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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헌법사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 위해 필요
헌재, "'주52시간제'는 합헌"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주 52시간 상한제로 인해 계약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에 제한을 받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누적된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2월 28일 사업주와 근로자들인 A 씨 등이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50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주 52시간 상한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 시간에 관해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면서도 "하지만 주 52시간 상한제조항은 실근로시간을 단축시키고 휴일근로를 억제 근로자에게 휴식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입법목적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입법자는 장시간 노동 문제가 구조화됐다고 보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로 주 52시간 상한을 초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사용자와 근로자의 계약의 자유와 사용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안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제8조 제1항 등과 관련해 A 씨 등이 청구한 나머지 심판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최저임금법령조항은 그 자체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뜻한다.
근로기준법제53조제1항
주52시간
근로시간상한제
박수연 기자
2024-03-04
노동·근로
형사일반
연장근로 시간 계산 기준 첫 제시
대법원 "주 52시간 준수 여부, 1주간 근로시간 기준"
연장근로 한도를 지켰는지 여부를 때질 때는 1일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니라 1주간 총 근로시간에서 법정근로시간(1주당 40시간)을 빼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2월 7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판단하면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393). 이 씨는 2013∼2016년 근로자 A 씨에게 퇴직금 부족분 약 167만 원과 연장근로 수당 약 493만 원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1주간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총 130회 초과해 일하게 한 혐의 등을 받았다. 1, 2심은 이 씨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한도 위반 여부를 따지는 계산 방법이 쟁점이 됐다. 앞서 원심은 근로자가 1일 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시간을 각각 계산한 뒤 이를 합산한 값이 1주간 12시간을 초과했는지를 따졌다. 만약, A 씨가 1주 중 이틀은 15시간씩, 사흘은 6시간씩 일한 경우 1주간 연장근로 시간은 14시간으로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근로기준법 위반이 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는 1주간의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1일 8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의 합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은 1주 단위로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연장근로란 같은 법 제50조 제1항의 '1주간'의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시간의 1주간 합계에 관해 정하고 있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즉, 1주간 총 근로시간을 합산한 값이 40시간을 초과해 총 52시간에 달하는지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109회 중 3회는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관해 하급심 판결이나 실무에서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 시간을 1주 단위로 합산하는 방식', '1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 등이 혼재하고 있었다"며 "1주간 12시간의 연장근로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장근로시간 계산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 7일 대법원은 연장근로시간 위반 여부 판단 시 1일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닌, 1주간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이번 판결은 그간 행정해석으로만 규율됐던 연장근로시간 한도 계산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현행 근로시간 법체계는 물론 경직적 근로시간 제도로 인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심도깊게 고민해 도출한 판결로 이해하며 정부는 이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바쁠 때 더 일하고 덜 바쁠 때 충분히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성을 뒷받침하는 합리적인 판결로 판단한다"며 "정부는 행정해석과 판결의 차이로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행정해석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대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은 1일 8시간을 법정노동시간으로 정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그동안 현장에 자리 잡은 연장근로수당 산정방식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시대착오적이며, 쓸데없는 혼란을 자초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연장근로에 대한 현장의 혼란을 막고,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입법보완에 지금 즉시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논평을 통해 "이런 판단이면, 1주일의 총 노동 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면 이틀 연속 하루 최장 21.5시간을 몰아서 일을 시키는 것도, 하루 15시간씩 3일을 몰아서 일을 시키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법이 일 단위로 법정근로시간을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육체적 한계를 넘는 과도한 노동력 지출을 금지하기 위한 것인데 대법원 판결처럼 한다면 일 단위로 법정근로시간을 정한 법 취지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임금
연장근로
연장근로수당
이용경 기자
2023-12-26
형사일반
[판결] '공정위 조사 전 업무용 PC 100여대 교체' 현대중공업 임직원 무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대비해 PC 100여대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판결에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한 이유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0일 증거인멸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 등 HD현대중공업 간부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5). 박 판사는 "A 씨 등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위반 및 파견법위반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와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행위 당시 A 씨 등이 형사사건인 현대중공업 하도급법위반 등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다거나 그와 같은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할 여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로 박 판사는 △A 씨 등의 각 행위 무렵까지 공정위가 조사대상을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는 점 △각 행위와 공정위 고발 사이에는 긴 시간간격이 존재한다는 점 △각 행위 당시 A 씨 등이 공정위가 조선3사 중 하나를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각 행위 무렵 A 씨 등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었던 점 등을 들었다. 박 판사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증거인멸 행위를 통해 수사기관의 수사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현실적으로는 훨씬 더 중요한) 공정위 수사를 방해했다"며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직적으로 이 사건 증거인멸을 했고, 그 결과 공정위가 적절한 행정적 조치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시정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을'인 현대중공업 협력사들에게, 나아가 국민전체에 돌아갔다고 봐야 한다. A 씨 등은 증거인멸 행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다만 "A 씨 등이 크게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처벌은 할 수 없다는 이 사건 결론이 모순돼 보이지만, 이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하도급법 체계, 모든 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는 우리 헌법, '도둑 열 명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근대 형사법 대원칙에 따른 결론"이라고 밝혔다. A 씨 등은 2018년 공정위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직권조사와 고용노동부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수사에 앞서 관련 증거들을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에게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 지시에 따라 B 씨 등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했고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PC 101대, 하드디스크 273대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증거인멸
현대중공업
한수현 기자
2023-06-21
노동·근로
민사일반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 않는다”
(단독)[판결] 부처 소속 무기계약직, 일반 공무원과의 수당 차등은 ‘정당’
정부 부처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적게 명절 휴가비와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통해 무기계약직이 많이 증가했던 만큼 관련 소송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기계약직은 고용 기간은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임금 등 처우는 일반 정규직에 미치지 못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369곳(부설기관 포함)의 무기계약직 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2만8640명에서 2021년 6만6709명으로 132.9%(3만8070명) 늘어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 등 98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2020가합53705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국가 산하 중앙행정기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2020년 4월 국가가 일반 공무원과 달리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금,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의 수당을 적게 지급했다며 미지급 수당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최근 대구지법 등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각종 수당의 차등 지급을 놓고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인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인지 △(정부의 추진계획에 대한)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는지 등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돼야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A 씨 등에게는 공채시험 등 공무원 임용절차를 거치는 등 고용형태를 변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며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의 2017년 7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추진 계획에서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추진사항'으로 명시하고 있고 관련 보도자료에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관 단위의 자율적 추진'과 '직종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취지가 반영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며 "정부의 추진계획을 확약이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대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아냐" 앞서 A 씨 등은 "각종 수당은 담당 업무의 내용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실비변상적 급여로, 중앙행정기관 근로자라면 누구나 지급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헌법 제11조에 반하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가는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 씨 등은 일반 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고, 동일한 가치가 있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을 차등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과 복리후생적 금품을 차별 없이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처우개선 사항으로 포함됐다. 법원, 유사 사건에서 대부분 원고패소 판단 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재판부는 3월 23일에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소속 공단 등 공공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20가합590813)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 2월 선고된 대구지법 민사11부 판결(2020가합210864)과 지난해 12월 말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 판결(2020가합562672)에서도 마찬가지로 원고인 무기계약직들이 패소했다. 노동법 전공인 이정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무기계약직은 소위 노동법에서 말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다"라며 "노동법 등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이 있는데, 무기계약직은 나름대로 정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적용되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차별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기존 근로 조건을 알면서도 정규직 또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송강직 동아대 로스쿨 교수도 "무기계약직은 보통 기간제로 있다가 무기로 전환된 케이스가 많은데 일반 공무원들과 그 업무 특성이 다르다"며 "법리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기계약직
임금차별
공무원
이용경 기자
2023-05-18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부당해고 해당"
[판결] 상사와 다툰 뒤 월차계 내고 출근 안한 근로자에게 고용보험 상실신고한 회사
상사와 다툰 뒤 종료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월차계를 제출한 다음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사측이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6631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7월 자동차 정비업 등을 하는 B사에 입사해 자동차 도장 업무를 했다. 그러다 같은해 10월 팀장 C씨로부터 욕설을 듣고 다투게 됐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뭐하러 기어 들어왔어", "니가 옷 벗고 나가면 되지 뭘 해결해" 등의 발언을 했고, A씨는 곧바로 공장장에게 찾아가 C씨 행위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C씨를 신고하겠다고 했다. 공장장은 이를 만류했다. A씨는 공장장과의 대화 후 곧바로 회사에 월차계를 작성해 제출한 다음 퇴근했다. 월차계 기간 란에는 시작하는 날로 해당 일의 날짜만 적혀 있을 뿐 종기는 기재하지 않았고, 사유란에는 '팀장 C씨의 폭행·모욕죄·협박죄 경찰서 신고, 노동부 신고"라는 내용을 기재했다. 한편 A씨는 같은해 11월 국민신문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B사 팀장 C씨에게 폭행을 당했고 강제해고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 말미에는 고용보험 상실신고 및 이직확인서 처리를 부탁하면서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신고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국민신문고 민원담당 공무원은 B사에 전화를 걸어 A씨의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가 되지 않아 민원이 접수됐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B사는 A씨와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A씨가 개인사정으로 자진퇴사한 것으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했다. 그러자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하지만 지노위와 중노위는 A씨와 B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A씨의 의사에 반해 B사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는 점에 대해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해 다툼이 있을 땐, 사용자가 근로자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쌍방 의사합치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 종료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A씨가 B사에 직접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음을 인정할 증거는 전혀 없고, 오히려 A씨는 C씨와의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휴가를 원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A씨가 국민신문고에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에 관해 문의하는 글을 작성했으나 그 글의 주된 취지는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어서, 해당 글만으로 A씨에게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B사가 A씨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하기 위해선 상실사유를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B사는 A씨로부터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 및 근로계약 관계 종료 사유에 관해 A씨의 의사를 직접 확인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B사는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 등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으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며 "B사는 A씨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해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결근
서면통지
한수현 기자
2022-05-30
노동·근로
민사일반
'임금 지급 등에서 연령을 이유로 차별 금지' 고령자고용법 규정은 강행규정<br> 인건비 부담 완화 등 경영성과 제고 목적 도입은 정당화 사유로 보기 어려워<br> 대법원, 근로자 원고일부승소 원심 확정…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기준 임금피크제 무효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년 등을 앞둔 근로자들의 연령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위반에 해당해 무효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A씨가 자신이 재직하던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7다29234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09년 1월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1991년 B연구원에 입사한 A씨(1955년생)는 2011년부터 적용대상이 됐다. A씨는 "임금피크제로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를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A씨를 포함한 55세 이상 직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 관해 차별하는 것"이라며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돼 무효"라면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이 강행규정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B연구원의 임금피크제가 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은 '사업주는 모집과 채용, 임금, 임금 외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내용 및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고 구제조치와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점, 고용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해당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이나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며 "사업주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인건비 부담 완화 등 경영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이 목적은) 55세 이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A씨는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고, 업무 감축 등 적정한 대상조치가 강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연령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 효력에 관한 판단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다른 기업에서 시행 중인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나 하급심에 진행 중인 사건 관련 개별 기업들이 시행하는 임금피크제 효력의 인정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6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에는 300인 이상 기업의 27.2%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2016년에는 46.8%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정년
한수현 기자
2022-05-26
기업법무
산재·연금
형사일반
사업전체 관리·감독만 했어도 ‘도급 사업주’ 해당
[판결] 공사 도급 후 그중 일부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한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에 도급한 후 그 중 일부 공사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함으로써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 않고 사업의 전체적 진행과정만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했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한전 충북지역 본부장인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560). 사업주가 분야별로 도급주고 전체 진행 총괄해도 사업주·수급인이 같은 장소서 행해지는 사업 해당 한국전력은 2017년 6월 충북 청주시에서 진행된 지장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인 B사에 도급했다. A씨는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근로자 위험방지 조치 업무를 총괄했다. B사는 착공 후 작업 중 감전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같은 해 11월 한전에 방호관 작업을 요청했고, 1주일여 뒤 한전은 내부절차를 통해 협력업체인 C사로 하여금 방호관 설치를 하도록 했다. 이튿날 한전은 B사에 비계 조립작업 지시했다. 그런데 같은 달 말 현장에서 B사 근로자 C씨가 사망했다. C씨는 전기공사 관련 자격이 없었는데, 절연용 보호구나 안전대 등 추락 방지용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류가 흐르는 전선 인산 약 14m 높이에서 비계 조립작업을 하던 중 방전 전류에 감전돼 땅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감전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 한전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판부는 "2019년 1월 전부개정되기 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 2호에서 정한 '전문분야의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6호에서 정한 전문공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준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공사를 의미하고, 해당 조항은 사업이 전문분야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데,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대부분을 도급했다가 그 중 일부를 다시 제3자에게 도급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韓電충북본부장 집유 확정 이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입법취지와 같은 조항 2호의 도급인에게도 산업재해의 예방에 필요한 조치의무를 지우기 위한 해당 조항의 개정 목적·경위에 고용노동부가 2012년 9월 작성한 '사업의 일부 도급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적용 지침' 등을 종합하면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사업주가 각 공사 전부를 분야별로 나눠 수급인에 도급을 줘 자신이 직접 공사를 하지 않고 전체적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한전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한전에 벌금 700만원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도급
산업안전보건
산업재해
박수연 기자
2022-04-20
민사일반
여러 업무 이행됐다면 민법상 '해지'만 가능<br> 대법원, 업체 패소 원심 파기
[판결]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 알선업무 계약은 '계속적 계약'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알선업무계약은 계속적 계약으로, 여러 관련 업무가 이미 이행되고 상당기간이 흘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민법상 '해지'만 가능할 뿐 '해제'는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해제는 기존 계약의 효과를 소급해 소멸시키지만, 해지는 기존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 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해서만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 등이 C사를 상대로 낸 수수료 반환 소송(2020다297430)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2011년 7월과 같은 해 11월 해외이주 알선업체인 C사와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알선업무계약을 체결했다. C사의 업무 수행에 따라 A씨 등은 미국 노동부의 노동허가, 이민허가는 받았으나 이후 '추가 행정검토' 결정이 내려진 뒤 이민 절차가 진척되지 않았다. 이에 A씨 등은 C사에 2019년 10월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 등을 주장하며 알선 수수료 중 90%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사건 계약은 계속적 계약이 아니며 소급효가 인정되는 '해제'에 의해 계약이 해소됐다고 판단해 C사가 민법 제548조 1항 등에 따른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C사는 상당히 장기간 동안 지속되는 A씨 등에 대한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 절차가 단계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돼 A씨 등이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비자를 발급받고 성공적으로 미국에 취업이민할 수 있도록 각 계약에서 정한 업무인 국내 알선 업무, 국내 수속 업무, 국외 알선 업무, 국외 수속 업무 등 여러 업무를 계속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러한 의무를 정한 각 계약의 체결 경위, 당사자들의 의사, 계약의 목적과 내용, 급부의 성질, 이행의 형태와 방법 등을 종합해볼 때 이 사건 각 계약은 '계속적 계약'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계약에서 정한 C사의 각 업무 중 여러 부분이 이미 이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흐른 이 사건의 경우 A씨 등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에 따른 효과를 장래에 향해 발생시키는 민법 제550조의 '해지'만 가능할 뿐 민법 제548조에서 정한 '해제'를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에는 계속적 계약 및 그 계약관계의 해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취업이민
계약해제
계속적계약
박수연
2022-04-05
행정사건
[판결] 군산기술교육원 매각한 한국GM… 법원 "보조금 22억 반환명령 위법"
고용노동부 지원금을 받아 설치한 교육시설이 포함된 사업장의 매각으로 교육시설이 함께 매각됐더라도 이전에 보조금 지원 기간 동안 교부 목적에 맞게 쓰였다면 보조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최근 한국GM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 반환명령 취소소송(2020구합8582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한국GM은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컨소시엄 사업(직업능력개발사업) 관련 지원금을 신청해 2007년 총 32억5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군산시에 A기술교육원을 설치·운영했다. 이후 한국GM은 군산공장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9년 5월 B사와 A기술교육원 시설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같은 해 6월 해당 교육시설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했지만 그 뒤에도 해당 시설은 컨소시엄 사업의 공동훈련센터로 계속 운영됐다. 이후 고용노동부로부터 컨소시엄 사업에 관한 권한을 위탁받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19년 6월 현장실사 후 해당 교육시설에 대한 잔존가액을 22억3400여만원으로 확정해 한국GM에 향후(매각 후) 조치계획을 요청했다. 한국GM은 같은 해 8월 "해당 교육시설은 6년 이상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에 사용된 시설이므로, 처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공단에 회신했지만 공단은 고용노동부에게 잔존가액 반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해당 교육시설 매각에 따라 보조금 중 22억3400여만원을 2020년 9월까지 반환할 것을 명령했고, 이에 반발한 한국GM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보조금법 등) 관계 법령에서 보조금으로 설치한 훈련시설을 고용노동부 승인 없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둔 것은 국고보조사업의 계속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한국GM은 보조금을 투입해 해당 훈련시설을 설치한 후 약 9년 동안 보조금 교부 목적에 맞게 운영했으므로, 이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은 보조금이 정상적으로 집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시설 매각은 한국GM의 군산공장시설 매각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한국GM이 해당 교육시설을 처분하게 된 경위에 있어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고용노동부의 반환명령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고용노동부
매각
보조금
한수현 기자
2022-02-21
형사일반
다른 법원서 재판 받는 사정 고려… 법정구속은 안해<br> 재판부 "집회·표현의 자유, 헌법과 법률 안에서 행사돼야"
[판결] '청와대 기습 시위' 김수억 前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 징역 1년 6개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와 대검찰청 등지에서 불법 집회를 연 혐의로 기소된 김수억 전 민주노총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선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지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9고합648). 함께 기소된 민주노총 조합원 16명 중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3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나머지 조합원 11명에게는 각각 벌금 100~2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지회장이 다른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전 지회장 등은 2018년 9월 현대·기아자동차 불법 파견 문제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하며 보름 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점거해 농성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1월에는 대검찰청 로비에서 현대·기아차의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의 수사를 촉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인 혐의도 있다. 이들은 이듬해 1월에도 고(故) 김용균씨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100m 이내에서 기습 시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비정규직 또는 불법파견 문제로 오랜 기간 동안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며 "이 사건 각 범행은 이러한 비정규직 또는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하려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집회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하고, 법률에 위배되는 폭력적인 집회는 정당한 의사 표현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공공기관의 민원실과 같이 일반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청사 또는 대검찰청 청사를 출입하거나 점거한 방법은 통상적이지도 않고, 달리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불법침입 또는 퇴거불응으로 인해 각 기관들에서는 청사관리를 위해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가 발생했다"며 "이는 다른 민원인들의 피해로 연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각 범행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불문하고 수단의 상당성 또는 보충성이 인정될 수 없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그 정당성 또는 불가피성만을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피해를 입은 공무원 또는 경찰관들에 대한 사과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정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불법집회
민주노총
이용경 기자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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