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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아파트 주차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 추정’ 화재…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배상책임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지하 주차장이 불 탄 경우 배상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원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화재 발생 차량의 차주도 아파트 주민으로서 해당 보험의 피보험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차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지난달 10일 삼성화재가 A 씨와 A 씨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2가단508239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21년 11월 A 씨가 사는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조사 결과, A 씨가 주차해둔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화재는 이 아파트 구분소유자를 대표하는 B 씨와 단체화재보험을 맺고 있었는데, 사고 후 B 씨의 요청으로 주차장 복구공사 업체에 보험금 59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삼성화재는 이후 화재 차량의 차주인 A 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상법 제682조 보험자대위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해 생긴 경우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그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로서 보험자가 취득하는 권리에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해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도 당연히 포함되나, 보험계약의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자가 법에 정한 '제3자'가 아닌 '피보험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보험자는 그 보험사고자에 대해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배터리 단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사건에서 차주 A 씨와 공동운행자인 남편이 화재 발생 10일 전에 배터리 방전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운행을 계속했다고 해서 차량에 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에게 차량 관리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했다. 특히 "아파트 관리단 또는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인 B 씨가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화재보험법)에 따라 구분소유자들을 위해 아파트 전체 및 아파트 내 가재도구를 하나의 보험 목적물로 체결한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상 피보험자는 아파트의 각 구분소유자 및 세대에 속한 사람 중 가재도구의 소유자"라며 "피보험이익은 이들이 각자 자신 소유 아파트의 각 전유부분, 공용부분 및 가재도구에 대해 가지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그 동거가족은 보험과 관련해 전유부분인 아파트와 아파트 공용부분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의 제3자가 아니라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다"며 "설령 차주 A 씨 또는 공동운행자인 남편에게 화재 발생과 관련해 공작물 또는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더라도 화재로 손상을 입은 공용부분의 복구와 관련된 피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A 씨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에 따른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삼성화재의 현대해상화재에 대한 청구도 "A 씨를 상대로 한 보험자대위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며 기각했다.
보험자대위
화재
보험
이용경 기자
2023-02-02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를 상대로 주계약에 따른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 있다”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를 상대로 주계약에 따른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대법원 판결]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 전 보험계약자(하수급인)가 피보험자(하도급인)를 상대로 주계약(하도급계약)에 따른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사건에서 피보험자가 보증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보험계약자에 대한 하도급계약상의 채권을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분쟁의 핵심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해당 채권의 존부를 가리는 소에 확인의 이익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19다269156(2022년 12월 15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사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환송. [쟁점] 보증보험계약이 체결된 후 보험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계약의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주계약에 따른 채무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를 상대로 주계약에 따른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2017년 9월 B 사로부터 공사를 하도급 받고, B 사에 C 보증보험과의 이행(계약)보증보험계약과 이행(선급금)보증보험계약에 따라 발급된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했다. 이후 공사가 지연되던 중 A 씨는 2018년 1월 B 사에 공사포기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이에 B 사는 C 보증보험에 A 씨의 공사포기를 청구사유로 각 보증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A 씨는 같은 달 C 보증보험에 B 사의 보험금 청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A 씨는 같은 해 2월 C 보증보험이 A 씨의 요청에 따라 B 사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보류한 상태임을 밝히면서 A 씨의 B 사에 대한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확인의 이익을 긍정한 후 본안 판단에 나아가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이 사건 소가 A 씨와 B 사, C 보증보험 사이에 현존하는 권리관계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해 각하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되므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은 종래부터 보증보험이 피보험자와 특정 법률관계가 있는 보험계약자(주계약상의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피보험자(주계약상의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의 전보를 보험자가 인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손해보험으로서, 형식적으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나 실질적으로는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보증계약과 같은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판시해 왔다(2012다67559 등 참조). 또 2014년 3월 상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보증보험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보증보험계약의 보험자는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에게 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법령상의 의무불이행으로 입힌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는 한편(제726조의5), 보증보험계약에 관하여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증채무에 관한 민법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했다(제726조의7). 보증보험계약이 체결된 경우 보험자의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채무는 보험계약자의 피보험자에 대한 주계약에 따른 채무를 전제로 하고, 아직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자(주계약 채무자)와 피보험자(주계약 채권자) 사이의 주계약 채무에 관한 다툼은 보험자의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채무에 관한 다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주계약 채무자이기도 한 보험계약자로서는 우선 주계약 채권자인 피보험자를 상대로 주계약에 따른 채무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방법일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대법원은 종래 법리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보증보험계약의 보험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계약의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주계약에 따른 채무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주계약 채무자인 보험계약자가 우선 주계약 채권자인 피보험자를 상대로 해당 채무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방법일 수 있다는 전제에서 판단해 왔다. 이 판결은 위 법리를 명시하면서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보증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 이는 보험계약자에 대한 주계약 채권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아 확인의 이익을 긍정한 판결이다."
보험금
보증보험
확인의이익
박수연
2023-01-05
민사일반
보험사는 공사 사전통지 못 받았어도 보험금 지급해야
[판결](단독) 소화전 설치공사 도중 화재로 건물 전소됐어도
소방관청의 지적에 따라 소화전 부착 등 소방시설 설치 도중 용접 불티가 튀어 화재가 난 경우 공사 내용을 사전에 화재보험사에 통지하지 않았더라도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화재의 직접 원인이 된 용접작업은 전체 공정 중 일부에 불과하고, 소화전 부착 공사가 사고 발생 위험을 현저히 높이는 공사로 볼 수도 없어 이를 보험사 측에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15부(이숙연·서삼희·양시훈 고법판사)는 최근 A사와 이 회사 대표 B씨가 보험사인 C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8나2041298)에서 "C사는 A사에 9억여원, B씨에게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가구 도소매업체인 A사는 C사와 2016년 12월 경기도에 있는 한 건물과 목재가구 및 목제품 판매점 등에 대해 1년 기간으로 최대 10억원의 보험금을 보장하는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했다. A사 대표 B씨는 역시 C사와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이 건물과 부속설비 등에 대해 무배당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화재 직접 원인은 용접작업 사고발생 위험도 높지 않아 A사는 2015년부터 이 건물을 임차해 회사 소유의 가구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관할 소방관청은 이 건물의 소방시설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화전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됐고, 2017년 3월 이 건물 출입문 부근에서 소화전 배관을 설치하기 위한 용접작업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용접 불티가 건물 환풍구를 통해 건물 내로 튀어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건물 내 보관 중이던 A사 소유의 가구들이 전소했다. 그런데 C사는 "A사가 보험계약 약관에 포함된 '계약 후 알릴 의무' 및 상법 제652조에 따른 위험변경증가의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며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A사에 통지했다. 이에 반발한 A사와 B씨는 "보험계약 해지는 부적법하다"며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상법 제652조 1항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우선 "화재보험에 있어 피보험 건물의 구조와 용도, 그 변경을 가져오는 증축·개축에 따라 보험의 인수 여부와 보험료율이 달라지므로 그러한 사항이 계약 체결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상법 제652조 1항 및 A사와 C사간 약관조항에서 정한 통지의무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공사의 규모와 내용에 비춰 보험목적물을 수용하는 건물의 구조와 용도에 변경이 생기는 경우 및 공사 자체로 화재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 일부승소판결 그러나 "화재의 직접 원인이 된 용접작업은 전체 공정 중 일부에 불과하고, 건물 자체를 용접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외부 벽에 소화전을 부착하는 내용이었던 점에서 공사내용만으로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배관연결을 위한 용접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흙바닥으로 떨어졌고 때마침 바람이 불어 내부로 불이 번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공사방법 자체에 내재한 위험성이 발현된 것이라기보다는 작업자의 과실과 예외적인 자연현상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C사는 공사 진행사실을 알았다면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보험계약상 보험료로는 보험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하는데 입증이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사는 A사가 아닌 임대인이 진행한 것으로서 예정공정표를 교부받고 협조를 요청받았다 하더라도 화재가 공사 자체의 내용에 기인한 것이 아닌 이상, A사와 대표 B씨가 위험의 증가를 알았다고 볼 수 없다"며 "A사가 위험변경증가 통지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C사의 보험계약 해지 통지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보험
소화전
보험금
화재
화재보험
한수현 기자
2021-12-23
민사일반
대법원 전원합의체, 민사 소멸시효 10년 적용했던 기존 판례 변경
[판결] 보험계약 무효시 '부당 수령' 보험금 반환도 상사소멸시효 5년 적용
보험사기 등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인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도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 경우 10년의 민사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본 기존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그동안 가입자 등 고객이 보험사에게 보험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 기간은 상법에 따라 3년으로 제한돼 있는데 반해, 보험사가 고객에게 준 보험금이 잘못돼 고객에게 다시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에 달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2일 교보생명이 A씨 등을 상대로 낸 보험계약 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2019다27781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A씨 등은 2006년 3월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일비 등을 받는 교보생명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이후 다른 보험사와도 비슷한 내용의 보험계약 9건을 체결했다. 이후 이들은 2007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45회에 걸쳐 849일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들이 보험사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총 2억9000여만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5590여만원을 교보생명으로부터 받았다. 교보생명은 A씨 등이 보험금을 노리고 비슷한 시기에 같은 내용의 보험상품에 대거 가입한 것이라며 민법 제103조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 무효를 주장하면서 이미 지급한 보험금 전액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 등이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상법상 상사소멸시효 기간인 5년을 적용해 소송 직전 5년간 A씨와 B씨가 각각 받은 보험금 1991만원, 385만원을 교보생명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상사계약이 무효일 때 생기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 소멸시효인 10년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험금처럼 무효가 된 상사계약에 기초해 이뤄진 급부 자체를 돌려받을 때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보험계약과 같은 상사계약이 무효인 경우에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 관해서는 법률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면서 "다만 종래 대법원은 상사계약이 무효인 경우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지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상사계약에 기초해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여러 사정에 비추어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등에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유추)적용된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사가 반환을 구하는 보험금은 상사계약인 보험계약의 이행으로 지급된 것으로, 이런 사안은 다수의 보험계약, 다수의 보험사가 관련되므로 그 법률관계를 정형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계약이 무효인 경우 당사자인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의 균형을 고려할 때, 보험사의 보험금 반환청구권에만 장기인 10년의 민사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고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해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인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해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26942241858_172401.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상법
민법
보험
보험금
풍속
보험사
박수연 기자
2021-07-22
민사일반
보험금 지급 채무 존부·범위에 관한 법적 불안 제거… 확인의 이익 있어<br> 보험사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인정한 종래 법원 재판 실무 '적법' 재확인
[판결] 대법원 전합 "보험금 분쟁, 보험사가 먼저 채무부존재확인소송 낼 수 있다"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에 보험금 지급 책임이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는 경우 보험사가 가입자 측을 상대로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내 자신에게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음을 주장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7일 I보험사가 사망한 A씨의 상속인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8다2579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I보험사와 A씨는 상해사고로 사망할 경우 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 체결했는데, A씨는 이후 2016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리프트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A씨가 사망한 뒤 상속인인 A씨의 누나 B씨는 I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I사는 "A씨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업종을 '사무'로 고지했으나 실제로는 제조업인 '플라스틱 도장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돼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 거절과 함께 보험계약 해지를 통지하면서, B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이에 대한 반소로 I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다. 판결문 다운로드 1,2심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1,2심은 "A씨가 업종을 '사무'라고 기재했지만, 다음 문항인 '취급하는 업무'란에는 '대표'라고 기재했다"며 "A씨는 회사 대표자로서 때때로 직접 페인트 도장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나 사무업무도 담당했고 I사 보험설계사도 A씨의 공장에 직접 방문해 상담했으므로 A씨의 직업에 관해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자신의 직업을 허위로 고지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이를 잘못 고지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상고심에서는 보험금 관련 다툼이 벌어졌을 때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보험수익자 등을 상대로 먼저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했다. 대법원은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 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면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계약 당사자 사이에 계약상 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는 경우 그로 인한 법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보험사는 먼저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면서 "이 사건에서 I사와 B씨 사이에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에 관해 다툼이 있으므로 I사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1,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I사의 패소를 확정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 김선수, 노정희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확인의 이익은 확인의 소에 특수한 소의 이익으로서 국가적·공익적 측면에서 남소를 억제하고 형평에 반하는 소송제도의 이용을 통제하는 원리"라며 "보험의 공공성, 보험업에 대한 특별한 규제, 보험계약의 내용 및 그에 따른 당사자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보험계약자나 보험수익자가 단순히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사고 여부나 보험금의 범위에 관하여 다툰다는 사정 이외에 추가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를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이나 관계 법령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회적으로 상당성이 없는 방법으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함으로써 보험계약에서 예정하지 않았던 불안이나 위험이 보험사에 발생하는 경우 보험계약의 체결이나 보험금 청구가 보험사기에 해당해 보험사가 범죄나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에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험계약자 등과의 사이에서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있으면 먼저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재판실무는 이와 같은 소송을 적법한 것으로 봐 본안판단을 해왔는데, 이번 전합 판결은 이같은 종래의 재판실무가 적법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보험금
사망
채무
박미영 기자
2021-06-17
민사일반
서울동부지법, 원고 승소판결
[판결] 1년간 16개 보험회사 보장형 상품 가입… 직접증거 없어도 보험금 부정 취득 목적 인정
단기간에 비슷한 유형의 보험계약을 다수 체결한 경우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보험계약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단독 김혜진 판사는 A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2016가단133332)에서 최근 "B씨는 보험금으로 받은 3000여만원을 돌려줘라"며 원고 승소판결했다. B씨는 2009년부터 2010년 4월까지 A사를 비롯해 총 16개의 보험회사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그리고 2010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29회에 걸쳐 병원을 방문하고 총 649일간 입원해 A사에게서 보험금으로 3000여만원을 받았다. 이후 A사는 B씨가 여러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A사 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사를 통해서도 모두 2억50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간 사실을 알게 됐다. B씨에게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한 A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 판사는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경우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며 "보험계약자의 그러한 목적은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과 재산상태,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등을 바탕으로 추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계약 무효” 이어 "B씨는 유사한 다수의 중복 보험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저축적 성격의 보험이 아닌 보장적 성격이 강한 것들로 총 16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B씨가 별다른 부담없이 월 약 92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납입할 정도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B씨는 순수하게 생명·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보험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인할 수 있다"며 "B씨가 A사와 맺은 보험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보험금
부정취득
보험
남가언 기자
2020-04-09
형사일반
대법원, 원심파기 환송
[판결] “보험사기 기수 시기는 보험금 지급 받았을 때”
보험사기의 기수 시기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 받았을 때'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4도2754). 김씨는 어머니 장씨와 공모해 질병 사실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금을 타내기로 했다. 이들은 1999년 2월 교보생명 보험모집인을 통해 김씨를 보험계약자로, 장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에 가입하면서 과거 발병했던 장씨의 당뇨와 고혈압 등 병력을 고지하지 않았다. 이후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면책기간 2년이 지나자 이들은 당뇨 등을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해 14회에 걸쳐 1억1800여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검찰은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대법원은 어머니 장씨가 상고 제기 후 사망해 공소를 기각하고 김씨에 대해서만 판단했다. 질병 숨기고 계약 면책기간 지난 후 1억여원 수령 재판부는 "보험계약자(소비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해 보험사와 계약을 했더라도 보험금은 계약 체결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해야 지급된다"며 "고지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만으로 미필적으로 보험금 편취를 위한 고의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고의의 기망행위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사고를 이유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돈을 지급 받았을 때 (보험)사기죄는 기수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보험계약이 체결되고 최초 보험료가 납입된 때나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더이상 해지할 수 없게 됐을 때 또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고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지급된 보험금을 회수하지 않았을 때 사기죄가 기수에 이른다고 판단해 이를 전제로 김씨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면소를 선고했는데 이는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죄의 기수시기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사기죄에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판결은 법리 오해 1심은 김씨 등의 혐의를 인정해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공소사실에 따른 사기범행은 보험계약이 체결되고 최초 보험료가 납입된 때 혹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더이상 해지할 수 없게 됐을 때 또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고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지급된 보험금을 회수하지 않았을 때인 1999년 12월 또는 늦어도 2003년 5월 이미 종료됐다"며 "7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 두 사람에게 면소 판결했다.
보험사기
보험
면책기간
사기
손현수 기자
2019-06-11
민사일반
‘심각한 이상’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 위반
[판결] 보험계약체결 당시 정확한 병명은 알지 못했더라도…
보험가입자가 보험계약 당시 정확한 병명은 알지 못했더라도 자신의 신체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는 보험계약 전 보험사에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을 보험사 측에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나모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8다28124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 당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한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일정 기간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이때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이란 현저한 부주의로 중요한 사항의 존재를 몰랐거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해 그 사실이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임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과실이 있는지는 보험계약의 내용, 고지해야 할 사실의 중요도, 보험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된 경위,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관계 등 제반사정을 참작해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보험자인 김모씨가 앓은 폐결핵은 발열, 체중감소, 식욕부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김씨의 동거인은 김씨가 사망 2주전부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출근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결핵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소모성 질환이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하루 이틀 만에 갑자기 경과가 악화돼 사망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 보험금청구소송 원고승소 원심파기 또 "김씨의 동거인이 '김씨의 건강이 악화돼 보험에 가입하게 됐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보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정확한 병명을 알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김씨가 질병에 걸려 신체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해 고지의무 위반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고지의무 위반에 있어서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나씨는 2014년 9월 현대해상과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근무하던 김씨를 피보험자, 수익자를 나씨 본인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에는 김씨가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2억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특별약관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보험계약 이틀 후 김씨는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이에 나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현대해상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 측은 재판과정에서 "김씨가 몸이 아픈 것을 숨겼으므로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1,2심은 "결핵증상은 감기나 다른 폐질환 또는 담배로 인한 증상으로 취급돼 증상으로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면서 "보험계약자인 나씨와 피보험자인 김씨가 폐결핵을 숨긴 채 보험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거기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나씨의 손을 들어줬다.
고지의무위반
보험계약
채증법칙
이세현 기자
2019-05-08
민사일반
수영 금지구역서 조개 줍다 갯고랑에 빠져 익사
[판결] ‘지적장애 불고지(不告知)‘ 보험금 못받는다
보험회사에 지적장애 3급인 아들의 사망보험을 가입하면서 지적장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적장애의 존재 여부는 보험계약전 고지의무가 있는 '중요사항'에 해당된다는 취지다. 부산지법 민사4부(재판장 성금석 부장판사)는 엠지(MG)손해보험㈜이 노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8나462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노씨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중요 사항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사고의 발생이 보험계약자의 불고지·불실고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때에는 상법 제655조 단서에 의해 불실고지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면서 "그러한 인과관계가 부존재하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보험계약자 측에 있으므로, 인과관계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밝힐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상법 규정의 단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일반인에 비해 인지능력 등이 떨어지는 상태인데, '수영금지구역'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 위험성을 판단했다면 이러한 장소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체격과 사고 당시 바다의 상태 및 주변 상황 등에 비춰, A씨의 지적장애와 사고 발생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지법 "사고 발생과 장애사실 인과관계 있어" 그러면서 "망인의 정신장애 등 존재여부는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험계약자인 어머니 노씨의 고지의무 대상이 되고, 이를 불고지 한 것은 노씨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라며 "보험가입 내역 등에 의하면 노씨도 이러한 내용이 중요한 사항임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2016년 8월 14일 지적장애 3급인 A(사고당시 18세)씨는 부모와 함께 부산 사하구에 있는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에서 조개를 캐며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A씨가 있던 곳은 해수천이 시작되는 곳으로 수심이 깊어 입수가 금지된 곳이었고, 주변에는 '수영금지구역', '위험' 등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보험 가입하기 전에 알려야 할 중요사항에 해당" 사고 당일 오전 11시께 순찰을 돌던 해상구조대는 A씨가 위험지역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퇴거 조치를 하면서 "이곳은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A씨는 순찰조가 떠난 후 아버지와 함께 다시 이곳에 들어가 조개를 채취했다. 결국 A씨는 실수로 갯고랑에 빠지고 허우적대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심폐소생술 등의 치료를 받았지만 그날 저녁 사망했다. A씨의 어머니이자 보험계약자인 노씨는 같은해 9월 엠지보험에 A씨의 사망 보험금 1억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A씨가 보험에 가입할 때 자신의 지적장애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며 이듬해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사고와 지적장애 여부는 관련성이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었다(부산지법 2017가단300400).
보험금
수영금지구역
지적장애
2018-11-08
금융·보험
의료사고
서울중앙지법 "보험금 1억7900여만원 지급하라"
[판결] "분만 중 태아 뇌손상도 태아보험 적용 대상"
출산 과정에서 아기가 입은 뇌손상도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상해보험과 같은 인보험(人保險,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해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등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보험계약자는 이에 대해 보험료 등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보험계약)에서는 태아도 피보험자가 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분만중 일어난 응급 사고 등은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오상용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가단5371443)에서 "현대해상은 1억7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임신중이던 2010년 2월 자신과 태아(딸 A양)를 피보험자로 설정해 현대해상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5개월 뒤 A양을 분만했는데, 이 과정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딸인 A양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 이에 김씨는 2015년 11월 "보험금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은 "약관에 '임신, 출산 등을 원인으로 해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오 부장판사는 "김씨와 현대해상은 출산 전 태아를 피보험자로 해 계약을 체결했고, 보험기간은 체결일부터 시작됐다"며 "(김씨가 가입한 상해보험) 약관은 '태아는 출생 시 피보험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보험기간 개시 시점과 불일치해 문구 그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는 어머니 몸에서 전부 노출됐을 때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지만, 인보험의 피보험자가 반드시 권리나 의무의 주체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인보험의 목적이 생명과 신체 보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태아에게도 피보험자의 지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경우 분만중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분만 과정이 아니다"라며 "이는 약관상 보험금 지급 대상인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출산
상해보험
태아
응급사고
분만
이순규 기자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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