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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검수완박 입법 무효로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의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지만 법안 통과 자체는 무효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또 법무부와 검찰이 검수완박법 입법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권한쟁의심판에 대해서는 당사자 적격이 없고, 권한침해가능성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권한쟁의 심판은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 등과 달리 헌법재판관 9명 중 과반수인 5명 이상의 찬성으로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에 헌재가 선고한 권한쟁의심판 사건 2건 모두 재판관 5대 4로 의견이 갈렸다. ◇ 국회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간의 권한쟁의 사건은 = 헌재는 23일 국민의힘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사건(2022헌라2)에서 재판관 5(인용)대 4(기각) 의견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022년 4월 27일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는 청구인(국민의힘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의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권한침해 확인청구는 재판관 5(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각 가결선포행위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도 5(기각) 대 4(인용) 의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해 인용의견을 낸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법사위 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의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회법 제57조의2 제4항 및 제6항, 제58조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와 실질적 토론을 전제로 하는 헌법상 다수결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49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역시 인용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은 미리 가결의 조건이 충족되도록 조정위원을 선임하여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심사보고와 토론 등의 절차를 생략했다"며 "이로 인해 조정위원회 조정안 의결에는 국회법 제57조의2 제4항 및 제6항, 제57조의2 제10항, 제57조 제8항 및 제58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고, 법사위 전체회의 표결절차에는 국회법 제58조 제1항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원장에 대한 무효확인청구'에 대해 기각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의 가결선포행위에 헌법 및 국회법 위반이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제로 한다"며 "권한침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고 했다. 기각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도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 침해 인정되나, 그 정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전면 차단되어 의회주의 이념에 입각한 국회의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국회의 형성권 존중하여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고 했다. 한편 '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침해확인청구 및 무효확인청구'에 대해 기각의견을 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헌법과 국회법에 회기의 하한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짧은 회기라고 하여 위헌·위법한 회기로 볼 수 없고, 적법하게 결정된 회기가 종료되어 무제한토론이 종결되었으므로 무제한토론권한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수정안은 법사위에서 실제 논의되었던 사항이 포함된 것이므로 원안과의 직접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적법한 수정동의여서 국회의장의 가결선포행위에 헌법 및 국회법 위반이 없어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권한침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무효확인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기각의견을 낸 이미선 재판관도 "위 전부기각의견과 동일한 이유로 권한침해청구 및 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다"면서도 "다만, 법사위에서 청구인들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적법하게 의사절차가 진행된 이상 법사위에서의 절차상 하자만으로 본회의에서도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 법무부장관 등과 국회 간의 권한쟁의 사건은 = 법무부와 검찰도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2022헌라4)을 청구했지만 재판관 5(각하)대 4(인용) 의견으로 각하됐다. 각하 의견을 낸 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은 법무부장관에 대해 "법안은 검사의 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은 청구인 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에 대해서도 "법률개정행위는 국회가 입법사항인 수사권·소추권의 일부를 행정부에 속하는 국가기관 사이에서 조정·배분하도록 법률을 개정한 것"이라며 "검사들의 헌법상 권한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적법하다"며 "법률개정행위는 검사들의 헌법상 소추권과 수사권, 법무부 장관의 검사에 관한 관장 사무에 대한 권한을 각각 침해했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 이른바 '검수완박'은 =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은 지난해 4~5월 국회를 통과해 지난해 9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6대 중요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2대 중요범죄'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범위도 크게 제한했다. 한 장관과 검사 6명은 지난해 6월 검수완박 법안 내용은 물론 입법절차가 모두 위헌이라며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냈다. 같은해 4월엔 유상범·전주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및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원 선임, 법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자신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권한쟁의를 청구했다. ◇ 선고 후 반응은 =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양측 대리인 등의 반응도 엇갈렸다. 국회 측을 대리한 노희범(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는 "소송 수행 대리인으로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헌재 결정은 결정 그 자체로서 효력이 발생하므로 소송행위 이후에 어떤 행위를 한다거나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혜(57·21기)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 결정에 대해 저희가 더 다툴 방법은 없다"라며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은 목적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국회에서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헌재 결정에 대해 한동훈(50·27기) 법무부장관은 "법무부장관으로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위헌·위법이지만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각하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헌법적 질문에 대해 실질적 답을 듣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4명의 재판관들이 위헌성을 인정해서 검수완박의 필요성을 전적으로 부정한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입장을 내 "국회 입법행위의 절차에 있어 위헌, 위법성이 있음을 헌재에서 확인해 준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직결된 법률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실질적 본안판단 없이 형식적으로 판단하여 5대 4로 각하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 검찰은 어떠한 법률과 제도 아래에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연·이용경 기자 sypark·yklee@lawtimes.co.kr
검수완박
검찰청법
검찰
박수연 기자
2023-03-24
헌법사건
헌재, 행정안전부 장관 상대 권한쟁의심판 각하
"국가경찰위 권한쟁의 자격 없어…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 아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 근거가 된 지휘규칙을 두고 국가경찰위원회가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 대해 국가경찰위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2일 국가경찰위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사건(2022헌라5)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지난 7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행정안전부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안은 경찰 관련 법령 제정·개정이 필요한 기본계획의 수립과 그 변경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경찰청장이 미리 행안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경찰위는 해당 지휘규칙의 제정행위가 국가경찰 관련 주요정책에 대한 위원회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지휘규칙안 자체가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주요정책'에 해당하므로 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안전부령 제348호로 제정된 행안부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 제2조에서는 경찰청장 및 소방청장은 중요 정책사항에 관해 미리 행안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는 예산 관련 자료 중 중요사항을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0조에서는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인사, 예산 등 중요정책 및 경찰업무 발전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행안부장관은 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내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에는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는 헌법재판소 관장 사무 중 하나로 '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을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국가기관'에 해당하는지를 판별함에 있어 그 국가기관이 헌법에 의해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지 여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 상호간의 권한쟁의를 해결할 수 있는 적당한 기관이나 방법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헌법상 국가에 부여된 임무 또는 의무를 수행하고 독립성이 보장된 국가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오로지 법률에 설치근거를 둔 국가기관이라면 국회의 입법행위에 의해 존폐 및 권한범위가 결정될 수 있어 헌법에 의해 설치되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제정한 경찰법에 의해 비로소 설립된 국가경찰위는 국회의 경찰법 개정 행위에 의해 존폐 및 권한범위 등이 좌우되므로,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국가경찰위원회 제도를 채택하느냐의 문제는 우리나라 치안 여건의 실정이나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 등과 관련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은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에 한정해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경찰위원회는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통령 간 권한쟁의 사건에서도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인 인권위에게 당사자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2009헌라6).
국가경찰위원회
경찰국
권한쟁의심판
한수현 기자
2022-12-22
형사일반
[판결] 'DJ 뒷조사 관여 의혹' 이현동 前 국세청장, 무죄 확정
이명박정부 때 국가정보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음해하고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현동 전 국세청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2091).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미필적 고의, 공동정범, 방조의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청장을 지낸 2010년 5월∼2012년 3월 국정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인 일명 '데이비드슨 사업'에 관여해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3500만원과 4만7000달러를 횡령해 국고에 손실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 전 청장은 2011년 9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으로부터 활동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모두 이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청장이 원 전 원장과 공모해 국고를 횡령했다고 인정하려면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며 "국고에 손실을 입히려 한다는 것을 이 전 청장이 알았다거나 국고손실을 인식할 외부 정황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 전 청장이 비자금 추적 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건과 같은 정보수집 활동이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 없기에 국가기관 입장에서 협조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청장이 1억2000만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 전 청장이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있는 자리에서 김 전 국장이 1억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하는 이른바 '삼자대면'에 대해 김 전 국장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핵심 관련자인 원 전 원장과 김 국장, 박 전 차장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국고손실
이명박
김대중
비밀공작
이용경 기자
2022-01-27
형사일반
대법원, 무죄원심확정
[판결] ‘외국변호사’임을 알 수 있다면 SNS 등 ‘변호사’ 호칭 처벌 못해
외국변호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와 SNS 등에 자신을 '변호사'로 지칭했더라도 국내변호사로 오인할 가능성이 낮다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최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7355).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A씨는 2019년 1~6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SNS에 '#○○○○변호사'라고 자신의 미국 이름 뒤에 변호사라는 직함을 붙인 해시태그를 다는 등 스스로를 변호사로 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법 제112조 3호는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가 아니면서 자신을 변호사로 표기하거나 기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은 "변호사법 제112조 3호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변호사나 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했는지 기계적으로 판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표시의 방법과 목적, 법률사무와의 관련성, 그러한 표시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과 오인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는 인터넷 블로그 프로필에 '법무법인 C 소속 외국변호사' 등을 기재해 일반인으로 하여금 국내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라고 인식·오인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검사는 프로필은 별도의 항목을 찾아 확인해야 알 수 있으므로 변호사법 위반 행위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 프로필은 사용자들이 공식 링크를 통해 방문하는 경우 곧바로 혹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링크를 통해 방문하는 경우에도 사용자들은 통상 블로그를 운영하는 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프로필을 확인한다"며 "A씨의 블로그는 A씨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명함이나 소속 법무법인 홈페이지 등과 달리 직접적인 업무관련성이 없다"면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변호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최근 외국변호사들의 방송 출연이나 강연 등 대외 활동이 늘고 있는데, 법률서비스 소비자인 국민들이 한국 변호사와 외국 변호사의 역할이나 지위 등에 대해 오인하거나 착각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로펌 변호사는 "외국에서는 '변호사'를 뜻하는 용어의 사용에 우리나라만큼 예민하지 않다"며 "우리 법조인들의 국외 진출이 더욱 늘어나야하는 시점인데, 외국의 경향 등을 고려해서 외국변호사들의 호칭 및 활동 문제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외국변호사의 호칭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돼왔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지난 6월 보도자료를 내고 외국변호사의 '변호사' 직명 사용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변협은 당시 "미국 뉴욕주 변호사 B씨는 공공기관 등에서의 교육, 강연, 토론회, 심포지엄에서 '변호사' 직명을 사용해 한국법에 대해 강연하거나 자문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며 "이는 해당 국가기관, 공공기관 등이 한국변호사가 아님에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공식 허용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B씨가 진행하는 대외활동에 참여한 국민들이 외국변호사 자격소지자가 한국변호사의 업무 범위까지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협은 이와 같이 변호사가 아닌 자의 변호사 표시 및 법률사무 취급 등 변호사법 위반 행태와, 외국변호사가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한국변호사 시장을 교란하는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국로펌의 국내 진출 등 법률시장 개방을 규율하는 기본법인 외국법자문사법은 외국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한 후 우리나라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자격승인을 받고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한 사람을 '외국법자문사'로 규정하고, 이들만 자신을 원자격국의 명칭과 함께 '○○법자문사(예컨대 미국법자문사)' 또는 '○○변호사(미국변호사)'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법자문사가 아니면서 외국법자문사나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하거나,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외국법사무를 취급하는 뜻을 표시 또는 기재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변호사법
SNS
외국변호사
홍수정
2021-09-09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관 6대 3 결정
"공익사업 토지수용 환매권 10년 제한은 헌법불합치"
공익사업을 위해 수용된 토지가 사업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해당 토지에 대한 환매권을 10년으로 제한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이 "토지보상법 제91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131)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최근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경남 창원시는 2005~2006년 '괴정-외성 간 해양관광도로 개설공사'를 추진하면서 토지보상법에 따라 A씨 등으로부터 창원시 진해구 일대 토지를 취득했다. 그런데 창원시는 공사 진행중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남산유원지 개발계획'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사업진행을 보류했다. 이후 2017년 5월 해당 토지를 해양관광도로 사업부지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A씨 등은 2018년 1월 창원시를 상대로 토지에 대한 환매를 청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토지보상법 제91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이 조항은 '사업 시행자가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은 뒤, 사업 변경 등을 이유로 필요가 없게 되면 원래 소유자가 그 토지에 대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토지를 취득한 지 10년 이내에만 환매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10년이 지난 토지에 대해 환매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환매권의 발생기간을 제한한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양한 공익사업이 출현하면서 공익사업 간 중복·상충 사례가 발생했다"며 "산업구조 변화, 비용 대비 편익에 대한 지속적 재검토, 인근 주민들의 반대 등에 직면하여 공익사업이 지연되다가 폐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토지취득절차 돌입 후 10년 6개월이 경과했는데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공익사업이 156건, 이를 위해 사인으로부터 취득한 토지가 약 1만4000필지에 이른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환매권 발생기간 '10년'을 예외 없이 유지하게 되면 공익사업의 폐지 등으로 공공필요가 소멸했음에도 단지 10년이 경과했다는 사정만으로 환매권이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입법례에 비춰봐도 발생기간을 제한하지 않거나 더 길게 규정하면서 행사기간 제한 또는 토지에 현저한 변경이 있을 때 환매거절권을 부여하는 등 보다 덜 침해적인 방법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익은 원소유자의 사익침해 정도를 정당화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이 조항의 위헌성은 환매권의 발생기간을 제한한 것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그 기간을 10년 이내로 제한한 것에 있다"며 "위헌성을 제거하는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입법재량 영역에 속하므로, 법원, 국가기관 및 지자체는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해당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종석·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치 변화가 상당히 심하고, 토지를 투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경향이 상당히 존재한다"며 "원소유자가 환매권을 행사하는 주된 동기가 상승한 부동산의 가치회수인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환매권 발생기간 제한이 환매권을 의미없게 만든다거나 그 본질을 훼손할 정도로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공익사업
환매권
토지보상법
손현수 기자
2020-12-02
헌법사건
헌법재판관 5대 4 결정
헌재 “국회 패스트트랙 앞두고 오신환 의원 사개특위 사보임 적법”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상임위 이동)은 적법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보임이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27일 오신환 당시 바른미래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사건(2019헌라1)에서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권한쟁의란 국가기관 등 상호 간 권한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을 경우 헌재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국회는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로 개선할 것을 요청했고, 문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오 의원은 "사보임 때문에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며 문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위원회 위원의 선임 또는 개선은 위원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로서 신속성과 효율성을 고려할 필요성이 큰 국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라며 "국회의장이 구체적인 사안마다 국회의원의 의사와 개선의 필요성 등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해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개선하게 되면 특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개별 국회의원의 의사를 조정하기 위한 기준을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정하게 돼 국회의원의 권한을 제약하고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고 각 정당의 의사를 반영한 사법개혁안을 도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결정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사개특위에서 특정 법률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지정동의안을 가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에 반대하는 오 의원을 심의·표결 절차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요청된 것으로서, 오 의원의 사개특위에서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정당기속성이라는 정치현실의 이름으로 이를 허용하는 것은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부정하고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뛰어넘는 원칙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국회법 제48조 6항에 따라 '임시회의 회기 중에는 위원을 개선할 수 없다'는 오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조항 본문 중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부분은 해당 위원이 '위원이 된 임시회의 회기 중'에 개선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제48조 6항은 '위원을 개선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오 의원은 제364회 국회(정기회) 회기중이었던 2018년 10월18일 사개특위위원으로 선임되었으므로 그로부터 30일이 지난 2018년 11월17일 이후에는 개선될 수 있었다"며 "오 의원에 대한 개선행위는 2019년 4월25일 이루어졌으므로 국회법 48조6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권한쟁의
오신환
문희상
패스트트랙
사보임
손현수 기자
2020-05-27
헌법사건
행정소송 1, 2심에서 교육청이 모두 패소 등 고려
검사의 소송지휘 따르지 않은 교육감, 무조건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
행정소송에서 교육감이 검찰의 소송지휘를 따르지 않았다고 무조건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패소 가능성이 높은 사건에서 교육감이 합리적 판단을 해 업무를 수행했다면 직무유기가 아니라는 취지다. 헌재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교육감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마1179)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제주도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부인 B씨는 2008년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제주도교육청은 B씨가 유죄 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해임 처분을 의결했고,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이 B씨의 손을 들어주자 제주지검은 교육감인 A씨에게 항소할 것을 지휘했다. 국가기관 등이 당사자인 행정소송은 법무부의 위임을 받아 검사가 지휘한다. A교육감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뿐만 아니라 B씨가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줬다. 이에 A교육감은 광주고검에 집행정지 인용 결정 즉시항고 포기 및 본안사건 상고 포기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고검장은 A교육감에게 상고 및 즉시항고 제기를 지휘했다. A교육감은 이에 따라 상고는 했지만 즉시항고는 포기했다. 이후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헌재, “검찰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 전원일치 결정 그러나 검찰은 "A교육감이 광주고검장의 소송지휘를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를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한 다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A교육감은 "기소유예 처분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직무유기죄는 직장의 무단이탈이나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구체적 위험성이 있고 불법과 책임 비난의 정도가 높은 법익침해의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교육감은 광주고검장의 소송지휘에 따라 즉시항고를 하더라도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B씨가 낸 행정소송 1,2심에서 교육청이 모두 패소했다는 점과 해임처분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부 형성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즉시항고를 제기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염려해 소송지휘에 따르지 않았다는 A교육감의 주장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교육감은 나름대로 소송지휘에 응해 본안사건에서는 상고를 제기했으나,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는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이는 A교육감이 (자신의 직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든 직무집행의 의사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소유예
직무유기
소송지휘
손현수 기자
2020-04-08
형사일반
"국고손실 공범 적극 가담했다 보기 어려워… 뇌물은 진술 신빙성 의문"<br> 검찰 "불법적 요구 국가기관이 따라도 죄 안 된다는 결론… 동의 못 해"
[판결] 'DJ 뒷조사 의혹' 이현동 前 국세청장, 1심 "무죄"… 檢 "항소할 것"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음해하고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동(62) 전 국세청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방 조의연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및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8고합213). 이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과 청장을 지낸 2010년 5월∼2012년 3월 국정원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을 뒷조사하는 비밀공작인 일명 '데이비드슨 사업'에 관여해 대북공작에 써야 할 자금 5억3500만원 및 5만달러를 낭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청장은 또 2011년 9월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승연 전 국정원 대북공작국장에게서 활동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의 현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 전 청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 관련 해외정보 수집을 제공하도록 승인한 건 맞지만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재판부는 "이 전 청장이 원 전 원장과 공모해 국고를 횡령했다고 인정하려면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고에 손실을 입히려 한다는 것을 이 전 청장이 알았다거나 국고손실을 인식할 외부 정황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청장이 비자금 추적 사업 추진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건과 같은 정보수집 활동이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 없기에 국가기관 입장에서 협조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청장이 국정원 측으로부터 1억2000만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원 전 원장과 김 국장,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청장이 박 전 차장이 있는 자리에서 김 전 국장이 1억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하는 이른바 '삼자대면'에 대해 김 전 국장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박 전 차장 역시 수시로 말을 바꾸는데다 삼자대면 전후의 사정은 전혀 기억하지 못해, 김 전 국장의 주장 때문에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데이비드슨 사업 자체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원 전 원장의 진술은 그 자체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판결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비자금 의혹 폭로라는 정치적 의도에서 실행되는 공작의 불법적 목적을 알면서 국세청이 자금을 요청했고, 국정원에서 받은 뒤 해외공작원에게 전달하는 등 불법공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이 확인됨에도 이러한 행위를 '국고손실의 고의가 없다', '가담 사실(기능적 행위지배)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한 것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는 국정원의 불법적 요구를 국가기관이 그대로 따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인데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물 공여자들이 혐의에 부합하는 증언을 일관되게 유지했음에도 (재판부가) 이 전 청장의 진술만 믿고 공여자들의 진술을 배척했다"면서 "항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국고손실
박수연 기자
2018-08-08
정보통신
[판결] '국정원 댓글 아이디 제보'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 2심서 '무죄'
불법 댓글 활동을 한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아이디를 언론사 기자에게 제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던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운영자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18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노4041). 재판부는 "이씨가 알려준 아이디는 국정원 직원이 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법 사용한 것"이라며 "국가기관 직원이 개입된 조직적 범죄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사생활 침해가 경미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국정원과 경찰은 이씨가 운영하는 '오늘의 유머'를 종북사이트라고 공격하고 있었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 등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이씨가 아이디를 언론사에 제보한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13년 1월 한 일간지 기자에게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사용하던 아이디 11개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경미 범죄자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해주는 것을 말한다.
국가정보원
댓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이순규 기자
2018-01-18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박근혜 명예훼손' 박지원… 1심서 "무죄"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저축은행 로비스트와 인연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76) 국민의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8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3년 반 만에 나온 결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1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4고합1033). 재판부는 "박 의원이 단정적으로 표현했다고 해도 그 내용이 허위라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럽다"며 "박 의원에게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기에 박 전 대통령을 비방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SBS라디오 전화인터뷰, 동아일보 인터뷰 등에서 '만만회(이재만·박지만·정윤회)'를 언급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4년 8월 기소됐다. 당시 박 의원은 "만만회라는 것이 움직이고 있다.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회장,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윤회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2년 4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나가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지금 구속돼 재판받지 않나. 이분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막역하게 만났다"며 박 전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에 관여한 의혹을 제기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만만회' 의혹 제기와 관련해 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박지만 회장과 정윤회씨는 지난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해 박 전 대통령이 고소한 사건만 남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박 의원은 당시 최후진술에서 "집권여당의 대표가 로비스트를 만났다면 의혹을 제기해야 하는 게 야당의 의무"라고 반박했다. 1심 선고 직후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국가기관 중 가장 정의롭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사법부의 판단에 감사를 표한다"며 "제가 만만회 의혹을 제기한 2014년 8월과 박근혜 비리를 제기한 2012년 5월에 검찰이 저를 수사할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수사했다면 오늘의 국정농단이 없었을 것이고 박 전 대통령도 감옥 갈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만회
명예훼손
이순규 기자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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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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