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들이 지난 2005년 지로수수료를 공동 인상한 것을 담합행위로 보고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우리은행 등 12개 금융기관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상고심(2009두1867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민의 보편적 결제제도로서 지로제도가 가진 공공적 성격 때문에 지로제도에 참가한 금융기관은 수수료가 완전히 자율화된 후에도 이를 대폭으로 인상하지 못했고 지로수수료 수준은 제도 도입 이래 적자로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들이 2005년 공동으로 수수료를 인상한 것은 지로업무로 인한 적자를 보전받아야 한다는 공동 인식 아래 금융결제원에 요청했던 것이고, 담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2005년 3월께 우리은행 등 17개 금융기관은 금융결제원에서 회의를 열고 지로수수료 인상방침에 대해 합의하고 같은해 8월1일부터 은행간 수수료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문 구독료나 통신료, 전기요금 등을 낼 때 이용하는 은행 지로수수료가 건당 최대 23.5%나 상승했다. 그러자 공정위는 2008년6월 지로수수료 인상을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로 봐 우리은행에 3억9,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금융기관에 모두 44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의 처분에 은행들은 일제히 반발해 행정소송을 내 2009년9월 서울고법에서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