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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중대재해처벌법 1호 판결(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23. 4. 6. 선고 2022고단3254)의 의미와 전망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 문제
이정훈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 임인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 관한 첫 판결로 다단계적 인과관계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인과관계의 존재를 규범적으로 넓게 해석하는 것은 자칫 수범자에게 결과책임을 지울 위험이 있다. 의무위반행위가 결과발생에 기여한 내용이나 과정을 구체적으로 논증하지 않은 채, 위반행위의 중대성만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한 결과 책임주의원칙에서 벗어난 듯한 아쉬움이 있다. 1. 사안 A사는 ○○병원 증축공사를 시공하는 회사인데, 위 공사 중 일부를 B사에 도급하였다.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는 B사에 소속된 근로자인 망인이 공사현장에서 건축자재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던 중 16.5m 바닥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이다.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 당시 A사의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적절한 작업계획을 작성하지 않았고, 추락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난간이 작업편의를 위하여 해체되고, 추락 방호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망인에게 안전대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실행되었다. A사의 경영책임자인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중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즉, 피고인은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아니 하였고(시행령 제4조 제3호와 같은 조 제5호 나목 의무위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 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아니한 상태였다(시행령 제8호 가목 의무위반). 2. 쟁점 및 대상판결의 요지 책임주의원칙상 중대재해처벌법위반의 형사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사안에서 위와 같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대상판결은 피고인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으로 하여금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의무를 위반하게 하였고, 그 결과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판단함으로써 인과관계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3. 검토 및 전망 현행 중대재해처벌법령에 정한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는 매우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관리의무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례에서 그와 같은 관리의무 불이행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1호에 정한 대로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을 설정하였다고 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상, 해당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판결에서 인정한 것처럼 경영책임자가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업무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관리감독자를 평가하는 업무를 게을리하면 해당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는 그 법적 성격이 결과범이므로 해당 의무위반과 결과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더구나 특정한 행위를 하지 아니하는 부작위가 형법적으로 부작위로서의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보호법익의 주체에게 해당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행위자가 구성요건의 실현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행위를 현실적·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아니하였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경영책임자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중대산업재해의 발생을 회피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현실적·물리적으로 행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경우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상판결도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해당 사업장에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졌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중대사업재해가 발생하였다고만 하여 곧바로 그 의무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인과관계 인정의 어려움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 및 보건 조치의무 위반을 매개로 중대산업재해 발생에 기여한다고 봄으로써 해결하였다. 대상판결의 논리구조는 다음과 같다. ① 피고인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게을리하여 ㉮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지 아니 하였고, ㉯ 사업장에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 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②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의무해태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으로 하여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여 ㉮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게 함에 따라 안전대의 지급 및 부착설비가 설치되지 못하도록 하였고, ㉯ 안전난간을 해체하여 작업이 이루어짐에도 안전대가 지급되지 않았고, 안전대를 연결할 수 있는 부착설비도 설치되지 않아 언제든지 추락에 의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급박한 위험이 있음에도 작업을 중지하거나 즉시 추락위험을 제거하도록 하지 못하였다. ③ 그 결과 피고인은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위와 같은 대상판결의 논리에는 다음과 같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경영책임자의 안전확보의무 위반을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의 의무위반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점이다. 사안에서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과 무관하게 적절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영책임자가 대상판결에서 판시하는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둘째, 경영책임자가 그 의무를 게을리하였기 때문에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가 쉽게 자신의 의무를 게을리할 수 있었다는 막연한 사유로 규범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 중대산업재해라는 결과책임을 경영책임자에게 지우는 것은 종래의 상당인과관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위험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경영책임자의 의무해태와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의 의무해태가 경합하여 발생한 재해로 보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의적이고, 법체계에도 맞지 않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은 그 자체로 처벌의 대상이 되고,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결과적 가중범으로 처벌된다.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은 자체로는 처벌의 대상이 아니고 중대산업재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처벌된다. 나아가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등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공범이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의 정범으로 처벌되므로 정범의 요건이 인정되어야 한다. 셋째, 만약 대상판결처럼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과발생에 기여하였는지를 확인하지 아니한다면, 사실상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결과책임을 지우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이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형벌을 가하는 것이 되어 책임주의원칙에 반한다.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 사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상판결은 형사처벌에 필요한 인과관계와 관련하여 다단계적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판시하였다고 볼 수 있어,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에서 일반적 판례로 정립될 것인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이정훈·임인영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안전보건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재해
이정훈·임인영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2023-05-31
형사일반
-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도7290 판결 등-
[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②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역학조사거부죄의 유무죄 판단과 위법성 판단
Ⅰ. 판례평석의 배경과 쟁점의 소재 코로나 사태를 통하여 우리 사회에 많은 자유에 대한 제한 현상이 행정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역학조사를 둘러싼 자유의 제한과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동법상의 역학조사거부에 대한 대법원과 원심의 판결을 소개하고, 역학조사의 성격과 위법성 판단기준 등과 관련하여 비판적인 판례평석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대상판결은 형사법원의 처분 등에 대한 선결문제 심사문제를 담고 있으며, 형사법과 행정법의 학문접경지대의 간학문적인 영역에 위치하여 행정법적 쟁점을 많이 담고 있다. 소송물이론과 비례의 원칙, 행정절차 등 쟁점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규명하고 있지 못한 대법원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Ⅱ. 사실관계 '○○○○○ 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는 △△△△△회(명칭 생략)가 운영하는 수련시설이다. 2020년 11월 27일부터 2020년 11월 28일까지 이 사건 센터에서 '□□□□□□ 역량 개발 행사'(이하 '이 사건 행사'라고 한다)가 개최되었는데, 이 사건 행사에 참석한 공소외 1이 2020년 12월 3일 대구광역시 ◇◇구보건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고 한다) 양성 확진 판정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센터 시설을 관리하던 피고인 1은, 2020년 12월 3일 상주시의 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 담당자인 공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행사 기간에 이 사건 센터 시설에 출입한 자들의 명단과 해당 시설에 종사하는 자들의 명단(위 각 명단을 합하여 이하 '이 사건 명단'이라고 한다)을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피고인 2와 공모한 대로 이 사건 '명단의 제출을 거부'하였다. 아울러 피고인 1은 2020년 12월 4일 이 사건 명단을 제출해 달라는 상주시장 명의의 공문을 받고도 피고인 2와 공모한 대로 이 사건 '명단의 제출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상주시장의 '역학조사를 거부'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역학조사 거부로 인한「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고 한다) 위반죄로 기소되어 유무죄 판결에 대한 심리를 받게 되었다.[1] [각주1] 저자가 공소사실의 취지를 요약하였음을 밝힌다. 대법원은 코로나 시대에서는 법치주의에충실하되, 보다 행정법과 보건·위생법 등 개별분야에 대하여 법리검토의 전문성을 심화하여 판결할 수 있도록 심리방식과 내용을 개선하여야 한다. Ⅲ. 대법원 판결요지[2] 1. 침익적 행정행위와 행정형벌의 구성요건에 대한 엄격해석의 원칙[3] 헌법은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헌법 제13조 제1항).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 그중에서도 특히 형벌에 관한 법률은 국가기관이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하지 않도록 명확하여야 한다.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를 결정해 나가기에 충분한 기준이 될 정도의 의미와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형벌법규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 될 수 있으므로[4], 불명확한 규정을 헌법에 맞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5] [각주2] 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도7290 판결 [각주3]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저자가 역시 논의의 편의를 위하여 부기하였음을 밝힌다. [각주4] 헌법재판소 2016. 11. 24. 선고 2015헌가2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각주5]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도2642 판결 참조 2. 감염병예방법의 역학조사에 관한 구성요건과 행정형벌 규정의 해석의 범위 감염병예방법상의 문언과 체계 등을 종합하면,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는 일반적으로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7호에서 정의한 활동을 말하고, 여기에는 관계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그 범위가 명확히 정해져야 한다. 따라서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요소에 해당하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의 ‘역학조사’는,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7호의 정의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1항, 제2항과 제29조,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정한 주체, 시기, 대상, 내용, 방법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활동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6] [각주6] 필요한 범위 내의 판결요지만 적시하기로 한다. ‘요구나 제의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침’을 뜻하는 ‘거부’의 사전적 의미 등을 고려하면,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나 그의 공범에 대하여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가 실시되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3. 원심판결의 하자에 대한 법리상의 검토 (1) 원심판결인 대구지법 2022. 5. 26. 선고 2021노3395 판결은 상주시장 측의 위와 같은 요청을 거부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7] [각주7] 저자가 원심판결을 축약하였다. (2) 그러나, 쟁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상주시장 측의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에 해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상주시장 측의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1항, 제2항과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의 주체, 시기, 내용, 방법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한 다음, 그 결과를 토대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3)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Ⅳ. 이 사건 판결에 대한 평석 1. 행정형벌에서 요건이 되는 처분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가부 (1) 형사법원에서 처분의 위법성 판단가능성과 선결문제 형사법원이 처분의 위법성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는지 선결 문제가 걸려있다. 다수설에 의하면 처분의 구성요건적 효력으로 논의된다. 행정소송법 제11조에서 형사법원의 처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이 없지만, 다수설과 판례는 처분의 위법성을 심사하여 형벌부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8] [각주8]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4도12230 판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4도16109 판결, 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1709 판결 등 (2) 범죄의 개방적 구성요건 행정형벌의 요건은 개방적 구성요건이다. 행정형벌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형벌의 요건이 되는 처분의 위법성에 대한 행정법적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역학조사 명령이 위법하다면 거부하더라도 무죄를 판결하여야 하고, 반대로 역학조사 명령이 적법하다면 이에 대한 거부는 유죄로 판결하여야 할 것이다. (3) 처분의 소송물과 법원의 처분의 위법성 심사 범위에 대한 비판 처분의 위법성에 관한 소송물은 견해의 대립이 있지만, 처분의 위법성일반이라고 보는 것이 다수설과 판례[9]의 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역학조사거부죄의 유무죄를 심리함에 있어서 처분의 위법성일반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것은 소송물에 관한 오해를 하고 있다. 행정소송의 소송물은병합 사건이라 하더라도 처분의 위법성일반이므로 대법원은 역학조사의 위법성 전반에 관한 법률을 검토하였어야 한다. [각주9] 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두194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누8796 판결, 대법원 1990. 3. 23. 선고 89누5386 판결, 대법원 1989. 4. 11. 선고 87누647 판결 등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역학조사 명령의 위법성을 다음과 같이 검토해 보았어야 한다. 대법원은 보다 행정법과 연결된 문제 있어서 전문적인 법리를 검토할 수 있도록 성숙하게 발전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2. 역학조사거부죄의 유무죄 판단을 위한 역학조사의 위법성 일반 심사기준 (1) 역학조사의 성격 역학조사는 행정법상 행정조사에 해당한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약칭: 감염병예방법) 제18조에 의하면 역학조사는감염병이 발생하여 유행할 우려가 있거나, 감염병 여부가 불분명하나 발병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행정청이 지체 없이 역학조사를 하여야 하도록 하고 있다. 역학조사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임의조사가 아니라 권력적 사실행위인 강제조사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동법 제18조 제3항에 의하면 1호상의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회피하는 행위, 2호상의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 3호상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 등에 대하여는 동법 제79조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학조사는 그 자체는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수인하명과 순수사실행위가 결합된 합성행위로서 전체적으로 행정소송법 제2조의 처분과 동일한 성격에 해당하는 기타 행정작용에 속한다. 역학조사를 명령의 형태로 발부하는 경우에는 행정청의 행정행위로서 처분에 해당하게 된다. (2) 역학조사의 내용상의 위법성과 비례의 원칙 등 역학조사와 같은 행정조사는 실정법상으로는 「행정조사기본법」의 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 행정조사는 법률의 우위원칙상 동 법 등을 위반해서는 안 되고, 나아가 법률의 규정이 있어야만 하는 법률유보의 원칙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역학조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18조에 규정이 있다. 그밖에도 비례의 원칙에 의하여 행정조사가 과잉조사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동법은 제4조 제1항에서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도록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동 규정은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되도록 목적구속성의 원칙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이나 원심은 단순히 역학조사명령이 있었는지 여부만 심리해서는 안 되고, 역학조사의 위법성 일반에 관하여 법리를 검토하여 유무죄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3) 역학조사의 절차상의 위법성과 감염병예방법 및 행정조사기본법 준수 등 역학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 제9조 내지 제13조상의 다양한 조사방법으로 수행될 수 있다. 「행정조사기본법」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역학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제17조상의 서면에 의한 사전통지, 제24조 등에 의한 조사결과의 통지 등의 절차준수가 적법절차의 원리상 요구된다. 대법원이나 원심은 역시 이 부분을 포함하여 역학조사의 위법성 일반에 걸쳐 심리하였어야 한다. Ⅴ. 결론 대법원은 코로나 시대에서는 법치주의에 임하는 자세를 견지하여야 하며, 보다 행정법과 보건·위생법 등 개별분야에 대하여 법리검토의 전문성을 심화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대법원이나 원심이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역학조사거부죄의 유무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역학조사명령이 있었는지 여부만 심리해서는 안 되고, 역학조사의 위법성 일반에 관하여 보다 행정법적으로 전문적인 법리를 검토하여 유무죄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성봉근 교수(서경대)
신천지
코로나
역학조사
성봉근 교수(서경대)
2023-03-09
형사일반
-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절도)죄에 대한 누범가중
Ⅰ. 사실관계 피고인은 1996년 3월 28일 절도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08년 6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011년 10월 28일 특가법위반(절도)죄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2018년 8월 14일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였다. 피고인은 2019년 5월 16일 00:30경 한 마트 야외 천막행사장에서, 피해자 A, B가 영업을 마치고 퇴근하여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행사장 천막을 젖히고 안으로 침입하여 그곳에 있는 A, B 소유의 물건들을 절취하였으며, 그 해 5월 18일에는 피해자 C의 집에 이르러 재물을 절취할 생각으로 시정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C의 주거에 침입하여 방 안에 보관 중인 C 소유의 현금 1200만 원을 절취하였고, 그때부터 그 해 6월 17일까지 사이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9회에 걸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거나, 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Ⅱ. 소송의 경과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의정부지방법원 2019. 8. 29. 선고 2019고단2688 판결)에서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를 적용하여 법정형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대하여 누범(형법 제35조)가중('징역 2년 이상 40년 이하')과 경합범(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가중('징역 2년 이상 60년 이하')을 한 후 형법 제42조 단서에 따라 처단형을 '징역 2년 이상 50년 이하'로 산정하였고, 양형기준의 유형-영역에 입각하여 권고형의 범위를 '징역 2년 이상 7년 4월 이하'로 정한 후, 선고형을 '징역 2년'으로 선택하였다. 공소제기된 죄명이 ‘상습절도죄’가 아니어서 제6항이 아닌 제5항이 적용법조가 되었다. 제2심(의정부지방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노2555 판결)에서는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다툼은 없고 징역 2년을 선고한 것도 마찬가지이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 토대하여 법리오해의 위법을 인정하여 제1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은 (형법 제8조 단서에서 규정한) '타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누범가중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2016년 현행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에는 '가중처벌한다'는 문언이 없었던 점과 동조항 각호의 법정형은 이미 누범으로 가중처벌할 것을 예정하여 정해진 것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동조항위반죄에 대하여 형법 제35조의 누범규정을 또다시 적용하는 것은 동일한 사유로 법정형을 반복하여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동조항 제1호 위반죄에 대하여는 형법 제35조 소정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아야 한다." 2. 대법원판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는 입법취지가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절도사범에 관한 법정형을 강화하기 위한 데 있고, 조문의 체계가 일정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적용요건이나 효과도 형법 제35조와 달리 규정되어 있다. 그 규정의 이러한 입법취지, 형식 및 형법 제35조와의 차이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규정은 형법 제35조(누범) 규정과는 별개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하여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누범기간 중에 다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형법보다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그 규정에 정한 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법률규정이 누범가중에 관한 특별규정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특가법위반(절도) 부분에 대하여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파기환송판결)." Ⅲ. 사안의 분석 피고인과 검사는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각각 '양형과중'과 '1. 몰수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2. 양형과경'만을 항소이유로 들었고, 본고의 논점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제2심에서는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는 따로 언급함이 없이 직권으로 본고의 논점에 관하여 설시하고 있다. 제2심에서는 처단형이 '징역 2년 이상 30년 이하'로 되고 그에 대해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안에서 법원은 파기자판을 통하여 선고형으로 '징역 2년'을 선택한 것 같다. 제1심과 제2심은 모두 처단형-권고형의 하한을 선고형으로 선택한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그 법리상 근거는 다르다. 특가법 동조항의 '가중처벌한다'는 문구는 형법 제35조 제2항의 '가중한다'와 같은 의미이고, 동조항 각호의 법정형은 이미 누범가중을 행한 형량이므로 중복하여 가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2심의 취지이다. 대법원은 동조항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제2심과 달리 이해하는 논거로 ① 입법취지, ② 조문의 체계, ③ 적용요건이나 효과에 있어서 형법 제35조와의 차이를 들고 있다. ①은 특가법 제1조(목적)에 토대한 본래의 동법 제정취지를 가리키며, ②와 ③은 동법 동조항 본문의 전단(前段)인 '형법 제329조부터…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부분의 의미에 관한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논거이다. 즉 대법원은 전단 요건을 갖춘 사람에 대하여 각호에서 법정형을 구분 규정한 것으로 보고, 그런 사람으로서 누범 요건까지 충족시킨 경우에는 각호의 법정형에 대하여 다시 누범가중을 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창설규정설). 그에 대하여 제2심에서는 일반법규정인 형법상 누범 요건을 갖춘 사람이 그에 더하여 전단 요건까지 갖춘 경우에 관하여 각호에서 법정형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특별규정설).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동조항 문언을 이해하는 관점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해석론에 입각해서는 시비를 가리기 어렵다. Ⅳ. 죄형균형과 명확성의 요청 1. 돌이켜보면, 2016년 개정 전에는 본법 제5조의4 제1항부터 제4항까지 상습-공동범죄를 규정하고, 제5항에서는 현행법과 같은 형태의 본문 규정을 두면서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형과 같은 형에 처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었던 까닭에 절도죄로 제5항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제1항의 상습절도죄의 형인 '무기 또는 3년 이상(3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였다. 그랬던 것을 2016년 동조항 제1호에서 '2년 이상 20년 이하'로 개정하였다. 현행법은 개정 전 법의 지나친 중형규정을 책임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형벌을 적정하게 조정한 것이다. 오히려 동조항에 명문상 ‘누범’ 문구가 없었다면 창설규정설에 따른 해석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특가법 동조 제6항에서는 '3년 이내에'로 명시하고 있고 제5항에서는 '누범으로'로 규정되어 있는 현재의 입법하에서 제6항 구성요건의 성격에 관하여 대법원은 창설규정설(독립구성요건설)을 택하고 있으며(대판 2006. 4. 28, 2006도1296), 그 제2심(부산지판 2006. 2. 3, 2005노3952)에서는 특별규정설(특별법규정설)을 택하고 있다. 2005년 8월 4일 '사회보호법폐지법률'이 공포-시행되면서 그 날짜로 특가법 동조 제6항이 신설되어 시행되었고, 동조 제1항부터 제5항은 1980년 12월 18일 입법시부터 유지되어 온 규정들이다. 규정 신설시(2005. 8. 4.)부터 지금까지 ‘누범’ 문구가 없는 제6항에 관한 대법원 판지가 누범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 제5항에 관해서도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특가법 동조 제1항에 관하여는 2015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2014헌가16 등)이 있었고 동조 제6항에 관하여는 2015년 11월 26일 위헌결정(2013헌바343)이 있어서 국회는 2016년 1월 6일 두 위헌결정을 수용하고 동조 제3항과 제4항을 제5항 제2호와 제3호로 옮겨 동조 전체를 현행 법문으로 개정하면서 전체적으로 법정형을 조정하였다. 책임주의와 죄형균형의 원칙에 비추어 종전 법정형은 과중하다는 점이 반성적으로 고려된 것이다. 국회의 개정이유를 고려한 새로운 해석이 요구된다. 2. 본법 제5조 제5항의 문언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불명확한 규정이다. 동조항은 '…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동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호의 형으로 처벌한다'로 개정하여 그 적용요건을 구체화함으로써 규정의 명확성을 기하고 각호의 중한 형이 적용되는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본건에 있어서 만일 피고인이 누범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본법이 아닌 형법상 절도죄가 적용되어야 하나, 피고인의 2019년 범죄사실은 누범 요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동조항 제1호의 형이 처단형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특가법제5조의4
누범가중
절도죄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2022-09-22
형사일반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도14530 판결 -
성폭력처벌법 중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 병행사건에 미치는 영향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1) 피고인은 12세인 피해자가 잠을 자기 위해 방에 누워 있을 때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는 등 추행을 하였다. 피고인은 13세 미만 미성년자 위력 유사성행위 및 13세 미만 미성년자 위력 추행으로 인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위반죄로 기소되었다. (2) 제1심은 피해자의 진술과 조사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중요한 증거로 삼아 전부 유죄를 인정하였고, 원심(2021. 10. 13. 선고)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공판과정에서 피고인은 위 영상물에 대해 증거동의하지 않았고,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을 증인으로 신문하여 위 영상물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였다. (3)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에 따르면 신뢰관계인의 진술에 의해 진정성립이 인정되기만 하면 피해자의 진술 없이도 영상물을 증거로 할 수 있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즉,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심신미약'인 경우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조사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나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조사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 또는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원심판결 선고일 이후인 2021년 12월 23일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 중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는 부분 가운데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2. 쟁점 위헌결정의 효력과 관련하여, 이 사건의 쟁점은 2가지이다. 첫째, 이 사건의 원심판결 선고일 이후에 위 위헌결정이 이루어졌는데, 위 위헌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도 미치는지 여부, 둘째, 위 위헌결정은 단지 성폭력처벌법에 대한 것인데, 아직 위헌결정이 없는 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하여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적법한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첫째, 위헌결정의 효력은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이 사건에도 미친다. 둘째,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 중 위헌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부분은 위헌결정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위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이유와 마찬가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원심으로서는 청소년성보호법의 위 조항이 위헌인지 여부 또는 그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하여 진술을 듣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했어야 한다. [판결요지] 첫째, 위헌결정의 효력은 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이 사건에 도 미친다. 둘째,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 중 위 위헌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부분은 위헌결정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원심은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증인으로 소환하여 진술을 듣고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판단했어야 한다. [평석요지] 대상판결에 비추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촬영한 영상물에 대해 피고인이 증거 부동의 하는 경우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아동·청소년 피해자 등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화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4. 평석 (1) 반대신문권의 보장 자기에게 불리하게 진술한 증인에 대하여 반대신문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절차적 권리의 보장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룬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작성한 참고인진술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의 증명,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보장’ 및 특신상태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더구나 원진술자의 진술조서가 아니라 이를 내용으로 하는 ‘영상녹화물’은 실질적 진정성립용(동법 제312조 제4항) 및 기억환기용(동법 제318조의2 제2항)으로만 사용 가능할 뿐, 공소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독립적인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대법원 2014. 7. 10. 2012도5041 판결), 탄핵증거로도 그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과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 제6항은 원진술자(피해자)의 진술이 아니라 ‘조사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에 의한 진정성립 인정을 허용함으로써 원진술자(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자체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었는바, 이는 성폭력 피해자가 증언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에 대한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 대한 중대한 예외가 된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2013. 12. 26. 선고 2011헌바108 결정에서 같은 법률조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한 바 있으나, 위 위헌결정에서는 견해를 변경하여 ‘피해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배제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한 것이다. (2) 비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장래효와 부분적 소급효 이 부분 법률조항은 실체적인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아니라 형사소송절차에 관한 절차법적인 법률조항으로 비형벌조항에 해당한다. 이 경우 위헌결정은 원칙적으로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다. 즉,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이 아니라, 장래효를 규정한 제2항(‘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이 적용된다. 그러나 비형벌조항의 경우에도 규범통제의 본질과 실효성에 비추어 부분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즉, 위헌법률심판은 구체적 규범통제제도인데, 이는 법원의 재판이 진행 중인 구체적 사건에서 위헌법률의 적용을 받는 당사자를 구제하는 기능을 한다.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위헌제청을 통해 위헌결정의 계기를 부여한 법원의 당해사건에 대해서는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동일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법리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 이유는 법원의 위헌제청 시기나 헌법재판소의 병합결정 등은 모두 우연한 사정인데, 만일 제청 또는 제청신청 여부만으로 동종 사건을 차별 취급한다면, 형평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즉, "위헌결정의 효력은 위헌제청을 한 ‘당해사건’,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 이와 동종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심판제청을 하였거나 법원에 위헌여부심판제청신청을 한 ‘동종사건’과, 따로 위헌제청신청은 아니하였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병행사건’ 뿐만 아니라, 위헌결정 이후 같은 이유로 제소된 ‘일반사건’에도 미친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33982 판결,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두11016 판결 등). 이 사건은 병행사건에 해당하므로, 위 위헌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타당하다. (3) 위헌결정의 객관적 효력범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객관적 범위는 결정주문에 표시된 법률조항에 한정된다(한정설). 다른 법률에 있는 동일한 내용의 법률조항에 대해서는 위헌결정의 확장(헌법 제45조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아직 위헌결정이 없는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는 여전히 유효한 법률에 속한다. 그러나 그 규정이 이미 위헌선언이 있는 성폭법 제30조와 동일한 내용인 이상 마찬가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합헌적 재판을 위해서는, 아직 위헌결정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성보호법 제26조를 만연히 적용할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는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 부분 대상판결의 판단도 타당하다(위헌결정된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과 동일한 내용의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을 적용한 사건에 대한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11995 판결 참조). (4) 대안모색 대상판결에 비추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내용을 촬영한 영상물에 대해 피고인이 증거부동의하는 경우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아동·청소년 피해자 등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화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재판 전 단계인 증거보전절차상 증인신문 등을 입법화한 성폭력처벌법 일부개정법률안(2022. 4. 14. 입법예고), 영상증인신문 등 다양한 대안이 현재 모색되고 있다. 이주원 교수(고려대 로스쿨)
영상조사물
증거능력
성폭력처벌법제30조6항
이주원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2-08-08
형사일반
-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5도13830 판결 -
‘원격의료’ 규정은 원격의료를 금지하는가
1. 시작하며 원격의료는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온 문제이고, 최근에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그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에 관련해서는 의료법 제17조 및 제17조의2와 의료법 제34조가 주로 문제 된다. 의료법 제17조와 제17조의2는 의료인이 환자를 '직접 진찰'한 후 진단서, 처방전 등을 작성해야 한다는 규정(이하 '직접진찰 규정'이라고 함)이고, 의료법 제34조는 '원격의료'에 관한 규정(이하 '원격의료 규정'이라고 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의료와 관련하여 의사가 전화로 환자를 진찰한 후 처방전 등을 발행한 사례가 주로 문제 되었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비대면진찰에 대해서 직접진찰 규정 위반으로 기소하였고, 헌법재판소 역시 2012. 3. 29. 선고 2010헌바83 결정에서 '직접 진찰'은 '대면 진찰'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에서 '직접 진찰'이 '대면 진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자, 이후 검찰은 유사 사례에서 적용 법조를 변경하여 원격의료 규정 위반으로 기소하였고, 대법원은 2020. 11. 5. 선고 2015도13830 판결에서 의료인이 전화를 이용하여 원격지 환자를 상대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이하에서는 위 2020년 대법원 판결 내용을 중심으로 원격의료 규정의 해석과 관련한 쟁점을 짚어 보기로 한다. 2. 원격의료 규정에 대한 해석상의 논란 원격의료 규정은 2002년 개정 의료법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현행 의료법 제34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제33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컴퓨터·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를 할 수 있고(제1항), 원격의료를 행하거나 받으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하며(제2항), 원격의료를 하는 자는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는 경우와 같은 책임을 진다(제3항). 그리고,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각호의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한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의료법 제34조에 의해서 의료인과 환자 간의 원격의료가 전면 금지되는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형벌법규는 죄형법정주의원칙에 따라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고,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의료법 제34조의 제목은 '원격의료'로 되어 있으나, 실제 그 내용은 의료인 간의 원격자문에 관한 것이다. 또한, 의료법 제34조 제1항은 제33조 제1항에 대한 예외로 되어 있는데,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업 수행에 관한 장소적 제한 규정이지 의료인의 진료방식에 관한 것은 아니다. 그에 따라, 이러한 규정만으로는 의료인과 환자 간의 원격의료가 금지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둘째, 의료인이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원격지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하였을 경우에도 처벌대상이 되는지에 관해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 특히, 대형 의료기관의 경우와 같이 의료인이 의료기관 내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원격검사 또는 원격모니터링)를 수행할 경우에는 더욱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인은…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인으로 하여금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수행하라는 의미이지, 진료의 방식을 '대면 진료'로 제한하는 규정은 아니다. 또한, 위 규정만으로 환자에게 의료기관 방문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고, 의료법 어디에도 의료인으로 하여금 환자를 의료기관에 방문하도록 권유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셋째,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의료기관 내 진료원칙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제1호('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제2호('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 제3호('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요청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가?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의 대부분은 환자측의 요청이나 공익적 필요에 의해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앞으로도 상당한 논쟁이 될 수 있다. 3. 대법원의 판단 한의사가 전화를 통해 원격지 환자를 진찰하고 한약을 처방한 사안에서,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5도13830 판결은, "의료인이 전화 등을 통해 원격지에 있는 환자에게 행하는 의료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33조 제1항에 위반되는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1) 의료법 제34조 제1항이 의료인이 원격지에서 행하는 의료행위를 의료법 제33조 제1항의 예외로 보면서, 이를 의료인 대 의료인의 행위로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고 있다는 점, 2) 현재의 의료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의료인이 전화 등을 통해 원격지에 있는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행할 경우, 일반적인 의료행위와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적정한 의료행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국민의 보건위생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고 있다. 또한, 위 사건에서 원심(의정부지방법원 2015. 8. 28. 선고 2014노2790 판결)은, 피고인이 환자의 요청으로 전화로 환자를 진료하였더라도, 이는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의료법 제34조 제1항 및 제33조 제1항의 해석상 의료인과 환자 간 전화를 통한 원격의료는 의료법에 위반된다. 2) 의료인이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원격지 환자를 진료하더라도 처벌대상에 해당된다. 3) 환자 측의 요청에 따라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의료법 제33조 제1항 위반에 해당된다. 4. 대법원 판결에 대한 평가 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대법원이 원격의료의 허용 여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였다고 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백경희, '전화를 활용한 진료의 허용 가능성에 관한 고찰', 2021. 8. 9.자 법률신문).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한 해석상의 논란은 쉽게 정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석상 상당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구체적인 논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론을 도출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판결 내용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첫째, 원격의료 규정의 입법취지와 그 배경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였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2002년 입법 당시의 법률안 심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당시 입법자는 구 의료법 제18조(현재의 직접진찰 규정) 해석상 원격의료가 금지된다고 보고(이러한 해석은 당시 대법원의 입장과는 배치된다), 이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 위하여 원격의료 규정을 도입한 것이지, 원격의료를 전면 금지하기 위하여 규정을 신설한 것이 아니었다. 둘째,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는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환자측의 요청에 따라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러한 판단은 의료법 제33조 제1항의 문언에 반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또한, 제33조 제1항 각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예외사유가 '특별한 사정'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면 과연 어떤 사유가 그에 해당할지 분명하지 않다. 셋째, 원격의료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일관되지 아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진찰 규정의 해석에 관한 2013. 4. 11. 선고 2010도1388 판결에서 대법원은 원격의료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더니, 위 사건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전화를 이용한 원격의료의 경우에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그 외에 다른 정보통신수단을 통한 원격의료 전반에 그대로 통용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연구와 활발한 토론을 기대해 본다. 현두륜 변호사 (법무법인 세승)
전화진료
원격의료
의료법
현두륜 변호사 (법무법인 세승)
2022-02-28
형사일반
-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판결 -
링크행위가 공중송신권의 방조인지 여부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자신이 개설하여 운영하는 이른바 '다시보기 링크사이트'인 이 사건 사이트 게시판에, 성명불상의 정범들이 저작재산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업로드한 영상저작물(드라마·영화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2015년 7월 25일부터 2015년 11월 24일까지 총 450회에 걸쳐 게시하였다. 이에 검사가 피고인을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정범들의 공중송신권 침해행위를 방조)로 기소한 사안이다. 원심은,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고 단지 공중송신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제1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는 경우 등과 같이,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한다는 이유로, 이와 다른 취지의 종전 판례(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를 변경하고, 저작권법 위반 방조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2. 링크행위가 공중송신권의 방조인지 가. 링크행위의 정범 여부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0637 판결 등은 인터넷 링크는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링크를 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바 있고, 이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설은 보이지 않는다. 나. 링크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가 될 수 있는지 여부 1) 종전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의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인데, 링크를 하는 행위 자체는 위와 같이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 등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로부터 이용 허락을 받지 아니한 저작물을 게시하거나 인터넷 이용자에게 그러한 저작물을 송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위와 같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업로드행위(복제)에 대한 방조 여부 이미 끝나버린 업로드(복제)행위를 그보다 나중 시점에 링크를 거는 행위에 대하여는 방조가 성립할 수 없을 것이고, 이에 대하여도 이견이 보이지 않는다. 3) 공중송신권의 의미와 종전 판결에 대한 비판론 저작권법 제2조 제7호는 '공중송신'을 '저작물, 실연·음반·방송 또는 데이터베이스를 공중이 수신하거나 접근하게 할 목적으로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중송신행위는 '송신행위'와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 두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이용 제공 행위'와 관련하여, ①업로드가 완료되더라도 업로드된 콘텐츠가 인터넷 상에 존속하는 동안은 여전히 '이용 제공'이 계속되고 있고, 이러한 계속적 행위를 조력하는 것은 방조라는 견해, ②업로드에 의한 '이용제공' 행위에 대하여도 링크행위가 그 이용제공 실행행위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존재하였다(다만, 이 견해도 링크 이후 이용자가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송신과 복제행위에 대하여 방조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4) 이 전원합의체 판결의 태도 및 이에 대한 평가 '공중송신(전송)'이란 용어 자체로 '송신'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지만, 저작권법은 '송신'의 예비행위라고 볼 수 있는 '이용제공'까지 행위태양에 포함시켰다. 침해물에의 링크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인지는 결국 위 ①이용 제공 행위, ②송신행위로 구별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먼저 '이용 제공 행위'를 방조한다고 보면 가벌의 필요가 있는 행위를 보다 쉽게 처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미 업로드 행위가 끝난 상태에서 링크행위자가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를 설명하기가 애매한 면이 있다. 링크행위로 인하여 더 많은 사람이 침해게시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지만, 링크행위의 유무와 관계 없이 이용 제공 행위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판결의 다수의견은 링크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방조가 성립한다고 하면서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 이러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은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하는 경우 등과 같은 링크 행위의 유형은 공중의 구성원이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로 정범의 범죄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과적 기회증대를 인정할 수 있거나 방조범의 확정적인 고의를 추단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인과적 '기회증대'를 인과관계라고 보는데 의문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회증대'를 인과관계로 본다면 '계속적' 제공은 이에 해당할 수 있지만 '영리적' 제공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판결의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의 태도가 일반적인 방조범의 성립과 종속성, 죄수 등의 법리에 반하고, 법원으로 하여금 방조범의 성립이 문제될 때마다 그 성립요건을 일일이 정해야만 하는 부담을 지우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였다. 다음으로 '송신행위'를 방조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이 판결의 반대의견은 송신은 업로드를 기초로 파일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기계적'으로 구현되는 결과에 지나지 않고, 링크행위가 이러한 송신행위 자체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송신행위가 아무리 기계적으로 구현되는 것이라고 해도 링크행위로 인하여 사용자가 클릭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이러한 기계적 송신행위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링크행위는 송신행위를 용이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송신행위를 방조한다고 구성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정범의 이러한 송신행위를 일일이 특정해야 하는 현실적인 번거로움이 생기게 된다. 다운로드받는 사용자를 정범으로 하여 복제의 방조범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처벌의 필요성이 있는 행위이고 송신행위의 방조로는 볼 수 있다면 송신행위를 일일이 특정하는 것보다는 전단계의 이용제공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볼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용제공행위에 대한 방조범의 성립을 긍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영리적·계속적' 제공과 같은 요건을 둘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남는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위와 같은 요건을 두지 않더라도 '영리적·계속적'인 링크 사이트가 단속의 대상이 될 것이므로 큰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도10903 판결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이트를 운영하던 도중에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이 선고되었지만, 이 판결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었다. 법률 위반 행위 중간에 일시적으로 판례에 따라 그 행위가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자신의 행위가 처벌되지 않는 것으로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링크사이트 운영 중 링크행위가 방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적이 있더라도, 형법 제16조(자기가 한 행위가 법령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의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구민승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영화
불법유통
저작권법
구민승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22-01-24
형사일반
- 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도12630 전원합의체 판결 -
공동 거주자 1인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행위가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주거침입죄의 성립 여부
Ⅰ. 들어가며 불륜(혼외 성관계)의 목적으로 일방 배우자의 승낙을 받아 그 집에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성립 여부에 대해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종래 대법원 견해를 변경, 주거침입죄 성립을 부정하였다. 다수의견은 전체 판결문 90여 페이지 중 단 3페이지에 불과한 다소 기이한 판결이다. 그 결론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되는 구체적 사례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상세한 논증은 '공판알리미' 9월호(대구지검)에 실린 '공동 거주자 1인의 승낙을 얻어 주거에 들어간 행위가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주거침입죄의 성부'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피해자의 처(妻) A와 내연관계에 있는 남성 피고인이 불륜 목적으로 피해자의 집에 (A가 문을 열어 주어) 3회에 걸쳐 들어간 사안에서 다수의견은 ①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사실상의 평온', ② '침입'은 '사실상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 태양'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③ 공동 거주자는 상호간 법익이 일정 부분 제약될 수밖에 없음을 용인한 것이므로,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 방법'에 따라 들어갔다면 다른 거주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린 것으로 볼 수는 없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김재형 대법관의 별개의견은 보호법익을 주거권으로 보고, 침입은 주거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보면서도 일방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다른 공동 거주자가 용인하여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안철상 대법관은 외부인의 출입을 반대하는 공동 거주자가 그 주거 내에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다른 공동 거주자의 승낙을 용인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같은 결론이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의 반대의견은 종래 대법원 판례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동거주자 중 한 사람의 승낙이 있더라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 그 거주자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결과가 되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Ⅲ. 평석 1. 일방 배우자의 불륜을 위한 외부인의 출입은 다른 일방 배우자의 추정적 의사가 아닌, 명시적·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거주자의 명시적·묵시적 의사에 반하는 경우에만 주거침입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방 배우자의 불륜을 대비하여, 예컨대, 미리 '관계자 외(外) 출입금지'처럼 표시를 하거나, 배우자에게 (불륜을 예상하고) 사전에 '불륜 상대를 집에 들이지 말라'고 명시토록 요구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 하겠다. 2. 불륜을 위해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로 다른 일방 배우자의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은 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불륜을 위해 외부인이 들어와 거실, 주방, 욕실은 물론 내밀한 공간인 침실에 이르기까지 누빈(?) 사실을 알았다면 통상적인 출입 방법이라 하여 그 주거의 평온이 유지된 것인지 의문이다. 사실상의 평온은 현실적 평온뿐만 아니라 잠재적 평온(기대되는 사실상의 평온, 안철상 대법관 표현으로는 심리적 평온)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거주자 현존 여부 불문 그의 평온은 침해될 수 있고, 따라서 빈 집에 '평온하게' 들어가는 것도 주거침입이 됨을 설명할 수 있다. 3. '침입'의 의미는 거주자의 의사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거주자의 의사에는 반하지만 평온하게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 성립을 부정하게 되는데, ① 평소 자유롭게 드나들던 사람이라도 집주인은 언제든 그 출입을 허락하지 않을 자유가 있고, ② 외부인이 (특히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들어오는 것까지 수인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③ 빈 집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평온하게 들어가는 경우에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침입'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하는 태양'으로 침입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일반인은 물론, 법조인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개념은 지나치게 불명확하다. '침입' 여부는 거주자의 의사에 따라야 하고, 그것이 사회통념상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렸는지 여부는 법률적·규범적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공동 거주자의 일상생활의 경험칙상 사회상규의 범위 내라면 다른 공동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부부 일방이 정말로 싫어하는 사람을 집에 초대하는 것이나, 처(妻)가 부부간 불화 중 시댁 식구들의 출입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시댁 식구들이 남편 허락을 받아 집에 들어가는 것 등은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린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4. 범죄 목적 또는 그에 준하는 가벌성 있는 행위에 대한 처벌 공백이 생긴다. 목적이 불순하면 대체로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해석이며, 그 의사에 반한 침입은 대체로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범죄의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종래 통설과 판례, 일본 판례). 다수의견에 따르면, 범죄 목적 침입 시 목적된 범죄를 실행하지 못한 경우 주거침입으로도 처벌할 수 없게 되어 처벌의 공백이 발생한다. 범죄는 아니라도 공동 거주자의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 사실상 평온을 깨뜨릴 수 있는 경우도 가벌성이 있다(일본 판례도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 예컨대, ① 불륜의 증거를 잡으려고 타인의 주거에 들어간 경우(판례상 인정되었음). ② 룸메이트를 왕따시키려고 다른 일방 룸메이트의 동의를 얻어 집안에 들어가 몰카를 설치한 경우, ② 학생이 교사의 승낙을 얻어 교무실에 들어와 시험문제 답을 모두 암기하여 돌아가 암기한 내용으로 시험을 치른 경우 등도 가벌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5. 주거침입죄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된다고 볼 수 없다. 범죄 목적 또는 거주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는 경우를 침입의 기준으로 삼더라도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그것이 규범적으로 사회통념상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국민의 기준에서) 사실상 평온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통계상 2019년 한해 전체 범죄 발생 건수는 176만7684건임에 반해 주거침입 범죄 발생 건수는 1만7181건(0.97%)에 불과(이 중 공동거주자 일방의 승낙만을 받고 다른 일방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한 사례는 더욱 소수일 것이다)하다. 과연, 가벌성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6. 공동 거주자의 법익 보호 비교형량에 실패하였다. 공동 거주자 일방의 권리가 제한될 수 있음을 용인하거나, 어느 일방의 권리가 우선할 수 없다는 논리는 통상적인 공동생활에 적용되는 것일 뿐이다. 사회통념상 허용된 범위를 넘는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면 이는 수인한계를 넘는 것이다. 특히 부부 사이는 배우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자의적으로 주거 내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으며, 특히 가정 내 주거의 평온을 명백히 해친다고 볼 만한 경우까지 부부 일방이 용인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별개의견은 남편 허락으로 집에 들어온 친구를 처(妻)의 의사에 반한다고 하여 처벌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하나, 종래 대법원도 이러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취지가 아닐 뿐만 아니라, 불륜을 목적으로 집에 들어온 외부인을 용인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오히려 상식에 맞지 않는다).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 와중에 상대방의 집까지 들어오는 극소수의 사람과 하루하루를 가정에 충실하면서 생활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중 누구를 더 보호해야 하는가? 의문의 아닐 수 없다. 7. 사회통념,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 반하는 해석이다. 일반인들에게 "누가 당신 배우자랑 바람을 피우려고 집에 들어왔다면 나쁜 짓이긴 해도 그것이 당신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해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한다면 이를 수긍할 일반 국민들이 과연 있을까? 필자도 이 사건과 같은 상황을 실제로 직접 경험한다면 "내 사실상의 평온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니, 주거침입 고소는 어렵고, 손해배상이나 위자료나 많이 받으면 되겠다"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8. 퇴거불응죄와의 관계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다수의견(또는 별개의견)은 일방의 승낙이 있으면 현존하는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을 부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에 따르면, 주거 내 현존하는 거주자가 명시적으로 퇴거를 요구한 경우 그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은 이미 깨어진 상황임에도 불구, 이에 불응하더라도 퇴거불응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Ⅳ. 맺으며 다수의견은 이 판결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의문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며, 어느 범위에서 종전 판례가 변경되었는지 명확하지 않아 향후 혼란이 예상될 뿐이다. 처벌 범위를 오히려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가벌성 있는 행위조차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행위로 처벌받는 사람이 극소수임에도,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예전에는 주거침입으로 처벌되지 않기 위해 그나마 은밀하게 자행되었지만)로 적발된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이제는 당당하게 이를 저지르게 하면서까지 지금도 가정을 지키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의 '마음의 사실상의 평온'을 깨뜨리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결론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가 이 사건 주임검사가 되었을 때 "대법원 판례가 있으니 기소할 수 없다"면서 과감히 불기소결정서를 쓸 수 있을지 도무지 자신이 없다. 백승주 부장검사 (대구지검 공판제1부)
주거침입
주거침입죄
내연녀
불륜남
유부녀
백승주 부장검사 (대구지검 공판제1부)
2021-10-21
형사일반
- 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8도13945 전원합의체 판결 -
정당한 이유 없는 증언거부와 참고인진술조서의 증거능력
I. 사실관계 피고인 A는 2017년 3월 27일 오후 7시10분경 고양시 소재 노상에서 甲으로부터 64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甲에게 필로폰 약 41.5g을 교부하여 필로폰을 매매하였다. 甲은 검찰 수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필로폰을 입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이 사건 참고인진술조서가 작성되었다. 甲은 2017년 4월 24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제1심은 2017년 10월 13일 징역 4년을 선고하였고, 제2심은 2018년 1월 31일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하였다. 甲이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2018년 5월 15일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 한편 피고인 A에 대한 2017년 11월 24일 제1심 제5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甲은 선서 및 증언을 거부하였다. 현재 자신의 관련 사건이 항소심 계속 중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제1심은 2018년 2월 7일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가 항소하였다. 검사는 원심에서 다시 甲을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甲은 2018년 6월 19일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선서를 거부하기로 판단하였기 때문에 선서를 거부한다"라고 진술하면서 선서 및 증언을 거부하였다. 이때는 이미 甲 사건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어 甲의 증언거부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Ⅱ. 소송의 경과와 쟁점 1. 원심의 판단 甲의 원심에서의 증언거부는 자신의 관련 사건이 확정된 후이므로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른 증언거부권은 인정되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150조에 의하면 증언을 거부하는 자는 거부사유를 소명하여야 하는데 甲은 "선서를 거부하기로 판단하였다"라고만 하였다. 따라서 甲의 증언거부는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검사가 작성한 甲에 대한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4조 단서에 따라 甲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2. 대법원의 판단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참고인이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여 피고인이 반대신문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도,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거부 상황을 초래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부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서 그 증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다. 3. 쟁점 '피고인 유죄' 취지의 진술을 담은 참고인진술조서에 관하여 법정에서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여야 할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참고인진술조서를 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Ⅲ. 평석 1. 증언거부를 다르게 보아야 하는 이유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진술조서를 작성한 후에 참고인이었던 증인의 법정증언을 확보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증인이 법정에 나올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이것이 바로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규정하고 있는 바다. 제314조는 성립의 진정을 인정해야 할 자가 "사망, 외국거주, 소재불명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경우의 예외인정 요건을 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망이나 외국거주, 소재불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우리 판례가 이미 자세하게 설시한 바 있다.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는 그와 같은 판례의 해석론에 기초할 때, 물리적으로 출석이 불가능한 경우나 출석하더라도 진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가령, 기억능력 자체가 없어진 경우라면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것 외에 증인이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도 제314에서 말하는 '기타 이에 준하는 사유'중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인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첫째, 사망, 외국거주, 소재불명이라는 사유와 증언거부는 불능의 정도와 의미가 다르다. 앞의 것을 사실적 불능이라고 하면 뒤의 것은 법률적 불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증인의 증언거부 상황은 수사기관이 부담해야 할 위험에 속한다. 수사기관 앞에서 진술할 때처럼 증인이 법정에서 같은 진술을 해 줄 것인가는 수사기관의 부담이고, 책임이다. 진술증거만이 존재하는 사건의 경우에는 특히, 증인의 진술 변경, 은닉 또는 도피뿐만 아니라 증언거부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수사기관의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이는 법이 예정하는 당연한 귀결이다. 셋째, 참고인이 나중에 진술 태도를 바꿀지 안 바꿀지는 수사기관이 그를 직접 증인으로 부를 때도 마찬가지로 부담해야 할 위험이다. 증인으로 나와서 진술하겠다고 했다가 정작 증언대에서는 증언을 거부하는 경우도 우리는 수사기관에게 불리하게 평가한다. 증언을 못 들은 것으로 간주한다. 증언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참고인진술조서라고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그 위험은 고스란히 수사기관이 부담해야 한다. 조건을 못 맞추면 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 넷째, 제312조 제4항과 제314조에는 한편으로는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신문 결과도 증거로 쓰일 길을 열어두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요건을 정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입법자의 결단이 들어 있다. 두 조항을 해석할 때는 따라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제312조 제4항 자체가 벌써 예외규정이다. 직접심리주의의 예외이다. 그런데 거기 덧붙여 또 하나 '진술 불능의 예외'를 둔 것이 제314조이다. '예외에 대한 또 하나의 중대한 예외'라고 본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이 입법자의 의사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다. 요컨대, 증인이 진술을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정당한 증언거부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제314조의 필요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봐서, 그 증인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적은 참고인진술조서를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2. 판결의 취지 대상판결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증거는 참고인진술조서에서 수사 당시 참고인이었던 증인이 피고인으로부터 마약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법상으로 그 진술을 증거로 쓰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그 진술자가 법정에 나와서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성립의 진정을 인정해 주어야 할 참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는 때이다.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진술을 해 놓고도 그 진술의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지 않기로 변심한 참고인이 피고인만큼이나 괘씸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일단 조서를 증거로 제출해 놓고 제314조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수사기관의 주장은 우리 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 우리 법은 증인의 진술이 법정에 현출되고 이에 관해서 피고인이 반대신문할 기회를 주는 것을 원칙적인 증인신문의 모습이라고 본다. 참고인을 수사기관 앞에 소환해서 진술을 들은 다음 조서를 작성해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외다. 그래서 조건이 까다롭다.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반대신문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참고인의 진술을 듣는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따라서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참고인을 증인으로 불러서 법정증언을 듣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상판결처럼 조서를 작성해서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것이다. 둘 다 똑같이 위험부담이 있다. 증인이 나중에 진술을 거부할 위험이다. 이 위험은 피할 방법이 없다. 재판장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감치에 처하는 것은 별론이다. 어떻게 하든 실제로 그 증인의 증언을 들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 "당신은 말을 안 할 이유가 없어. 말을 해야 돼"라고 증언을 강제할 수 없다. 마찬가지다. 증언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해서 미리 작성한 조서를 증거로 받아달라고 할 수는 없다. 검사가 참고인의 결정적인 진술을 들었다고 해서 유무죄 판단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건 재판준비에 지나지 않고, 법정에서 잘해야 한다. 참고인진술조서의 준비가 다가 아니다. 제312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마저 못 갖추면 제314조라는 더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제314조를 좁게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314조를 직접주의의 예외에 대한 또 하나의 중대한 예외라고 대상판결이 설시한 것은 이런 취지를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희균 교수 (서울시립대 로스쿨)
증언거부
형사소송법제314조
형사소송법
마약류관리법
김희균 교수 (서울시립대 로스쿨)
2021-10-07
금융·보험
형사일반
-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도12022 판결 -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
Ⅰ. 사실관계 피고인 A는 경기 수원 등지에 사무실을 마련하여 어음수표할인 방식의 사채업을 영위하던 중, 영업부진으로 인하여 의뢰인들에게 할인금을 제대로 지급해 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자신이 거래하던 상호저축은행에 할인 의뢰한 어음수표의 지급일이 일부 도래하거나 순차 도래할 무렵, B로부터 견질용으로 받은 당좌수표 1장의 배서인란에 2002년 8월 27일경 임의로 '수원시(주소), 2002년 5월 16일 B'라고 기재하여 수표를 위조한 후 이를 C에게 제시하여 행사하였다. Ⅱ. 소송의 경과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9. 1. 3. 선고 2018고단870 판결)은 부정수표단속법(이하 '동법') 제5조와 제1조 그리고 유가증권의 발행에 관련한 위조와 발행된 유가증권에 대한 배서 등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의 위조를 구별하고 있는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에서 정한 수표의 '위조'는 타인명의를 모용한 수표발행만을 의미할 뿐, 수표배서위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검사는 이 판결에 대하여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다. 제2심(의정부지법 2019. 7. 25. 선고 2019노119 판결)은 수표배서도 수표의 지급가능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증권행위로 진정성을 보호받아야 하는 행위이고, 동법 제2조에서도 부정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를 죄의 주체로 하고 있어 반드시 발행한 자만을 처벌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며, 동법 5조에서 기본적·부수적 증권행위를 나누어 규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조'의 문언상 권한 없는 자가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이면 위조라고 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214조가 유가증권의 발행행위와 부수적 증권행위의 위조를 구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유로 해서 타인의 자격을 모용한 수표배서위조를 동법 제5조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대하여 동법 제5조의 수표위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동법 제1조, 제5조의 규정내용에 관하여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해석을 하면서, 덧붙여 제2심의 판시내용과 관련하여 "동법 제2조에서 처벌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부정수표를 작성한 자는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한 자라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1988. 8. 9. 선고 87도2555 판결), 동법 제2조도 부정수표 발행을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해석된다. 동법 제5조는 수표의 위조·변조행위에 관하여 범죄성립요건을 완화하여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인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 한편,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하는 다른 유가증권위조·변조행위보다 그 형을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100 판결). 형법 제214조에서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으로, 배서 등에 관한 위조·변조는 대상을 '유가증권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로 구분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동법 제5조는 위조·변조 대상을 '수표'라고만 표현하고 있다. 동법 제5조는 유가증권에 관한 형법 제214조 제1항 위반행위를 가중처벌하려는 규정이므로, 그 처벌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동법 제5조에서 처벌하는 행위는 수표의 발행에 관한 위조·변조를 말하고, 수표의 배서를 위조·변조한 경우에는 수표의 권리의무에 관한 기재를 위조·변조한 것으로서, 형법 제214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동법 제5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Ⅲ. 평석 1. 수표발행의 의미 동법의 규정체계가 형법상 '유가증권에 관한 죄'와 상이하여 수표배서위조의 처벌에 관한 적용법조를 정함에 있어서 각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동법 제5조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에 토대하여 결론을 도출하면서, 동법 제1조, 제2조도 수표의 '발행'에 관한 규정이라는 점에 법리적 논거를 두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은 가명으로 수표에 배서한 경우에 관하여 동법 제5조가 아닌 형법상 유가증권위조죄의 성부를 문제 삼은 종전의 예(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와 본고의 논점과 관련해서는 같은 취지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특히 동법 제2조의 성격을 제2심과 달리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동법 제1, 2, 5조를 모두 일관되게 '발행'에 관한 것으로 보아 제1조의 '목적'에 부합되게 파악하려는 취지인 듯하다. 제1조는 수표의 유통증권으로서의 기능을 해하는 가장 대표적인 범죄유형인 '부정수표발행' 일반을 염두에 둔 '목적'규정이고, 그 취지에 따라 제2조에서 그에 관한 처벌규정을 둔 것이며, 제5조는 그보다 형이 훨씬 무거운 '수표위조'를 처벌하는 특별규정이다. 즉 개별 형사특별법의 입법구조상 제1조 '목적'규정을 다른 조문과 대등한 차원에서 개별적·구체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파악함은 부적절한 해석이다. 동법상 '수표발행'은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하여 상대방에 교부하는 행위를 가리킬 뿐이지(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도2840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727 판결), 그것을 기본적 증권행위로서의 '발행'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형법에서도 유가증권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5조가 수표의 '발행', '배서'의 위조를 동일한 죄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는 데 무리는 없다. 2. 수표위조죄의 해석에 있어서 체계정합성 동법 제2조 제1항과 제5조,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각 행위유형의 '불법'의 경중에 근거하여 법정형을 차등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2조 제1항,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 동법 제5조의 순서로 차츰 더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태도에 비추어 보면,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행위의 외형상으로는 '위조'와 유사하나 양자는 구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발행인이 가명 등 가공인물명의를 거래상 자기를 표시하는 명칭으로 사용하였더라도, 그 명칭이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인식되어온 경우에는 거래 관련자가 수표발행인의 동일성을 오신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동법이나 형법의) '위조'는 성립하지 않지만(대법원 1996. 5. 10. 선고 96도527 판결), 동법상 '부정수표 발행'에는 해당된다. 즉 가공인물명의가 거래상 발행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의 발행은 '위조'에 해당하고, 그렇게 인식되는 경우에 있어서 가공인물명의 발행은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부정(수표)발행'으로 보아야 한다. 동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가공인물명의 발행'을 포함하여 동조항의 '부정수표발행'의 세 유형은 수표의 무형위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법정형도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죄(제227조)와 (허위사문서작성인) 허위진단서 등 작성죄(제233조)의 중간 수준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동법 제2조 제1항에서는 발행인이 수표의 기본요건을 기재-작성함으로써 부정수표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교부한 '발행'과 상대방에게 교부되지 않은 단계의 '작성'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동법 제5조에서는 '행사할 목적' 유무를 불문하고 수표의 위조를 처벌하고, 형법 제214조 제1항과 제2항은 '행사할 목적'으로 행한 유가증권 일반에 관한 발행-배서 등 위조를 처벌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는 동법 제5조의 적용을 받게 되지만,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발행'이 아니므로) 동법 제5조의 적용대상이 되지 못할뿐더러 ('행사할 목적'이 없으므로) 형법 제214조 제2항의 적용대상도 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배서'위조는 형사상 처벌대상이 되지 못한다. 동법 제5조는 위조행위 당시에는 '행사할 목적'이 없었던 수표위조라도 위조행위 후에 얼마든지 행위자가 그 수표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므로 '행사할 목적'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행사할 목적' 없는 수표의 '발행'위조와 '배서'위조가 처벌에 있어서 지나치게 형평을 잃게 된다. 대법원 판결은 중한 형을 규정하고 있는 동법 제5조의 처벌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는 있으나, 그 입장에 치우친 나머지 형벌규정상 체계정합(整合)성을 간과하고 있다. 본 사안에서 A가 당좌수표 배서인란에 B명의를 사용하여 배서한 행위는 부정수표단속법상 수표위조죄(동법 제5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봄이 바람직하다. 형벌조항은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시 취지는 개정 입법을 통하여 구현되어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수표배서위조
부정수표단속법
수표
정영일 명예교수 (경희대 로스쿨)
2021-09-06
정보통신
형사일반
-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20도17860 판결 -
토플 모의고사 프로그램 가맹계약 중개 역할을 하는 피고인이 가맹학원의 관리자 ID로 접속한 것이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
Ⅰ. 실체적 사실관계 공소외 주식회사 X(이하 'X')가 제공하는 토플 온라인 모의고사 프로그램 가맹계약의 중개 역할을 하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 B')의 경영자인 피고인 A가 X와의 민사 분쟁으로 접속이 차단되자, X나 가맹학원의 승낙 없이 가맹학원의 관리자 ID로 위 토플 온라인 모의고사 관련 사이트에 접속하여 응시자가 시험을 볼 수 있게 한 사안에서, 이는 서비스제공자인 X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소가 제기되었다. 이 사안의 실체적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① X는 미국의 비영리법인인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가 개발한 TOEFL iBT 시험을 위한 온라인 모의시험인 TPO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② X는 2010년 4월 9일 피고인 회사 B와 사이에 X가 피고인 회사 B에게 TPO를 공급하는 내용의 'TPO 지사계약' 및 'TPO 시험센터 운영계약(이하 통틀어 '이 사건 TPO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③ 피고인 회사 B는 위 '시험센터 운영계약'에 따라 공소사실 기재 장소에 '강남토플센터'를 설치하고 그 곳에서 TPO를 보기 원하는 개인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TPO를 치르게 하였고, '지사계약'에 따라 학원 등을 상대로 일종의 가맹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인 회사 B를 통해 X의 TPO를 치를 수 있도록 제공하였다. ④ 위 '지사계약'에 따라 피고인 회사 B가 신규 학원을 유치한 경우, 피고인 회사 B는 X에 C어학원을 신규 학원으로 등록한 다음 C어학원으로 하여금 "http://www.toefltpo.com/c" 사이트를 통해 그 소속 학원생들에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제공하여 주었다. ⑤ 한편 X는 피고인 회사 B가 2013년 8월경부터 TPO 공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2014년 2월경 X의 인터넷 사이트(http://www.toefltpo.com)상의 '강남토플센터(http://www.toefltpo.com/enr)' 링크아이콘을 삭제하였고, 2014년 4월 초순경 피고인 회사 B가 강남토플센터에서 TPO를 치를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던 사이트(http://www.toefltpo.com/enr)에 대한 피고인 회사 B의 접속권한을 차단하였다. ⑥ 피고인 회사 B의 TPO 담당 직원인 D 및 E는 2014년 4월 15일경 강남토플센터에 TPO를 신청한 개인 응시자들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기 위하여 강남토플센터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하였으나, 접속이 차단된 사실을 알고 X에 항의하였고, 이러한 사실을 피고인 A에 보고하였다. ⑦ 그 후 D와 E는 피고인 회사 B에서 지사계약을 통해 영업을 한 C어학원 명의로 등록된 TPO 사이트(http://www.toefltpo.com/c)에 피고인 회사 B가 알고 있던 관리자 아이디로 접속한 다음, 위 사이트에서 강남토플센터에서 TPO를 치르는 개인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승인을 하여 개인들로 하여금 시험을 치르게 하였다. ⑧ 한편 피고인 회사 B는 2014년 4월 9일 X에게 '2014년 4월 8일 현재 미지급금 9591만1600원을 2014년 4월 30일까지 전액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채무변제확인서를 작성해 주었으며, 피고인 A는 위 채무변제확인서에 보증인으로 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A는 수사기관에서 '위 채무변제확인서를 작성하면 차단된 TPO 공급을 재개하겠다고 하여 이를 작성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⑨ 당시 C어학원의 원장이었던 F는 법정에서 피고인 회사 B가 C어학원의 TPO 사이트를 이용하여 강남토플센터의 개인 이용자들에게 모의시험을 치르게 하였다는 사실을 X로부터 연락을 받아 처음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Ⅱ. 절차적 사실관계 1. 제1심법원의 판단(서울중앙지법 2018. 12. 3. 선고 2017고정2588 판결) X로부터 C어학원에게 부여된 TPO 사이트에 피고인 회사 B가 C어학원의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접속한 다음 강남토플센터에 모의시험을 신청한 학생들로 하여금 시험을 치르게 할 정당한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관리자로서의 권한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권한을 초과하여 침입한 경우에 해당하며, 나아가 피고인 A도 위와 같은 내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 원심법원의 판단(서울중앙지법 2020. 11. 27. 선고 2018노3978 판결) C어학원의 TPO 사이트에 대한 접근 권한은 그 학원에게만 부여된 것이고 위 TPO 사이트의 서비스제공자는 X라고 인정한 후, 피고인 A가 X나 C어학원의 승낙 없이 C어학원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TPO 사이트에 접속한 것은 서비스제공자인 X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21. 6. 24. 선고 2020도17860 판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Ⅲ. 평석 1.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의 의의 및 구성요건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는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문의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의 위반행위 객체는 '정보통신망'이다. 둘째, 해당 행위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하여야 한다.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는 경우'와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은 경우'를 보다 세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범죄정보데이터베이스에서 자동차등록번호를 조회할 수 있는 일반적 권한을 가진 피고인이 뇌물수수 내지 금전차용의 목적으로 제3자의 자동차등록번호를 조회한 사안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컴퓨터 내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한 목적으로 해당 정보에 접근하였다고 하더라도 접근권한을 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CFAA 제1030조 (a)(2)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Van Buren v. United States, 940 F.3d 1192 (11th Cir. 2019), cert. granted, 593 U.S.(June 3, 2021)]. 2. 결론 원심법원은 "피고인 A가 공소외 회사 X나 C어학원의 승낙 없이 C어학원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TPO 사이트에 접속한 것은 서비스제공자인 공소외 회사 X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하였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즉, 원심법원과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피고인들의 해당 행위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고,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행위로는 보지 않았다. 반면에 제1심법원은 피고인 회사 B가 관리자로서의 권한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을 초과하여 침입한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회사 B가 해당 학원의 TPO 사이트 등록 과정에서 해당 학원의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성하여 알게 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피고인 회사 B가 운영하는 강남토플센터의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할 용도로 사용할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을 하나의 고려요인으로 설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정보통신망에 대한 접근권한의 유무 및 범위에 대해서 서비스제공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용자인 가맹학원 C어학원의 승인이 없는 경우에도 C어학원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TPO 사이트에 접속한 것이 서비스제공자인 공소외 회사 X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은 방론(dictum)의 여지를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용자인 가맹학원 C어학원의 승인을 얻어 C어학원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TPO 사이트에 접속하였다면 서비스제공자인 공소외 회사 X의 의사에 부합하여 정당한 접근권한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이용자의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아니면 서비스제공자의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전응준·신동환, '정보통신망 침입행위 관련 연구-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을 중심으로', 문화미디어엔터테인먼트법, 제14권 제1호, 2020년 6월 30일, 178면). 이규호 교수 (중앙대 로스쿨)
정보통신망
침입
접근권한
이규호 교수 (중앙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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