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회수를 위해 보증금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도 다른 담보권자를 우선하는 주택임대차법상 소액임차인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 4단독 조윤희 판사는 서울마포구 성산동 2층 주택에 대한 부동산 임의경매에서 아무런 배당을 받지 못한 가압류채권자 김모(59)씨 등 2명이 주임법상 소액임차인으로 선순위로 배당받은 이모(37)씨로 상대로 낸 배당이의청구소송(2005가단49327)에서 “서부지법이 작성한 배당표에서 피고 이씨에 대한 배당액을 0원으로, 원고들에 대한 배당액을 각각 750만원으로 경정하라”는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건물 소유자인 장씨에게 빌려준 1,900만원 중 1,500만원을 보증금으로 대체하기로 내용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체결 후 1개월여만에 이 주택에 관해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된 점, 이씨 처는 용인에서 거주하고 이씨는 사업차 이 사건주택에서 거주했다는 주장에 뚜렷한 이유나 필요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이씨가 이 사건 주택을 사용·수익하려는 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선순위 담보권자에 우선해 채권을 회수하려는데 있다고 보여 주임법상 소정의 소액임차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판사는 또 “주임법상 임차인이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소액임차인의 경우 다른 담보권자의 지위를 해하게 되더라도 그 보증금의 회수를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사회보장적 고려에서 민법 일반규정에 대한 예외규정인 바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의 주택에 관해 채무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그곳에 거주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임대차 계약의 주된 목적이 주택을 사용·수익하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적으로는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아 선순위 담보권자에 우선해 채권을 회수하려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었던 경우에는 주임법상 소액임차인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 등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가압류채권자이면서도 임의경매개시 한달전 쯤 소액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이씨보다 순위가 밀려 배당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자 이씨를 상대로 배당이의청구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