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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압수조서 대신 피의자신문조서에 압수취지 적어도 유효"
사법경찰관이 증거물 등을 압수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그 경위와 취지를 적었다면 압수 조서가 없더라도 유죄의 증거로 쓰는 데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며 임의제출로 수집된 증거 관련 범죄사실에 대해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무죄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2550). A 씨는 2018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여성들의 신체를 8차례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고소인 B 씨를 포함한 3명이었다. 1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형량을 똑같이 유지하면서도 B 씨에 대한 범죄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관련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2019년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받으면서 경찰의 요청을 받고 휴대전화 사진첩을 보여줬다. 그 안에는 B 씨 외에 다른 피해자들이 찍힌 영상이 있었다. A 씨는 휴대전화 임의제출은 거부하고 사진·영상 파일만 경찰에 제출했다. 이후 이씨는 경찰·검찰 조사에서 범행을 전부 자백했다. 2심은 이 과정에서 사법경찰관이 압수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압수목록 미교부, 범죄 관련성 초과 압수, 제출의 임의성(자발성) 증명 부족도 문제 삼았다.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임의제출된 증거물을 압수한 경우 압수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압수조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은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조서 등에 압수 취지를 기재하면 압수조서를 대신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법경찰관에게 압수조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사후적으로 압수절차의 적법성을 심사·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압수 취지를 기재해 갈음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압수절차의 적법성 심사 기능 등에 차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밖에 경찰이 촬영물을 제시하고 이씨가 촬영 일시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을 볼 때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전자정보 압수목록이 교부된 것과 다름이 없다"며 "피고인의 절차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압수는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 촬영 범죄의 특성상 다른 피해자에 대한 촬영물은 수사 대상 범행의 동기나 경위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로 쓰일 수 있는 관련 전자정보로서 압수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압수조서
불법촬영
임의제출
증거능력
박수연 기자
2023-06-14
형사일반
[판결] 무고 사건의 피고인이 재판에서 무고라고 자백… "형 감경해야"
범행을 자백한 피고인의 형량을 감경해 주면서 처단형의 범위는 그대로 둔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감경 없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16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15197). A 씨는 2019년 11월 B 씨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피의사건 피해자로 출석해 진술하던 중, 수사 중인 사법경찰리 경장에게 B 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진술하면서 진술조서 하단에 자필로 'B에 대한 강제추행 외에도 협박죄,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를 추가 고소하니 처벌해달라'고 기재해 B 씨를 고소했다. A 씨는 앞서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승강장에서 B 씨로부터 추행을 당하고 이를 따지자 A 씨가 욕설을 하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욕설을 듣거나 폭행 당한 사실이 없었다. A 씨는 B 씨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해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가 무고한 사건의 피무고인인 B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았다. A 씨는 1심 2회 공판기일에서 자신의 무고 사실을 인정하고 자백했다. 형법 제157조·제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하여 재판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다. 1,2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감경 없이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 제한이 없으므로 그가 신고한 사건을 다루는 기관에 대한 고백이나 사건을 다루는 재판부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여 전에 한 신고가 허위의 사실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은 물론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며 "형법 제153조에서 정한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는 피고인의 고소사건 수사 결과 피고인의 무고 혐의가 밝혀져 피고인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고 피고소인에 대해서는 불기소결정이 내려져 재판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 해당하므로, 1심으로서는 형법 제157조, 제153조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법 제156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A 씨에 대해 벌금형을 선택한 이 사건에서 자백감경을 했다면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75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되지만, 1심은 법령의 적용 부분에 '자백감경' 및 형법 제157조, 제153조, 제55조 제1항 제6호를 각 기재하고도 양형의 이유 부분에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를 '벌금 1500만 원 이하'라고 기재했다"며 "이러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는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고죄
자백
자백감경
박수연 기자
2023-04-06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위법한 부과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판결] 몇 차례 조사 진행해 과세처분하고 같은 기간 중복세무조사로 세금 부과했다면
조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처분을 하고, 추후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기간 같은 대상에 대해 재차 중복세무조사를 통해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인 A 씨가 반포세무서장과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78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을 원고로 모집해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과 한국전력공사의 고압선 경유지 소유자들을 원고로 모집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선하지(토지위에 고압선이 가설되어 있는 토지)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집단소송을 수행했다. A 씨는 이들 소송 원고들에게 소송 결과에 따라 승소판결금을 자신의 계좌로 수령한 후,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승소한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소음소송 57건과 선하지소송 41건에 대한 승소판결금을 지급받았다. A 씨는 이 승소판결금 중 11%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및 2011년 제1기 및 제2기 귀속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은 2017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소음소송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사범에 대한 고발을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월 A 씨에 대해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2011 사업연도에 대한 개인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은 2018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집단소송 관련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며 추가 고발을 의뢰했다. 그러자 서울지방국세청은 당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조사 결과 △A 씨가 소음소송의 성공보수를 승소판결금의 16.5%로, 선하지소송의 성공보수를 임차료의 33%와 지연손해금으로 약정했음에도 허위로 작성된 약정서 및 입금증 등을 근거로 집단소송에 대한 현금 매출의 신고를 누락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을 통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50억여 원 및 부가가치세 13억여 원을 포탈했다는 혐의로 서울고검에 A 씨를 고발하고 해당 과세자료를 반포세무서와 세초세무서에 통보했다. 두 세무서는 과세자료를 통보받고 집단소송 관련 A 씨의 2011년 귀속 매출신고 누락액을 합계 126억여 원으로 산정해 총 136억여 원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2년 7월에 A 씨에 대한 개인제세 통합조사(1차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서초세무서는 선하지소송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탈세 제보를 받고 2014년 9월 원고의 부가가치세에 대한 적정신고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확인 조사(2차 조사)를 비롯해 이미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조사에 대해서는 매출신고 일부를 누락했다며 2009년~201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에 대한 과세처분이 이뤄졌고, 2014년 9월 조사에 대해서는 A 씨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세 번째 조사가 시작됐을 때 A 씨가 서울지방국세청에 “1·2차 조사와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대한 것이어서 중복조사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권리보호요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중단됐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조사가 진행되자 A 씨는 재차 같은 취지로 중단해달라며 권리보호요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기각 의결됐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한정적으로 열거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러한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때에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A 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중복조사가 허용되는 다른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조사 결과, A 씨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금액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검토서에는 '조사청은 1차 및 2차 세무조사를 통해 A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이 명백하다'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은 늦어도 제3차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미 상당한 양의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해 검토했음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기록에 A 씨 직원들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 A 씨가 약정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이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해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최초 세무조사를 부실하게 시행했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사실에 관한 일부 자료만이라도 추후 보완된다면 재조사를 몇 번이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과세관청의 부실한 세무조사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재조사를 금지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중복
세무조사
조세
한수현 기자
2023-03-23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前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무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3년 제기된 관련 의혹으로 김 전 차관이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9년만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2167).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03~2011년 최 모씨에게 4300여만 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 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는 최씨로부터 4300만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6월 김 전 차관의 재판과정에서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법정진술 증언의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최 씨의 진술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신빙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술조서 등을 제시받는 증인의 입장에서는 법정에서도 그 내용에 따라 진술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며 "증인 사전면담 과정에 관한 기록이 없고, 최 씨의 진술도 불명확해 검사가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을 명확히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거나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재상고 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학의
성접대
뇌물
한수현 기자
2022-08-11
형사일반
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 인정할 수 없다
[판결] 피해자에 사전 동의받지 않고 조사 전 과정 녹화되지도 않은 녹화영상물로는…
사전에 피해자들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지 않고 조사 전 과정이 녹화되지도 않은 영상녹화물에 의해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6일 확정했다(2022도364). 폭력조직원으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유흥접객원 알선 등을 한 A씨 형제는 다른 보도방 영업장 업주들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영업 수익 중 일정액을 달라"고 해 피해자 5명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유흥업소 종사자나 운영업자들에게 유리 재떨이나 전화기, 소주병 등을 집어던지는 등 2017년 6월부터 2년간 폭행을 일삼은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4년, B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공갈 혐의와 관련해 A씨의 가담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해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한편 1,2심은 B씨의 공갈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5명 중 3명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하는 모습을 녹화한 영상물에 대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 피해자 가운데 2명은 법정 증언을 통해 진술조서에 대한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진술을 하지 않았고, 1명은 진술조서 내용 확인 없이 조서에 서명날인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영상녹화물에 경찰관이 영상녹화를 하겠다고 고지하는 장면이나 진술자가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장면은 포함돼 있지만 진술자들이 조서를 열람하는 장면은 없었다. 하지만 1,2심은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에 규정된 영상녹화의 방법이나 절차 위반행위가 그 입법취지나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영상녹화물을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활용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통해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영상녹화물에 의한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사전 동의받고 조사 전 과정 녹화돼야 진정성립 증명 가능 대법원 나머지 증거로 유죄 인정 대법원은 이들 피해자 3명에 대한 진술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다만 해당 진술조서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도 B씨의 공갈죄가 유죄로 인정돼 결론은 맞다고 판단,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춰보면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해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해 영상녹화물의 조사를 신청하려면 △영상녹화를 시작하기 전에 피고인 아닌 자의 동의를 받고 △그에 관해서 피고인 아닌 자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 영상녹화 동의서를 첨부해야 하며 △조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조사가 종료돼 참고인이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을 마치는 시점까지 조사 전 과정이 영상녹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반한 영상녹화물에 의해서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전문증거에 대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법조항은 엄격하게 해석·적용돼야 한다"며 "형사소송법 제312조 4항에서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하는 영상녹화물도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에서 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제작·조사 신청돼야 하고 만약 이를 위반했다면 그러한 영상녹화물에 의해서는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진술조서
서면동의
증거능력
박수연 기자
2022-07-07
헌법사건
헌법재판소, 재판권 전원일치 결정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에도 검사가 별건 이유로 불허한 것은 "위헌"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에도 별건이라는 이유로 검사가 해당 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A씨가 "이같은 검사의 행위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9헌마356)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공무원인 A씨는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해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하고 브로커 B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8년 4월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 C씨는 "B씨한테 (돈을) 받은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C씨 역시 2018년 7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확정받은 상태였다. A씨 측은 재판부에 C씨의 진술조서 열람·등사 허용을 신청했고 재판장은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했지만, 검사는 C씨가 A씨와는 별건으로 조사된 사람에 해당해 그의 조서 열람을 허용할 경우 C씨의 사생활 등이 침해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이후 항소심 법원은 C씨에 대한 진술조서 등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했지만, 그럼에도 검사가 허용하지 않았고, A씨는 이에 반발해 2019년 4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검사는 당연히 법원의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하고 별건으로 공소제기돼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 기록에 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허용 결정에도 검사가 이행하지 않는 것은 증인 및 서류 등을 증거로 신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검사의 거부행위는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거부행위는 청구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른 증거개시절차에서 피고인의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당해 형사사건과 관련된 별건의 서류에 대해서도 열람·등사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원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따라 그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할 경우 검사는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술조서
열람
등사
검사
박수연 기자
2022-06-30
형사일반
대법원, 채무자 상해 혐의 조양은에 '증거 부족' 무죄 판결
[판결] 피고인이 반대신문 못한 증인의 신문조서는 증거능력 없다
검사 측 증인이 반대신문을 위한 공판기일에 불출석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그 증인의 법정진술이나 진술이 기재된 증인신문조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조서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7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17054). 조씨는 2013년 필리핀 양헬레스 지역에서 자신의 지인에게서 200만원을 빌려간 A씨가 돈을 갚지 않자, 중간에서 A씨를 소개한 B씨에게 소음기를 단 권총을 머리에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권총 손잡이와 손발로 수차례 때리고 신체 중요부위를 담뱃불로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B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사실을 진술했다. 이어 1심 재판 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진술했다. 그런데 그는 변호인이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속행된 4회 공판기일부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은 6회 공판기일까지는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증인신문절차를 속행하며 B씨에 대해 증인소환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B씨가 소재불명 상태가 되자 더이상 증인소환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9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2회 공판조서 중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B씨의 진술 등을 기초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증인신문조서에 대해 조씨 또는 변호인의 실질적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은 하자가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B씨에 대한 검찰·경찰 각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2조 2항, 제314조에서 규정한 전문법칙의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증거능력을 부정한 다음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조서와 관련해 "형사재판에서 증거는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심리돼야 한다는 직접주의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대신문할 수 있는 권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주된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효과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인 증인이 주신문과 달리 반대신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진술내용의 모순이나 불합리를 증인신문 과정에서 드러내 탄핵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했고, 그것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관계 법령의 규정 혹은 증인의 특성 기타 공판절차의 특수성에 비춰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실질적 반대신문권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이뤄진 증인의 법정진술은 위법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경우 피고인의 책문권 포기로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있지만 책문권 포기의 의사는 명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진술조서와 관련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4조에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음'이라는 것은 진술 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고 이에 대한 증명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며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해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데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과 소송경제의 요청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는 진술조서 등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하는데, 같은 법 제314조는 원진술자나 작성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해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다는 점이 증명되면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도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므로 그 요건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증거능력
반대신문
증인신문조서
박수연 기자
2022-04-11
형사일반
형소법상 수사절차의 일환… 변호사법 위반<br> 대법원, 무죄 선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 노무사가 의뢰인 대행해 노동관계법 위반 고소장 작성·제출했다면
공인노무사가 근로자를 대행해 노동 관계 법령 위반사건의 고소장을 작성·제출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회사 대표를 대행해 답변서를 제출하는 것도 공인노무사의 직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업무들은 노동 관계 법령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등에 근거한 것이므로 변호사의 직무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노무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6329). 노무법인 대표인 A씨는 소속 노무사와 2008년 5월부터 약 1년간 3차례에 걸쳐 의뢰인들에게 임금체불 등에 관해 법률상담을 한 후 의뢰인이 일한 회사 대표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이유로 한 고소장을 작성해 지방노동청 등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2009년 4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회사의 대표로부터 의뢰를 받고 대표 명의로 답변서를 작성해 지방노동청에 제출하고 착수금 내지 성공보수금 명목으로 약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공인노무사법 제2조는 공인노무사의 직무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신청·보고·진술·청구(이의신청·심사청구 및 심판청구 포함)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서류의 작성과 확인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A씨가 한 업무가 모두 공인노무사 직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절차서 근로감독관에게 답변서 제출 행위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진술'에 해당 안돼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계 법령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라도 범인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돼 있는 고소·고발은 노동 관계 법령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사법경찰직무법 등에 근거한 것으로서 공인노무사법에서 공인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직무로 정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해 행하는 신고 등의 대행 또는 대리'에 해당하지 않고, 고소·고발장의 작성을 위한 법률상담도 공인노무사법상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기준법 제102조 5항, 제105조에 따라 근로감독관이 노동 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으로서 수행하는 수사 역시 개별 노동 관계 법령에 정해진 절차가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수사절차의 일환이므로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피고소인이 수사절차에서 근로감독관에게 답변서를 제출하는 행위 역시 공인노무사가 대행 또는 대리할 수 있는 행위인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해 행하는 진술'에 해당한다거나 그 답변서가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모든 서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인노무사가 산업안전법 위반 사건 상담했다면 형소법 관련 내용 상담 여부도 심리해야 한편 대법원 같은 재판부는 이날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근거가 없는 이상 그 수사절차는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절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공인노무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등에 대해 법률상담을 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했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 노동 관계 법령 내용을 넘어 형사소송법 등 관련 내용까지 상담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첫 판결도 내놓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또다른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6326). A씨는 자신이 대표사원으로 있는 노무법인 소속 노무사들과 함께 2007년 2월부터 약 6년간 75회에 걸쳐 건설현장 산업재해, 근로자사망, 임금체불 등의 사건을 의뢰받고 '참고인 진술조서 예상문답', '산업안전보건법 형사사건처리절차', '피의자별 적용법령' 등의 문서를 기초로 법률상담을 하거나 법률관계 문서인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의견서를 작성하고 대가로 약 22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씨 등은 공인노무사법 시행령에서 정한 노동 관계 법령인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건설현장에서의 사망 사고 등 산업재해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법률상담과 법률관계 문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이는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에 해당해 공인노무사법 제2조 1항에서 정한 직무 범위에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내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근거가 없는 이상 그 수사절차는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절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인노무사가 의뢰인에게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내용을 넘어서 수사절차에 적용되는 형사소송법 등에 관한 내용까지 상담을 하는 것은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공인노무사법에서 정한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검사와 변호사 프로필을 기초로 담당 검사와 특정 변호사의 관계 등에 관해 상담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상담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 등이 참고인진술조서 예시문,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수사결과보고서, 피의자신문조서, 노동청 참고인 진술 내용 등을 기초로 수사의 실제 진행과정을 알아내 의뢰인에게 알려주거나, 수사과정에서 진술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등 산업안전보건법 내지 근로기준법에 관한 내용을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까지 상담을 한 것이라면 이는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률관계 문서 작성 부분과 관련해서도 "A씨 등의 행위가 공인노무사법에서 정한 의뢰인의 관계 기관에 대한 의견진술의 대리 또는 대행이나,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서류의 작성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 관계 법령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특히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대한 수사절차를 개시한 이후라면 그 단계에서의 의견진술은 근거에 따라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의견진술의 대리 또는 대행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A씨 등이 의견서들을 작성하게 된 경위와 그 내용, A씨 등이 근로감독관에게 의견서들을 제출했는지 여부와 당시 근로감독관이 중대재해 발생원인을 조사하는 단계에 있었는지, 아니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하는 단계에 있었는지 여부,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의견서 작성 또는 제출과 관련된 근거가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A씨 등이 상담 중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내용을 벗어난 부분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해 심리·판단하지 않고 무죄를 인정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고소장
대행
공인노무사
박수연 기자
2022-02-02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前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파기환송심서 "무죄"
검사의 증인신문 전 증인 회유 의혹으로 판결이 파기된 김학의(66·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환송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 2013년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김 전 차관이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9년만에 나온 사법부의 사실상 마지막 결론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27일 김 전 차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1노995).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최모씨의 진술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신빙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닌 때에 형사소성법 제317조 제1항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는 할 수 있다"며 "진술경위와 태도 등에 비춰 최모씨의 법정진술은 임의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에서 절차 위법이 있더라도 최모씨의 법정진술 그 자체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를 위반하는 등 위법이 없고, 임의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 그 절차 위법의 정도가 크다고 할 수도 없다"며 "법정진술을 위법수집증거라고 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술조서 등을 제시받는 증인의 입장에서는 법정에서도 그 내용에 따라 진술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낄 수도 있다"며 "증인 사전면담 과정에 관한 기록이 없고, 최모씨의 진술도 불명확해 검사가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을 명확히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거나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수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03~2011년 최모씨에게 4300여만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김 전 차관은 1심에서 무죄, 2심에서는 최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6월 김 전 차관의 재판과정에서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법정진술 증언의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891).
별장성접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김학의
뇌물수수
한수현 기자
2022-01-28
형사일반
[판결] 軍사이버사 대선 개입 의혹 축소 수사 지시… 백낙종, 실형 확정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축소 수사를 지시하고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백 전 본부장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당시 부본부장으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권모씨에게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2018도20968). 백 전 본부장 등은 국방부 조사본부 재직 당시 군 사이버사의 제18대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며 조직적 대선 개입을 입증할 수사 내용을 축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군 사이버 사령관 등 군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되면 안된다"는 입장을 정하고 수사를 진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수사본부 소속 헌병수사관 A씨는 군 사이버사 소속 부대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던 과정에서 "군 사이버사 단장이 문재인, 안철수 당시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비난 취지의 글을 온라인상에 게시하라는 지시를 받아 이행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이 내용을 보고 받은 권씨는 A씨에게 "왜 보고도 없이 돌출행동을 하느냐. 개인일탈로 입장을 정하고 수사 중인데 대선개입 말이 나오면 어떻게 되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 받은 백 전 본부장은 권씨의 제안에 따라 A씨를 사건 수사에서 배제시키고, 다른 수사관인 B씨와 C씨에게 "군 사이버사의 대선개입 지시가 없었던 것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B씨와 C씨는 이같은 지시에 따라 군 사이버사 부대원들로부터 허위내용의 진술조서나 진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백 전 본부장 등은 군 사이버사 단장의 대선 개입 지시가 있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고의로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군 내·외의 지시나 대선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해 언론에 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1,2심은 "백 전 본부장 등은 군의 대선 개입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군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따른 비난과 (당시) 새로 출범한 박근혜정부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 군의 조직적 대선 개입이 없었다는 결론을 미리 설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하는 등 국민들을 기만했다"며 백전 본부장에게 징역 1년을, 권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허위공문서행사
박수연 기자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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