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출소 이후 자신을 변호했던 로펌을 찾아가 위협하고 변호사 비용을 받아 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공갈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2020고단7881).
A씨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법 위반죄로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 받고 2020년 3월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A씨는 출소한 뒤 자신이 선임했던 B로펌을 찾아가 "XX들 다 죽여버리겠다. 나 △△의 건달인데 죽기 싫으면 돈으로 때워라 XX놈들아. 내일은 내 건달 동생들을 데려와 칼질을 해주겠다"고 위협하면서 행패를 부리고, B로펌 사무장으로부터 총 2000만원을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큰소리로 선임료 반환을 요청해 업무방해를 한 사실은 있지만, '죽여버리겠다. 칼질을 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면서 "2000만원을 받은 것은 대부업 관련 형사사건에서 벌금을 받을 것을 조건부로 선임했기 때문에 선임료를 반환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 부장판사는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에서 사건 경위와 내용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목격자들의 수사기관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며 "피고인이 업무방해를 한 사실에 관해서는 인정하는 점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협해 금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변호인 선임료를 돌려받을 권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행사된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공갈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이 의뢰했던 형사사건에서 실형이 나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위협하는 등 업무방해를 하고 변호사 비용을 돌려받은 것으로 죄책이 무겁다"며 "동종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는 등 수십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임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고 공갈 혐의로 인한 피해액 2000만원을 반환하는 등 합의를 했지만, 피해자가 합의 이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협박을 받는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