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 선수가 된 후 계약체결 시한까지 선수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선수생활을 중단한 프로야구 선수가 구제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는 10일 프로야구 선수 이도형(36)씨가 한국야구위원회를 상대로 낸 야구규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2011카합412)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한 선수는 계약 시한 조항으로 다음해 1월 15일까지 선수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돼 선수의 교섭력이 극도로 약화된다"며 "결국 기량이나 지명도가 아주 뛰어나지 못한 대다수 프로야구 선수들은 자유계약 권리행사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자유계약 권리행사를 하더라도 선수생활을 일정 기간 지속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국야구위원회 규약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자유계약 승인 선수에게 계약체결기한을 설정하고 그 기한까지 선수계약을 못할 경우 1년간 선수계약체결을 금지시키는 과도한 불이익을 부과해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취득한 후 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했다. 9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씨는 계약체결시한인 올해 1월 15일까지 전 소속 구단인 한화이글스는 물론 다른 구단과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무적 선수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