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이를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의사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의사 B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1623).
2016년 분당차병원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이를 놓쳐 바닥에 떨어뜨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신생아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치료했지만, 출생 6시간 만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부모에게 숨긴 채 진료기록부를 위조하고, 허위진단서를 작성하는 한편 변사체 검시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 병원 부원장인 B씨도 자신들의 과실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인멸에 동참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와 동료의사들이 주고받은 문자 등 당시 정황을 종합하면, 이들이 아기 뇌 초음파 영상판독 데이터를 삭제하고 사체가 일반적인 장례절차를 통해 화장되도록 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증거를 인멸했다"며 "이 사건은 의사들이 환자들의 신뢰를 배반하고 저지른 범죄로서 의료인 일반에 대한 신뢰를 뿌리 채 흔든 심각한 범죄"라며 A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A씨 등의 범행은 수술실에서 발생한 사고와 그로 인해 아기가 사망에 이른 중대한 결과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동기에 있어 참작할 만한 점이 전혀 없다"며 "의사들은 증거인멸 등 범행에서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변명을 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면서 1심이 선고한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A씨와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