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사건 당사자가 수감된 사실을 모르고 판결정본을 공시송달한 경우 송달의 효력은 있지만, 당사자는 출소 후 추완항소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복합상가번영회가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2019다220618)에서 피고의 항소를 각하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번영회는 2017년 9월 B씨를 상대로 상가관리비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같은 해 10월 11일 이행권고결정을 했고 B씨는 같은 달 18일 소장에 기재된 자신의 주소지에서 이행권고결정서 등본을 송달받고 다음날인 19일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B씨는 이후 다른 사건으로 같은 해 10월 20일 구속 수감됐다. 1심 법원은 그해 11월 16일과 12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변론기일을 열고 심리를 종결했는데, 변론기일 통지서 등을 B씨의 주소지에 폐문부재로 송달하지 못해 발송송달로 송달했다. B씨는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은 2018년 1월 11일 A번영회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판결정본을 B씨의 주소지에 송달하려 했지만 역시 폐문부재로 송달이 이뤄지지 않자 공시송달해 2018년 2월 10일 0시 송달 효력이 발생했다. 이후 2018년 8월 중순 출소한 A씨는 1심의 판결정본을 받은 뒤 같은 해 9월 1심 법원에 추완항소장을 냈다.
2심은 "B씨는 소 제기를 알고 있었으므로 소송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고 이는 자신이 답변서를 제출한 다음날 구속됐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B씨가 이를 조사하지 않아 1심 판결에 대해 공시송달의 효력이 발생한 2018년 2월 10일부터 2주가 경과한 2018년 9월 3일에 추완항소를 제기한 것은 B씨가 1심 판결의 선고사실을 알지 못해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이를 B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항소기간 도과 후에 제기한 이 같은 추완항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당사자가 소송 계속 중에 수감된 경우 법원이 판결정본을 민사소송법 제182조에 따라 교도소장 등에게 송달하지 않고 당사자 주소 등에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했다면, 공시송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공시송달을 한 이상 송달의 효력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감된 당사자는 민사소송법 제185조에서 정한 송달장소 변경의 신고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공시송달로 상소기간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과실 없이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해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상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때'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판결이 있었고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킨다"며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새로 판결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씨는 2018년 8월 21일 1심 판결정본을 발급받았을 때 1심 판결이 있었고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됐으므로, 그 때부터 2주일의 항소기간 내인 2018년 9월 3일 제기한 추완항소는 적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