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Scholastic Aptitude Test) 기출 문제지를 유출해 학생들에게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학원강사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는 SAT는 앞서 나왔던 문제가 반복 출제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기출 문제지가 공개되지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 단독 오윤경 판사는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학원강사 최모(34)씨 등 4명에게 최근 각각 벌금 4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2014고단2995).
저작권법 위반 혐의와 함께 이중장부를 작성하고 현금으로 들어오는 수강료를 신고에서 제외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로도 기소된 학원강사 김모(51)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씨처럼 불법 유출된 SAT기출문제를 학원 수업에 이용하고 소득 신고를 누락한 유모(45)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시험 주관사인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는 최씨 등의 문제 유출로 시험문제 개발·관리비용 등 상당한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씨 등은 SAT 시험의 공정성을 저해했을뿐만 아니라 이들의 범행으로 국가 신인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까지 이어져 선량한 한국 수험생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씨 등은 2009년부터 브로커, 지인, 수강생 등을 통해 SAT 기출문제를 불법으로 구입하거나 카메라를 이용해 시험장에서 촬영하는 등의 수법으로 유출한 문제를 학원 강의·교재 등에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법원은 앞서 이들과 함께 기소된 학원강사 5명에 대해서도 1심에서 벌금 300만~500만원을 선고했다. 문제를 불법으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김모(36)씨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2013년 SAT 기출문제 불법 유출 사범 등 21명을 대거 적발해 기소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2명이 1심이나 2심까지 법적 판단을 받았고, 남은 9명은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