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를 받은 사람이 이를 단체카톡방에 올렸다가 처벌 받았다면 가짜뉴스를 보낸 지인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은 최근 A씨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소134159)에서 "B씨는 A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문재인 당시 후보가 2005년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받아 휴대폰으로 이를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A씨는 이 일로 문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2017년 11월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됐다.
“처벌받은 정신적 고통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 있어”
A씨는 당시 문 후보와 경합하고 있던 다른 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 가짜뉴스는 같은 교회 교인 B씨로부터 받은 것이었다. 이후 A씨는 B씨를 상대로 "1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 원로법관은 "B씨는 같은 교회 교인인 A씨가 안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A씨에게 해당 가짜뉴스를 전달하면 그가 선거원 등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가짜뉴스에 대한 세심한 검증 없이 바로 A씨에게 전달해 A씨가 처벌받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어 "A씨가 벌금형을 선고받게 된 데에는 B씨의 잘못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기에 B씨는 A씨에게 형사재판과 벌금형으로 인해 받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며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가짜뉴스를 아무런 검증 없이 전달했다가 전달 받은 사람이 이를 유포해 처벌을 받게 되면 자신도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