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변제공탁한 돈이 10년 가까이 지나서 소멸시효로 국고에 귀속되기 불과 1주일 전에 채권자가 소를 제기,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전병식·田炳植 부장판사)는 2일 김모씨(48) 등 2명이 "채무자가 변제공탁한 1백40만원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 항소심(☞2001나64379)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탁자와 피공탁자 사이에 공탁원인의 존부나 그 효력에 관해 다툼이 있는 경우 행해지는 변제공탁에 있어서 피공탁자가 공탁금출급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공탁자가 주장하는 공탁원인을 수락하는 결과가 돼 그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공탁자와 피공탁자 사이의 분쟁이 해결된 때'로 보는 것이 변제공탁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이 사건 공탁의 원인이 된 매매계약에 따른 분쟁이 해결된 때는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된 91년8월13일로 봐야 하므로 그 다음날인 14일부터 공탁금출급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며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01년 8월6일 이 사건 소가 제기됐으므로 피고는 공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등은 87년부터 91년까지 채무자와 연립주택 매매대금에 대해 소송을 하던 중 채무자가 88년 9월28일 변제공탁한 1백40만원을 국가가 99년 1월19일 소멸시효 10년이 완성됐다는 이유로 국고에 귀속시키자 이 사건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