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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상가 관리권 다툼에서 패소한 상가번영회
상가 관리비를 강제집행신청 등을 위한 담보 공탁금으로 쓸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 부장판사)는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이 B상가번영회 등을 상대로 낸 문서인도 청구 등 소송(2021나2009300)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판결확정 뒤에도 반환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 A아파트 상가에는 상가 관리를 위해 상가 구분소유자와 임차인들로 구성된 B상가번영회가 있다. B상가번영회는 대표자로 회장과 최고의결기관으로 총회를 두는 등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상가 관리규약'을 제정해 상가를 관리하고 공동재산과 부대시설의 유지관리 등 사실상 관리단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새로 구성된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은 C씨를 대표자로 하고 2015년 3월 B상가번영회를 상대로 관리단지위확인 등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대표권이 없는 C씨를 대표자로 해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부적법하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은 항소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됐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은 B상가번영회를 상대로 2017년 4월 관리단지위부존재확인 등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당시 법원은 "관리단의 지위가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에 있다"며 "B상가번영회는 관리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일부인용 판결했고, B상가번영회가 항소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되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B상가번영회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와 동시에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했는데, 집행정지를 위한 담보로 상가 관리비와 관리외 수익을 관리해오던 B상가번영회 명의의 계좌에서 3000만원을 인출해 공탁금으로 지출했다. 서울고법 원고일부 승소 판결 그러자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은 "앞선 판결로 우리가 해당 상가의 적법한 관리단임이 확인돼 B상가번영회는 문서 등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B상가번영회가 지출한 공탁금도 반환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집합건물의 공유자는 규약에 달리 정한 바가 없으면 그 지분의 비율에 따라 공용부분의 관리비용과 그 밖의 의무를 부담해 공용부분에서 생기는 이익을 취득한다"며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의 관리규약에 따르면 관리단이 공용부분의 사용료를 징수하고 공용부분을 관리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관리비 외의 수익에 대해 B상가번영회는 이를 관리하거나 보유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대한 강제집행정지를 위해 공탁한 담보는 강제집행정지로 인해 채권자에게 생길 손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의 관리업무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에 대해 그 강제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신청을 하면서 지출한 담보 공탁금은 관리비 및 관리비 외 수입에서 지출할 수 있는 상가의 관리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해당 소송에서 B상가번영회는 패소했으므로 이 돈은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에게 반환돼야 한다"며 "이를 인출해 담보로 제공한 뒤 관련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A아파트 중심상가 관리단에 대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다.
강제집행신청
상가관리비
담보공탁금
상가번영회
관리비
한수현 기자
2022-02-14
형사일반
[판결] 상습범 재심판결 기판력, 후행범죄에 안 미쳐… "포괄일죄로 볼 수 없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재심이 개시된 상습절도범이 재심 판결 전 다시 상습절도를 저지른 경우, 두 상습절도 범죄는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습범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또 판례를 변경해 재심 판결로 확정된 '선행 범죄'와 재심 판결 전 저지른 '후행 범죄'는 사후적 경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일 특정범죄가중법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20698). A씨는 상습절도죄로 기소돼 2001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03년에도 같은 범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2015년 헌법재판소가 상습절도와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1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고, 이에 A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12월과 2018년 8월 각 재심판결 결과 징역형이 확정됐다. 한편 A씨는 재심 판결이 나기 전인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카드와 현금을 절도해 상습절도죄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2016년 12월 상습절도 혐의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심판결이 2003년 선고된 원래 판결과 같은 기판력을 가지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그동안 "상습범이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해 저지른 경우 이를 모두 포괄해 포괄일죄가 성립한다"면서도 "상습범에 대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건 판결선고 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없으나 판결선고 이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포괄일죄란 여러 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1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일죄(一罪)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피고측 변호인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을 주장하며 "2016년 12월 재심 판결 전인 10월 이뤄진 범행은 재심판결의 범죄인 상습절도죄의 포괄일죄로 봐야하므로 면소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 판결 전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며 "원래 판결을 전·후해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원래 판결에 의해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원래 판결이후 재심판결 선고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모두 처벌할 수 없게 돼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항소심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절차가 개시돼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의 재심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원판결의 범죄와 재심판결 전 범죄는 분단돼 이미 동일성을 상실했다"며 "재심판결의 확정에 따라 원판결인 종전 확정판결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여전히 종전 확정판결 후의 범죄사실은 종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는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했다. 한편 2018년 8월 재심판결 확정 이전인 2017년 2월 A씨가 저지른 여신금융위반 범죄를 후단 경합범으로 봐 형을 감면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A씨는 2018년 8월 재심판결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가 확정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사후적 경합은 동일인이 저지른 여러 범죄 중 일부만 먼저 기소돼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한다. 사후적 경합범은 형법 제37조 후단에 근거가 있어 '후단 경합범'이라고도 한다. 형법 제39조 1항은 확정 전후의 범죄가 동시에 판결 날 때와 형평을 고려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형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확정된 재심판결도 형법 제37조 후단의 확정판결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재심판결이 확정됐으면 후행범죄에 대해 후단 경합범 감경을 해야한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2012도12190, 2015도17440). 그러나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며 판례를 변경했다. 이어 "이 경우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재형·이동원 대법관은 "원래 판결에 대해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되고, 양 사건이 병합심리되지 않은 채 재심 판결이 먼저 선고돼 확정됐다면 기판력은 후행범죄 사건에 미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어 "재심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않은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판력과 관련해 재심판결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명시적으로 판단한 첫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절도
특정범죄가중법
상습절도
포괄일죄
손현수 기자
2019-06-20
헌법사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소송, 재심기간 제한은 합헌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판결에 대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재심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판결 확정 후 5년 이내로 제한한 구 민사소송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치라는 취지다. 헌재는 A씨가 가사소송법 제12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472)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가사소송법 제12조는 '가사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심 제기 기간을 규정한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는 1항에서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확정 후 재심의 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3항에서 '판결확정 후 5년을 경과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현행 민소법도 제456조에서 같이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사망한 한모씨 및 황모씨와 자신과는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내가 두 사람의 친생자인데, 미국에 거주하던 홍모씨(사망)를 따라 이민을 갈 목적으로 허위 판결을 선고 받았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심 제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되자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가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도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법적 안정성 등 고려 합리적 조치” 헌재는 "재심에 있어 제소기간을 둘지 여부 등은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재심 제기 기간을 두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일어나는 법적 불안상태를 막기 위한 것이고,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는 특별민사소송절차인 가사소송의 한 종류로서 다른 민사소송 및 가사소송과 달리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 대해서만 특별히 친생자관계를 기초로 형성된 법적 불안상태를 막을 필요성이 없거나 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모두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리권의 흠이 있거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제기하는 재심의 소에는 재심제기의 기간이 적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의 재심제기 기간은 불변기간이므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도과했을 경우에는 추완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데다, 재심사유가 판결확정 후에 생긴 때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5년의 기간 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민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 제기 기간 안에 제기하도록 하더라도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가사소송법
재심
친생자관계존부확인
박수연 기자
2019-01-14
형사일반
서울고법, 형법 제39조 적극적 해석 '파문'
법원이 사후적 경합범의 형을 감경할 경우 형을 절반만 감경할 수 있도록 한 형법규정은 부당하다며 형법이 정하고 있는 하한형보다 낮은 형을 선고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05년 형법 제39조가 개정된 이후 재판실무과정에서 발생한 처벌공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첫 판결이다. 특히 이 판결은 법관의 양형선택재량을 제한하고 있는 법조항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사법적극주의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하지만 법이 규정한 처벌범위를 벗어난 형을 법원이 선고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는 최근 필로폰을 일본으로 몰래 수출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2009노693)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형법규정에 의하면 김씨가 받을 수 있는 형의 하한은 징역 2년6월이지만, 법원은 법조항 자체가 피고인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깨고 형량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정형에 하한이 규정돼 있는 범죄에 대해 형법 제39조1항에 따른 감경을 함에 있어서는 그 처단형은 형법 제55조1항에 의해 정해지지만 그 하한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형의 면제가 가능한 마당에 감경에 따른 처단형에 하한을 둔다는 것은 사실상 그 하한과 면제 사이에 처벌의 공백을 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해야할 어떠한 합리적 이유도 없는 만큼 이 경우 하한의 절반만 감경할 수 있도록 한 형법 제55조1항(감경의 기준조항)의 제한에 따르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김씨는 이번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에 이미 마약을 중국에서 몰래 수입한 혐의 등으로 징역 7년형을 확정받은 상태였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김씨처럼 수출과 수입을 상습으로 할 경우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필로폰을 중국에서 수입해 일본으로 수출한 혐의를 받았지만, 대법원판례가 수입과 수출을 개별 범죄로 판단하고 있어 각각 기소됐다. 사후적 경합범이 된 김씨는 밀수입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전과가 있다는 점 등 때문에 가중처벌을 받았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일부 무죄가 인정돼 형량이 7년으로 줄었다. 한편 이번 재판을 받은 밀수출 혐의부분은 이미 김씨가 처벌을 받았다는 점이 고려돼 1심에서 법정형(징역 5년 이상)의 절반인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 ‘사후적 경합범’의 인권보장 위해 2005년 형법 개정= 형법 제39조는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상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에 대해서는 다시 판결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에 판결을 받지 않은 죄에 대해서만 별도로 형을 선고하도록 한 것이다.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는 동시적 경합범의 경우와는 달리 수개의 형이 선고된다. 따라서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 각 죄에 대한 형의 합계는 1개의 형이 선고되는 동시적 경합범의 경우보다 불리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2005년 7월29일 개정된 형법은 사후적 경합범에서 판결을 받지 않은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동시적 경합범과의 형평을 고려해 후단에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법 개정취지는 피고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재판이 분리되는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 각 형들의 합계가 동시적 경합범에 비해 불리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므로 피고인의 인권보호와 헌법상 평등권 보장차원에서 사후적 경합범의 경우에도 판결확정 전후의 범죄에 대하여 동시에 재판을 받는 경우와 비교해 형량의 차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이념상 타당하고 법관의 양형재량권 보장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통상 두개의 형을 받는 경우 그 합계가 하나의 형을 받는 것에 비해 30% 정도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후단에 의해 형을 감경할 경우, 형법 제55조 법률상 감경규정이 적용돼 이번 사건과 같이 유기징역의 경우에는 처벌범위의 상한과 하한이 모두 절반으로 준다. 즉 형기가 1/2로 주는 것이다. ◇ 처벌상 공백 발생… 피고인에 불리= 하지만 제39조에 따라 형을 감경할 경우 정해지는 형의 하한이 면제할 경우의 형보다 높은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면제할 경우 정해지는 형과 감경할 경우 정해지는 하한 사이의 부분만큼 처벌상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법관은 현행 법규상 그 부분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된다(그림 참고). 예컨대 작량감경이 없다고 가정할 때, 갑이 범한 2번의 강도행위가 동시에 기소돼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 법관이 처단할 수 있는 형의 범위는 하한은 3년, 상한은 22년6월이다. 형법 제38조1항 제3호 (동시적)경합범 처벌례에 따라 상한의 1/2까지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15년+7년6월=22년6월). 그러나 갑이 먼저 A죄로 기소돼 형이 확정되고 난 뒤 갑이 또다시 B죄로 기소된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형법 제39조1항이 A죄와 B죄를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실체적 경합)와의 형평을 고려해 형을 선고하게 하면서도 그 형을 55조1항에 의해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B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할 경우에는 A.B범죄 전체 형량의 하한이 3년이 되지만, 감경을 선택할 경우에는 하한이 4년6월(3년에서 1/2을 가중할 경우)이 된다. 즉 갑이 A죄와 B죄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처단형의 범위는 3년~22년6월(B범죄의 형을 면제받는 경우) 또는 4년6월~22년6월(B범죄의 형을 감경받는 경우)이다. 3년~4년6월 사이의 형은 선고받을 수 없게 돼 있다. 동시적 경합범에 비해 중한 형벌을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고법은 이번 판결에서 “이럴 경우 형법 제55조1항의 제한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하한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법개정 과정 때 법무부 반대로 법원행정처 의견 무산돼= 서초동의 모 변호사는 “제39조 후단의 ‘감경’이 일종의 법률상 감경임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으나 형법 제55조1항의 적용과 관련해서는 적지않은 해석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형법개정 심의과정 중에 제출된 법원행정처의 수정제안은 제39조1항 후단에는 ‘형법 제55조1항의 감경한도 이하로도 감경할 수 있다’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무부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국회법사위는 일단 이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여 국회는 이를 의결했다. 모 변호사는 “실제 재판시 법관이 형평을 고려해 양형을 판단한 결과 형의 면제는 곤란하지만 형법 제55조1항 법률상 감경 이하로 감경해야 할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 형법 제39조1항 후단의 감경은 형법 제55조1항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감경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해석해야만 피고인의 헌법상 평등권 등 기본권과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보장하려는 법개정의 취지와 이념이 충실히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적 경합범= 동일인이 지은 수개의 죄 중에서 일부만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한다(형법 제37조 후단). 이 경우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개의 죄로 기소돼 한꺼번에 판결이 확정될 수 있는 동시적 경합범(동법 제37장 전단)에 비해 형이 무거워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형법 제39조1항은 사후적 경합범에 대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후적경합범
필로폰
밀수출
동시적경합범
경합관계
적극적해석
김소영 기자
2009-07-10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산재보험급여 평균임금은 질병발생일 기준 산정해야
휴업급여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진단서 작성일이 아닌 질병발생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3단독 李孝斗 판사는 직장에서 발생한 허리디스크가 업무상재해로 인정된 송모씨(48)가 "산재보험의 휴업급여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을 진단서 발급일이 아닌, 디스크 발병일의 평균임금으로 해야 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휴업급여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2004구단445)에서 1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재보험법상 각종 보험급여의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의 기준일은 `사상(死傷)의 원인이 된 사고발생일 또는 진단에 의해 질병이 발생했다고 확정된 날'"이라며 "이 때 `진단에 의해 질병이 발생했다고 확정된 날'이란 `진단일'이라기보다 `질병이 발생했다고 인정된 날'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처럼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병은 산재요양신청서의 요식서류에 불과한 소견서만으로 상병 발생여부를 확정하기 어렵다"며 "상병의 업무상재해 여부는 일반적으로 소송을 통해 확정되고 이는 `상병발생 확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진단서 작성일'을 확정일로 봐야 한다는 피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지난 98년6월 허리디스크가 생겨 퇴직한 뒤 요양승인신청을 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통해 업무상재해 인정판결을 받고 판결확정 직후인 지난해 9월 근로복지공단에 휴업급여를 신청했다가 공단이 퇴직당시 평균임금인 하루 8만5천원이 아닌, 퇴직후의 통계상 평균임금인 6만2천원을 기준으로 휴업급여를 산정하자 소송을 냈었다
산재보험급여
평균임금
질병발생일
휴업급여
업무상재해
오이석 기자
2004-12-03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산재 근로자가 평균임금 정정신청 냈으면 법원판결 확정 전까지 보험급여 소멸시효 중단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평균임금정정신청을 냈다면 심사결정이나 판결확정 전까지 산재보험급여의 소멸시효는 중지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崔恩培 판사는 택시운전사 정모(53)씨가 "평균임금정정소송이 진행된 기간을 소멸시효기간에 포함, 급여를 적게 지급한 것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평균임금정정승인에따른휴업급여등 청구소송(☞2003구단6101)에서 지난달 24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평균임금정정신청은 평균임금 그 자체의 정정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등의 보험급여를 제대로 받기 위해 내는 것"이라며 "근로자가 평균임금정정신청을 내면 보험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됐다가 판결이나 심사결정으로 임금이 정정된 시점부터 다시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평균임금정정 불승인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나 소 제기를 통해 그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기간 중에 근로자가 휴업급여 등 정당한 평균임금에 기초한 보험급여를 청구해 소멸시효를 중단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근로자로 하여금 그 보험급여가 지급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무익한 청구를 3년마다 계속하게끔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 기간에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해서 '권리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할 수 없다'는 소멸시효의 취지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97년2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2000년1월 근로복지공단에 평균임금정정신청을 냈지만 응답이 없자 2002년4월 다시 평균임금정정신청을 낸 뒤 지난해 3월 평균임금정정 소송에서 승소하고 그에 따라 계산한 휴업급여와 상병보상연금을 청구했지만 공단측이 "보험급여 청구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3년)내 기간만 인상된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하자 소송을 냈었다.
산업재해
산재근로자
평균임금정정신청
산재보험급여
소멸시효
오이석 기자
2004-10-01
민사일반
'판결확정 됐어도 사실과 다른 경우 집행하는 것은 권리남용 해당'
확정판결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와 배치되는 경우 그 집행은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규홍·李揆弘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김모씨 등 2명이 권모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상고심(2002다48559)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확정판결에 의한 권리라 하더라도 신의에 좇아 성실히 행사돼야 하고 그 판결에 기한 집행이 권리남용이 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집행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에 의해 그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확정판결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는 경우 확정된 권리의 성질과 내용, 판결 성립 경위와 영향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그 확정판결에 기한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해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집행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법리는 확정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김씨 등은 지난 99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소재 단독주택을 경매를 통해 낙찰받아 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을 취득했으나, 전 소유자의 동생인 피고 권씨가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인이라고 주장하며 임차보증금 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서부지원에 제기했다. 이후 법원은 “김씨 등은 연대해 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조정결정을 내렸으며, 당사자들의 이의 신청이 없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권씨가 조정결정을 근거로 강제집행에 나서자 김씨 등은 “권씨가 가장임차인이라는 증거가 발견된 만큼 강제집행을 불허해 달라”며 이 사건 소송을 냈었다.
판결확정
권리남용
실체적권리관계
신의칙
우선변제권
정성윤 기자
2002-11-11
국가배상
민사일반
'재판 통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경우 국가는 손배소제기 5년전까지 배상'
재판을 통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경우 최초의 등록신청을 국가가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는 판결확정 후 손해배상을 청구한 날로부터 역산해서 5년까지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19부(재판장 박찬·朴燦 부장판사)는 송모씨(68) 등이 “아버지가 재판을 통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만큼 그간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보상금 등 청구소송(2001가합35094)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불법행위에 의해 손해가 계속 발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는 각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각각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며 “원고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국가유공자비해당결정취소판결을 선고받은 2000년11월15일경에야 비로소 손해 및 가해자를 확정적으로 알았다고 봐야 하므로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인 2001년6월7일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예산회계법상 국가금전채무 소멸시효 기간이 5년인 점을 들어 2001년6월7일부터 역산해서 5년이 지난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송씨 등은 88년6월 부친의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냈다가 거절당한 후 2000년11월 재판을 통해 유공자 유족으로 등록된 후 이 사건 소송을 냈으며, 국가는 88년6월로부터 3년이 지났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었다.
국가유공자
등록신청
소멸시효
국가금전채무
예산회계법
최성영 기자
2002-06-25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부동산 가로챈 박병일 변호사 재심서 패소
자신이 판 모텔을 가로채기 위해 명의신탁 각서 등을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 형사판결에서 실형이 선고됐던 박병일 변호사가 재심인 모텔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소송에서도 패소했다. 대법원제2부(주심 趙武濟 대법관)는 9일 속초시 설악동에 있던 박병일 변호사의 모텔을 매수한 강창식씨가 박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재심소송 상고심(99다37009)에서 강씨의 상고를 인용,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는 명의신탁각서와 재매매예약각서의 각 기재와 신빙성이 없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87년9월21일에 박씨와 강씨 사이에 재매매예약이 성립한 것으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문서의 진정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박변호사 사무실의 타자수 엄모씨는 강씨 부부의 호소에 따라 '강씨가 백지의 메모지에 서명날인 한 후에 증인이 타자를 쳤다'고 형사법정에서 자인 진술하였고, 엄씨의 위증유죄판결은 확정되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엄씨의 형사법정에서의 증언은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씨는 84년 박씨에게서 현시가 12억원 상당의 모텔을 3억8천여만원에 샀으나 박씨가 이 모텔을 가로채기 위해 소송을 낸 뒤 명의신탁 각서 등을 위조해 패소했지만, 이후 증인이었던 엄씨의 위증사실이 밝혀져 재심을 청구했었다. 한편, 박씨는 명의신탁 및 재매매예약 각서를 위조하고 사건 관계자에게 위증을 교사한 죄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판결확정 하루 전 미국으로 도피했다.
명의신탁
각서위조
위증교사
해외도피
박병일변호사
김성위
2000-06-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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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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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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