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5일(목)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례해설] 유방확대수술 후 5년이 지나 보형물이 파열되어 실리콘이 모유에 섞여 나온 경우 수술한 의사의 책임
1. 사건 개요 원고는 2011. 6. 10. 피고로부터 미국 A사가 제작한 실리콘 젤 성분의 보형물을 양측 유방에 삽입하는 유방확대성형술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3. 5경까지 피고로부터 유방마사지시술과 이 사건 수술부위 반흔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16. 4. 21. 딸을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하던 중 2016. 7.말경 좌측 유방에서 실리콘 젤 형태의 끈끈한 점도의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6. 8. 17. B대학병원에 내원하여 좌측 유방에 삽입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을 통해 실리콘 젤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2016. 8. 26. 위 병원에서 양측 유방에 삽입된 이 사건 보형물을 제거하고 유방 내에 유착된 젤 성분을 제거하는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받았다. 원고는 위 인공보형물제거술 등을 받은 이후에도 유방 내에 유착되어 남아있는 실리콘 젤 성분으로 인해 실리콘 육아종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태이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유방확대수술과정에서 보형물에 손상을 일으켜 보형물이 파열되도록 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유선조직이 손상되어 파열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이 손상된 유선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었으며, 원고의 딸은 피고의 과실로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게 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우려가 있고,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고, 피고가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3. 쟁점 가. 집도의의 과실 여부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이 파열되는 원인으로는 수술도구에 의한 파열의 비율이 가장 높고, 인공보형물의 삽입시 형성되는 피막 내에서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 증상이 없어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바, 집도의인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보형물을 파열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점,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시행한 B대학병원 의료진도 보형물이 파열된 이유를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양에 대한 불만족이나 파열 등을 이유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점, 이 사건 보형물과 같은 종류인 ‘Natrelle Round Devices’의 경우 수술도구에 의한 손상 외에 원인불명 및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각각 36.6%, 3.1%에 이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약 2년간 피고로부터 반흔 부위에 대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원고가 이 사건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최소한 수술 시기를 출산과 모유수유 후로 조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원고가 2016. 7.경 모유에 실리콘 젤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고, 위와 같은 결과가 유방확대성형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볼만한 근거도 없는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되는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등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위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사이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 점, 그 밖에 파열된 인공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과 결합조직병 또는 암 등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을 들며 이 사건 수술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의 부작용으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 외에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므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다.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원고의 딸은 출생 후 약 3개월간 모유수유를 받았는데, 모유에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되어 있었고, 이 사건 보형물은 식약처의 의료기기 분류 등급 중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4등급에 해당하였는바,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3개월간 수유받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은 고분자 물질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며, 설령 위 실리콘 젤의 금속성분 등이 모두 영아의 체내에 흡수된다고 하더라도 그 노출량은 관련된 안전기준이 정한 기준 이하로 인체에 위해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보형물이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의료기기로 분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그 자체로 인체에 유해하여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신체에 손상이 발생한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는 점, 원고의 딸은 2016. 7. 21.(생후 3개월째) 삼성서울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하여 신체상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한 아기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4.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바, 보형물이 파열된 시점이나 파열된 이유를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무려 5년 전에 시행된 수술과정에서의 과실로 보형물이 파열되었다고 추정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또한 이 사건 보형물의 경우 원인불명의 파열 비율이 36.6%이고,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3.1%에 이르며, 수술 후 약 2년 동안 원고에게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집도의가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의 추정할 수 있는 간접사실에 비해 그와 같은 과실의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에 대상 판결은 의료행위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완화해주기 위한 법리 중 이른바 간접사실법리와 그 제한법리, 즉 수술 도중 환자에게 나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시한 다음, 집도의의 수술상 과실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피고의 과실을 부정하였는바, 위 법리 적용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라 판단된다. 또한 의사에게 해당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99다14079 판결, 2011다29666 판결 등), 대상 판결은 이에 따라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켜 모유로 유입되어 수유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없던 사실이므로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유방확대수술 후 보형물이 파열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있는바, 대상 판결은 보형물 파열 가능성은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됨을 전제로 설시하였고, 이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대상 판결은 실리콘 젤 성분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는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바, 이는 손해가 증명되지 않은 데 따른 불가피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경우가 흔치 아니하여 그에 대한 사례보고나 연구가 드문 상황에서 실리콘 젤 성분이 출생 직후의 영아에게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관련 의학적 기전이나 피해사례가 보고되기 전까지는 손해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되었던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나 그 임상보고가 누적된 후에야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밝혀졌고, 그와 같은 부작용이 밝혀지기 전까지 1957년부터 무려 5년간이나 임신 여성들에게 처방된 사건이 있었고, 이는 일명 콘테르간 스캔들로 현대의학 역사상 최악의 약화사고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원고는 손해배상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 사건은 보형물이 파열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제소 당시 피고에 A사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소송과정에서 원고는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고, 그 결과 대상 판결은 집도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만을 판단하고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한 책임 여부는 판단하지 아니한 것이다.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A사의 제조물책임과 관련하여 원고와 A사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원고가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인과관계
주의의무위반
의료행위
성형수술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18-07-27
의료사고
[판례해설] 환자 마취된 새… 의사 바꿔 성형수술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7. 21. 선고 2015가단5175508 판결 - 환자가 수술 중 마취되어 누가 실제로 수술하는지 모르는 점을 이용하여, 비성형외과 의사들에게 성형수술을 맡긴 성형외과 원장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 1.사건의 개요 -피고는 이른바 유명 스타 성형외과 의사로,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은 서울 3대 성형외과로 지목될 정도로 명성을 쌓아옴. -환자들은 이 병원 소속 성형외과 전문의사들 또한 성형수술을 잘 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이 병원에 답지하였고, 고액의 수술비도 기꺼이 감수함. -피고는 환자들이 마취상태에서 누가 실제로 수술을 하는지 모르는 점을 이용하여 실제 수술은 치과의사, 이비인후과 의사 등 비성형외과 의사들이 하면서도 마치 환자들을 상담한 성형외과 전문의사들이 수술하는 것처럼 환자들을 속여 비용을 줄이고(비성형외과 의사보다 성형외과 전문의사의 급여가 더 높음), 상담의사와 수술의사를 분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업무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로 함. -원고는 2013. 9. 피고의 병원에서 윤곽수술 방법 등에 관해 이 병원 소속 성형외과 전문의 A로부터 설명을 들었고, A는 자신이 직접 수술을 할 것이라고 함. -실제 원고에 대한 안면 윤곽수술은 성명불상자(현재까지도 누가 수술을 하였는지 모름)가 하였고, 원고는 수술비 780만 원을 지급함. -피고는 이 사건 원고를 포함하여, 2012. 11.부터 2013. 10.까지 환자 33명의 진료기록부를 보존하지 아니함. -원고는 수술 후, 우측 관골에서 관골궁의 불유합, 관골 본체의 부정유합, 금속고정기의 일부 틀어짐과 파손, 양측비대칭이 발생하였고, 하악골에서 양측 비대칭, 감각저하가 나타남. -피고는 환자 몰래 비성형외과 의사들에게 수술을 맡기고 수술비를 편취한 점 등과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기 등으로 기소되어 현재 제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음. -원고는 피고에게, 기지급한 수술비 750만 원, 향후 치료비 약 1900만 원, 위자료 1억 원, 합계 1억 2,663만 원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함. 2.제1심 판결의 요지 -제1심은 피고의 병원에서 애초 설명과 달리, 환자 몰래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성명불상자가 수술을 한 것은 원고에 대한 기망에 해당하므로 피고 가 수술비 78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원고 신체에 대한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설명의무와 관련하여, “미용성형술은 외모상의 개인적인 심미적 만족감을 얻거나 증대할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질병 치료 목적의 다른 의료행위에 비하여 긴급성이나 불가피성이 매우 약한 특성이 있으므로 이에 관한 시술 등을 의뢰받은 의사로서는 의뢰인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감과 의뢰인이 원하는 구체적 결과에 관하여 충분히 경청한 다음 전문적 지식에 입각하여 의뢰인이 원하는 구체적 결과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시술법 등을 신중히 선택하여 권유하여야 하고, 당해 시술의 필요성, 난이도, 시술 방법, 당해 시술에 의하여 환자의 외모가 어느 정도 변화하는지,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부작용 등에 관하여 의뢰인의 성별, 연령, 직업, 미용성형 시술의 경험 여부 등을 참조하여 의뢰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함으로써 의뢰인이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시술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의사로서는 시술하고자 하는 미용성형 수술이 의뢰인이 원하는 구체적 결과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일부만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와 같은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하여 의뢰인에게 성형술을 시술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94865 판결).”라고 전제한 뒤, 이 사건에서 A가 원고에게 수술로 인한 후유증 발생 가능성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수술 여부 선택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보아, A의 사용자인 피고에게 위자료 지급의무를 인정하였다. -제1심은 결국 원고가 청구한 수술비, 향후 치료비 대부분을 인정하였고, 위자료에 대해서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5,000만 원으로 정하여, 피고에게 합계 7,300여 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3.이 판결의 의의 필자 또한 2~3년 전에 이와 유사한 사안에 관하여 상담을 한 적이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법무법인 내 중국 변호사의 소개로 중국인 여성 B가 방문하여, 서울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안면 윤곽수술을 받았는데 부작용이 심하다고 하소연하며, 아무래도 수술을 하기로 한 병원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수술을 한 것 같은 의심이 든다고 하였다. B는 해당 병원에 진료기록의 제공을 요청하였으나, 병원은 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수술상 과오를 일부 인정하며 향후 수술비 등 금전적 보상을 제안한 상태였다. B는 병원장이 아닌 사람이 자신을 수술을 한 것에 대한 책임추궁 내지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 문의하였는데, 그 당시 누가 수술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전무하고, B가 의심을 하게 된 근거 또한 불확실한 정황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필자는 이 정도의 사정으로는 해당 병원에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고 답변하였다. 판례해설 대상 사건 제1심은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환자들이 마취상태에서 누가 실제로 수술을 하는지 모르는 점을 이용하여 실제 수술은 치과의사, 이비인후과 의사 등 비성형외과 의사들이 하면서도 마치 환자들을 상담한 성형외과 전문의사들이 수술하는 것처럼 환자들을 속여 비용을 줄이고, 상담의사와 수술의사를 분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업무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하였는데, 이 부분은 내부 가담자의 양심선언이나, 병원 측의 예상치 못한 실수가 있지 않고서는 환자의 입장에서 밝혀내기 어렵다. 제1심 판결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된 것을 볼 때, 원고가 주장을 증명해나가는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대리 수술의 사례 외에도, 의료진이 마취 상태인 환자에게 위법한 신체접촉을 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바,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 및 해당 의료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 최근 성형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분쟁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는바, 이 사건 제1심이 판단의 근거로 설시한, “미용성형술을 의뢰받은 의사가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 및 설명의무의 정도”에 관한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94865 판결은 의사 는 물론 미용성형술을 받으려는 사람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은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수술
손해배상
성명불상자
대리
김은진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17-09-12
의료사고
[판례해설] 고 신해철 사건을 통해 본 의료소송에서의 위자료 산정의 문제점
-2015가합531124 판결- 이 사건 역시 일반적인 위자료 산정 기준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료사고의 경우 피해자의 과실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고, 사고로 인한 피해 결과가 사망으로 매우 중한 점, 책임소재와 배상액을 둘러싸고 장기간 법정다툼을 벌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자동차 사고 등에 통용되고 있는 정형화된 위자료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대법원 역시 항공기 사고의 경우 피해 승객의 과실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는 점, 사고로 인한 피해결과 및 고통의 정도가 자동차 사고 등 다른 사고보다 중한 점, 항공기 사고에 관한 책임의 소재, 범위, 배상액을 둘러싸고 항공운송인 측과 피해자 측의 견해 차이로 최종적인 피해보상에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의 특수한 사정을 위자료 산정 시 고려하여야 하고 자동차 사고 등에 통용되고 있는 정형화된 위자료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여 위자료 액수를 상향하여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다77149 판결). 그나마 신체나 생명 침해 피해 당사자의 경우 노동능력상실율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어느정도 위자료 수준을 가늠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직계존속, 직계비속 및 배우자의 경우 이마저도 적용되지 않아 어떠한 근거로 위자료가 산정되었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이사건 판결 뿐만 아니라 법원이 함께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 신해철씨의 사망 당시 만 6세에 불과하였던 둘째 아이가 아버지를 잃은 정신적 고통을 500만원으로 산정한 것은 지나치게 기계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위자료
의료사고
신해철
2017-05-18
의료사고
[판례해설] 감기약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실명에 대한 제약사, 약사 및 병원의 책임
-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3나2010343 판결 - 이 사건은 감기몸살 기운이 있던 환자(원고)가 약국에서 약사(피고)로부터 제약사(피고)가 제조·판매한 일반 종합감기약(스파맥정,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등)을 권유받아 며칠 간 먹은 후에도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고 발열, 얼굴 주위 붓는 증상, 몸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하자, 병원1(피고)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의료진은 원고의 증세를 감기로 보고 주사제 및 경구제(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타세놀이알서방정 포함)를 처방하고 귀가하게 하였는데, 이후에도 증상이 악화되어 환자는 병원2(참가인) 및 병원3(소외)에 내원하였던바, 소외 병원에서는 원고에 대하여 스티븐 존슨 증후군(SJS) 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인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TEN)으로 진단하고 입원치료를 하였으나 결국 각막 손상으로 인하여 실명에 이른 사건으로서, 원고는 피고 제약사, 피고 약사, 피고 병원 등을 상대로 실명 등 장해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이다. 그리고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2011가합109314)은 ① 피고 제약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상해가 스파맥의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약물의 부작용 기재 및 약물부작용의 관리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② 피고 약사와 관련하여,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태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피고 병원과 관련하여, 의료진이 문진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임을 초기에 알지 못하고 약물을 처방한 점에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에 비하여 서울고등법원(2013나2010343)은 ① 피고 제약사는 제품안내서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적절하게 기재하고 있는바 제조물책임법상의 표시상의 결함이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② 피고 약사 또한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반면 ③ 피고 병원과 관련해서는, 원고에게 응급실 내원 당시 체온 38.1℃, 얼굴 주위 붓는 경향, 무릎 안쪽 가려움증 및 발진 등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었고, 의료진은 환자가 내원 전 감기약을 복용하였다는 사실을 들었던바 적어도 위 복용약에 대하여 자세히 문진을 하였어야 하는 점, 비록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기는 어려웠다 하더라도 위 증상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 증상에 포함될 수 있는바 약물투여를 중지하고 경과관찰을 하거나 적어도 아세트아미노펜 주성분의 약제(타세놀이알서방정)를 처방하는 조치는 피할 수 있었다는 점, 약물투여 중단 등 적절한 조기 처치를 하였더라면 양안 실명이라는 증한 장해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다만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원고 본인의 면역 기전이나 체질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진의 문진 및 처방상의 주의의무가 주요한 쟁점이었다. 진단상의 주의의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 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과정에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 잡아 신중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768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해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수 건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의료진에게 원고의 내원시의 증상만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기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아니하다고 하겠다(즉 완전무결한 임상진단). 그러나 위의 증상들은 아세트아미노펜 등 약물 부작용 증상에 포함될 수 있는바, 의료진에게 약물 부작용을 고려한 문진 및 이를 통하여 약물투여를 중지하고 경과관찰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기대할 수는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즉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 영상, 검체 등 검사에 의한 진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의료의 현실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진 등 전통적인 진단방법의 중요성은 유효함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으로 생각된다.
병원
약국
의사
약사
제약사
실명
부작용
감기약
종합감기약
아세트아미노펜
스티븐 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융해증
문진의무
성용배 법무법인 정앤파트너스 변호사
2017-04-28
민사소송·집행
의료사고
판례해설 -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경우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 및 일부청구임을 명시하는 방법
이 사건 판결(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3다96165 판결)은, 의료사고로 장애를 입어 손해배상청구를 한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청구하는 손해의 개별 항목과 금액을 특정하면서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에 대해서는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확정할 것을 밝힌 후, 이에 따른 신체감정이나 그에 따른 청구금액 확장 등이 모두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부승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신체감정결과를 근거로 향후 치료비 및 개호비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가분채권에 대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그것이 나머지 부분을 유보하고 일부만 청구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나머지 부분에까지 미치는 것이므로, 그 나머지 부분을 별도로 다시 청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6다12276 판결). 그러나,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경우에는 그 일부청구에 대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잔부청구에 미치지 아니하는 것이고, 이 경우 일부청구임을 명시하는 방법으로는 반드시 전체 채권액을 특정하여 그 중 일부만을 청구하고 나머지에 대한 청구를 유보하는 취지임을 밝혀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일부청구 하는 채권의 범위를 잔부청구와 구별하여 그 심리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정도의 표시를 하여 전체 채권의 일부로서 우선 청구하고 있는 것임을 밝히는 것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다51649 판결, 1989. 6. 27. 선고 87다카2478 판결). 이 사건 사안과 관련하여, 제1심 및 제2심은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청구하고 남은 나머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소송에도 미친다.'고 하며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으나, ①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그 청구하는 적극적 손해의 개별 항목과 금액을 특정하면서 적극적 손해 중 다른 손해에 대하여는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청구할 것임을 밝힌 점, ②원고에 대한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은 그 성질상 위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 등을 통해서 필요한 치료의 내용·기간·액수와 개호의 필요성 등이 밝혀져야 그 청구금액을 확정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선행소송에서 신체감정이나 그에 따른 청구금액 확장 등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이 확정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이 사건 선행소송의 적극적 손해 부분 청구는 명시적 일부청구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소송의 향후치료비 및 개호비 등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본 위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일부청구
기판력
의료사고
2016-09-06
의료사고
전문직직무
판례해설 - "사랑니 발치하다 혀마비, 해부학적 원인에 의한 손상 가능성 있다면 배상책임 없어”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4다10113 판결 - 이 사건은 환자가 치과에서 마취 주사를 이용한 부분 마취 후 좌측 상?하악 제3대구치를 발치하는 시술(이 사건 시술)을 받은 후 혀의 좌측 전방 2/3의 지각 둔마, 이상 감각 및 통증의 장애(이 사건 장애)를 보인 사건이다. 이에 대해 원심(2013나7960)은, 이 사건 장애는 이 사건 시술 직후에 나타난 것으로서, 그 발생 부위가 이 사건 시술을 하면서 행한 국소마취 부위와 밀접하며, 발치 시 설신경의 손상은 i) 마취 시 주사침에 의해 손상되는 경우와 ii) 설신경의 해부학적 위치가 하악구치의 설측 골판에 부착되어 지나가는 환자에서 발치시에 얇은 설측 골판이 파절되어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원고의 경우에는 설측 골판의 파절 여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신경의 해부학적 위치가 하악구치와 가깝게 붙어 있는 환자는 아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시술 과정에서 설신경을 손상시킨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고, 나아가 위 시술과 관련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자기결정권 또한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① 발치시 설신경의 손상은 마취 시 주사침에 의한 손상 또는 발치시 얇은 설측 골판이 파절되면서 신경이 손상되는 두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점, ② 설측 골판이 파절되어 설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는 진료상의 부주의에 의해서도 발생이 가능하지만, 해부학적으로 설측 골판이 매우 얇거나 부족한 경우 및 설신경이 골판에 밀착하여 지나가는 경우에는 단순 발치로도 설신경이 손상받을 수 있어 이러한 손상은 치료과정에서의 불가항력인 손상으로 평가되는 점, 그런데 ③ 원고의 경우 발치 과정에서 설측 골판이 파절되었는지 여부나 설측 골판의 형태를 확인할 수 없는 점, 특히 ④ 원심은 원고의 설신경의 해부학적 위치가 하악구치와 가깝게 붙어 있지 않다고 보았으나, 원고의 설신경의 해부학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원심이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과실을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로 판시하고, 다만 위 시술 당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판례는 의료행위와 관련한 과실의 추정 및 인과관계의 추정과 관련하여,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다13843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장애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마취 과정에서 피고가 주사침을 하치조신경 부위가 아닌 설신경 방향 쪽으로 잘못 찌름으로서 설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였을 가능성과 원고의 설신경이 설측 골판에 밀착하여 지나가는 경우 등 그 해부학적 원인 때문에 발치 과정에서 설측 골판이 파절되면서 일어난 불가피한 손상일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여기에 위 판례의 태도를 적용해 보면, 이 사건 시술 이후 설신경 손상으로 이 사건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등 원심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들은 이 사건 시술과 이 사건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나(인과관계의 추정은 가능), 발치 과정에서 설측 골판이 파절되었는지 여부나 설측 골판의 형태를 확인할 수 없고, 원고의 설신경의 해부학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등 원심이 든 사정들이 해부학적 원인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손상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고 시술 상의 과실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개연성 있는 사정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과실은 추정되지 않음).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과실 및 인과관계의 추정에 관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그 결론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치과
의료사고
마비
2016-04-21
의료사고
판례 해설 -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입원 시 강제이송의 가부
- 대상 결정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인1 인신보호 결정 - 1. 사건의 개요 ① A의 모(母)는 A가 정신질환의 증상을 보이자 이 사건 병원에 방문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로부터 A의 입원치료를 권유받았다. ② A의 부모는 며칠 후 A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하여 사설응급업체에 출동을 요청하였는데, 사설응급업체의 직원은 A가 병원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자, A의 부모 동의를 받아 A를 결박하여 이 사건 병원으로 이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라 함). ③ A의 부모는 A의 입원에 동의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A를 대면 진찰한 후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에 따라 A를 이 사건 병원에 입원시켰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A에 대한 최초 수용의 적법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3. 대상 결정의 요지 가.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대면 진찰·진단과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입원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정신보건법 제24조를 근거로 정신질환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다. 나. 입원 당시 A의 자해·타해 위험성이 매우 커서 자의입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의 절차를 거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급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응급입원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다. 또한 강제입원에 앞서 ① 자발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여 보거나, ②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와 상담하여 정신보건법 제25조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③ 긴급한 경우에는 정신보건법 제26조에 따라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얻어 응급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④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에 기하여 정신병원에의 긴급구호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결론적으로, A의 부모가 A의 의사에 반하여 사설응급업체를 통하여 A를 결박하여 병원으로 이송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는 위법하고, 따라서 사후적으로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따른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A에 대한 최초 수용은 위법하며, A를 계속 수용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3. 대상 결정의 의의 인신보호법은 위법한 행정처분 또는 사인에 의한 시설에의 수용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개인의 구제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피수용자에 대한 수용이 위법하게 개시되거나 적법하게 수용된 후 그 사유가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용이 되어 있는 때에는 피수용자 등은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데(인신보호법 제1조, 제3조), 대상결정은 A의 구제신청에 관한 판단이다. 정신보건법은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제2조 제1항),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항상 자발적 입원이 권장되어야 한다(제2조 제5항)고 천명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입원방법으로 자의입원(제23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24조),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제25조), 응급입원(제26조)을 규정하고 있다. 대상결정은, A의 입장에서는 결박되어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부터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가 구속되는 것이므로 그 때부터 수용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A에 대한 최초 수용이 응급입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다만 최초 수용 이후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요건을 갖추었을 뿐이라고 판단한 다음, A의 의사에 반하는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를 위법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병원으로 이송된 후 정신보건법 제24조에 의한 입원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의 위법이 치유될 수 없으며,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를 둘러싸고, 신체의 자유·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오용·남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이라는 주장과 이에 반하여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서 치료목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합헌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정신보건법 제24조 소정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춘 입원조치에 대하여 정신질환자가 저항하는 때에 비로소 정신의학적·사회적으로 보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물리력의 행사가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등)의 법리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정당한 판단을 한 것이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정신질환자
2016-04-20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