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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원고패소 판결
[판결] "산부인과 등에 저리로 대출한 뒤 분유 납품한 남양유업에 과징금 타당"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 등에 시중 은행 평균 대출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면서 자사 분유를 판매한 남양유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 이병희·정수진 고법판사)는 2일 남양유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2021누7592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남양유업은 2016년 8월부터 2018년 9월까지 6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 연 2.5~3%로 16억여 원을, 19개 산부인과 등에는 기존에 대여한 총 127억여 원에 대해 대여기간을 연장하고 이자율을 연 4.2~5.9%로 정했던 것을 연 2.5~3% 사이의 수준으로 낮춰 총 25개 산부인과 등에 143억여 원을 대출해줬다. 남양유업이 적용한 이자율은 당시 은행 평균 대출금리보다 최소 0.5%에서 최대 1.01%까지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린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25곳 중 22곳이 남양유업 분유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2021년 11월 남양유업의 대출 행위 등이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에 해당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4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불복한 남양유업은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남양유업이 대출해준 금원의) 이자율은 은행 평균 대출금리보다 최소 0.5%에서 최대 1.01%까지 낮게 설정돼 있는 바, 판매촉진 등의 목적으로 25개 산부인과 등에 평균적인 금리 수준보다 낮게 대여한 것은 거래상대방에 대한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 제공 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양유업으로부터 낮은 이자율로 대여금을 제공받은 산부인과 등 모두가 남양유업의 분유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중 22곳에선 남양유업의 분유 제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보면 남양유업의 대여 등 행위로 인해 타 경쟁사의 제품이 아닌 남양유업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이른바 '고착 효과'로 인해 남양유업 분유 제품을 공급받아 산모에게 제공하는 산부인과 등의 수가 많아질수록, 남양유업 제품을 유지하는 산모도 늘어날 것이므로 향후 산모들의 제품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부인과 등이 분유 제품을 선택함에 있어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이 아닌 남양유업으로부터 제공받은 경제상 이익 규모나 횟수를 고려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분유 제품의 가격, 품질 등과 무관하게 분유 제품을 선택하도록 했다"며 "최종 소비자인 산모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남양유업의 행위는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과징금
남양유업
공정거래
한수현 기자
2023-02-03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간호기록부 위조는 허위진단서 작성에 해당 안돼<br>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 확정
[판결] "간호기록부 위조했다고 의사 면허 취소는 위법"
의사가 '간호기록부'를 위조한 혐의로 처벌 받았다고 면허취소 처분을 내릴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의료법 제8조 제4호가 규정하는 의료인 결격사유 중 하나인 '허위진단서작성죄 및 허위진단서행사죄로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은 자'에는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만 포함되고 간호기록부 위조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의사 A 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2022두3639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서울 강남에서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했다. 산모 B씨는 2015년 1월 이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가 '저산소성 허혈성 뇌 손상'을 입게 됐다. A 씨는 같은 해 3~4월 B씨의 출산일과 그 이튿날 간호기록지에 B씨와 태아의 상태, 조치 내용, 조치 시각을 소급해 기재하고 간호사들의 서명을 해 간호기록지를 위조한 뒤 같은 해 4월 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제출했다. 이듬해 9월 A 씨는 업무상과실치상(태아 상해 부분), 사문서위조(간호기록지 작성 부분), 위조사문서행사(간호기록지를 중재원에 제출한 부분), 업무방해(중재원의 공정한 중재 업무를 방해했다는 부분) 혐의로 기소됐고, 업무상과실치상을 제외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판결 확정 이후인 2020년 6월 "A 씨의 위조 간호기록지 행사죄가 금고 이상의 형의 유죄로 확정됐는데, 이는 의료법 제8조 제4호가 정한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며 A 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했다. A 씨는 "해당 조항의 결격사유는 허위진단서작성죄와 허위진단서행사죄에 한정되며, 위조된 간호기록지 행사죄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등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형법 제233조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또는 조산사가 진단서, 검안서 또는 생사에 관한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7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34는 '제231조 내지 제233조의 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행사한 자는 그 각 죄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인 결격사유 중 하나인 '형법 제233조, 제234조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가 허위진단서작성죄 및 허위진단서행사죄로 처벌받은 자에 한정되는지, 일반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처벌받은 자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2000년 의료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범죄를 가리지 않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를 결격사유로 하다가, 2000년 개정에서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를 결격사유로 하며 형법 제233조, 제234조만을 둔 의료법의 개정 취지에 비춰 보면, 의료법 제8조 제4호가 정한 결격사유는 '허위진단서작성죄 및 허위진단서행사죄로 처벌받은 자에 한정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의료법 제8조 제4호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의사면허
허위진단서
간호기록부
박수연 기자
2022-08-14
민사일반
인터넷
상대업체 이미지·평판 등 손상 피해 배상해야
[판결](단독) “석면 날린다” 경쟁업체 허위 비방 글 올린 산후 조리원
경쟁 산후조리원에 대한 허위 비방 글을 올려 매출 감소 피해를 입힌 산후조리원이 억대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송승우 부장판사)는 A산후조리원이 인근 지역 경쟁업체인 B산후조리원과 그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604354)에서 최근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과 무관 2년 넘게 매출 감소 서울 강남에 있는 B산후조리원 대표 C씨와 실질적 운영자인 D씨는 2018년 직원에게 같은 지역 경쟁업체인 A산후조리원을 비방하는 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직원은 같은 해 1~6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임산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 'A업체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날려 예약을 취소했다'는 취지의 허위 게시글 등을 올렸다. 이에 A산후조리원은 2020년 1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산후조리원 바로 옆에서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있었지만 현장에서 허용기준을 초과한 석면이 배출된 적은 없고, A산후조리원의 실내 공기질은 2015~2017년까지 기준 이하로 유지됐다"며 "재건축 공사와 그에 관한 석면 문제를 지적한 B산후조리원 측의 허위 비방글 작성(불법행위)에 따른 영향으로 A산후조리원의 2018년 하반기 매출은 불법행위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7년 하반기 매출 대비 약 4억6000만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억대 배상판결 다만 "허용기준 이하의 석면이라 하더라도 그 유해성에 관한 산모의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하면 재건축 공사가 A산후조리원의 2018년 하반기 매출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2019년 이후부터는 A산후조리원이 같은 지역에서 새로 시작한 2호점이 본점의 매출 규모와 비슷해져 매출 감소분 중 절반 정도는 2호점 개점의 영향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후조리원 영업은 서비스업의 일종으로서 운영업체의 이미지나 평판, 신용 등이 매우 중요하고, 손상된 이미지 등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B산후조리원 측의 불법행위 내용과 기간, 동기와 경위 등을 고려하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50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고, B산후조리원과 대표 C씨 등은 공동으로 A산후조리원에 재산상 손해액 1억2000만원과 위자료 5000만원을 합한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비방글
경쟁업체
허위게시글
이용경 기자
2022-05-02
민사일반
조산아 치료 못해 사망… 병원에 손배 책임
[판결](단독) 산소공급치료기 사용 가능 여부 확인 않고 제왕절개수술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가 모두 다른 환자들에게 사용돼 여분이 없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응급제왕절개수술을 해 조산아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 측이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아기가 치료 기회를 받지 못한 데 병원 측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A씨 부부가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112395)에서 최근 "재단은 3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부부는 2019년 4월 임신 중인 태아가 선천성 횡경막 탈장(CDH)이라는 진단을 받자 넉달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아산병원 의료진은 A씨가 입원한 당일 신생아중환자실에 빈자리가 발생하면 분만하기로 결정하고, A씨 부부에게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수적이며 에크모 치료 가능성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다음날 오전 A씨에게 유도분만을 시도했지만, 태아의 심박동수가 감소하자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했다. 그렇게 낮 12시께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후 아기의 상태가 악화되자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뒤늦게 에크모 치료기가 모두 다른 환자들의 치료에 쓰이고 있음을 확인했고, 오후 11시가 돼서야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기가 없어 아기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없고 전원 가능성과 그에 따른 위험성, 아기의 사망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결국 아기는 이튿날 새벽 숨을 거뒀다. 이후 A씨 부부는 소송을 냈다. 서울동부지법 유족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의료진은 출산일 전날부터 병원 내 에크모 치료기 11대가 모두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산모에 대해 유도분만을 개시했다"며 "의료진에게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병원의 에크모 치료기를 미리 확보해 두지 않은 과실 또는 신생아중환자실과 에크모 치료기가 확보된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은 채 만연히 아기를 출생케 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료진이 아기에게 에크모 치료를 실시했더라도 생존기간을 다소 연장시킬 수 있을 뿐 사망의 결과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의료진의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천성 횡격막 탈장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에크모 치료의 효과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2006~2015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선천성 횡격막 탈장 신생아 환자 6명 모두가 사망한 바 있다"며 "소아외과 진료기록 감정의도 '에크모 치료를 했어도 아기가 생존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을 것'이라는 소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기는 에크모 치료를 받고 다소나마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을 텐데, 의료진의 과실로 그 치료를 받아 볼 기회를 잃었다"며 "재단은 아산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아기와 그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병원
의료과실
아기
태아
사망
이용경 기자
2021-12-20
민사일반
회사 전체 경영 토대로 통상임금 신의칙 판단해야<br> 대법원, 근로자 패소 원심 파기
[판결] 특정부서가 재무·회계상 회사와 명백히 독립돼 있지 않다면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의 신의성실 원칙 주장은 회사 전체 경영상황을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회사 내 특정 부서가 재무·회계상 회사와 명백히 독립돼 있지 않다면 이를 회사와 구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A씨 등 두산모트롤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6다1605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 105명은 2012년 8월 정기상여금과 각종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미지급한 임금 1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통상임금으로 인정된 정기상여금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근로자들의 주장이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해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사측은 A씨 등이 속한 '사업부'를 기준으로 신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A씨 등은 사업부가 아닌 회사 전체를 기준으로 신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사측은 A씨 등에게 10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는 해당하지만, A씨 등이 속한 사업부가 별도의 조직을 갖추고 어느 정도 독립적인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사업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임금협상 및 인력구조조정도 사업부가 독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해당 사업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추가 수당을 지급하게 되면,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져 사업부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경영활동에 중대한 어려움이 초래돼 사업부 존립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등의 청구는 그것이 사용자에게 예기치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 한해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배척될 수 있다"며 "사업부가 회사 내부의 다른 부서와 조직 및 운영상 어느 정도 독립되어 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재무·회계 측면에서도 명백하게 독립돼 있는 등 회사와 구별되는 별도의 법인으로 취급해야 할 객관적인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회계
신의성실원칙
회사
재무
통상임금
손현수 기자
2020-09-11
민사일반
대법원, '태아의 건강손상을 여성근로자 산재로 인정' 첫 판결
[판결]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선천성 질병 아기 출산… 산재 해당"
임신 중인 여성이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에 선천성 질병이 있는 아이를 낳았다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태아의 건강손상을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최초의 판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9일 변모씨 등 4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 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2016두4107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제주의료원 간호사인 변씨 등 4명은 모두 2009년에 임신해 2010년에 아이를 출산했는데, 아이들이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기간 병원에서 근무하다 임신한 간호사는 변씨 등을 비롯해 모두 15명이었는데, 그 중 6명만이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변씨 등 4명은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를 출산하고, 다른 5명은 유산을 했다. 이에 변씨 등은 알약을 삼키기 힘든 환자를 위해 약을 빻는 과정에서 산모·태아에 치명적인 유해약물에 노출됐다며 2012년 12월 근로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은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과 질병, 장애 또는 사망 등만을 뜻한다"며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변씨 등은 2014년 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은 여성 근로자의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관계없이 산재보험법 제5조 1호에서 정한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제도와 요양급여제도의 취지, 성격 및 내용 등을 종합하면 여성 근로자와 태아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산재보험법의 해석상 모체와 태아는 '본성상 단일체'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근로자는 출산 이후에도 모체에서 분리되어 태어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 등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하지 않는다"며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그 업무에 기인하여 모체의 일부인 태아의 건강이 손상되는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여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수급관계가 성립하게 되었다면, 이후 출산으로 모체와 단일체를 이루던 태아가 분리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요양급여 수급관계가 소멸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칙적으로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로 태아에게는 독립적 인격이 없으므로 태아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된다"면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산재보험 급여를 받으려면 업무상 사유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본인이어야 한다"며 "태아의 건강손상에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태아의 건강손상 또는 출산아의 선천성 질환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최초의 판례"라고 설명했다.
태아
여성근로자
산업재해
산재
출산
임신
손현수 기자
2020-04-29
민사일반
도우미측에 전적으로 배상책임
[판결] 산후도우미가 아기 예방접종 가다 넘어져 아기 다쳤다면
산후도우미가 아기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으로 가다 넘어져 아기가 다쳤다면 산후도우미 측이 전적으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산후도우미 측은 "인도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있었고 아기를 안고 있어 발 아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A아기(1세)와 그 부모가 산후도우미 B씨 그리고 B씨가 소속된 산후도우미 관리업체의 보험사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059987)에서 최근 "1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산후도우미 B씨는 지난해 9월 오전 태어난 지 한달 된 아기의 예방접종을 위해 아기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소아과로 향했다. 택시에서 내린 B씨는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들어가려다가 인도에 있는 장애물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이 사고로 아기는 두부와 안면부가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혀 폐쇄성 안와골절상 등을 입었다. 이 일로 B씨는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되기도 했다. B씨는 출산 후 가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산모와 아기를 위해 가정으로 산모관리사를 파견해 산후조리 보조, 신생아돌봄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모 산후도우미 관리업체 소속이었다. 메리츠화재는 이 업체와 '전문인으로서 업무 수행 중 타인에게 신체장해 또는 재물손해를 입혀 보험기간 중 타인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가 제기돼 법률적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하는 전문직업배상책임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이에 A아기 측은 산후도우미 측과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33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책임제한 사유 인정 안 된다” 김 판사는 "B씨가 아기를 안고 이동하면서 전방 및 좌우 도로상황을 살피지 않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B씨는 불법행위자로서 민법 제750조에 의해, 메리츠화재는 보험자로서 상법 제724조에 의해 직접 보상책임에 기해 공동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들은 인도 끝부분에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있었고 아기를 안고 있어 발 아래 시야가 제한되고 있었으니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신생아돌봄을 업무로 하고 있는 B씨가 아기를 안고 보행하기 전에 응당 살펴야 하는 것이므로, 책임제한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배상책임
부상
산후도우미
박수연 기자
2019-12-12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결] "카톡으로 10시간 분만 지휘 의사 신생아 사망에 배상 책임"
10시간가량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간호사들에게 분만 지시를 했다가 신생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부 이창영 부장판사)는 A씨 부부가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나2033150)에서 "B씨는 A씨 부부에 1억5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는 분만 중 태아 심박동 수와 자궁수축 감시 등 산모와 태아에 대한 감시, 관찰을 세심하게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게을리했다"며 "B씨의 무과실이나 피해자의 뇌 손상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게 '적극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의료행위에서 언제든 예상 외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고, 신생아의 저산소성 뇌 손상은 원인 불명인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감안해 B씨의 과실 비율을 40%로 제한했다. A씨는 분만이 가까워진 2015년 1월 진통을 느껴 평소 다니던 B씨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인 B씨는 10시간가량 병원 밖에 머물며 간호사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유도분만제 투입 등 분만 준비를 지시했다. A씨는 B씨가 병원에 도착하고 얼마 뒤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아이는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로 태어나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고, 상태가 나아지지 않다가 결국 사망했다. A씨 부부는 B씨의 의료과실로 아이가 사망했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B씨는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졌지만, 최근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B씨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의심이 들지만 제출된 증거만으론 의료행위와 태아 상태의 인과관계를 명백히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톡
신생아
의사
사망
손해배상
손현수
2018-12-28
형사일반
입원실은 산모가 점유하는 방실… 출입 땐 동의 필요<br> 산모 자리 비운 사이 젖병 회수는 '방실 침입죄' 해당<br> 대법원, 벌금형 원심 확정
[판결](단독) “산후조리원 직원도 산모 입원실 무단출입 못한다"
산후조리원 원장이나 직원이라도 산모 동의 없이 입원실에 들어가면 '방실침입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황모(60)씨가 운영하는 대전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하던 A씨는 2015년 6월 자신의 모유를 유축해 젖병에 담아 조리원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은 이 젖병과 이전에 받아둔 젖병 등 2개를 신생아실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런데 이튿날 이 젖병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A씨가 자신이 유축한 모유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A씨는 조리원 측에 항의하며 젖병 2개를 받아온 다음 임산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다른 사람의 모유를 아기에게 먹이려는 조리원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만 그 조리원이 어느 곳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조리원 측도 대응에 나섰다. 황씨는 증거를 확보하겠다며 직원에게 A씨가 가져간 젖병을 찾아오라며 A씨가 입원실 문을 잠그고 자리를 비운 사이 보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 갖고 오도록 지시했다. 그러다 방실침입 교사 및 권리행사방해 교사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재판과정에서 "산후조리원 임직원들은 조리원 내 입원실 및 집기 등의 관리책임자로서 입소자 입원실에 자유로이 출입이 가능하므로 방실침입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은 황씨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1,2심 재판부는 "A씨는 조리원 측과 산후조리원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 내용에 따라 입원실을 사용하게 된 것이므로, 입원실은 A씨가 점유하는 방실에 해당한다"며 "조리원 직원이 산모 및 신생아의 관리나 입원실의 청소 등을 위해 입원실에 출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방실의 점유자인 피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받아야 적법하므로 황씨 등의 행위는 방실침입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젖병 2개를 무단탈취한 것이므로 A씨에게 젖병에 대한 점유권원이 없다'는 황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A씨는 조리원과의 이용계약에 따라 조리원이 제공하는 분유, 젖병, 기저귀 등을 사용할 권리가 있으므로 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인 '타인의 점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323조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A씨는 조리원 이용계약에 따라 산후조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담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젖병을 가져온 것이므로 이에 대한 조리원측의 자력에 의한 탈취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황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방실침입 교사 및 권리행사방해 교사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16256).
권리행사방해죄
산후조리원
방실침입죄
이세현 기자
2018-05-10
소비자·제조물
의료사고
[판결] 4.76㎏ 신생아 출산과정서 제왕절개 권유 않은 의사에 "3억 배상"
몸무게가 평균보다 많이 나가 난산이 예상되는 아기를 가진 임산부에게 제왕절개를 권유하지 않고 자연분만을 유도해 아기가 장애를 입었다면 의사에게 거액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분만 과정에서 후유장애를 입은 이모군과 그의 어머니가 인천의 A산부인과 병원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66087)에서 "이씨는 이군에게 3억여원을, 이군의 어머니에게 4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군은 2012년 11월 A산부인과에서 4.76㎏의 거대아로 태어났다. 그런데 자연분만 과정에서 엄마의 자궁에 어깨가 걸리면서 신경이 손상돼 오른팔과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장애를 안게 됐다. 이에 이군의 어머니는 "이씨가 제왕절개 방식의 분만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임신성 당뇨를 앓아 거대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었는데도 이씨는 예방조치를 소홀히 했다"면서 10억36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가 실제 체중과의 오차 가능성이나 임신성 당뇨에 따른 거대아 임신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연분만을 진행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산모의 임신성 당뇨 증상을 면밀하게 관찰해 거대아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군의 어머니가 A산부인과에 첫 내원했을 당시 이미 임신 35주차였던 점과 기본적인 출산 위험성 등을 고려해 이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임산부
분만
제왕절개
이순규 기자
20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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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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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전부로 보면 비방목적 인정 안돼”
판결기사
2024-03-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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