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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임성근 前 부장판사, '재판 개입 의혹' 무죄 확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8·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사건 가운데 네번째 무죄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012).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2019년 3월 기소됐다. 이 밖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서울 대한문 앞 집회 사건 판결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한 혐의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 처분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임 전 수석부장판사에게 일선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할 권한이 없고, 각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합의를 거쳐 판단했을 뿐 임 전 부장판사로 인해 권리행사에 방해를 받은 것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의 행동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으나, 2심은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를 두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심사를 마치기도 전에 미리 '위헌적 행위'라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1심처럼 피고인의 행위를 '위헌적 행위'라고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남용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 개입 의혹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관 신분으로 탄핵되기도 했다. 임 전 부장판사가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탄핵 소추된 임 전 부장판사가 법관 임기만료로 이미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며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2021헌나1)을 재판관 5(각하) 대 1(심판종료선언) 대 3(인용)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탄핵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은 각하의견을, 문형배 재판관은 심판절차종료의견을 냈으며,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재판관은 인용의견을 냈다. 임 전 부장판사는 "법리에 따른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경의를 표한다"며 "많은 국민과 법원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변호사로서 사법에 대한 신뢰 제고에 이바지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했다.
재판개입
직권남용
판사
박수연 기자
2022-04-28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판결] '승부조작 제안' 윤성환 前 삼성라이온즈 투수, 징역 10개월 확정
프로야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해주겠다며 지인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성환 전 삼성라이온즈 투수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1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755). 윤씨는 2020년 9월 공범 A씨를 통해 알게 된 지인 B씨에게 "주말 야구경기에서 상대팀에게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을 실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조작해 줄테니 5억원을 달라"는 제안을 하고, B씨로부터 승부조작과 관련해 총 5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4조의3 1항은 '전문체육에 해당하는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 코치, 심판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은 운동경기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씨는 "처음부터 승부조작 의사가 없었고, 승부를 조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승부조작 행위는 프로스포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그 근간을 무너뜨리게 된다"면서 "윤씨가 A씨와 공모해 먼저 승부조작을 해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고, 부정한 청탁의 대가도 5억원에 이르는 거액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년에 추징금 2억35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보다 형을 낮췄다. 우선 1심은 5억원 중 윤씨가 단독으로 사용한 액수를 1500만원, 윤씨와 A씨가 공동사용한 액수를 3억7700만원이라 봤지만, 항소심은 5억원 중 윤씨와 A씨가 공동사용한 액수를 1억8895만원으로 보고 추징금을 감액했다. 그러면서 "윤씨가 승부조작 명목으로 받은 대가 중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거나 소비한 돈은 그리 많지 않고, 프로야구 선수로 성실한 삶을 살아왔지만 이번 범행으로 윤씨 개인의 모든 명예와 경력을 잃어버리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억947만5000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민체육진흥법 규정 내용과 제14조의3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운동경기 선수 등이 경기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실제로 청탁에 따른 부정한 행위를 할 생각이 없었더라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인한 죄가 성립한다"며 "설령 윤씨 주장과 같이 처음부터 승부조작 의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승부조작을 할 수도 없었더라도 윤씨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승부조작
프로야구
윤성환
이용경 기자
2022-03-31
헌법사건
임기만료로 퇴직… 탄핵심판 이익 인정 안돼
헌재, 임성근 前 부장판사 탄핵심판 "각하"
헌법재판소가 헌정사상 처음 벌어졌던 법관 탄핵심판 사건을 각하했다. 탄핵심판에 회부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이미 법관 임기만료로 퇴직한 상태라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등 탄핵심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28일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2021헌나1)을 재판관 5(각하) 대 3(인용) 대 1(심판종료선언)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지난 2월 1일 여당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161명은 임 전 부장판사가 2014년 2월부터 약 2년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다른 법관의 재판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3일 뒤 국회는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300인 중 179인의 찬성으로 가결했고, 같은 날 국회 소추위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9조 2항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해 탄핵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중 지난 2월 28일 법관 임기가 만료돼 3월 1일 퇴직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피청구인(임 전 부장판사)이 임기만료 퇴직으로 법관직을 상실함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본안심리를 마친다 해도 공직을 박탈하는 파면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으로서 손상된 헌법질서의 회복 수단인 '공직 박탈'의 관점에서 볼 때 탄핵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임기만료 퇴직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법관으로서의 민주적 정당성이 사법의 책임을 달성하기 위한 '법관 임기제'라는 일상적인 수단을 통해 이미 소멸된 이상,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관여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비상적인 수단인 탄핵제도가 더 이상 기능할 여지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등 규정의 문언과 취지 및 탄핵심판절차의 헌법수호기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탄핵심판의 이익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고 했다. 또 "파면 여부와 상관없이 오로지 탄핵사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심판의 이익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들 재판관은 "헌법 제65조 4항 전문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고 규정하고, 헌법재판소법 제53조 1항은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탄핵심판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탄핵심판의 이익'이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기 위해 탄핵심판의 본안심리에 들어가 그 심리를 계속할 이익이며, 심판의 이익은 본안판단에 나아가는 것이 탄핵심판절차의 제도적 목적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로서 헌법재판의 적법요건이며, 무익한 탄핵심판절차의 진행을 통제하고 탄핵심판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파면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탄핵심판절차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해당되므로 만약 파면을 할 수 없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탄핵심판의 이익은 소멸하게 된다"면서 "탄핵심판의 이익이 없는 경우 헌법재판소로서는 탄핵심판의 본안심리를 할 수 없고 탄핵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같은 각하 의견을 내면서도 "헌법이 피청구인의 해당 공직 보유를 탄핵심판 절차를 유지할 전제조건으로 확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현행 헌법재판소법 아래에서는 임기 만료로 퇴직한 경우 심판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도 각하 의견과 비슷한 탄핵심판절차 종료 의견을 냈다. 문 재판관은 "헌법 제65조의 탄핵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그 지위에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로부터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법적 책임을 추궁받는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하여 더 이상 공직을 보유하지 않게 되었다면 이때 피청구인은 탄핵심판에서의 피청구인자격을 상실하여 심판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이 사건 탄핵심판은 피청구인이 임기만료로 퇴직해 법관의 신분을 상실한 2021년 3월 1일 그 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했다. 반면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탄핵 인용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사법부 내부로부터 발생한 재판의 독립 침해 문제가 탄핵소추의결에까지 이른 최초의 법관 탄핵 사건으로 헌법재판소가 헌법질서 내에서 재판 독립의 의의나 법관의 헌법적 책임 등을 규명하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침해 문제를 사전에 경고해 예방할 수 있기에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전부장판사의 행위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이므로 이 사건 탄핵심판은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 해당해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며 "임 전 부장판사가 임기만료로 퇴직해 그 직에서 파면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의 행위가 중대한 헌법위반에 해당함을 확인하는 것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던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장에게 중간 판결 고지와 판결을 수정하게 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체포치상 사건 1심 재판장에게 양형 표현을 검토하라고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개입과 관련해 탄핵심판과 별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형사기소됐으나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임 전 부장판사는 이날 헌재 선고가 나자 "법리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신 헌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을 초래해 많은 분들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성근
탄핵
법관
박수연 기자
2021-10-28
형사일반
[판결] '재판개입 의혹' 임성근 前 부장판사,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무죄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7·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른바 '직무권한 없으면 직권남용도 없다'는 직권남용죄 일반 법리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임 전 부장의 행위가 법관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이지만, 1심 재판부의 '위헌적 행위'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1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에게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471).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는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의 재판업무 중 핵심영역에 속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직무감독 등 사법행정권의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한다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 카토 타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 임 전 부장판사는 카토 전 지국장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카토 전 지국장이 2014년 8월 산케이신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에 관한 추측성 기사를 게재해 당시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당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던 임종헌 전 차장과 공모해 2015년 3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이모 재판장에게 '기사가 허위라는 점이 확인되면 판결 선고 전이라도 기사의 허위성을 분명히 밝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중간판결적 판단을 요청했다"면서 "임 전 차장과 공모해 2015년 11월 이 재판장에게 판결이유 수정과 선고 시 구체적인 구술내용 변경 등을 요청해 이 재판장이 선고 당일 무죄 판결을 선고하면서 '카토 전 지국장의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언급하도록 했다"며 2019년 3월 임 전 부장판사를 기소했다. 항소심은 "이 사건 재판관여 행위는 '법관은 다른 법관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않고,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경우 어떠한 법리적 조언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관 윤리강령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 자체가 부적절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직권의 행사로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면서 "대법원은 '어떠한 직무가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법령상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어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넘는 월권행위에 관해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사법행정권은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 관련 재판업무 중 핵심영역에 속하는 사항'에 개입할 수 없다"며 "재판의 결론 중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카토 전 지국장이 작성한 기사가 허위임을 확인하고 소송지휘권의 행사로 이를 고지하라고 요청하는 것 등은 '계속 중인 구체적 사건의 재판업무 중 핵심영역'에 해당해 이에 대한 직무감독 등 사법행정권이 없는 피고인은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가 이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할 수 없다"며 "권리행사가 방해됐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들 체포치상 사건 = 검찰은 "임 전 부장이 2015년 8월 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판결문을 송부받고, 최모 재판장에게 '양형이유 중에 논란이 있을 만한 표현이 있다'면서 검토를 지시해 최 재판장이 판결문 등록을 취소하고 양형이유 부분을 수정 및 등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최 재판장으로부터 의견을 달라고 요구받은 적이 없음에도 재판관여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다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도 계속 중인 사건의 재판업무 중 핵심영역에 해당해 피고인에게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고, 최 재판장이 재판부 합의를 거쳐 판결서의 양형이유 부분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재판권을 행사해 이에 대한 현실적 방해는 없었다"며 "수정된 양형이유는 선고 당시 고지한 양형이유와 내용상 크게 다르지 않아 최 재판장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야구선수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관련 사건 = 검찰은 "피고인이 2016년 1월 유명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도박죄 약식명령청구 사건이 공판절차로 회부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담당 실무관으로 하여금 그 후속절차를 보류시키고, 재판사무 시스템에 입력된 공판절차회부 통지서 등을 삭제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모 판사를 불러 '주변 판사들 의견을 더 들어본 후에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해 김 판사가 공판절차회부 결정을 번복하고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토록 했다"며 "피고인은 김 판사에게 '공판절차회부서가 등록된 것은 담당 실무관의 착오입력 때문'이라는 식으로 대응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항소심은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에게 일반적 직무권한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언론대응 시 김 판사에게 특정 방식으로 대응하게 했더라도 피고인이 담당 과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을 그대로 알려준 것에 불과해 권한남용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김 판사가 동료 판사들에게 의견을 구한 뒤 자체적으로 공판절차에 회부하기로 한 판단을 번복한 것이고, 재판권 행사에 대한 현실적 방해는 없었다"며 "피고인이 당시 보고받은 것에 따라 특정 방식으로 대응하게 한 것도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과 기준 등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 "직권남용죄 구성요건 심사 마치기도 전에 '위헌적 행위' 표현은 부적절" = 앞서 1심은 지난해 2월 "법관 독립 원칙상 법원장에게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사법행정권은 없다"면서 "당시 수석부장판사였던 피고인이 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대행했다거나 법원장으로부터 구체적 위임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어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구체적인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결과를 유도하고, 절차 진행에 간섭한 것이기에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지만, 이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관여 행위를 두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심사를 마치기도 전에 미리 '위헌적 행위'라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1심처럼 피고인의 행위를 '위헌적 행위'라고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선고 직후 "제 행위로 재판권 행사가 방해된 적이 없다는 것을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밝혀준 점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저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심판과 관련해 "사법절차가 다 마무리 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사법부나 헌법재판소에 예의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양승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임성근
이용경 기자
2021-08-13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 선고
[판결] '현역 프로야구 선수 협박 혐의' 前 여자친구, 징역형
과거 교제했던 현역 프로야구 선수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허위의 비방글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에게 징역형 등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단42). 아울러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약 3년간 프로야구 선수 B씨와 교제한 것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고 인터넷에 허위의 비방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B씨에게 전화해 "지정계좌로 돈을 보내지 않으면 교제했던 기간 중 함께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대중에 공개하거나 SNS를 통해 부정적인 내용을 게시하겠다"며 협박하고 총 15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019년에는 자신의 SNS에 B씨를 두고 '5년 동안 뒷바라지 했는데 배신했다', '바람을 피웠다' 등 허위 글을 올려 결혼한 B씨 부부의 명예를 훼손하고 공개적으로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남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해 1500만원에 이르는 돈을 갈취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도 극심해 보인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명예훼손
프로야구
야구선수
협박
비방글
허위글
이용경 기자
2021-04-16
형사일반
'재판개입 의혹' 임성근, '수사기밀 누설 의혹' 신광렬·성창호·조의연 부장판사<br> 1심서 모두 '무죄'… 앞서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 유해용 변호사도 '무죄'
[판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현직 판사들 잇따라 "무죄"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임성근(56·사법연수원 17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전·현직 판사들에게 줄줄이 무죄가 선고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달 13일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무죄 선고를 시작으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영장전담 재판부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5·19기)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당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였던 조의연(54·24기), 성창호(48·25기) 부장판사에게도 13일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합189). 검찰은 임 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었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와 관련한 사건 판결이 이뤄진 이후에 재판장에게 요구해 양형이유 중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게 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를 받았다.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행위는 구체적인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결과를 유도하고, 절차 진행에 간섭한 것이기에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일반적인 직무권한 행위에 속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없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재판관여행위에 대한 일반적 직무권한의 존재여부를 부정하면서 "지난 1월 3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시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직권남용의 형사처벌을 지게 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죄구성요건을 확장하는 것이라 죄형법정주의 위배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 사건의 각 재판관여 행위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로 징계사유에는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임 부장판사가 공소사실대로 각각의 재판관여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행위로 인해 '의무 없는 일'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의 지시대로 재판 절차가 바뀌고 판결 내용이 수정됐지만, 이것은 각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합의 과정을 거쳐 판단한 결론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편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요청으로 가토 다쓰야 사건을 맡은 재판장에게 '여성 대통령이 모처에서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부분은 아주 치명적이다. 국민의 관심 많으니 이 부분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면 그걸 명확히 정리하고 가는 게 좋다'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런 중간 판단 요청은 그 자체로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행위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또는 침해 위험이 있는 위헌적 행위"라고 했다. 임 부장판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체포치상 사건 재판 당시에는 선고 이후 등록된 판결문에서 양형이유 중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판결문 수정 요구는 그 자체로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해 결과를 유도한 걸로 재판관여행위에 해당해 법관 독립 침해로 위헌적이고 형사소송법상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더불어 프로야구선수 도박사건 약식명령 재판을 정식재판으로 회부하려는 판단을 막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발언의 동기와 의도를 좋게 해석하더라도, 그 자체로 계속적인 특정사건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검토하면 사법행정권자는 일선 재판부의 '재판 업무'에 관해서는 직무감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직권 없이 남용 없다'는 일반적 법리를 따른 것이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부장판사
임성근
박수연 기자
2020-02-14
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정년 65세"… 판결 잇달아
평균 수명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육체노동자의 노동 정년도 종전의 60세가 아닌 65세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1989년 대법원 판결 이후 법원은 줄곧 노동 정년을 60세로 보는 판례를 따라왔지만 최근 하급심에서 정년을 상향해 봐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향후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수정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피해자 한모씨(38·소송대리인 양건식 변호사)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2877)에서 "연합회 측은 2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0년 3월 승용차 운전자 한씨는 안전지대를 넘어 불법 유턴을 하다가 안전지대를 넘어 달려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한씨는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한씨는 2013년 6월 해당 버스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4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연합회 측은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한씨의 잘못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됐다"며 연합회 측 책임을 45%로 제한했다. 이 배상액은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도시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에 따라 산정된 것이다. 항소심에서 한씨는 가동 연한을 65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한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10년 이르러 남자 77.2세, 여자 84세이고 기능직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정년 또한 60세로 변경되는 등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1990년 전후와는 많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가동 연한에 대한 과거 법원 입장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실제로 경비원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를 쉽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는 65세까지는 돈을 벌 능력이 있다고 해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했는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동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60세까지만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민사5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도 가동 연한을 65세로 확대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던 김모(사고 당시 60세)씨는 2013년 11월 경기도 군포시의 한 도로에서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60세가 넘은 시점에 사고를 당했지만, 더 일할 수 있었다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고 65세를 가동 연한으로 판단해 보험사가 69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5나44004). 보험사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관계자는 "종전에도 60세에 가깝거나 60세가 넘어 사망한 경우 보험 약관 등을 이유로 2∼3년 정도 가동 연한을 더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반론으로서 29세의 피해자에게 65세까지 노동 능력을 인정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보험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그동안 직종별로 연령별 근로자 수나 구체적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해 가동연한을 따로 인정해왔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투수의 가동연한은 40세까지만 인정했고, 술집 마담은 50세, 미용사·사진사·중기 정비업자는 55세, 일반 육체 노동자·식품소매업자· 보험모집인은 60세, 소설가·의사·한의사·약사는 65세, 변호사·법무사·목사는 70세까지 인정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정년
이순규 기자
2018-05-23
민사일반
[판결] "수인한도 넘지않아"… 프로야구장 응원 소음 등 피해 첫 소송서 주민 패소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응원소리에다 야간 조명까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야구장 인근 주민들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야구단을 상대로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3부(재판장 허상진 부장판사)는 7일 광주 북구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인근 아파트 주민 656명이 야구장에서 발생한 빛·소음공해와 교통 불편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광주시(소송대리인 박석순 변호사)와 기아 타이거즈 구단(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엘프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357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빛·소음·교통 혼잡으로 발생한 주민의 고통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아내야 할 정도를 넘었다면 (환경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 연대 책임을 인정한)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에 따라 환경오염의 원인자들이 배상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챔피언스필드 야구장은 지역 주민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고 국가적으로도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시설물로 공공성이 인정돼 주민의 '참을 한도(수인한도)' 초과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소음 피해에 대해 "야구장의 소음은 사업장과 공사장 등지에서 발생하는 일반적 생활소음이나 교통소음·항공기소음 등과 달리 프로야구 경기를 하는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발생한다"며 "광주시는 야구장을 신축하면서 △지붕 각도를 조절하고 △벽체 및 지붕에 흡음재를 시공했으며 △스피커 위치를 조절하는 등 소음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했고, 구단도 △외야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고 스피커 사용을 중단하는 등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관중의 함성·응원가 소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법상 생활소음 규제기준도 없다"며 "소음·진동관리법이나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정하는 소음 규제 기준을 넘는 소음이 발생했다고 해서 바로 민사상 '참을 한도'를 넘는 위법한 침해행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새 야구장은 기아 타이거즈와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가 1982년부터 2013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던 무등야구장 인근에 신축됐다"며 "주민들은 2005년 신축된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종래 무등야구장과 신설 야구장에서 개최되는 프로야구 경기로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의 존재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빛 피해와 교통 혼잡 피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빛은 야간 경기가 개최되는 날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아파트 각 세대에서 측정한 불쾌글레어지수 수치 역시 중앙환경분쟁위원회가 마련한 기준을 넘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야구 경기가 개최되는 날 발생하는 교통 혼잡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광주시와 구단이 향후 소음·빛·교통 혼잡 등을 적정 관리하고 △스피커·차폐조경수 식재·방음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조명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인근 주민이 평온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낸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2000세대 규모로 야구장에서 100m 가량 떨어져있다. 주민 중 일부는 "도심 한복판에 야구장을 지어 경기가 열릴 때마다 소음과 빛 공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지난 2015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소음 피해 기준을 60데시벨(㏈) 이상, 빛 피해 기준을 불쾌글레어지수 26 이상으로 보고 총 6억2600만원(평균 95만원)을 광주시와 구단이 함께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광주시와 구단 측은 야구장에 대한 관련 규제가 없고 야구장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2014년 2월 준공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대지 8만8천㎡, 연면적 5만7천㎡,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수용인원은 2만7000여명이다. 이 야구장에서는 올해 2017년 KBO 정규리그와 2017 KBO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열렸다.
야구장
소리
조명
환경정책기본법
공해
주민
강한 기자
2017-12-07
엔터테인먼트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영리목적 없었어도 사업형태 갖추고 계속적 반복 땐 낼 의무<br> 대구지법, 부과액 중 1억8800만원 정당 판결
사회인야구 리그 운영비도 부가세 대상
개인이 사회인야구 동호회들에게서 연회비를 받아 경기를 주선하고 경기장과 심판·기록원 등을 제공하면서 리그(league)를 운영했다면, 영리 목적이 없더라도 사업자로서 용역을 제공한 것이므로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프로야구 경기 기록원 출신으로 대구지역 방송사 프로야구 해설가로도 활동했던 최모(58)씨는 1995년 사회인야구연합회를 결성하고 사무국장을 맡아 사회인야구 동호회로부터 연간 회비 100만~210만원를 받고 경기를 주선했다. 처음에는 등록 동호회가 20개에 불과했으나,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등 국가 대표팀의 선전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7년 107개, 2011년에는 406개로 크게 늘어났다. 최씨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받은 리그비도 10억원에 이르렀다. 2012년 8월 북대구세무서는 세무조사를 해 최씨에게 2억19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고지했다. 최씨는 "취미 활동 차원에서 리그 운영 업무를 담당했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만한 사업형태를 갖추지 못했으므로 부가가치세법이 정한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행정1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최씨가 북대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3구합88)에서 "법인화된 연합회에 부과했어야 할 2011년 상반기분 부가가치세 3100여만원만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최씨가 일부 승소하긴 했으나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패소 판결을 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가가치세법은 '사업목적이 영리이든 비영리이든 관계없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도의 사업형태를 갖추고 계속적·반복적인 의사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 부가가치세를 낼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다"라며 "원고가 동호회들로부터 받은 리그비가 10억원에 이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사업형태를 갖추고 자기 계산과 책임 아래 계속적·반복적 의사로 동호회원들에게 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공한 경기주선, 운동장·심판 등과 경기결과 및 기록 게재 서비스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역무에 해당한다"며 "동호회가 리그비를 지급하고 원고로부터 역무를 제공받은 것이므로, 리그비를 아무런 대가 없는 순수한 회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길(44·사법연수원 32기) 공보판사는 "최근 과세관청이 규모가 큰 생활 스포츠 연합회 등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추세"라며 "판결에 따르면 소규모로 리그를 운영하는 개인이라고 할지라도 대가를 받고 용역을 제공한다면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라고 말했다.
사회인야구
리그운영비
부가가치세
부가가치세법
사업자
이장호 기자
201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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