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취업시 이력서에 일부러 학력사항을 누락했더라도 회사에서 맡은 업무가 학력과 연관성이 없다면 허위이력서 작성을 이유로 한 해고는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최근 회사 운영자 김모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2013두11031)에서 원고패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입사 당시 이력서 등에 주요 사항을 누락 또는 허위로 기재한 것을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김씨는 채용공고 당시 '경력조건 관계없음' '학력 무관'이라고 명시했다"며 "노동자 송모씨가 창고관리원으로 채용돼 입·출고 등 단순노무직의 성격을 가진 업무를 수행했는데, 그 업무와 최종학력 사이에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씨가 송씨를 해고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송씨는 2011년 10월 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포털 사이트인 워크넷에 게재된 김씨의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했다. 송씨는 대학을 졸업한 사실을 숨긴채 고등학교 학력까지만을 이력서에 기재했고, 김씨는 송씨를 현장 단순노무직인 창고관리원으로 채용해 월급 1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일을 하던 송씨는 급료가 계약보다 적게 지급되자 김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김씨는 이 과정에서 '송씨가 대졸자임에도 학력을 숨기고 채용됐다'며 송씨를 해고했다. 송씨의 구제신청을 접수한 중노위는 처음에는 해고가 정당하다고 결정했으나, 재심을 통해 "송씨의 최종학력 자체는 단순노무직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고가 부당하다고 결정하자 김씨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패소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