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18일(목)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수익금
검색한 결과
9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3000억 포천 부동산 투자사기 부부 징역 25년·20년 확정
3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피해를 입힌 유사수신업체 운영자 부부에게 대법원이 중형을 확정했다. 법원은 이들이 부동산과 부실채권 사업만으로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보장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투자자들을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유사 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에게 징역 25년을, 부인 김모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6098). 정 씨 부부는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며 '핑크뮬리' 명소로 유명한 경기도 포천의 한 식물원을 인수했다. 이들 부부는 2019~2021년 "부동산 경매와 부실 채권을 매각해 연평균 30%가량의 높은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금 3000억 원 이상을 끌어모은 뒤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정 씨 부부가 받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정 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25년과 20년을 선고했다. 2심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행돼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그 후 다액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정 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김 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정 씨 부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부부가 인수한 식물원은 이들의 사기 범행이 알려진 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기
유사수신행위
사기
뇌물
홍윤지 기자
2024-03-19
형사일반
[판결] 부부 속여 5억7000억원 갈취한 사기범…대법원 "가중처벌법 적용"
부부를 속여 부동산 사기를 벌인 뒤 돈은 각각 따로 송금 받은 사기범에 대해 하나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해 특정 금액 이상의 사기를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특경가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개발업자 A 씨에게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1일 확정했다(2023도13514). A 씨는 2010~2011년 부부인 피해자들에게 양평군 옥쳔면의 임야를 분양해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인 뒤 부부 중 한 사람으로부터 4억7500만 원을, 다른 한 사람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4000만 원, 2억2000만 원, 1억3500만 원을 받은 혐의, 2022년 2월 무면허 운전을 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의 쟁점은 부부를 대상으로 한 사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해당 법은 사기로 취한 돈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 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부부별산제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들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각 피해자에 대한 각각의 사기죄를 구성해 양자가 실체적 경합관계(여러 개의 죄)에 있다"며 원심 법원이 이를 포괄일죄(하나의 죄)로 판단해 사기죄의 이득액이 5억 원을 넘는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잘못 적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5억7500만 원짜리 범행 1건이 아닌 4억7500만 원과 1억 원짜리 범행 총 2건을 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 판단을 했으나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했다. A 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피해자들에 대한 기망행위는 공통으로 이루어졌고, 피해자들도 노후 대비를 위한 자산 증식이라는 공통의 목적 아래 공동재산의 매도대금을 재원으로 삼아 공통으로 투자 결정에 이르렀다"며 "각 피해자의 송금 내역 및 송금 합계액,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역시 피해자들이 부부로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인식 아래 피해자들의 투자금 전체에 관해 편의상 피해자에게 사후적으로 담보를 설정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에 나타난 기망행위의 공통성, 기망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재산 교부에 관한 의사결정의 공통성, 재산의 형성·유지 과정, 재산 교부의 목적 및 방법, 기망행위 이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의 피해법익은 동일하다고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사기죄는 포괄일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다. A 씨 측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며 "피고인에 대해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동산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가중처벌
사기
홍윤지 기자
2024-01-19
민사일반
서울서부지법 일부승소 판결
[판결] “한국에너지재단, ‘일자리 실적 조작’ 금원 편취 직원 일탈에 책임 없어”
한국에너지재단이 일자리 실적을 부풀려주겠다는 명목으로 관련 단체로부터 금원을 편취한 내부 직원의 일탈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9단독 최은주 부장판사는 11월 21일 A 농업회사법인과 B 영농조합법인 등 총 20개 단체가 한국에너지재단과 재단 직원 권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274298)에서 “재단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권 씨는 A 농업회사법인 등에 총 4억1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2017년부터 한국전력공사가 출연한 기금으로 태양광 발전소 지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해당 사업은 농어촌 지역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는데, 당시 A 농업회사법인 등은 이 사업의 지원 대상이었다. A 법인 등은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수익금의 사용 내역을 재단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는데, 사업의 주요 목적인 일자리 창출 등에 65% 이상을 활용해야 했다. 만약 계획대로 수익금을 활용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수익금이 환수되는 등의 불이익이 발생했다. 그런데 재단에서 일자리 현황 파악 업무를 맡고 있던 권 씨는 채용 실적을 꾸며주겠다는 명목으로 A 법인 등으로부터 4억1300만 원을 개인 계좌로 입금받았다. 이후 권 씨의 행위가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된 A 법인 등은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법인 등이 권 씨의 요구로 송금한 계좌는 권 씨 부친의 계좌인데 비록 A 법인 등이 권 씨와 계좌 명의인의 관계를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재단이 개인 명의로 된 계좌를 이용해 실적을 만든다는 것은 그 기관의 성격에 비춰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A 법인 등은 실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없음에도 허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마치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송금해 허위의 자료를 만들어 일자리 실적을 작출한 후 권 씨로부터 다시 송금한 돈을 돌려받을 의사로 송금했다”며 “A 법인 등에게는 근로계약서가 허위인 점, 임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마치 태양광 수익금을 일자리 창출에 사용한 것처럼 외관을 꾸민다는 점에 대한 명백한 인식이 있었고, 권 씨의 협조 요청은 그 내용면에서나 형식면에서 정당한 협조 요청이 아님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권 씨가 일자리 창출 실적을 만든다면서 재단이 아닌 개인 계좌로 송금하도록 해 법인 등으로부터 4억1300만 원을 송금받은 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재단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설령 외관상 재단의 사무집행행위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A 농업회사법인 등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권 씨의 행위가 사무집행의 범위에 속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어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했다고 할 것이어서 재단의 면책 주장은 이유 있고, 권 씨의 불법행위에 관해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국에너지재단
사용자책임
직원일탈
이용경 기자
2023-12-06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3000억원대 사모펀드 출자 대가로 뒷돈 수수 혐의 새마을금고 직원 징역형
사모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새마을금고중앙회 직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새마을금고 자금 유치를 돕고 사모펀드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M캐피탈 부사장과 박 전 회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병철 부장판사)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새마을금고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 직원 최모 팀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벌금 1억5000만 원과 추징금 1억 8900만 원의 납부를 명령했다(2023고합200).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및 증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 최모 부사장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27억여 원의 추징금 납부를 명령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ST리더스의 최모 대표이사는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으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면했다. 최 부사장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ST리더스에서 일하며 박 전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사모펀드가 새마을금고의 자금 3800억여 원을 유치하도록 특혜를 알선하고 사모펀드로부터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년 5개월간 박 전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최 부사장은 금융권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ST리더스에서 일한 뒤 M캐피탈 부사장직을 지냈다. 최 대표는 박 전 회장과 새마을금고 직원에게 특혜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 팀장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 부사장의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출자해주고 최 부사장에게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는 방식으로 1억5000만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최 팀장에 대해서 금품을 수수했음에도 박 전 회장의 측근이라는 친분 관계를 이유로 징계 처분을 감경받는 등 직을 유지한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 팀장이 금융기관 임직원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했고, 박 전 회장이라는 뒷배경이 존재했음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최 부사장에 대해서는 "박 전 회장과의 관계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거액의 투자를 유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ST리더스에서 불과 15개월 근무하며 3800억여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를 유도했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박 전 회장과 최 팀장과의 친분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며, 제3자 계좌로 수익금을 받아 추적을 피하려는 계획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회장의 운전기사에 불과한 피고인이 막대한 수익을 내는 온전히 자신의 단독 수익으로 누리고 돌리려 했을까 하는 의문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 대표에 대해서는 "최 부사장과 공모해 금품을 제공하고 새마을금고로부터 투자를 받아 각종 관리보수를 취득하고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에서 벌어지는 비위행위에 올라타 사적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박 전 회장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대출과 투자를 대가로 금융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새마을금고 임직원과 금융사 임직원, 브로커 등 42명을 구속 기소했다. 박 전 회장은 2억5000만여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 팀장에게 징역 8년형과 벌금 7억 원, 추징금 1억8000만 원 납부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부사장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1억 원을 구형했다.
새마을금고
수재
알선
홍윤지 기자
2023-11-30
행정사건
[판결] MBC·방문진, 국민감사 취소소송 냈으나 각하
문화방송(MBC)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이 감사원의 국민감사실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각하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7일 MBC와 방문진이 감사원을 상대로 낸 국민감사실시 결정 처분 취소소송(2023구합66085)에 대해 각하 판결했다. 각하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지 않고 본안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국민감사실시 결정이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항고소송이란 행정청의 처분이 위법해 취소 또는 변경해달라고 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재판부는 "국민감사실시 결정 자체가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인지 여부에 대해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MBC의 경영이 방만하고 방문진이 관리·감독을 해태한 의혹이 있다며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올해 2월 국민감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하고 7월부터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대상은 △미국 리조트 개발 투자로 인한 105억 원 손실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수익금 지급 지연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선지급 투자금 회수 난항 △MBC플러스의 무리한 사업으로 인한 100억 원 이상 손실 등이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사전조사를 진행했으며 총 9건 중 6건을 감사하기로 했다. 그러자 MBC는 "감사원이 실시하는 감사는 법적 근거가 없고, 방문진이 어떤 법률을 위반했는지 등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6월 집행정지 심문을 진행한 뒤 이들의 신청을 기각했다.
MBC
국민감사
행정처분
한수현 기자
2023-09-07
형사일반
"실체 없는 '유령 의료법인'이거나 수익금 부당 유출한 경우에 한정해야"
[판결] 의료법인 내세워 병원 세운 비의료인… 대법원 전합, "악용·탈법만 처벌해야"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를 앞세워 병원을 개설한 것으로 보려면 비의료인의 주도적 관여와 함께 외형상 형태만 갖춘 의료법인을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즉, 실체가 없는 '유령 법인'이거나 수익금을 부당하게 유출한 경우로 한정해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에 돌려보냈다(2017도1807). A 씨는 의료인이 아니면서 형식적으로 의료법인을 설립 허가를 받은 뒤, 이사장 자격으로 개설 신고를 하고 의사 등을 직접 고용해 진료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위반해 요양병원을 설립·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적법한 의료기관으로 위장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37억8000만 원의 요양급여를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받았다. 의료법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지만,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 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동안 대법원은 의료인 개인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이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에 의 개설·운영된 것인지에 대해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였는지 여부(기존 주도성 법리)'를 기준으로 판단해 왔다. 이 사건에서는 기존 주도성 법리를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에 관해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에 관여한 경우 의료기관 개설자격 위반이 된다고 판단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할지가 문제 된 것이다. 전원합의체는 심리미진을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 개설자격 위반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의료법인에 출연하는 것은 허용되고 의료법인 이사 지위에서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참여하거나 주도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주도성 법리를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자격 위반 판단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비의료인에게 허용되는 행위와 허용되지 않는 행위의 구별이 불명확해져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의료인이 개설자격을 위반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했다고 판단하려면,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을 기본으로, 비의료인이 외형상 형태만을 갖추고 있는 의료법인을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여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운영으로 가장했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 사정으로는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재산 출연이 이뤄지지 않아 실체가 인정되지 않는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사정 또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해 의료법인의 공공성·비영리성을 일탈했다는 사정을 제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의료법인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한 후 시·도지사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받으면서 상당한 기간 의료기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다면, 설립 과정에 다소의 미비점이 있었다거나 운영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의료법인의 재산을 유출하는 횡령·배임 등 위법 행위가 존재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법인이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위한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렸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정화, 민유숙, 김선수, 이흥구, 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다수의견이 세운 기준으로는 피고인의 행위와 고의를 전체적·통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개설자격 위반의 인정 범위를 지나치게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고자 하는 의료법의 입법목적을 해치고 나아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 개설·운영과 관련해 수범자인 비의료인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운영 수익을 부당하게 유출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이 출연되지 않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는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을 위해 악용하거나 의료법인의 공공성, 비영리성을 일탈하는 행위는 철저히 금지된다"며 "그러한 행위를 한 경우 개설자격을 위반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것으로 평가되어 처벌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법인
비의료인
사무장병원
박수연 기자
2023-07-17
금융·보험
기업법무
(단독)[판결] 대표이사가 사기로 투자받은 약정에 대한 수익금 “회사에 배상해야”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정제유 수입 사업으로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불법 행위(사기)를 통해 회사 명의로 투자를 받았다면, 투자약정에 의한 수익금을 부담하고 있는 회사에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4일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취소하고 "B 씨는 A 사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 승소판결했다(2022나2012433). A 사는 석유정제연료 도·소매업 등을 하는 곳으로 B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 중순까지 A 사의 감사로, 2015년 7월 중순부터 2018년 3월까지 대표이사로 각각 재직하면서 A 사를 운영했다. B 씨는 2014년 7월경부터 "A 사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폐유를 정제한 연료유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폐유를 원료로 하므로 원료비용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며 세금도 거의 없어 정제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팔 때마다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매달 2회에 걸쳐 정제유를 수입하는데 그중 1회 수입으로 발생한 이윤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서 A 사 명의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B 씨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전국 10여 개 지점을 설치했고, 기존에 투자금을 지급한 일부 선행 투자자들에게 지점장을 맡겨 그 지점을 운영하도록 했다. B 씨는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지점장들을 통해 투자설명을 하거나 투자설명회를 통해 A 사 본사를 방문하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사업에 관해 설명한 뒤 투자자들로부터 법인계좌로 합계 620억여 원의 투자금을 지급받았다. A 사의 법인계좌 입출금업무를 담당하는 경리책임자 C 씨는 2016년 3월 B 씨에게 가지급금 99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작성하고, B 씨의 결재를 받은 후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이후 2017년 4월까지 B 씨에게 285억여 원 상당을 가지급금으로 지급하는 일계표를 작성한 뒤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그러던 중 B 씨는 투자유치행위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에 A 사는 "다른 결재권자의 승인 없이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임의로 작성하고, 가지급금을 인출해 B 씨에게 가도록 하는 등 횡령했다. 따라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50억 원을 지급하라"면서 B 씨와 C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투자자들로부터 A 사 명의로 투자를 받으면서 매달 투자금에 대한 10~15% 비율의 수당 내지 수익금을 지급하고 투자기간 만료 시 투자원금 전액을 상환하기로 약정해, A 사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투자금 상당액을 배상할 채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자들 중 일부가 A 사를 상대로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부 또는 일부 승소판결을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춰보면 B 씨는 A 사의 명의로 불법적인 투자유치행위를 하면서 A 사에게 채무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형사판결에 의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분이 수익금 등으로 지급됐다고 보이고, A 사의 손해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채무 액수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따른 투자금의 규모, 지점장들에게 지급된 수당의 범위 등에 비춰 보면 A 사의 손해액은 적어도 50억 원을 초과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C 씨에 대해서는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가담해 공동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A 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투자
사기
투자유치
한수현 기자
2023-04-30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업무시간 적었더라도 실적 부담 큰 업무 담당… 업무상 재해로 봐야"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실적으로 과로가 인정된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정상규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5일 A 씨의 유족 B 씨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청구소송(2021구합8527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 증권사에서 부지점장으로서 금융상품을 매매하는 업무, 상장법인 고객을 관리하는 영업 업무 등을 담당한 A 씨는 2020년 10월경 어지럼증을 느껴 잠을 자던 중, 경련과 구토, 오른쪽 팔과 다리에 마비증세를 느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1주일 뒤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와 아들인 B 씨 등은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A 씨의 발병 전 1주일, 4주 및 12주의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기준에 미달하는 등 업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했고, 이에 불복한 B 씨 등은 소송을 제기했다. B 씨 측은 "A 씨의 업무는 실시간으로 금액이 결정되는 증권이 거래되는 실적에 따라 고객과 회사 양측으로부터 항의와 질책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는 속성 자체로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한 성질을 가진다"며 "특히 A 씨는 2020년 6월까지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증권거래실적이 없다시피 해서 성과급이 1500 원에 불과하다가 7월경부터 거래량이 폭주해 9월에는 성과급 450만 원을 받았고, 이러한 상승 추이에 비춰 볼 때 사망 직전 12주간 업무량과 스트레스는 상당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영업 실적에 따라 지점의 수익금과 A 씨의 성과급이 결정되는 구조로 인한 실적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 영업 활동의 특성상 고객과의 응대나 그 준비가 근무시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점, 거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고객으로부터 항의와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 등은 총체적으로 A 씨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의 근무환경, 방식 및 거래 실적의 증가 추이 등을 비롯한 전후 사정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A 씨가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상당한 양의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인정된다"며 "비록 A 씨가 20여 년간 흡연을 해 온 이력이 있으나 10년 동안 건강검진 종합소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아온 점 등에 비춰 보면, 흡연 정도가 상병과 업무상 스트레스와의 관련성을 배제시킬 정도의 현저한 위험인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업무상재해
실적
과로
한수현 기자
2022-09-23
금융·보험
민사일반
1심 “공동불법행위 책임 있다”
[판결](단독) 2조원대 코인 투자 사기… 발행업자, 피해자에 투자금 배상해야
2조원대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가상화폐 발행 사업자가 피해자들에게 억대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재판장 김동빈 부장판사)는 지난 달 18일 A씨 등 5명이 브이캐시 발행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1가합558373)에서 "B씨는 원고들에게 3억 3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씨는 2020년 7월 지인들과 가상자산 거래소인 '브이글로벌'을 설립했다. 이후 B씨는 자체 가상자산인 '브이캐시'를 상장하기 위해 별도 가상화폐 발행사인 '브이에이치'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브이캐시 1개가 1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대량의 매수·매도 주문을 반복했다. 또 이 코인으로 명품이나 소비재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프랜차이즈 사업 등도 기획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브이캐시 자체만으로 별 수익을 창출할 수 없었다. 투자자들로부터 거래수수료를 받는 것 외에는 수익모델이 없었다. B씨 등이 쓴 투자자 모집방식은 다단계 마케팅 방식으로서 후순위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식 운용'이었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5만 2400여명으로부터 2조 2280여억 원에 상당한 투자금을 입금 받았다. 브이캐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A씨 등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씨는 "나는 소극적 가담자로서 코인 사기 일당 중에서도 브이캐시의 발행과 유통을 보조하는 부수적 역할만 했을 뿐 A씨 등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 원인인 다단계 마케팅에는 관여하지 않아 투자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A씨 등의 투자금은 내게 접근 권한이 없는 계좌로 입금돼 책임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다른 가해자에 비해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B씨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액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와 일당들은 공모를 통해 브이캐시에 대해 1개당 가격이 1원으로 유지되는 가상자산으로서 투자원금 손실의 우려가 없는 것처럼 '1구좌당 600만 원을 투자하면 최대 1800만의 브이캐시를 지급받아 원금 대비 300%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A씨 등을 기망하는 공동불법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은 거래소인 브이글로벌에 지급한 투자금에서 회수한 수익금 등을 공제한 차액인 '미회수 투자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B씨는 A씨 등에게 미회수 투자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코인
투자
사기
가상화폐
이용경 기자
2022-06-27
형사일반
피해자 동일하더라도 포괄일죄 성립 안된다
[판결] 범의의 단일성 인정되지 않고 범행방법도 동일하지 않다면
범죄 피해자가 동일하더라도 범의의 단일성이 인정되지 않고 범행방법도 동일하지 않다면 포괄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형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5375). 함께 기소된 B씨 등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검찰이 다른 사기사건 경합범으로 추가 분리 기소 공소장 변경없이 특경법상 사기죄 적용하면 안돼 여행대행업체 대표인 A씨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B씨에게 항공권블록사업을 소개하면서 원금 손실 없는 안전한 사업이니 투자하라고 속여 2011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27차례에 걸쳐 14억39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사업을 빙자해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수익금 또는 이자 명목으로 돌려막기를 하던 상황이었다. A씨는 또 직원들과 함께 태국 리조트 회원권 판매대금으로 항공권블록사업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2011년 10월부터 한달여간 1억8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A씨는 항공권블록사업 관련 사기로 21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09차례에 걸쳐 30억3860만원을 가로 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1차 기소한 뒤 종전 기소된 피해자와 동일한 피해자가 포함돼 있지만 범행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별개 범죄인 형법상 사기 혐의로 A씨를 추가 기소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년과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징역10년 원심파기 2심은 두 개로 나눠져 있던 A씨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다. 추가 기소된 부분을 종전 기소 부분과 합쳐 포괄일죄로 보고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원심은 A씨가 한 피해자로부터 항공권블록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편취하고 크루즈 여행사업 관련 차용금 명목으로 약 5억원을 편취한 것과 관련해 검사가 형법 제347조 1항, 제37조, 제38조를 적용해 형법상 사기죄의 실체적 경합범으로 기소했음에도 각 공소사실이 포괄일죄 관계라고 보고 직권으로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했다"면서 "단일 범의에 의해 상대방을 기망해 착오에 빠져 있는 동일인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동일한 방법에 의해 금원을 편취한 경우에는 포괄일죄로 처단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각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항공권블록사업 관련 사기행위는 포괄일죄가 성립하고, 크루즈여행사업 관련 사기행위도 포괄일죄가 성립하지만, 각 사기행위의 범행방법이 동일하지 않아 피해자가 동일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며 "나아가 사기행위가 전부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해도 검사가 공소사실에 대해 형법 제347조 1항을 적용해 형법상 사기죄로 기소했는데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로 처단하는 것은 A씨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하는 점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포괄일죄
경합범
사기
박수연 기자
2022-05-24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