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이 본안재판 절차에서는 간접강제결정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이는 본안재판에서도 장래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간접강제를 명할 수도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는 최근 한국방송공사 등 지상파 3개사가 CJ헬로비전 등 5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소송의 항소심(☞2010나97688)에서 종합유선방송사들의 지상파방송 재전송행위를 금지하는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들이 재전송행위를 하면 하루에 1억원씩을 배상하게 해달라"는 원고의 간접강제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본안재판절차와 강제집행절차는 준별되는 절차로서 각각의 절차를 규율하는 법률도 별도의 단행법으로 돼 있다"며 "집행권원 성립과 집행단계 사이의 공백기간이 문제가 된다면 금전지급을 명하는 본안판결에서 부동산이나 채권의 압류명령 등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돼 양 절차의 구별이 무너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본안판결에서 간접강제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본안판결에 대한 상고가 있는 경우에는 간접강제에 대한 판단기준시가 되는 사실심 변론종결시와 간접강제결정이 내려지는 시점에 해당하는 상고심 판결선고시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오히려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간접강제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즉시항고로 불복할 수 있지만 본안판결과 함께 간접강제결정이 내려진 경우에는 항소나 상고의 방법으로 불복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된다"며 "판결에 의한 강제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공백의 문제는 가처분 제도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법체계에 부합하다"고 밝혔다.
한국방송공사 등 지상파 3개사는 지난 2009년 서울중앙지법에 "지상파 방송사들의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한다"며 종합유선방송사의 지상파방송 재전송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일 하루마다 1억원씩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1심은 지난해 9월 종합유선방송사의 지상파방송 재전송행위를 금지하면서도 간접강제 청구는 "의무위반의 개연성이 없고 적정한 배상액을 정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