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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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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아래층도 동일 구조·하중 견디면 '내력벽' 해당<br> 내력벽 해체는 '공용부분 변경 행위'
[판결] 공동주택 발코니 벽 맘대로 철거했다가 위층에서 소송… "집합건물 구분소유자도 원고적격 있다"
아랫집 주인이 공동주택의 발코니에 설치된 벽을 해체해 분쟁이 일어난 사건에서 위층 집 주인도 벽체 해체 행위 승인 처분을 다투는 원고적격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벽체의 해체가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기에 윗집 사람도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로서 관련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자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A 씨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대수선허가처분 취소소송(2021두58998)에서 A 씨에게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해 각하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에 따르면 서울의 한 공동주택 402호의 집주인 B 씨 등은 구청의 허가 없이 발코니에 설치된 벽을 2009년경 철거했다. 504호의 구분소유자인 A 씨는 그해 8월 "402호의 벽체가 건축법령을 위반해 해체됐다"며 민원을 제기했고, 강남구청은 다음날 B 씨 등에게 벽체를 원상복구하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두 달 뒤 구청은 다시 B 씨 등에게 벽체 해체 행위가 사용승인 처리됐고 건축법령 위반 사항이 종결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A 씨는 이러한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철거된 벽이 내력벽이 아니어서 A 씨에게 원고적격이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내력벽'이란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하중을 견디거나 전달하기 위한 벽체를 뜻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건물의 구분소유자인 A 씨에 대하여도 해당 벽체의 해체에 관한 허가와 사용승인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벽체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 견고한 형태를 갖췄고, 그 아래층인 402호에도 동일한 구조의 벽체가 시공돼 있을 뿐 아니라 벽체가 5층 베란다 바닥을 구성하는 슬래브의 하중을 견디고 전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벽체의 구조와 설계·시공상의 취급, 벽체에 미치는 하중의 방향과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당 벽체는 건축법과 그 시행령에서 내력벽에 해당하고, 벽체를 해체한 행위는 집합건물인 이 사건 건물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변경한 행위로서 공용부분을 변경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합건물에서 건물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주, 지붕, 외벽, 기초공작물 등은 구조상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부분으로서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되지 않으며 건물의 골격을 이루는 외벽이 구분소유권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지 여부는 그것이 1동 건물 전체의 안전이나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인지 여부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그 외벽의 바깥쪽 면도 외벽과 일체를 이루는 공용부분이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건축법 규정은 구분소유자들이 공유하고 각자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공용부분의 대수선으로 인해 그 공용부분의 소유·사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구분소유자의 개별적 이익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대수선과 관련한 행정청의 허가, 사용승인 등 일련의 처분에 관하여는 그 처분의 직접 상대방 외에 해당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에게도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주택
원고적격
수선허가
구분소유
박수연 기자
2024-04-12
형사일반
대법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
[판결] 사무실에서 팀장이 방문자와 나눈 대화 휴대폰으로 녹음했다면…
시청 공무원이 팀 사무실에서 팀장과 방문자가 나누는 대화를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월 27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0284). A 씨는 2020년 1월부터 7월까지 B시청 C팀에서 일했다. 같은 해 6월 오후 2시경 A 씨는 팀 사무실에서 팀장 D 씨가 방문자 E 씨와 나누는 대화 내용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D 씨와 E 씨의 대화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지 않은 공개된 사무실에서 일과시간 중 이뤄졌고, 가청거리 내에 있는 자신의 자리에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듣다가 녹음했을 뿐"이라며 "녹음한 대화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 씨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를 적발·신고하기 위해 녹음행위를 한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D 씨와 E 씨 사이의 대화 내용을 보면 E 씨가 D 씨에게 준 선물의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 D 씨가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D 씨는 딸의 결혼 의사 등 가족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며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러운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둘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또 "B시청 C팀 사무실은 민원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민원실 내에 있기는 하지만, 민원실에서 민원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은 민원창구가 있는 부분에 한정된다"며 "민원인들이 공무원들이 실제 업무를 보는 사무공간에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이뤄진 장소가 '일반 공중'에 공개된 장소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 씨가 수사기관에서 '대화가 이뤄진 B시청 C팀 사무실은 각 직원들의 자리가 얼굴까지 오는 칸막이로 서로 분리돼 있었고, 대화 내용도 지극히 사적인 대화였기 때문에 자신의 대화를 누가 엿듣거나 녹음을 할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 씨가 녹음한 둘 사이의 대화는 일반 공중과의 관계에서는 물론 A 씨와의 관계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했다. 1,2심은 A 씨의 행위가 정당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1,2심은 "A 씨가 2020년 12월 말 감사원 홈페이지에 처음 신고한 글에 '둘의 대화를 녹음을 했는데, 자신이 그런 좋은 차 같은 걸 갖다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어쩌면 승진을 시켜줬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는데 여기에서 드러난 녹음 동기와 경위, 팀 발령 이후 D 씨에게 여러 차례 업무미숙, 근무태도에 관해 지적을 받으며 반감이 누적된 상황 등에 비춰봤을 때 A 씨가 비위사실을 적발하려는 공익적 목적에서만 해당 녹음에 착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적인 감정을 평소에 품고 있던 상태에서 D 씨를 해하려는 의도로 당시 공익적 필요성이 그다지 요청되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법을 무릅쓰고 위 대화 녹음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E 씨가 차와 보온병을 선물했는데, 차 선물은 불법성을 띠는 금품이나 향응이라고 보기 일반적이지 않고 보온병도 2만 4000원 전후로서 청탁금지법에 의해도 금지되는 수준의 물건이 아니다"라며 "공무원이 비위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에만 기초해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공익적 목적 또는 의도가 헌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이 부여한 개인의 사생활과 대화의 비밀이라는 사익 및 통신비밀의 일반적 보호라는 가치보다 더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통신비밀보호법
타인간대화
녹음
박수연 기자
2023-10-30
행정사건
"담임 교체도 요구 보충적 허용해야"
[판결] 대법원 "교사 교육활동에 보호자 부당 침해-간섭 안 돼" 첫 판단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면서 판단한 교육활동을 부모 등 보호자가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부모 등 보호자는 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라는 의견제시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봤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학부모 A 씨가 교장 B 씨를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2023두3785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2021년 4월 교사 C 씨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 수업 중 물병으로 장난을 치자 학생의 이름을 칠판 레드카드(일종의 벌점제) 옆에 붙이고 방과 후에 10여 분간 청소하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의 부모는 바로 교감을 찾아가 쓰레기를 줍게 한 것이 아동학대라며 항의하고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는 다음날부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계속해서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의 항의 직후 C 씨는 갑작스러운 기억상실 증세 등으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아 입원했고 약 일주일간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았다. A 씨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C 씨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A 씨를 상대방으로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신고서'도 제출했다.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 씨의 행위를 교권 침해로 판단한 뒤 '교육활동 침해행위인 반복적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조치 결과 통지서를 발송했다. A 씨는 학교의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의 행위는 C 씨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로서 교권 침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C 씨가 훈육에 따르지 않는 아동의 이름을 친구들에게 공개해 창피를 줌으로써 따돌림의 가능성을 열어 주고, 강제로 청소 노동까지 부과하는 것은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에 대한 침해행위"라며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학급을 담당한 교원의 교육 방법이 부적절해 교체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부모가 인사권자인 교장 등에게 제시할 수 있는 의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기 중에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며 담임교사의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먼저 그 방안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담임교사로서 온전한 직무수행을 기대할 수 없는 비상적인 상황에 한해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춘 교사의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에 따른 판단과 교육활동에 대해는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교권보호
교권침해
학교
박수연 기자
2023-09-14
형사일반
[판결] '고소장 분실·위조 혐의' 前 부산지검 검사 무죄
부산지검 재직 당시 접수된 고소장을 잃어버려 이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사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모 전 검사(변호인 법무법인 바른 한명관·노만경·손영호·김동현·이서인 변호사)에게 7일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4865). 윤 전 검사는 2015년 12월 부산지검 재직 당시 민원인의 고소장 분실 사실을 알게 되자 사건이 정상 접수돼 처리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실무관을 시켜 같은 민원인이 고소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해 표지를 새로 만든 다음 이를 수사 기록에 편철한 혐의(사문서 위조)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직접 허위 내용을 입력해 출력한 다음 수사 기록에 대체 편절한 혐의(공문서 위조)도 받는다. 하 판사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위조의 범의를 갖고 실무관에게 고소장 복사를 지시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이 같은 행위 자체가 사문서 위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윤 전 검사가 검찰 수사관 명의의 수사보고서에 직접 허위 내용을 입력해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 판사는 "피고인이 별다른 인식 없이 평소 관행대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자동 생성된 수사보고서 양식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보이고, 허위사실을 기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에게 공문서 위조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 사건 기소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윤 전 검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검사 측은 "공수처에서 특별히 새로 밝혀진 사실이 없음에도 공수처의 자체적인 조직 논리에 의해 기소했다. 공수처 본연에 맞는 기소인지 의심스러워 부적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 판사는 "선행사건은 검찰청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것이고, 이 사건은 공수처 검사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기록을 송부받아 추가 수사한 것이므로 수사 주체가 다르다"며 "공수처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은 검찰청 검사의 판단과 다를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공소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검사는 고소장 표지를 위조한 혐의(위조문서행사·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윤 전 검사는 징계를 면하고 퇴직했다. 이후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2021년 7월 권익위에 신고하면서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같은 해 9월 윤 전 검사가 고소장 표지만 위조한 것이 아니라 수사 기록과 수사보고서도 위조했다며 윤 전 검사를 추가 기소했다. 지난 6월 결심공판에서 공수처는 "피고인은 검사로서 정의를 실현하는 객관적인 관청이 돼야 하지만 기록 분실을 숨기기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고 고소장과 수사보고서를 위조했다"며 윤 전 검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번 판결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 3건 가운데 무죄가 나온 두 번째 판결이다. 공수처 기소 1호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재직 당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형준 전 부장검사 사건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공수처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2호 사건은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다. 공수처의 '수사' 1호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별 채용 의혹' 사건이다. 공수처는 2021년 5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출범 후 첫 수사를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공소제기를 요구하며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검찰은 조 교육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1월 법원은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조 교육감 측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공문서위조
검사
기록분실
공수처
홍윤지 기자
2023-09-07
형사일반
[판결] '불법영업 의심' 식당서 증표 제시나 사전·사후 영장 없이 영상 찍은 경찰…대법원, "증거능력 있다"
경찰이 증표 등을 제시하지 않고 음식점에 들어가 사전·사후 영장 없이 촬영한 동영상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3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환송했다(2021도10763). A 씨는 전북 전주에서 약 315.92㎡ 규모의 일반음식점을 운영했다. 당시 구청에는 'A 씨 음식점이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추는 것을 허용하는 영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여러 번 들어왔고, 구청은 경찰에 합동단속을 요청했다. 경찰은 A 씨 음식점에 손님인 것처럼 가장해 들어간 뒤 다른 손님처럼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후 음식점 내에서 흥겨운 음악이 나오자 손님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모습을 확인했고 이를 촬영한 뒤 업소 직원으로부터 미리 작성한 현장확인서 초안에 서명을 받았다. 경찰은 손님들이 이용하는 출입문으로 영업시간 중 음식점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제지를 받거나 관리자의 부재 중 몰래 들어가려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경찰이 촬영한 현장동영상 등을 주요증거로 해 A 씨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식품위생법은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추는 것을 허용하는 행위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2심은 경찰의 증거수집 절차가 위법했다는 이유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2심은 "경찰이 식품위생에 관한 범죄에 대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식품위생법은 음식점을 검사하려는 공무원은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나 서류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 경찰은 식품위생법이 정하는 증표나 서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이 손님으로 가장하고 출입한 뒤 내부를 촬영하는 행위는 강제수사에 해당해 영장을 발부받았어야 했다"며 "현장 동영상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고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식품위생법이 정한 증표·서류 제시 의무는 '행정조사'에만 해당하고, 범죄수사를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범죄수사를 위해 음식점에 들어가 증거수집 등 수사를 할 때는 식품위생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장 없이 음식점 내부를 촬영한 것도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찰은 범죄혐의가 포착된 상태에서 증거를 보전하기 위해 공개된 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고, 음식점 내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춤추는 모습을 촬영했다"며 "영장 없이 범행현장을 찍었다고 해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식품위생법
음식점
동영상
증거능력
박수연 기자
2023-07-2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대법 "인과 없다고 증명되면 공익신고자 인사 불이익 가능"
공익 신고와 무관하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된다면 공익신고자에게 인사 등 불리한 조치를 하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A 씨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보호조치 기각 결정 취소 소송(2022두66576)을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5일 확정했다. A 씨가 근무하던 기관은 2019년 인사권자에게 A 씨에 대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 A 씨가 직원들에게 부당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기관이 자신의 한해 전 공익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고 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와 불이익 금지 조치를 동시에 신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A 씨의 신고는 공익신고에, 이 사건 겸직 해제 요구는 불이익 조치에 각각 해당한다"면서도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겸직 해제 요구는 A 씨의 공익 신고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며 "A 씨의 신고가 없었어도 불이익 조치를 했을 만한 다른 뚜렷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불이익 조치가 공익 신고로 인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고 오히려 다른 뚜렷한 사유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피고(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증명된다면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에 따른 '인과관계의 추정'은 번복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은 그 신청요건이 다르고, 구체적인 불이익 조치의 내용에 따라 권익위가 취할 수 있는 보호조치의 내용도 다양하므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신청이고 신청인이 주장하는 보호조치 신청 사유마다 수 개의 보호조치 신청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하나의 신청서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이 함께 이루어졌고, 보호조치 신청 사유가 여러 개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처분이나 민원의 처리 기간을 정하는 것은 신청에 따른 사무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처리 기간에 관한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할 뿐 강행규정이라고 볼 수 없고, 행정청이 처리 기간이 지나 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는 공익신고 이후 2년 이내에 공익신고자가 불이익 조치를 받으면 해당 공익신고 때문에 불이익 조치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익신고
국민권익위원회
불이익조치
박수연 기자
2023-07-10
행정사건
[판결] 향후 범죄 예방, 정보 수집에 영향 없다면…"상대방 의견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공개해야"
노동청과 검찰청의 정보 공개로 인해 향후 범죄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정인과 민원인이 공개 청구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3월 17일 A 씨 등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검사장,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2구합6106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해 C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법 위반 없음'을 이유로 종결 처리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을 상대로 종결 처리된 진정사건과 관련한 기록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노동청 측은 2022년 1월 대질조사시 A 씨가 진술한 내용만 공개하고, 사업자 측이 제출한 매출자료 등과 내사보고서 등 나머지 서류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 등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결정했다. B 씨는 D 씨 등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지만 D 씨 등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와 B 씨는 각각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공개를 요구한 정보들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가 없음에도 비공개 결정이 돼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또 국가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전부에 대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까지 있음에도 공개가 거부돼 담당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알권리와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공개청구한 정보에는 출석요구서와 내사보고, 민원서류처리전 수사방법이나 수사절차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알려진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를 넘어 일반에게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며 "C사 측 의견서에는 영업상 비밀 등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A 씨에 대한 비공개 결정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B 씨가 공개 청구한 정보 중 개인식별정보의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돼야 하나 나머지 정보는 비공개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분의 일부가 결과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할지라도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평균적 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어김으로써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처분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공공기관
한수현 기자
2023-05-09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판결] '해직교사 부당 특채 혐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1심서 교육감직 상실형
<사진=연합뉴스> 해직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1심에서 교육감직 상실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1고합1223). 함께 기소된 한모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조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잃게 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않으면 퇴직 대상이 된다. 조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당연퇴직한 전교조 소속 교사 등 5명을 2018년 10월~12월 특별채용하기로 하고 업무담당자에게 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부교육감 등 담당자들이 특정 인물을 내정한 특채 절차는 '공개·경쟁 원칙 위반'이라며 반대했지만, 조 교육감은 인사 담당 장학관 등에게 이들에게 유리한 채용 공모 조건을 정하는 등 특별채용 절차를 강행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 교육감이 5명을 내정한 상태임에도 공개경쟁을 가장해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등 교육공무원 임용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조 교육감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모두를 인정했다. 우선 재판부는 조 교육감의 지시로 특채 업무에 관여하게 된 한 전 비서실장이 내정된 교사 5명 중 일부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한 점, 특채 면접심사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경력과 인적 사항 등이 제대로 가림 처리가 되지 않았던 점, 한 전 비서실장이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A 씨를 채용하는 것이 조 교육감의 뜻'이라는 문자를 보낸 점, 그러한 문자를 받은 심사위원이 다른 심사위원들에 비해 이례적으로 A 씨를 포함한 교사 5명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한 점 등을 근거로 특별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적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조 교육감은 임용권자로서 관련 법령에 따라 특별채용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지휘,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서울지부의 민원사항이었던 특정 교사들에 대한 특별채용을 위해 인사담당자들에게 채용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권한이 없는 한 전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도록 하고, 교사 5명을 내정해 특별채용을 검토하도록 했다"며 "특히 장학관 등 인사 담당 공무원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독 결재하는 방식으로 특별채용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경쟁을 가장해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임용권자의 권한을 남용하고 국가공무원인 교원공무원의 임용에 관해 부당한 영향을 줘 서울시교육청의 교원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되게 했다"며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의 위계 질서에 따라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인사담당 실무자들로 하여금 법령에 반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해 그들의 의사의 자유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교육감이 특정인들에 대한 임용 권한을 행사하게 된 동기가 금전적 이익이나 개인적 이득을 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선고유예를 선고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공수처 파견 검찰, 경찰공무원의 수사참여가 위법하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대해 법원의 첫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파견된 검찰수사관의 경우에는 공수처법 제10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수사처수사관과 동일한 지위에서 수사활동을 할 수 있다"며 "반면에 파견받은 경찰공무원이 수사처수사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를 보조하는 공무원, 즉 수사를 보조하는 사법경찰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검찰서기 등의 검찰청 직원 또는 경사, 경장, 순경 등의 경찰청 사법경찰리에 대해선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한 파견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견된 경찰공무원이 사법경찰관의 직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파견 경찰공무원들이 직접 수사주체로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라 수사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 파견 경찰공무원들의 수사 참여 또한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1년 4월 감사원으로부터 수사참고자료를 확보하면서 수사를 개시한 첫 사건이다. 공수처는 같은 해 9월 공소제기를 요구하며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냈다. 검찰은 조 교육감을 조사하는 등 보강 수사를 거쳐 2021년 12월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을 심의했고, 검찰시민위는 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후 검찰은 조 교육감과 한 전 비서실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조희연
전교조
특별채용
이용경 기자
2023-01-27
행정사건
서울고법, “승차거부 해당”
[판결](단독) 시비조로 말하는 주취 승객에 하차 요구한 택시기사
술에 취한 승객이 시비조로 말하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여 위협을 느꼈다면 택시기사는 승차거부를 할 수 있을까. 서울고법 행정8-3부(재판장 신용호, 이완희, 신종오 고법판사)는 지난달 21일 택시기사 A 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승차거부 경고처분 취소소송(2022누4272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7월 자정 무렵 택시에 탑승하려는 승객 B 씨에게 내리라고 요구했다. B 씨는 이에 반발해 서울시에 교통 불편 민원을 제기했다. B 씨는 서울시 조사에서 "빈차등을 켜고 운전 중인 택시에 탔는데 A 씨가 내리라고 요구해 승차거부를 하는 것인지 물어보니, A 씨는 신고하려면 하라고 하면서 (나를) 밀어 하차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A 씨는 "B 씨가 다가오길래 탑승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탑승했고, 내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서울시는 사전 통지를 거쳐 2020년 2월 A 씨에게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근거로 경고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 씨는 "수차례 주취 승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어 주취 승객을 피하고 있다"며 "갑자기 막무가내로 승차해 반말과 시비조로 말하기에 위협을 느꼈고, 그래서 하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토교통부의 '택시 승차거부 단속 매뉴얼'에서 승차거부로 볼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로 예시한 것은 △행선지를 말 못할 정도의 만취상태 여객을 거부하는 경우와 △여객이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주행차로(1,2차로)까지 나가 택시를 가로막거나 막무가내로 승차하는 행위를 거부하는 경우 등"이라며 "B 씨는 택시를 가로막거나 막무가내로 승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A 씨의 승차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시행규칙상 처분기준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승차거부 경고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는 처분청이 처분사유가 존재하므로 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적법한 송달을 받고도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해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지 않고 있어 해당 처분은 처분사유가 없어 위법하다"고 했다.
택시
승차거부
경고처분
한수현 기자
2022-11-09
군사·병역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판결] 군생활 중 사망, 25년만에 순직 인정… 유족급여 소급은 안돼
군생활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병사에게 뒤늦게 순직이 인정된 경우 유족급여는 순직 인정 이후부터 지급해도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최기원 판사는 지난 9월 15일 A 씨의 유족 B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구단5371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1991년 7월 공군에 병사로 입대해 근무하던 중 1992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부대는 A 씨의 동료 병사들 및 일부 간부들을 조사한 뒤 A 씨의 사망을 단순 자살로 결론 내렸고, A 씨를 기타 비전공상자로 구분했다. A 씨의 모친인 B 씨는 2006년 5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위원회는 동료 병사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위원회는 2007년 11월 "A 씨가 선임병들의 심부름 및 내무반 청소 등을 도맡아 하면서 고생했다는 사실과 부대 내 간혹 구타 및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사망에 이르게 할 직접적인 원인이 될 만한 부대생활의 부조리나 구타 및 가혹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B 씨의 진정을 기각했다. 이후 B 씨는 2012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A 씨의 동료 병사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한 뒤 "재해사망군경의 유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국가보훈처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에 B 씨는 2014년 1월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유족 및 보훈보상대상자유족 등록신청을 했는데, 보훈청은 "당시 선임병들에 대한 진술서 상 A 씨가 군 복무중 부대 내 부조리, 일부 구타 및 가혹행위에 노출됐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객관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B 씨가 재해사망군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한편, B 씨는 2017년 3월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 A 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고, 위원회는 심의 결과 A 씨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며 A 씨의 사망을 '순직 III형'으로 결정했다. 이에 B 씨는 같은해 6월 다시 서울지방보훈청에 국가유공자유족 및 보훈보상대상자유족 등록신청을 했고, 보훈청은 A 씨에 대해 공무수행 중 사망으로 인정해 그때부터 B 씨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했다. B 씨는 "아들이 사망한 직후인 1992년 6월분부터의 유족급여 1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최 판사는 "보훈보상대상자유족 등록신청이 늦어진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엔 가급적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입법자가 '객관적으로 등록신청을 할 것을 기대할 수 없었던 자'를 특정하고 이들에게 일정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가에 이들을 특별히 배려해 예외를 인정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훈보상대상자에게 지급할 구체적인 보상의 내용 등에 관한 사항은 국가의 재정부담능력과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보훈보상대상자에 대한 평가기준 등에 따라 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보훈보상자법에서 등록신청일이 속한 달 이후의 보상금만 지급하도록 규정한 것은 지급대상자의 범위 파악과 보상수준 결정에 있어서의 용이성, 국가의 재정적 상황 등 입법정책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므로, 해당 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넘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순직
재해사망군경
보훈보상
한수현 기자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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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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