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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법원,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마이크론으로 넘어간 HBM 연구원 전직금지 가처분 인용
SK하이닉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업무를 담당하다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연구원을 상대로 하이닉스가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이광욱, 시진국, 이근우, 이창우, 정호선 변호사)가 A 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2023카합21014). 재판부는 "A 씨는 오는 7월 26일까지 미국 마이크론과 각 지점, 영업소, 사업장 또는 계열회사에 취업 또는 근무하거나 자문계약, 고문계약, 용역계약, 파견계약 체결 등의 방법으로 자문, 노무 또는 용역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직 시 담당했던 업무와 채무자의 지위,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득했을 것으로 보이는 하이닉스의 영업비밀과 정보, 재직 기간, 관련 업계 내 하이닉스의 선도적인 위치 등을 종합하면 전직금지 약정으로써 보호할 가치가 있는 하이닉스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HBM 시장은 하이닉스가 선점하고 있다. 그 뒤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A 씨는 하이닉스에 입사해 메모리연구소 설계팀 주임 연구원과 D램설계개발사업부 설계팀 선임연구원, HBM 사업 수석, HBM 디자인부서 프로젝트 설계 총괄 등으로 근무하다가 2022년 7월 퇴사했다. A 씨는 하이닉스 근무 당시인 2015년부터 매년 '퇴직 후 2년간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정보보호서약서를 작성했다. 또 퇴직 무렵인 2022년 7월에는 전직금지 약정서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등의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했다. 전직금지 약정서에는 마이크론 등 전직금지 대상이 되는 경쟁업체와 2년의 전직 금지 기간이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A 씨는 경쟁업체로 명시된 마이크론에 이직했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하이닉스는 작년 8월 법원에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SK하이닉스
영업비밀
전직금지약정
연구원
한수현 기자
2024-03-07
기업법무
지식재산권
[판결] SK케미칼, 패치형 치매치료제 특허침해로 120억여 원 배상해야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노바티스)의 패치형 치매치료제인 '엑셀론 패치(리바스티그민)'에 대한 특허권을 침해해 노파르티스 아게에 120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특허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허법원 25-1부(임영우, 우성엽, 김기수 고법판사)는 18일 노파르티스 아게가 SK케미칼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SK케미칼은 노파르티스 아게의 특허권을 침해했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 등 120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2021나1787). 패치형 치매치료제인 '엑셀론 패치(리바스티그민)'에 대한 특허권자인 노파르티스 아게는 1997년 8월 29일에 등록한 특허의 만료를 앞두고 2012년 4월 특허청에 존속기간 연장승인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듬해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노파르티스 아게는 특허청을 상대로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해당 판결에 따라 특허청은 2018년 12월 존속기간 연장을 승인(873일)했다. 문제는 해당 존속기간 연장승인처분이 있기 전, SK케미칼이 엑셀론 패치의 특허발명을 침해하는 의약품을 생산해 유럽 각지로 수출했다는 점이다. 이에 SK케미칼은 특허청의 노파르티스 아게에 대한 존속기간 연장 승인이 나오자 특허청장을 상대로 연장승인 처분을 무효 또는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기각했고 이는 그대로 확정됐다. 노파르티스 아게가 반격에 나섰다. SK케미칼을 상대로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노파르티스 아게 측은 "SK케미칼이 해당 제품을 생산한 행위, 그 제품을 유럽 국가에 수출한 행위, 국내에서 판매한 행위는 특허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SK케미칼이 특허 존속기간 연장 이전에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허법상 존속기간 연장승인처분은 당초 존속기간 만료일에 소급해 효력을 가지므로, 연장승인처분에 의해 노파르티스 아게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연장됐다고 봐야 한다"며 "SK케미칼이 연장된 존속기간 만료일 이전에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한 행위는 특허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케미칼의 제품은 노파르티스 아게의 제네릭으로서 주성분, 함량, 제형, 효능·효과, 용법·용량이 동일한 의약품"이라며 "노파르티스 아게 제품의 대체품임이 명백하고 SK케미칼이 이를 유럽에 수출함으로써 노파르티스 아게 제품의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러한 노파르티스 아게의 손해는 SK케미칼의 국내에서의 특허권 침해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로부터 특허침해행위를 경고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송달받기 이전까지의 기간에 대해 특허법 제130조의 과실추정이 깨진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내용증명 송달 이후의 기간에만 특허침해행위에 대한 SK케미칼의 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된다"고 했다. 손해배상액은 총 113억여 원이 인정됐다. SK케미칼의 해당 제품에 대한 국내 생산과 유럽 판매 매출이 특허침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에 해당하지만, 특허청의 존속기간 연장불승인 처분을 신뢰했다는 등의 사정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또 "SK케미칼은 내용증명을 송달받기 전까지 제품을 생산해 특허권자인 노파르티스 아게로부터 허락을 받은 바 없이 특허를 무단으로 실시해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을 얻었고, 이에 따라 노파르티스 아게는 손해를 입었다"며 7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SK케미칼이 노파르티스 아게에게 25억 원 지급 판결을 내렸다.
엑셀론패치
특허권
특허침해
SK케미칼
한수현 기자
2024-01-27
소비자·제조물
형사일반
서울고법 "원심, 피고인들 업무상 과실 인정여부 등 판단 생략" '무죄 판단' 1심 판결 파기하고 피고인들 전원에게 유죄 판결
[판결] '가습기살균제 사건' SK케미칼·애경 前 대표 등 항소심 전원 유죄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 든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 등 임직원 13명에게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안승훈·최문수 고법판사)는 11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산업·신세계이마트 전직 임직원 등 13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2021노134).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한모 전 SK케미칼 사업본부장에게는 금고 4년이, 홍모 전 이마트 상품본부장에게는 금고 3년이 선고됐다. 조모 전 SK케미칼 팀장 등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도 금고 2년 6개월~3년 6개월이 선고됐다. SK케미칼 OEM 협력업체인 필러물산의 김모 대표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김모 공장장에게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들의 방어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유죄가 확정된 옥시 사건 관계자들과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복수의 제조업자가 동일한 유형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소비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종류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예정돼 있으므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개발·제조·판매에 관여한 사람들 모두가 공동의 주의 의무와 인식 아래 업무상 과실로 결함 있는 가습기살균제를 각각 제조·판매했다고 할 것"이라며 "그 결함으로 그중 두 종류 이상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에게 사망 또는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면, 이들 중 특정 피해자가 중복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들의 제조·판매에 관해 업무상 과실이 있는 사람들 간에는 해당 피해자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들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된 각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하거나 제조·판매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으로서 그 맡은 업무에 따라 제품 출시 전 수행하도록 요구되는 안전성 검사를 수행했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품 출시 후 요구되는 관찰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를 확대시켰다"며 "일부 피고인들은 가습기 제품의 용기에 허위 사실이 기재되도록 한 업무상 과실까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이 같은 과실은 다른 공동정범의 업무상 과실과 중첩적 또는 순차적으로 경합한 결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질환 또는 천식으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입는 등 그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피해자들이 입은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거듭 호소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각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가적·사회적 비용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도 각 가습기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할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까지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형사책임이 문제돼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수사와 형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겪고 있는 그러한 고통은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고통에 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기에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홍 전 대표 등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 성분으로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당시 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021년 1월 모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구체적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당시 재판부는 "CMIT·MIT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천식 발생 혹은 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피해자들의 상해 및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과 나머지 쟁점들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증명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많은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였고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안타깝고 착잡하다"면서도 "2년여 동안 심리한 결과 C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는 유죄 판결을 받았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와 성분·유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습기살균제
SK케미칼
업무상과실치사
옥시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4-01-11
이 사건 담당 재판부,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심리 중
(단독)[판결] 혼인 중 단독 명의 취득 재산에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이혼 시 실질적 부부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기간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주식 등 재산에 대해 다른 배우자가 그 유지 등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을 심리 중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 강상욱·이동현 고법판사)는 지난 11월 2일 남편 A 씨가 아내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비율을 A 씨 40%, B 씨 60%로 정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재산분할비율을 각각 30%, 70%로 바꿨다. 이 판결은 양측에서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1991년 4월 결혼해 B 씨의 부모가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면서 마련한 서울 소재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혼인 기간 A 씨는 의사로 일했고, B 씨는 가사를 돌보며 자녀 양육을 전담했다. 이들은 1995년 A 씨의 명의로 서울의 다른 아파트를 매수했고, 당시 B 씨의 부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A 씨는 1998년부터 2003년경 경기도 용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공부를 위해 2004년 1월 B 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09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척추신경병원을 개원해 운영하다가 지인에게 양도한 후 2019년 6월 가족들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에 병원 개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B 씨와 잦은 다툼을 겪다가 이듬해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1심은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 비율에 대해서는 A 씨 40%, B 씨 60%로 정했다. 하지만 양측은 각자의 재산분할 비율이 낮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혼인기간에 A 씨는 의사로 일하면서 경제활동을 했고, B 씨는 주로 가사와 양육을 담당한 점 △혼인 당시 B 씨의 부모가 서울 소재 아파트에 관한 전세보증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방식으로 신혼집을 마련해줬고, 이후 이들이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 때 전세보증금이 사용된 점 △B 씨의 C 물산 주식 중 상당 부분을 B 씨의 부친 및 작은아버지의 증여로 취득한 점 등을 참작했다. 특히 재판부는 B 씨가 1998~2021년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B 씨 아버지 회사인 C 물산 주식이 B 씨의 특유재산일지라도, A 씨가 이들의 혼인 기간에 경제활동을 하면서 해당 주식의 가치 유지 및 감소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그 감소를 방지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A 씨가 혼인 기간 대부분 의사로서 경제활동을 했고, 그 소득 중 상당 부분을 B 씨가 관리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가 혼인기간 중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 역시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다”며 “B 씨가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배당금을 원천으로 해 B 씨의 C 물산 주식수가 증가한 이상, 이는 부부 공동재산을 통한 주식 수의 증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당시 A 씨 집안은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B 씨 집안은 A 씨 집안에 비해 경제적인 상황이 훨씬 좋았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 서울의 다른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을 때 A 씨의 수입과 자녀들의 나이, 생활비 및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정도, B 씨 부모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해당 아파트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마련된 아파트를 매각한 돈으로 미국에서 살 주택을 구입하기도 한 점 등을 참작해 재산분할비율을 이같이 정한다"고 판시했다.
한수현 기자
2024-01-03
기업법무
행정사건
[판결] '이용자 접속속도 저하' 페이스북, 방통위 상대 과징금 취소소송 최종 승소
한국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4억여 원의 과징금 납부를 명령받은 페이스북이 처분에 불복해 낸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페이스북 아일랜드 리미티드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유지했다(2020두50348). 방통위는 2018년 3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일부 인터넷 접속경로를 국내 서버에서 해외 서버 등으로 임의로 변경해 국내 이용자들의 접속 속도가 저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과징금 3억96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업무처리절차 개선을 명령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같은 해 5월 방통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이 구 전기통신사업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건의 쟁점이었다. 1·2심은 방통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사건의 쟁점 조항인 '이용의 제한’에는 해당하나,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체했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방통위의 처분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이 지연되거나 이용에 불편이 초래된 경우는 '이용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CP(콘텐츠 제공사업자)가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로의 과다 접속에 따른 다량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전송, 처리하기 위해 접속경로 변경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결코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합리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영업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을 여지도 다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개정 전의 전기통신사업법은 CP의 일방적인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대한 규제 또는 규율의 법적 공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판결은,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로 전기통신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 등이 초래되거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더라도 이용자의 이용을 일정 부분 금지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고 이용 자체는 가능했던 점, 2020년 6월경에야 대형 CP에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이 신설된 점 등을 근거로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되는 이용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했다"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페이스북
접속경로변경
방통위
홍윤지 기자
2023-12-21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2심에서도 벌금 3000만 원 선고받았다
(단독)[판결] SK해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기소
해외 거래처에 선박을 임대하면서 이를 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SK해운이 2심에서도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3부(김진영, 김익환, 김봉규 부장판사)는 7월 2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해운의 항소를 기각했다(2022노601). 해상운송과 선박대여 사업 등을 영위하는 SK해운(대표 김성익, 변수근)은 2018년 7월 해외 거래처에 임대차 기간 5년, 일일 용선료 1만6000달러로 선박을 임대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이를 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를 비롯해 2019년 6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해외 거래처와 임대차 기간 1년 이상 조건으로 선박에 대한 외국통화표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며 이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SK해운은 해외 거래처와 용·대선 계약을 계속 체결해 왔고 그 거래 규모도 상당하다"며 "이 사건은 2018년 7월 최초 신고의무 위반 행위 이후 2019년 6월까지 신고의무 위반 행위가 반복됐음에도 회사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5차례의 신고의무 위반이 있는 등 위반 횟수가 많고, 신고가 누락된 거래 금액이 아주 큰 금액인 점 등에 비춰볼 때 위반 행위로 인해 예상되는 법익 침해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SK해운은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 신고누락을 방지할 목적으로 조직관리 규정을 둬 업무분장 하에 신고절차를 이행해 오기는 했지만, 결국 해당 거래가 외국환거래 신고대상인지에 관한 판단은 일선 영업팀에게 일임돼 있고, 영업팀 판단의 당부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다른 장치가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과의 자본거래가 빈번하고 규모도 상당히 큰 기업으로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관련 규정을 정확히 파악해 기획재정부장관 등에 대한 신고를 마친 후 거래하는 등 종업원이 적법하게 업무를 처리하게 해야 했음에도 이에 대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한 부분에 관해서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외국환거래법의 입법 취지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참작해 봐도 1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2019년 12월 광주세관의 정기법인 심사 결과에서 5차례 신고의무 위반 행위와 관련한 혐의가 발견돼 조사가 착수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신고의무 위반 발생 여부에 관해 평소 특별한 내부적 감사나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2월 SK해운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선박임대
외국환거래신고
SK해운
이용경 기자
2023-08-13
정보통신
[판결] 대법 전합, "통신사실확인자료도 문서제출명령의 대상 될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신사실확인자료도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통신과 대화의 비밀 및 자유와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관해 엄격한 비교형량을 거쳐 그 필요성과 관련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7일 SK텔레콤이 낸 재항고 사건(2018스34)에서 A 사의 항고를 기각한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 남편 B 씨의 부정행위를 주장하던 아내 C 씨는 이혼 소송에서 증명을 위해 SK텔레콤에 B 씨의 통신사실확인자료(통화내역)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SK텔레콤에 '상대방 당사자(B 씨)의 2015년 7월부터 약 1년 간의 통화내역을 제출하라'라는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통화내역 제공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위반자의 협조의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개인정보보호 강화 방침으로 자료제공이 불가능하다"며 제출을 거부했고, 법원은 과태료 500만 원 부과했다. 그러자 SK텔레콤은 즉시항고했다. 앞서 원심은 "민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의 내용, 입법목적 등을 종합해 볼 때 문서제출명령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문서의 제출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통신비밀보호법에서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문서송부촉탁의 방법으로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했더라도 법원은 결정으로 그 제출을 명할 수 있고, 전기통신사업자는 이에 따를 의무가 있다"며 SK텔레콤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재항고했다. 이 사건에서는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에 대해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본문을 이유로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민사소송법은 법원이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도 문서의 제출을 명할 수 있고,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응하지 않은 때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반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며,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를 이유로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과 민사소송법은 그 입법목적, 규정사항 및 적용범위 등을 고려할 때 각각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입법취지를 가진다"며 "통신비밀보호법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의해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민사소송법상 증거에 관한 규정이 통신사실확인자료에는 원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2는 이미 민사소송법 제294조에서 정한 '조사의 촉탁'의 방법에 따라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조사의 촉탁보다 더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쳐 발령되는 문서제출명령에 의해 통신사실확인자료가 제공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목적에 반한다거나, 법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넘는 확장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해 문서제출명령을 심리·발령할 때에는 '개인의 사생활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라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해 통신과 대화의 비밀 및 자유와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관해 엄격한 비교형량을 거쳐 그 필요성과 관련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통신사실확인자료의 내용 및 기간이 신청인이 제시한 증명사항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나아가 그 문서에 대한 서증조사를 통해 증명사항이 사실로 인정되면 그러한 사실에 기초해 신청인이 구체적으로 특정한 주장사실을 추단할 수 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선수 대법관은 과태료 재판에서 문서제출명령 자체의 적법성을 다툴 수는 없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한편 안철상, 민유숙, 노정희, 오석준 대법관은 "법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 문서제출명령을 할 수 없고, 명령을 하더라도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비밀보호법을 들어 그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통신비밀보호법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법률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강한 일반적 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문서제출명령은 그 명령을 받은 제3자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담시키고 위반에 대해 질서벌의 제재를 부과한다"며 "두 법률규정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모순되고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지시하고 있어 규범의 충돌이 존재하고, 이는 특별법인 통신비밀보호법을 우선함으로써 해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과태료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결정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 위반의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결정은 파기돼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명확한 해석론이 정립되지 않아서 실무상 혼란이 있었다"며 "통신사실확인자료가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게 문서제출명령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의 심리 방법과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실확인자료
문서제출명령
통화내역
개인정보
박수연 기자
2023-07-17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법원 "대주주가 맡긴 기금, 회사 순자산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대주주가 기업에 맡긴 기금은 회사의 순자산을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법인세 부과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5월 11일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한 SK브로드밴드(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김동하, 김성환, 박재만 변호사)가 동수원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등 취소소송(2022구합59578)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태광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는 2017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운영 및 지원을 위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금 100억 원을 기부받았다. 티브로드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총 6회에 걸쳐 100억 원 중 38억여 원을 21개 중소 PP에게 지원했다. 이후 2019년 12월 티브로드와 이 전 회장은 양해각서를 합의해지했고, 해지한 날 티브로드는 이 전 회장에게 이미 지급된 금액을 뺀 미사용 정산금 61억 7900만 원을 반환했다.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은 티브로드에 대한 법인세 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해 기부금 100억 원과 그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거래에 의해 생긴 수익)으로 산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합병 뒤 법인인 SK브로드밴드에 과세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61억여 원을 SK브로드밴드 2020년 귀속 소득금액으로 변동 통지했고, 동수원세무서는 2017년 사업연도 법인세를 25억 5000여만 원으로 경정·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SK브로드밴드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금과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으로 산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티브로드는 양해각서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기금을 관리·집행할 수 있었을 뿐이고, 자기를 위한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며 "해당 기금은 티브로드의 고유재산과 분리돼 별도로 집행·관리됐고 티브로드의 자산으로 회계 처리되지도 않았으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진행할 때에도 티브로드는 기금을 자산이 아닌 것으로 봐 회사가치의 평가에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티브로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금을 선량한 주의의무로 집행·관리하며 수탁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할 뿐, 사용·수익 내지 처분의 측면에서 현실로 기금을 지배·관리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해각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중소PP 등을 위해 지출됐고, 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남은 정산금도 합의해지에 따라 이 전 회장에게 반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금의 객관적 지출 형태나 반환 경위를 보더라도 SK브로드밴드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것으로서 SK브로드밴드에 실질적으로 귀속된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인세
기금
한수현 기자
2023-07-17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개통 후 철회할 수 없는 이동통신사 약관…대법 "청약철회권 제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철회하지 못하도록 한 이동통신사 약관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단체가 제기한 소비자단체소송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5일 한국소비자연맹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소비자권익침해행위 금지 및 중지 사건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14746).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하지 않아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 12월 SKT와 KT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LGU+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 원고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이 통신사들을 상대로 소비자권익침해행위라면서 중지·금지를 구하는 것은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제6조 제2호의 소비자가 계약 철회·해지 등을 주장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유지시키는 행위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구체적으로 △팩스, 우편으로 해지신청을 하는 경우 신분증 사분을 요구하는 행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청약철회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중지·금지를 요구했다. 1, 2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약철회권 행사 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선이 개통된 이상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해 소비자는 사업자의 의사에 반해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회선이 개통돼 이동통신서비스의 일부가 사용 또는 소비돼 소멸했더라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제한될 정도로 이동통신서비스에 현저한 가치 감소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소비자가 회선 개통 후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때까지 이동통신서비스를 사용·소비함으로써 가치가 소멸되거나 감소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동통신서비스 계약에서 제공 예정된 전체 이동통신서비스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부분으로 사업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상당 부분의 가치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기본법 및 전자상거래법 등의 입법취지와 청약철회권 제도의 목적 및 내용을 고려할 때, 청약철회권의 제한사유가 존재하는지 및 그러한 제한사유 해당 사실에 대한 표시의무를 다했는지를 사업자가 모두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지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주장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날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역시 같은 단체가 KT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2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87034). 대법원은 "소비자로서 단말기지원금 등의 반환을 감수하고서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철회하는 것에 주저하게 될 것이므로 사실상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효과가 초래된다"며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함께 체결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의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기 위해선 단말기 구매계약의 청약철회권도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말기 구매계약에 대해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있다고 보더라도, 그런 사실이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돼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단말기 구매계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청약철회 제한사유가 기재돼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함께 체결한 소비자가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소송
이동통신사
약관
청약철회권
한수현 기자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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