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행물 등에 기재된 디자인의 결합으로 용이하게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면 디자인권자가 권리주장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희승 부장판사)는 최근 강아지 모양 어깨가방의 디자인권자인 박모씨가 "내 디자인과 동일 내지 유사한 디자인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어 팔았으니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인형전문업체인 오로라월드(주)를 상대로 낸 디자인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2009가합109458)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2003년 무렵 강아지 인형 숄더백 제품 등이 포함된 제품 카달로그를 미국에서 반포했다"며 "피고는 이 카달로그를 미국에서 2,000부 제작의뢰해 배포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에 비춰 원고의 디자인은 이미 출원 전 피고가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것은 디자인보호법 제5조1항 제3호에 해당하는 디자인으로서 그 등록이 무효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어서 이에 기초한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2002년 이전부터 생산, 판매하던 허스키 강아지 형상의 캐릭터 인형을 변형해 가방끈이 탈부착 가능한 숄더백에 관한 디자인을 완성한 뒤 2002년 3,600개의 생산작업지시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런 피고의 영업규모와 기간 등을 고려해 봤을 때, 피고는 원고가 강아지 인형 숄더백 디자인을 출원할 무렵인 2002년 원고의 디자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 디자인을 창작해 국내에 이와 동일 내지 유사한 디자인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그 사업의 준비를 하고 있는 자인 통상실시권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02년 강아지 인형을 모티브로 어깨끈을 달아 가방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 출원등록한 원고는 이 모양과 거의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