄정한 대처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에게 일반교통방해죄와 집시법위반을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B씨에게 일반교통방해죄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으나, 이들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기자회견 형식의 옥외집회가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경찰의 장소 점거 행위는 법률적 근거 없는 위법한 공무집행"이라며 "경찰의 장소 점거 행위는 경찰권 행사에 요구되는 최소침해의 원칙과 법익균형성 등 경찰비례의 원칙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경찰이 기자회견 명목의 집회 개최를 불허하면서 소극적으로 제지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며 "직무집행 중인 경찰 병력을 밀치는 등 유형력 행사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부분'을 파기해야 하는데,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집행방해
공무집행
경찰
집회
박수연 기자
2021-10-28
형사일반
[판결] 아내가 먹는 밥에 침 뱉은 남편… 대법원 "재물손괴죄"
아내가 식사 중에 계속 통화를 한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욕설을 하고 아내가 먹는 음식에 침을 뱉은 남편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재물손괴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6934). A씨는 지난해 4월 집에서 부인 B씨와 식사를 하던 중 B씨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B씨 앞에 놓인 반찬과 찌개에 침을 뱉은 혐의를 받았다. B씨가 "더럽게 침을 뱉냐"고 하자, A씨는 계속해서 침을 뱉어 먹지 못하게 했다. 검찰은 재물손괴죄를 적용해 A씨를 기소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아내 앞에 놓인 반찬과 찌개 등은 아내 소유가 아니며, (내가) 음식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아내가 준비해 먹던 중인 음식이 아내 소유가 아닐 리 없고, 음식에 타인의 침이 섞인 것을 의식한 이상 그 음식의 효용이 손상됐음도 경험칙상 분명하다"면서 "A씨도 경찰 조사에서 '저도 먹어야 하는데 저도 못 먹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다는 것은 타인과 공동으로 소유하는 재물을 손괴하는 경우도 포함한다"며 "반찬과 찌개 등을 A씨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었다고 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물손괴죄의 '타인의 재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물손괴
욕설
아내
남편
박수연 기자
2021-10-26
형사일반
[판결] 경합범으로 2개 이상의 금고‧징역형 선고 받고 하나의 형 집행 후…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해 두 개 이상의 금고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하나의 형에 대한 집행을 마치고 다른 형의 집행을 받던 중 먼저 집행된 형의 집행종료일부터 3년 내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다면 앞서 집행을 마친 형에 대한 관계에서 누범에 해당하므로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8764). A씨는 구치소 수감 중 옆방 수용자인 B씨에게 재력가 행세를 하며 접근한 뒤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에 체납된 세금을 납부할 돈을 주면 B씨에게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해 주겠다고 속여 B씨로부터 총 226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았고, B씨를 속여 받은 돈을 자신의 형사사건 합의금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서 2016년 9월 사기죄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 및 징역 3년이 각각 확정됐는데, 2018년 5월 징역 3년의 집행이 종료된 후 연이어 징역 1년 형을 복역하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형법 제35조 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등의 사유로 인해 두 개 이상의 금고형 내지 징역형을 선고받아 각 형을 연이어 집행받음에 있어 하나의 형의 집행을 마치고 다른 형의 집행을 받던 중 먼저 집행된 형의 집행종료일로부터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 집행 중인 형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누범에 해당하지 않지만, 앞서 집행을 마친 형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누범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해 두 개 이상의 금고형 내지 징역형을 선고받아 각 형을 연이어 집행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사기혐의’에 징역4개월 선고 원심파기 환송 이어 "A씨의 범행은 앞서 징역 3년 형의 집행을 종료한 날로부터 3년 내에 이뤄졌음이 명백하므로 형법 제35조 누범 요건에 해당한다"면서 "그런데도 경합범에 해당해 하나의 판결에서 두 개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누범 가중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형법 제35조의 누범 가중을 하지 않은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은 누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두 개의 판결이 선고된 것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전과의 존재로 인한 것인데, 형 집행 순서에 따라 누범인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누범가중 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존재로 인해 하나의 판결에서 두 개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누범가중에 있어서는 하나의 형을 선고한 것과 같이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누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도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규정에 의해 분리 선고된 형 중 선집행 된 형기가 형식적으로 종료했다는 이유로 전체의 형이 집행종료되지 않았음에도 누범 규정을 적용한다면, 1개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에 비해 A씨에게 오히려 불리한 결과가 되어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제도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며 "집행기관의 집행 순서에 따라 누범인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부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존재로 인해 하나의 판결에서 두 개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누범가중에 있어서는 하나의 형을 선고한 것과 같이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었다.
사기
형법
경합범
징역형
금고형
박수연 기자
2021-10-13
형사일반
[판결] 헌재 심판정도 '법정'… 선고 방해는 '법정소동죄'
헌법재판소 심판과 심판정이 법정소동죄가 규정하는 법원의 재판과 법정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헌재 선고를 방해한 때에는 법정소동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법정소동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2017). 권 변호사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선고기일이 열린 지난 2014년 12월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헌재소장이 통진당 해산결정 심판 선고를 마치기 전에 "오늘로 헌법이 정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이다.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고성으로 소리쳐 법정에서 소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형법 제138조는 ' 법원의 재판 또는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고성을 지른 시점이 헌재소장이 주문을 모두 낭독한 이후"라며 "피고인이 헌재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고성을 질렀다기보다는 선고를 마쳤다고 생각하고 선고 결과에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법정소동죄를 규정한) 형법 제138조상 법원의 범위에 헌재가 포함된다는 해석은 문언의 의미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의 재판기능 보호처럼 헌재 심판기능 보호가 필요하지만, 이같은 법적공백은 문언의미를 넘는 해석이 아닌 법률개정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법정소동죄에 규정된 '법원'에 헌재도 포함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 되지만, 문언이 가지는 가능한 의미의 범위 안에서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해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 해석을 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본조에서의 법원의 재판에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포함된다고 보는 해석론은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해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 해석에 해당할 뿐,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재판이나 국회의 심의를 방해 또는 위협할 목적으로 법정이나 국회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모욕 또는 소동한 자를 처벌하는 본조의 규정은 법원 혹은 국회라는 국가기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원의 재판기능과 국회의 심의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제정 당시의 입법경위를 살펴보면 행정기관의 일상적인 행정업무와 차별화되는 각 기능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경찰력 등 자체적 권력집행수단을 갖추지 못한 국가기관의 한계에서 생길 수 있는 재판과 입법 기능에 대한 보호의 흠결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며 이같은 보호법익과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헌재의 헌법재판기능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해석이 입법의 의도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조에서 규정한 '법원의 재판'에서 '법원'은 소송법상 의미의 법원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해 재판권을 행사해 공권적 법률판단을 하는 주체로서의 재판기관으로 헌법재판기능을 담당하는 재판기관으로서의 헌법재판소도 소송법상 의미의 법원에 해당하며 △본조의 '법정' 개념도 법원의 사법권 행사에 해당하는 재판작용이 이루어지는 상대적, 기능적 공간 개념을 의미하는 것으로, 헌재의 헌법재판이 법정이 아닌 심판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검찰이 세월호집회 관련 공소사실에 '불법폭력집회, 극렬한 폭력집회' 등의 표현과 내용을 담아 공소장 일본주의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공소기각한 원심은 그대로 확정했다.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밖에 법원이 예단을 갖게 할 서류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피고인의 행위를 기재하거나 피고인이 부인하는 증거서류를 인용해 공소장을 작성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반된 기소는 위법한 기소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된다. 앞서 1,2심도 검찰의 공소장에 불필요한 예단을 불러일으키고 실체 판단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관련 혐의 부분은 공소기각했다.
법정소동
공무집행방해
통진당
권영국
공무집행방해죄
박수연 기자
2021-09-17
형사일반
[판결] '친모에게 자녀 학대 종용' 남자친구에 아동학대처벌법 적용해야
두 자녀를 학대한 끝에 초등학생 아들을 숨지게 한 친모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친모에게 아들을 폭행하도록 종용한 혐의로 기소된 남자친구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원심은 파기환송했다. 아동학대처벌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6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5000). 다만 함께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여자친구인 B씨와 공모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B씨의 여덟살 난 아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B씨의 일곱살 난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2019년 7월부터 연인관계로 발전한 B씨에게 B씨가 홀로 양육해오던 아이들에 대한 생활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명목으로 체벌을 권유했고, 이에 따라 B씨는 2019년 11월부터 아이들에게 체벌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아이들에 대한 폭행 횟수와 강도는 점차 높아졌고, 결국 2020년 3월 아들이 사망했다. 특히 A씨는 B씨의 집에 설치된 IP카메라를 통해 B씨 아이들의 일상을 감시하며 잘못이 있는 경우 체벌의 횟수와 방법을 지정해 B씨에게 체벌을 지시했고, B씨는 지시대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한 체벌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폭행하고 상해를 가하는 등 학대를 자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는 연인관계에 있던 B씨에게 '훈육을 도와준다'며 B씨 아이들을 학대하도록 지시하거나 종용했고, 이에 따른 죄책은 오히려 실제로 아이들을 학대한 B씨보다 중한 면이 있다"면서 "A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B씨에게 전가하려는 태도만 보이며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B씨에게는 "학대 정도와 학대당한 아이들의 신체 상태 등에 비춰 볼 때 아이들이 받았을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친어머니인 B씨에 대한 배신감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 또한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이라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B씨에 대해서는 1심과 동일한 판단을 유지했으나, A씨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에서 정한 '보호자'는 아동을 학대해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에 형이 가중되는 부진정 신분범인데, A씨는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의 공범에 해당하더라도, 같은 조 단서에 의해 형이 더 가벼운 형법 제259조 1항의 상해치사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며 1심보다 낮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와 피해아동들과 같이 동거하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동복지법 제3조 3호에서 정한 '보호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복지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옛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는 보호자가 옛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4호 가목 내지 다목에서 정한 아동학대 범죄를 범해 그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형법 제33조 본문의 '신분 관계로 인해 성립될 범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해 옛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2조 4호 가목, 형법 제257조 1항, 제30조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에서 A씨에 대해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하고 옛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에서 정한 형에 따라 과형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해 형법 제33조 단서를 적용해 형법 제259조 1항의 상해치사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단한 원심 판단에는 옛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와 형법 제33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아동학대치사
학대
폭행
상해치사죄
이용경 기자
2021-09-16
형사일반
[판결] 군대동기 단체 카톡방서 상관을 ‘도라이’라 지칭했어도
군대 동기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상관을 '도라이'라고 지칭하는 등 이른바 뒷담화를 했더라도 상관모욕죄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4576). 해군 부사관인 A씨는 2019년 3월 부사관 후보생으로 입대해 6월부터 초급반 교육을 받고 있었다. 피해자인 B씨는 당시 A씨를 비롯해 부사관 초급반 교육생들을 감독하는 지도관이었다. A씨 등 동기생 75명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식사 당번, 면회 당직 등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대화 공간으로 활용했다. B씨는 A씨 등 교육생 11명에게 2019년 7월 1주일 동안 목욕탕을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물기 제거가 제대로 안 됐다는 등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25점의 과실점수를 부과했다. A씨는 이 때문에 외출·외박을 제한받았다. A씨는 단톡방에서 B씨가 목욕탕 청소 담당 교육생들에게 과실 지적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도라이 ㅋㅋㅋ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라는 글을 써 상관인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해당 표현은 목욕탕 청소 상태 점검 방식 등과 관련한 B씨의 행동이 상식에 어긋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상관인 B씨를 경멸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고 볼 수 있지만, 동기 교육생들끼리 고충을 토로하고 의견을 나누는 사이버공간에서 B씨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이지 않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선고유예 원심파기 이어 "단체채팅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비공개 채팅방으로 교육생들이 불평 불만을 토로하는 공간이기도 했고, 교육생 상당수가 거리낌 없이 욕설 등 비속어를 사용해 대화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A씨의 표현은 1회에 그쳤고 그 부분이 전체 대화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도 않다"면서 "특히 해당 표현은 비공개적인 상황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내포하는 모욕의 정도도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연히 타인을 모욕할 경우 이를 처벌하는 것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반면, 모욕죄의 형사처벌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어떠한 글이 모욕적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이나 의견을 담고 있을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춰 해당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하고, 이로써 표현의 자유로 획득되는 이익·가치와 명예 보호에 의해 달성되는 이익·가치를 적절히 조화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B씨를 지칭하며 사용한 '도라이'라는 표현은 A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로 판단한 뒤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선고유예란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2년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군대
상관모욕
카카오톡
상관모욕죄
뒷담화
박수연 기자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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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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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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