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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20. 6. 26. 선고 2016두55896 판결 -
납품업자와의 특약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
1. 사실관계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사이에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규모유통업법') 조항과 다르게 정한 특약이 존재하는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볼 수 없는지에 대한 쟁점을 살펴보기 위하여 최근 선고된 홈쇼핑사업자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0. 6. 26. 선고 2016두55896 판결)의 내용을 소개하겠다.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홈쇼핑사업자인 A사는 납품업자로부터 생활용품 등을 납품받아 판매한 후 상품판매대금을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법정지급기일)이 지난 후에 지급하면서 그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A사는 납품업자들과 표준거래계약을 체결하면서 "법원, 세무당국 또는 연금관리공단 등으로부터 지급정지요청, (가)압류, (가)처분, 추심 등의 결정이나 명령이 있는 경우(제1호) 등에는 A사의 납품대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고 약정을 하였는데, A사에게 납품업자들에 대한 채권가압류 결정 등이 송달되었기 때문이다. 즉, A사는 위 약정에 따라 지급을 보류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A사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대규모유통업자는 해당 상품의 판매대금을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 이내에 납품업자 등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위반이라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A사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는데, 대법원은 해당 부분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규모유통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특정 조항을 계약에 편입시킬 우려가 항시 존재하는 거래현실을 아울러 고려하면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사이에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법정지급기한과 지연손해금률과 다른 내용의 약정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위 규정의 적용을 곧바로 배제할 수 없고, 그 약정이 납품업자의 자발적 동의하에 체결되었다는 사정까지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제1항, 제2항보다 불리한 내용의 계약 조항이나 약관 조항에 관하여 납품업자로부터 자발적 동의를 얻지 못하였음에도 이를 근거로 납품업자를 상대로 위 규정 위반행위를 하는 것은 그 계약 조항이나 약관 조항이 사법상 유효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납품업자는 대규모유통업자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대규모유통업자의 위반행위가 없었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지연손해금 상당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즉, 대법원은 당사자 간의 사적자치를 존중하여 사법적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되, 거래상 열위에 있는 납품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에만 사법적 약정의 효력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대한 정당화사유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으로, 납품업자의 구제를 위하여 일정한 요건 하에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여 시정명령으로서 지급명령을 부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3. 쟁점별 검토 가. 납품업자와의 특약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배제가 가능한지 본 사건에서 대법원은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를 단속규정으로 판단하였는데, 법 조문의 규정방식이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무효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는 점, 거래를 무효로 할 경우 거래의 안정성이 침해된다는 우려 등을 고려한 하도급 공정화에 관한 법률 규정에 관한 선례가 다수 존재하는 점,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 등을 하면 사법상 효력을 무효로 하지 않더라도 납품업자에 대한 보호가 충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대상이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라는 상인간의 거래인 점,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정한 내용과 다르다고 하여 당사자 간의 합의가 존재함에도 그러한 합의의 효력을 일괄적으로 무효로 하는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납품업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유통업법의 모든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보거나 대규모유통업법과 내용이 다른 모든 약정의 효력을 무효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법원의 판단에 일반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대규모유통업법 조문 중 제8조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효력규정으로 볼 여지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규모유통업자의 횡포로부터 열세적인 지위에 있는 납품업자 등을 보호함으로써 그들 사이에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입법취지로 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는 납품업자에 비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는 대규모유통업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대금지급기일을 늦추어 납품업자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법문상 특별한 예외사유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해당 위반행위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입법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와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대금지급기일을 늦추는 행위는 납품업자의 현금흐름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여 납품업자의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법에서 예외조항을 두고 있지 않음에도 법정지급기한을 회피하기 위한 사업자간 약정을 유효하다고 본다면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를 의무규정화한 취지 자체가 몰각될 여지도 있다. 실제적으로 해당 법률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유효로 할 경우 피해자인 납품업자는 법 위반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민사규제를 받기 어려워진다. 행정법상으로는 납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존재하나 민사상으로는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시정명령으로서 지급명령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납품업자의 권리구제가 복잡해 질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 민사상 권리구제의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는 듯하다. 또한, 가압류 결정이 송달되더라도 이행지체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데 이러한 지체책임을 면제하여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표준계약서상 이 사건 지급보류조항은 A사에게는 이득인 반면 납품업자에게는 불리한 조건이고, A사는 공탁을 통하여 이중변제 등의 위험을 쉽게 회피할 수 있으므로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간 이익을 형량하더라도 해당 약정을 반드시 유효로 해야 할 필요성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나.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위반에 해당되는지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정 내용과 다른 약정이 존재하는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사이의 지위를 고려하여 대규모유통업자가 자발적인 동의여부를 입증하도록 절충안을 두면서 자발적인 사법상 약정이 존재하면 정당화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듯하다.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의 거래는 상인간의 거래이고, 상인간의 거래에는 경쟁당국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사자 간 사법상 효력을 인정하면서도 납품업자를 보호하려는 대규모유통업법의 취지를 반영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고, 다른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의 위법성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문언의 형식은 정해진 유형의 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위법성을 인정하거나 혹은 부당성을 위법성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는 대규모유통업법의 다른 규정과 다르다. 즉, 법 문언에서 위법성 판단기준으로 부당성 및 정당화사유를 규정하지 않고 그 지급기일을 명확히 특정한 제8조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당사자 간 사법상 약정의 존재만으로 정당화사유를 인정하여 법 위반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또한, 본 사안에서 문제가 된 당사자 간 합의는 대규모유통업자의 입장에서는 제8조와 달리 정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게 될 손해가 명확하지 않은 반면, 납품업자의 입장에서는 가압류 결정 등이 송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납품대금지급이 보류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는 점에서 해당 약정의 존재가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여야 할 불가피한 사정(특단의 사정)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적으로 당사자간 사법상 약정을 근거로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은 대규모유통업법의 위법성 판단방식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불공정거래행위와 달리 정한 취지, 제8조의 문언에서 법 위반행위에 대한 판단기준을 명확히 규정한 취지와는 맞지 않아 보인다. 다만, 대법원의 입장과 같이 납품업자의 자발성을 판단함에 있어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면 실제 법 적용에 있어서는 조화로운 해석이 가능하나 실제 거래관계에서 형식적인 자발성을 이유로 대규모유통업법 규정의 취지를 몰각할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와 같은 형식으로 규정된 법 위반행위의 예외를 일반적으로 인정함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현영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대규모유통업법
납품
하도급
특약
주현영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2021-06-21
민사소송·집행
조세·부담금
-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5다35270 판결 -
가집행선고 취소에 따른 가지급물 반환에 있어서 원천징수세액의 처리
Ⅰ. 서론 원천징수란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원천징수의무자)가 그 상대방(원천납세의무자)으로부터 세액을 과세관청을 대신하여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원천납세의무자는 국가에 대하여 조세법상의 법률관계를 갖지 않으나 원천징수를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원천징수의무자가 소득금액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면 원천징수의무자의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한 채무는 모두 변제로 소멸한다(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1다16449 판결). 원천납세의무자가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지급받은 소득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 원천납세의무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 범위가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실제 수령금액인지, 원천징수세액을 포함한 전체 소득금액인지에 대한 다툼이 있다. 이는 잘못 징수·납부된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청구권과도 관련된 문제다. Ⅱ. 원천징수와 부당이득 반환 1. 원천납세의무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 범위 원천납세의무자에게 지급된 소득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경우 그 반환은 근본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이다. 원천납세의무자는 실제로 지급받은 돈을 반환하면 되고 원천징수세액으로 공제된 돈에 대하여는 아무런 이득을 취득하지 않았으므로 반환의무가 없다. 이는 변제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는데 그 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대위변제가 성립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에게 변제금원 반환의무가 없는 것과 같다.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은 주식회사가 법률상 원인 없이 대표이사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하였다가 원천징수세액을 포함한 전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사안에서 대표이사는 원천징수세액을 제외하고 실제 지급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2. 원천징수세액의 처리 가. 국가의 부당이득반환의무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원천징수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하여 세액을 징수·납부하였거나 징수하여야 할 세액을 초과하여 징수·납부하였다면 국가는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이를 납부 받는 순간 아무런 법률상의 원인 없이 그 원천징수세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보유하게 된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8780 판결). 따라서 국가는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원천징수세액 상당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환급청구권의 귀속 관계 국세기본법은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세액에서 환급받을 환급세액이 있는 경우 그 환급액은 그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할 세액에 충당하고 남은 금액을 환급하되 그 원천징수의무자가 그 환급액을 즉시 환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나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할 세액이 없는 경우에는 즉시 환급한다고 정하고(제51조 제5항) 환급금은 납세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제51조 제6항) '납세자'란 납세의무자와 세법에 따라 국세를 징수하여 납부할 의무를 지는 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2조 제10호). 이에 따르면 잘못 징수·납부한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납세자인 원천징수의무자에게 귀속되고 원천납세의무자에게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대법원도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잘못 징수·납부한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원천납세의무자가 아닌 원천징수의무자에게 귀속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1두8780 판결). Ⅲ. 원천징수와 가지급물 반환 1. 대상판결: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5다35270 판결 가. 사안 지급자가 제1심의 가집행선고에 따라 임의로 지연손해금 100을 가지급하면서 원천징수세액 20(기타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20%)을 공제한 나머지 80을 실제로 지급하였는데 상소심에서 지연손해금 70이 의무 없는 것으로 확정되고 그 부분에 대한 가집행선고가 취소됨에 따라 가지급물 반환범위가 문제된 사안이다. 나. 판시요지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현실적인 지급은 원천징수의무가 발생하는 소득금액의 지급에 해당하고 지급자가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라 지연손해금을 실제로 지급하면서 공제한 원천징수세액도 가지급물에 포함된다. 2. 평석 가. 가지급물 지급과 원천징수의무 1) 대상판결의 판시요지 수급자가 가집행선고 판결에 의하여 지급자로부터 실제로 지연손해금에 상당하는 금전을 수령하였다면 비록 본안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의 실현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확정된다고 해야 하므로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현실적인 지급은 원천징수의무가 발생하는 소득금액의 지급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제된 원천징수세액 20을 포함한 지연손해금 100이 가지급물이다. 2) 검토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른 임의지급이라는 이유만으로 원천징수세액을 포함한 전체 소득금액을 실제로 지급하여야 하고 소득세액 징수는 본안판결 확정 후 다른 절차를 통해야 한다는 것은 원천징수세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대상판결의 판시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하여는 판례평석이 공간되었고 실무상 대상판결의 적용에 의문이 없다. 나. 가집행선고의 취소에 따른 가지급물 반환과 원천징수세액 1) 가지급물 반환의 법적 성질 가집행선고에 따른 변제의 효력은 그 가집행선고가 취소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발생한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다38127 판결). 따라서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라 금원을 지급받았다가 그 가집행선고가 실효됨에 따라 금원의 수령자가 부담하게 되는 원상회복의무는 성질상 부당이득 반환채무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1다81320 판결). 2) 대상판결에 따른 가지급물 반환방법 가지급물 액수가 100(= 실제로 지급된 소득 80 + 원천징수세액 20)이므로 이 금액에서 정당한 지연손해금 30(= 실제로 지급된 소득 중 정당한 24 + 납부된 원천징수세액 중 정당한 6)을 뺀 나머지 70이 가집행선고 취소에 따라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는데 이 70은 실제로 지급된 소득 56(= 80-24)과 과다하게 납부된 원천징수세액 14(=20-6)로 구성된다. 따라서 수급자가 실제로 지급받은 가지급물 중 56을, 국가가 원천징수세액으로 납부된 가지급물 중 14를 각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대상판결에서는 지급자가 원천징수세액 14를 국가로부터 환급받기로 하여 가지급물 반환신청에서 제외한 까닭에 이 부분 가지급물 반환주체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판시가 없었다. 3) 검토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나머지만을 지급하더라도 전체 소득금액 지급채무에 대한 변제로 유효하고(대법원 2001. 7. 10. 선고2001다16449 판결) 이는 가집행선고에 따른 지급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원천징수세액 20을 포함한 전체 소득금액이 지급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때 원천징수세액 20은 실제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지급된 것으로 인정될 뿐이므로 그 인정효과가 상실되었을 때 실제로 지급된 것과는 달리 취급된다. 대위변제가 성립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가 아니라 변제금원을 수령한 제3자가 변제자에 대하여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처럼(대법원 1990. 6. 8. 선고 89다카20481 판결) 가집행선고가 취소되어 가지급물 지급의 변제효과가 상실된 경우 원천징수세액을 실제로 수령한 국가가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공제된 원천징수세액도 가지급물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고 하여 수급자에게 공제된 원천징수세액에 대하여도 가지급물 반환의무가 발생한다고 봐서는 안 된다. 대상판결은 원천징수세액 부분도 가지급물 지급의 효력이 있고 가집행선고 취소에 따른 가지급물 반환대상이 된다고 본 것이고 이를 종래의 대법원판결에 비추어보면 지급자에 대한 원천징수세액 상당의 가지급물 반환의무(세액환급의무)는 국가에게 있음을 전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상판결이 별다른 설명 없이 "공제한 원천징수세액도 가지급물에 포함된다",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라고 설시한 까닭에 수급자의 가지급물 반환의무가 공제된 원천징수세액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어 아쉽다. Ⅳ. 결론 수급자가 지급자로부터 지급받은 소득을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경우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실제 수령금액을 반환하면 되고 이는 가집행선고의 취소에 따른 가지급물 반환에 있어서도 같다.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5다35270 판결은 가집행선고 판결에 따른 수급자에 대한 실제 금원의 지급과 국가에 대한 원천징수세액의 납부가 모두 가지급물 지급에 해당하고 가집행선고 판결이 취소된 경우 가지급물 반환의무로 수급자는 실제로 받은 돈을, 국가는 납부된 원천징수세액을 지급자에게 반환(환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해야 한다. 이정훈 고법판사(서울고법)
원천징수세액
가지급물반환
가집행선고취소
이정훈 고법판사(서울고법)
2020-11-09
민사일반
-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
1. 사실 및 논점 (1) 원고는 수원지방법원 2003가합15269호로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에게 1997년 2월 말경 6,000만 원, 1997년 4월 초경 1억 원을 각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며 대여금 1억 6,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를 하여, 2004년 11월 11일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받고 2004년 12월 7일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4년 11월 4일 위 대여금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 소로서 피고를 상대로 1억 6,00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2)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직권으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 소의 형태에 관하여 살펴보았는데 이것이 논점이다.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1) 다수의견의 요지 채권자가 전소로 이행청구를 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후 그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후 소를 제기하는 경우, 후 소의 형태로서 항상 전소와 동일한 이행청구만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시효중단을 위해서 오로지 전소와 소송목적이 동일한 이행소송만 제기되어야 한다면 채권자가 실제로 의도하지도 않은 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실체 심리가 진행됨으로써 채무자는 전소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사유를 조기에 제출하지 아니할 수 없어 법원은 이에 관하여 불필요한 심리를 하여야 하며, 채무자는 중복된 이행판결로 말미암은 이중집행의 위험에 노출되고, 실질적인 채권의 관리·보전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채권자 또한 자신이 제기한 후 소의 적법성이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는지 여부라는 불명확한 기준에 의해 좌우되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효중단을 위한 후 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채권자는 위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는 편익이 생긴다. (2) 소수의견의 요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로서 이행소송과 함께 해석을 통하여 다른 형태의 소송을 허용하고자 한다면, ‘청구권 확인소송’으로 충분하다. 입법을 통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도입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를 법률의 해석을 통하여 받아들일 수는 없다. 청구권 확인소송은 전소 판결의 소송목적이자 전소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그 자체를 대상으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다. 청구권 확인소송과 비교하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큰 이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리적 측면에서도 청구권 확인소송을 허용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는 반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는 확인의 이익을 비롯하여 법리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적지 않다. 3. 논점의 전개 (1) 상고심의 심리범위 대법원이 판단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상고이유에 대한 것이 아니고 직권으로 판단한 것이므로 상고심의 심리범위에 속하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상고심에서도 직권심리사항에 관해서 사실심리가 가능한 이상(제434조)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의 형태가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원칙(제259조)의 적용범위 문제라고 한다면 직권심리가 가능하다할 것이다. 따라서 위 대전판은 상고기각의 결론을 달리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2)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의 청구 민법 제170조 제1항은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할 뿐 청구인용판결의 경우에는 그 종류를 물어서 시효중단의 효력을 부정하지 아니하므로 이행소송 이외에도 확인소송이 청구인용판결로 되었다면 당연히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 문제는 재판상 청구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수 있느냐이다. (3)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에서 확인의 이익 재판상청구가 있으면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점은 민법 제168조 제1호와 민법 제170조 제1항의 사유이므로 재판상 청구가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것은 위 민법규정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다름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다. 판례는 민법 제211조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원고가 소유자인 피고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물건에 관하여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배타적 사용·수익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소극적 확인주장은, 법적 3단 논법의 대전제인 물권법정주의(민 제185조)의 적용을 받는 민법 제211조라는 법규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판 2012. 6. 28. 2010다81049 참조)고 하였다. (4) 청구권확인소송의 문제점 채권자가 전소로 이행청구를 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후 재차의 이행청구소송이나 확인소송이 허용되는 이유는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서이다. 따라서 시효중단 목적이 없는 중복된 이행청구소송이나 청구권확인소송은 2중 제소 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부적법한 것이다. 따라서 청구권확인소송은 시효중단을 위한 범위에서만 확인의 이익이 있으므로 그렇지 않은 청구권확인소송은 허용되기 어렵다. (5)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 원고가 이미 확정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집행권원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한 새로운 소를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다. 또한 소제기를 반복하는 것보다 더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이 있을 경우, 예컨대 임의경매신청 등으로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는 경우(대판 1991.12.10. 선고 91다17092 참조) 등에는 동일한 소송목적에 대한 소의 반복 제기를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소멸시효의 완성이 임박하고, 소제기보다 간편한 민사집행의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을 허용하여야 하며, 그 경우의 확인소송은 확인의 이익이 부존재하는 부적법한 확인소송도 허용하여야 할 것이다. 독일 연방통상대법원(BGH) 판례에 따르면, 부적법한 확인하는 소라고 하더라도 실질적 권리자에 의해서 제기되는 한(BGH NJW 2010, 2270 Rn. 38; BeckOK ZPO/Bacher, 31. Ed. 1.12.2018, ZPO § 256 Rn. 13.2.),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중단된다(BGH NJW-RR 2013, 992 Rn. 28; NJW 2004, 3772; BeckOK ZPO/Bacher, 31. Ed. 1.12.2018, ZPO § 256 Rn. 13.2.)고 하였다. 다만 채권이 단지 도산절차에서의 신청에 의해서만 회수될 수 있을 때에는, 확인하는 소로 소멸시효를 중단할 수 없다고 한다( BGH NJW-RR 2013, 992 Rn. 28; BeckOK ZPO/Bacher, 31. Ed. 1.12.2018, ZPO § 256 Rn. 13.2.). 4. 결론 (1) 결국 우리 대법원 판결의‘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독일 판례상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과 같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입법사항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확인소송의 기능은 분쟁의 예방에 있는데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소송이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소멸시효에 관한 분쟁해결 기능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관계의 분쟁에 관한 확인소송이 아니어서 부적법하다고 하더라도 시효중단을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허용할 필요가 있다. (2) 다만 법률상 확인소송으로서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소멸시효완성의 임박성이나 소제기보다 간단한 민사집행 방법이 부존재하다는 보충성의 원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허용하여 영구적으로 소멸하지 않는 채권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 대전판 2018.7.1., 2018다22008의 반대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각종 채권추심기관의 난립과 횡행을 부추겨 충분한 변제능력이 없는 경제적 약자가 견뎌야 할 채무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는 사회적 문제가 따르게 때문이다. 대상판결은 시효완성의 임박성이 있는 시점에 시효중단을 위해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지만 소제기를 반복하는 것보다 더 간단한 시효중단 방법이 있는 지 등 민사집행 방법의 부존재 요건을 살피도록 설시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강현중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대여금
지연손해금
소멸시효
강현중 원장 (사법정책연구원)
2019-02-18
민사일반
구태언 변호사(테크앤로 법률사무소)
공개된 개인정보를 영리목적으로 수집, 제공한 행위의 적법여부
-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 - 1. 사실 관계 및 재판의 경과 원고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OO대학교(1984년 공립대학교로 전환되었다가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됨)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는 종합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사이 '로앤비' 를 운영하는 회사로서, 주식회사 법률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법조인 데이터베이스상의 개인정보와 자체적으로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국내 법과대학 교수들의 개인정보를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유료(개인정보만 따로 떼어내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 로앤비가 제공하는 다른 콘텐츠와 결합하여 전체적으로 요금을 받는 방식임)로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였다. 피고 로앤비는 2010. 12. 17. 무렵 원고의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직장, 학력, 경력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 사건 사이트 '법조인' 항목에 올린 다음 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여 오다가, 2012. 6. 18.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자 2012. 7. 30.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이 사건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하였다. 이 사건 개인정보 중 출생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OO대학교 학과 홈페이지에 이미 공개되어 있고, 출생연도는 1992학년도 사립대학 교원명부와 1999학년도 OO대학교 교수요람에 게재되어 있으며, 피고 로앤비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하여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였다.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로앤비와 유사한 방법으로 수집하거나 다른 피고들로부터 제공받은 원고의 개인정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원고의 개인정보가 담긴 웹페이지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게 하였다. 원심은 피고 로앤비에 대한 청구만 일부 인용(위자료 50만 원 및 지연손해금)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 모두 기각(피고 로앤비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 기각)하였으며, 이에 원고와 피고 로앤비가 각 상고를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상훈)은 2016년 8월 17일 "이 사건 개인정보는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국민 누구나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에 공개된 개인정보로서 그 내용 또한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공립대학교 교수로서의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직업적 정보에 해당하여,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 등이 영리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에 대하여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부분을 파기 환송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인격적 법익을 침해·제한한다고 주장되는 행위의 내용이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공개된 개인정보를 그의 별도의 동의 없이 영리목적으로 수집·제공하였다는 것인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정보처리행위로 침해될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과 그 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보처리자 등의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게 된다. 이때에는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그 정보처리행위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그 정보처리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해야 하고, 단지 정보처리자에게 영리목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 로앤비 등이 영리 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로앤비 등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2011년 3월 29일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어 2011년 9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제15조)과 제3자 제공(제17조)에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면서도, 그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를 공개된 것과 공개되지 아니한 것으로 나누어 달리 규율하고 있지는 않다. 정보주체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이미 공개한 개인정보는 그 공개 당시 정보주체가 개인정보 수집이나 제3자 제공 등의 처리에 대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동의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공개된 개인정보를 객관적으로 보아 정보주체가 동의한 범위 내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 동의의 범위가 외부에 표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정보주체의 공개의사에도 부합하지 않고, 정보주체나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무의미한 동의절차를 위한 비용만을 부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처리할 때에는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는 불필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나 제17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인지는 공개된 개인정보의 성격, 공개의 형태와 대상범위, 그로부터 추단되는 정보주체의 공개의도 내지 목적뿐만 아니라, 정보처리자의 정보제공 등 처리의 형태와 그 정보제공으로 인하여 공개의 대상범위가 원래의 것과 달라졌는지, 그 정보 제공이 정보주체의 원래의 공개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규범조화적 해석의 원칙과 대상 판결의 의의 기본권의 충돌이란 상이한 복수의 기본권주체가 서로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의 동일한 사건에서 국가에 대하여 서로 대립되는 기본권의 적용을 주장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한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가 다른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를 제한 또는 희생시킨다는데 특징이 있다(헌재 2005. 11. 24. 2002헌바95 등).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 그 해결 방법으로는 기본권의 서열이론, 법익형량의 원리, 실제적 조화의 원리(=규범조화적 해석) 등을 들 수 있고,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충돌의 문제에 관하여 충돌하는 기본권의 성격과 태양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적절한 해결방법을 선택, 종합하여 이를 해결해 왔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제7조 위헌사건에서 흡연권과 혐연권의 관계처럼 상하의 위계질서가 있는 기본권끼리 충돌하는 경우에는 상위기본권우선의 원칙에 따라 하위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아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고,(헌재 2004. 8. 26. 2003헌마457)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 등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동법 소정의 정정보도청구권(반론권)과 보도기관의 언론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심사를 한 바 있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5).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권리라는 기본권이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 개인정보보호법의 조항의 경우에도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법을 모색하되(규범조화적 해석), 법익형량의 원리, 입법에 의한 선택적 재량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심사해야 한다. 대상판결은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 없이 수집, 제공하는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지의 판단기준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시라는 점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 권리라는 기본권의 충돌 상황에서 공인의 경우에는 알권리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고 판시하여 법원에 의해 법률조항의 규범조화적 해석이 이루어졌다는 점과, 이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법 또한 헌법에 합치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해진 사유 이외에도 적법하게 수집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법의 흠결을 명백히 보충하게 되었다. 이 판결을 계기로 가족이나 친지 사이,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계약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 등 일정한 법률관계가 형성된 사이에는 제3자라 할지라도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처리할 권리가 있다는 필자의 견해도 널리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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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8
전병서 교수(중앙대 로스쿨)
양립 가능한 여러 개 청구의 객관적 예비적 병합의 가부
Ⅰ. 사안의 개요 및 판단 1. 사안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대여를 주장하며 그 지급을 청구하였다가 제1심 변론 과정에서 이를 주위적 청구로 변경하고,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사기)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추가하였다. 이 사건 주위적 청구인 대여금 청구는 '원고가 피고에게 1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취지이고, 이 사건 예비적 청구인 손해배상 청구는 '원고가 피고한테 기망당하여 1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이 사건 소는 기본적으로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다. 2. 소송의 경과 제1심은 이 사건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는 한편, 이 사건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다. 항소심은 피고만이 항소한 이상, 심판대상은 이 사건 예비적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 사건 예비적 청구마저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직권으로, 이 사건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항소의 대상으로 삼은 이 사건 예비적 청구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두 청구 모두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판단하였어야 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이 사건 예비적 청구 부분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아 청구를 기각한 것은 항소심의 심판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파기환송). Ⅱ. 여러 개의 청구가 양립하는 경우의 예비적 병합의 가부 대상판결은 논리적으로 양립하여 본래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양 청구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위적·예비적으로 순위를 붙여 청구한 경우(이른바 不眞正 예비적 병합이라고 한다)에 그 병합 형태의 가부(취급)가 문제된 것이다. 종전 판례의 입장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그 명칭은 필자가 임의로 명명한 것이다). (1) 긍정설(당사자 의사설) 병합청구의 성질과 상관없이 원고의 의사만으로 예비적 병합이 허용된다는 입장이다. 판례 가운데 대법원 1966. 7. 26. 선고 66다933 판결은, 선택적 청구에 속하지만, 원고가 내세운 취지에 따라(즉, 원고의 의사에 따라) 예비적 청구로 취급하여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고, 또한 대법원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도, 이른바 부진정 예비적 병합도 허용되어 당사자가 심판의 순서와 범위를 한정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점에서 원고의 의사를 기준으로 예비적 청구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제한적 긍정설(합리적 필요성설) 청구한 것들이 양립 가능한 경우에도 필요성과 합리성에 비추어 예비적 병합을 긍정하는 입장이다. 판례 가운데,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17633 판결은,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가 붙인 순위에 따라서 심리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앞 (1)에서 언급한 원고의 의사를 전제로 하면서도 합리적 필요성을 기준으로 추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23598 판결도, 원고의 의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의사를 석명하여야 한다는 점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3) 부정설(병합청구 성질설) 청구의 예비적 병합이 인정되는 것은 병합청구의 성질에 의해 엄격하게 양 청구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경우에 한정된다는 입장이다. 대상판결은 종전 판례에서 나타난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예비적 병합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Ⅲ. 대상판결의 평석 대상판결과 같이 병합청구의 성질에 의해, 여러 개의 청구가 서로 양립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청구의 예비적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직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양 청구가 서로 '양립한다' 또는 '양립하지 않는다'는 논리 관계 내지는 병합청구의 성질에 의해 병합 형태가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처분권주의 하에서는 기본적으로 원고의 의사가 병합 형태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처분권주의의 기초가 되는 당사자의 자치(自治)도 무제한인 것은 아니므로 원고가 예비적 병합으로 하고자 하는 목적에 어느 정도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실질적으로 이중패소를 회피할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이외에도 예비적 병합을 인정할 합리성이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가령, 불법행위채권만이 상계 제한에 걸린다든지, 과실상계의 문제, 피고가 파산하는 경우 우선 비면책채권의 집행권원을 받기를 원한다든지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순위를 정하여 예비적으로 청구하고자 할 때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제한적으로 예비적 병합을 긍정하고자 할 때, 그 필요성과 합리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양 청구가 법률적 또는 경제적으로 동일한 또는 같은 종류의 목적에 향하고 있는 경우가 그 기준이 된다고 본다(한편, 동일한 급부 또는 형성적 효과를 구하는 청구권 경합의 경우에 한정하는 것은 너무 좁은 기준이라고 본다). 물론 양 청구가 전혀 관계가 없는 경우는 처분권주의의 기초를 이루는 당사자 자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지만, 위와 같은 필요성과 합리성의 기준에서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제한적으로 예비적 병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대상판결의 사안은, 원고가 주위적 청구로 대여를 주장하며 그 지급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기망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불법행위(사기)를 원인으로 손해배상 청구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1억 원(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로 양 청구가 법률적 또는 경제적으로 동일한 또는 같은 종류의 목적에 향하고 있어 위 기준에 해당한다고 본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판시와 같이 병합청구의 성질에 의해 엄격하게 예비적 병합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청구의 경우에 한정된다는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상판결의 사안은 특이하게 주위적 청구기각, 예비적 청구인용 판결의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한 경우로, 항소심이 제1심 판결과 달리 예비적 청구가 이유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경우이다. 이 경우에 항소심의 심판범위가 예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 판결의 당부에 그치고, 원고의 부대항소(민사소송법 제403조)가 없는 한, (가령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할 수 있는 경우라도) 주위적 청구가 심판대상이 될 수 없고(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31624 판결), 그리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 예비적 청구 모두 기각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사안에서 원고의 부대항소마저도 없기 때문에 청구를 병합청구의 성질에 따라 선택적 병합으로 보아 두 청구 모두를 항소심의 심판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으로 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고자 한 판단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특별한 경우의 타당성 있는 해결을 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원고가 주위적 청구기각판결에 대하여 형식적인 불복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실질적인 불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실질적 불복에 기하여 항소심에서 주위적 청구도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자 하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이는 종래의 판례(위 94다31624 판결)·통설과 다른 반대입장이다). 그렇지만 이 반대입장에서와 같이 원고가 스스로 항소도 부대항소도 하지 않았는데, 항소심에서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결(가령 인용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하면, 피고만의 항소에 있어서 제1심 판결을 피고의 불이익으로 변경하는 것이 되어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되고, 또한 불복 신청을 하지 않은 주위적 청구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특별한 경우에 생기는 구체적 문제는 결국 항소심이 석명권(釋明權)(민사소송법 제136조)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원고에게 부대항소를 촉구하는 것에 의하여 시정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당사자의 자치를 고려하면서 소통을 중시하고자 하는 법원 실무로서는(대상판결의 사안은 피고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였지만, 원고에게는 소송대리인이 없는 경우이다), 서로 양립하는 청구라도 당사자의 의사를 바탕으로 그 필요성과 합리성의 기준에 따라 예비적 병합을 인정하면서, 위 항소심에서와 같은 특별한 문제 상황은 당사자와의 소통이라는 점에서 석명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원고로부터 부대항소 등을 이끌어 내어 풀어나가는 것(따라서 예비적 병합에 관한 법리를 전제로 하면서 그에 따른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2014-08-18
권형필 변호사(법무법인 겸인)
가압류 채권자의 채권액보다 실제 채권이 미달되었을 경우
Ⅰ. 대법원 재판 요지 [1]가압류의 효력은 가압류를 청구한 피보전채권액에 한하여 미치므로, 가압류결정에 피보전채권액으로서 기재된 액(이하 '가압류 청구금액'이라 한다)이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액의 산정 기준이 되며, 배당법원이 배당을 실시할 때에 가압류채권자의 피보전채권은 공탁하여야하고, 그 후 피보전채권의 존재가 본안의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때 가압류채권자가 확정판결 등을 제출하면 배당법원은 가압류채권자에게 배당액을 지급하게 된다(민사집행법 제160조 제1항 제2호, 제161조 제1항). 이 경우 확정된 피보전채권액이 가압류 청구금액 이상인 경우에는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액 전부를 가압류채권자에게 지급하지만, 반대로 확정된 피보전채권액이 가압류 청구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집행법원은 그 확정된 피보전채권액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동순위 배당채권자들과 사이에서의 배당비율을 다시 계산하여 배당액을 감액 조정한 후 공탁금 중에서 그 감액 조정된 금액만을 가압류채권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로 배당하여야 한다. [2]가압류에 대한 본안의 확정판결에서 그 피보전채권의 원금 중 일부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압류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는 그 나머지 원금과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지연손해금도 피보전채권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이를 가산한 금액이 가압류 청구금액을 넘는지 여부를 가리고 만약 가압류 청구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금액을 기초로 배당액을 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배당채권자들과 사이에서 배당비율을 다시 계산하여 공탁되었던 배당액을 감액 조정하여 지급하는 것은 그 범위 내에서 잠정적으로 보류되었던 배당절차를 마무리 짓는 취지이고, 동순위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배당채권으로 산입 될 수 있는 채권원리금액 산정에 형평을 기하여야 할 터인데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금 조정 시에 다른 배당채권자들의 잔존 채권원리금액을 모두 다시 확인하기 쉽지 아니함을 고려하면, 배당금 조정 시에 다른 배당채권자들의 채권액은 종전 배당기일의 채권원리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가압류채권자의 경우에도 종전 배당기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한 채권원리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조정한 후 공탁금 중에서 그 감액 조정된 금액을 가압류채권자에게 지급하며, 나머지 공탁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배당기일의 채권액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로 배당함이 타당하다. [3]본안소송 결과 배당액 전액을 지급받기에 부족한 피보전권리만이 확정되어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배당하여야 할 경우임이 밝혀진 때에는 당초의 배당액 중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배당하여야 할 부분에 관하여는 가압류채권자가 처음부터 그 부분에 대한 배당금지급청구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가압류채권자가 그 부분 채권을 부당이득 하였다고 할 수 없다. Ⅱ. 가압류 채권자의 배당기일 이후의 지연손해금이 가압류 채권자의 배당금액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관련된 원심 판단 및 대법원 파기 사유 가압류에 대한 본안의 확정판결에서 그 피보전채권의 원금 중 일부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압류 청구금액 범위 내에서는 그 나머지 원금과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지연손해금도 피보전채권의 범위에 포함되므로(대법원 1997.2.28.선고 95다22788판결 등 참조),이를 가산한 금액이 가압류 청구금액을 넘는지 여부를 가리고 만약 가압류 청구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금액을 기초로 배당액을 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배당채권자들과 사이에서의 배당비율을 다시 계산하여 공탁되었던 배당액을 감액 조정하여 지급하는 것은 그 범위 내에서 잠정적으로 보류되었던 배당절차를 마무리 짓는 취지이고, 동순위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배당채권으로 산입될 수 있는 채권원리금액 산정에 형평을 기하여야 할 터인데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금 조정 시에 다른 배당채권자들의 잔존 채권원리금액을 모두 다시 확인하기 쉽지 아니함을 고려하면, 배당금 조정 시에 다른 배당채권자들의 채권액은 종전의 배당기일에서의 채권원리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가압류채권자의 경우에도 종전의 배당기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한 채권원리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조정한 후 공탁금 중에서 그 감액 조정된 금액을 가압류채권자에게 지급하며, 나머지 공탁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의 배당기일에서의 채권액을 기준으로 하여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로 배당함이 상당하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1,2차 가압류결정의 가압류 청구금액 합계액을 기초로 하여 종전 배당절차에서 배당이 이루어져 이 사건 1,2차 가압류에 관하여 가압류채권자인 피고에게 2233만1954원이 배당되고 그 금액이 공탁된 사실, 그 후 이 사건 1,2차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의 일부가 소멸됨으로써 본안인 지급명령에서 일부 원금과 지연손해금만이 잔존하는 것으로 확정되었고, 위 잔존 원금과 이에 대한종전 배당기일인 2007.11.23.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채권 부분을 합산하더라도 그 합산금액이 이 사건 1, 2차 가압류 청구금액 합계액에 이르지 못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그 합산 금액 범위 내에서는 이 사건 1,2차 가압류결정의 피보전채권액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나, 이를 넘어서서 종전 배당기일 다음날부터 위 지급명령이 확정된 2009.5.20.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채권 부분에 대하여서도 그 피보전채권액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기초로 배당비율을 계산하여 배당액을 감액 조정하여야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Ⅲ. 가압류 채권자의 등기 채권액이 실재 채권액보다 많았을 경우 부당이득 하였는지 여부와 관련된 원심 판단 및 대법원 파기 사유 이 사건 1,2차 가압류결정에 관하여 피고에게 배당된 금액은 공탁되어 있어 피고가 아직 수령하지 못하였고, 본안인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잔존 원금과 종전의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의 합계액이 이 사건 1,2차 가압류결정의 가압류 청구금액 합계액에 미달함에 따라 피고는 위 배당금 중에서 다른 동순위 배당채권자들과 사이에서 다시 계산된 배당비율에 따라 감액 조정된 금액을 집행법원에 청구할 수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당초의 배당액 중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추가배당하여야 할 부분에 관하여는 가압류채권자가 처음부터 배당금지급청구권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므로 그 부분 채권을 부당이득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배당금 중에서 그 감액 조정된 금액을 초과하는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배당금지급청구권을 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본안인 지급명령에서 확정된 잔존 원금과 지연손해금의 합계액이 이 사건 1,2차 가압류결정의 가압류 청구금액 합계액에 미달되어 감액 조정이 필요하다는 사정에만 기초하여, 피고에게 배당된 위 배당금 중 원심이 인정한 감액 조정 금액을 초과하는 차액 부분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하였다고 보고, 그 지급청구권을 원고 등 다른 배당채권자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 범위 내에서 이 사건 배당금 지급청구권 중 일부의 양도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추가배당과 부당이득의 성립 요건에 관한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원심과 대법원이 다투어졌던 쟁점 가. 서설 이 사건에서 원심과 대법원은 가압류 채권자의 채권액이 배당액에 미치지 못하였을 경우 타 채권자에 대하여 추가배당하여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다음의 두 가지 쟁점 ① 배당기일 이후의 지연이자가 배당금에 포함되는 지 여부(지연손해금의 가산종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 여부)와 ② 가압류권자가 자신의 채권액 이상의 배당금을 수령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배당이의를 한 채권자가 가압류권자에게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지 여부였다. 나. 지연손해금의 가산의 종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 여부 배당기일까지의 지연이자만 포함되는지 그렇지 않으면 판결확정시까지의 지연이자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되고 학설 역시 원배당기일설과 집행권원 취득시설이 대립되는 바,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배당기일설을 명확히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다른 채권자와의 형평성의 견지 배당기일에 배당금이 확정되어 그 확정된 채권액을 기준으로 배당이 이루어진다는 점, 다른 채권자와의 형평성의 고려한다면 배당기일까지의 지연손해금만 포함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은 지극히 타당하다. 다. 가압류 채권자가 부당이득하였는지 여부 두 번째 사유는 배당이의권자가 가압류 채권자의 패소부분과 관련하여 패소부분에 관하여 배당이의 또는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되었다. 이에 원심은 부당이득 청구를 한 가압류 채권자의 비율 부분의 한도 내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된다고 판시하였으나, 대법원은 가압류채권자에게 배당확정 시에 감액 조정된 배당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청구권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가압류 채권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채무명의를 얻어 채권액이 확정된 이후 배당금을 청구할 수 있고 배당금을 청구할 당시 자신의 채권액을 소명하여야 하며 그러한 채권액이 배당금에 미달한다면 전부를 배당받을 수 없으므로, 배당금이 공탁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채권액을 넘는 금원에 관하여는 공탁금에 대한 배당금 지급 청구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가압류 채권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의 판단이 지극히 타당하다.
2013-11-14
이헌묵 변호사(법률사무소 여산)
원본채권 준거법이 외국법인 경우 지연손해금 지급 여부
I. 사안의 개요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 도쿄 유에프제이 은행은 수익자를 주식회사 성보, 최대한도금액 미화 87만1500달러의 신용장을 발행하면서 분할 선적 및 분할 환어음의 발행을 허용하였다. 주식회사 성보는 위 신용장을 근거로 하여 미화 24만4639.18달러의 환어음을 발행하였고, 피고 주식회사 제주은행은 이 환어음을 매입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원고 주식회사 부산은행은 주식회사 성보가 추가로 발행한 각 미화 75만789.78달러 및 미화 10만8019.52달러의 환어음을 매입하였다. 원고 주식회사 부산은행이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 도쿄 유에프제이 은행에 대하여 신용장대금을 청구하자 피고 주식회사 미쓰비시 도쿄 유에프제이 은행은 피고 제주은행에 이미 미화 24만4639.18달러를 지급하였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는 신용장의 한도금액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급을 전부 거절하였다. II.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10294 판결내용 "지연손해금은 채무의 이행지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서 본래의 채무에 부수하여 지급되는 것이므로 본래의 채권채무관계를 규율하는 준거법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한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하는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은 비록 소송촉진을 목적으로 소송절차에 의한 권리구제와 관련하여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실질은 금전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을 절차법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면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이율이 아닌 이 사건의 준거법인 일본법에 따라서 지연손해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III. 평석 1. 논의의 쟁점 위 대법원 판결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이율을 실체법으로 본 기존의 대법원 1997. 5. 9. 선고 95다34385 판결을 그대로 원용하였다. 국제사법에서는 당사자가 선택하거나 저촉규정에 따라서 지정된 외국법은 그것이 실체법인 경우에만 적용되며, 절차법은 법정지법이 적용된다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그런데 각 국의 법정이율이 다르기 때문에 법정이율의 성격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그 결론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이러한 중요성에 비하여 위 대법원 판결은 실체법과 준거법의 구분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대법원 판결 중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을 절차법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라는 판시내용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어떤 법제도가 실체법적 성격과 절차법적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경우에 절차법적 성격은 무시되고 실체법적 성격만 인정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대법원의 기준이 합당한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해 보도록 한다. 2. 법정지법의 원칙이 인정되는 이유 소송절차는 법정지법(lex fori)에 따른다는 원칙이 인정되는 이유는 송달, 증거, 집행 등의 소송절차는 매우 기술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어느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의 소송절차를 인지하고 이를 적용할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소송절차는 권리실현의 방법이므로 굳이 외국의 절차를 도입할 실용적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소송절차를 법정지법에 따르도록 한 것은 법원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전통적인 견해에 덧붙여 소송절차가 당사자의 이익 또는 공적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면 이러한 이익들도 위 원칙을 인정하는 이유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때의 당사자의 이익 또는 공적 이익은 준거법인 외국법의 적용을 배제할 정도로 중대한 경우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의 이익 또는 공적 이익이란 명목 하에 외국법인 준거법의 적용을 함부로 배제하고 법정지법을 적용하여 국제사법의 존재이유를 망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실체법과 절차법의 구분의 기준 일반적으로 권리와 의무의 발생·변경·소멸을 정하는 법을 실체법이라고 하고, 의무위반이 있는 경우에 권리를 강제하기 위한 절차를 규정한 법을 절차법이라고 한다. 개념적으로는 명확히 구분되는 이 두 개의 개념은 현실에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예를 보면 영국의 사기방지법(Statute of Frauds)은 일정한 계약에서는 당사자가 서명한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러한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영국법원은 Monterosso Shipping Co Ltd v International Transport Workers' Federation 사건에서 실체법과 절차법의 구분은 해당 법률이 계약의 존재를 부정하는지 아닌지 여부에 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사기방지법은 계약의 존재를 부정하는 법이므로 실체법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분기준은 문제된 법이 실체법 또는 절차법으로 명확하게 분류될 수 있을 때에만 유용하며, 양자의 성격이 모두 혼합된 경우에 대하여는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캐나다 판례(Block Bros Realty Ltd v Mollard (1981) 122 DLR (3d) 323)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가 아니면 절차법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연방법과 주(州)법의 적용과 관련하여서 실체법과 절차법의 구분기준이 발전하였다. 현재까지도 적용되는 원칙은 Erie Doctrine으로서 이 원칙에 따르면 실체법은 주(州)법을 절차법은 연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실체법적 성질과 절차법적 성질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주(州)법에 대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은 Guaranty Trust Co. v. York 사건에서 결과결정기준(Outcome Determinative Test)에 대하여 그 적용과 비적용이 판결결과를 달리하게 할 경우 실체법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하지만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에 더 나아가 Byrd v. Blue Ridge Rural Electric Cooperative, Inc 사건에서 정부이익균형기준(Balancing of Governmental Interests Test)을 제시하여 결과결정기준의 관점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연방정책이 더 중요하다면 이를 절차법으로 보아서 연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와 같이 실체법과 절차법의 구분에 관하여는 각 국의 법률구조와 역사적 과정에 따라서 다양한 입장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 경우에 있어서는 사례와 판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실체법과 절차법의 구분기준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잠정적인 사견은 다음과 같다. 어떤 법률이 실체적 성격과 절차적 성격이 혼합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이를 실체법으로 보아야 한다고 본다. 법정지법을 절차법으로 보아서 이를 적용한 결과와 원래 준거법을 적용한 결과가 다르다면, 법정지법을 적용하는 근거가 되는 법원의 편의는 당사자의 형평의 이익을 위하여 배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결론에 있어서 우리 대법원과 동일하다. 하지만 이에 덧붙여 절차법에서 보호하는 당사자의 이익이나 공적인 이익도 법정지법을 적용하게 되는 근거가 된다는 사견에 따르면, 이러한 이익들과 법정지법을 적용한 결과가 당사자의 형평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전자의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이를 절차법으로 보아서 법정지법을 적용해야 된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법정이율의 법적 성격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1조에서는 "이 법은 소송의 지연(遲延)을 방지하고, 국민의 권리·의무의 신속한 실현과 분쟁처리의 촉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소송의 신속이라는 공적 이익과 이를 통한 당사자의 신속한 권리실현이라는 사적 이익이 모두 위법의 보호법익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모두 절차적 이익지만 법정이율이 기본적으로 지연손해금이고, 지연손해금은 손해배상이므로 이러한 점에서는 실체적 성격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절차법과 실체법의 구분기준을 적용한다면 지연이자에 대한 법정이율은 원칙적으로 실체법이 되겠지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이율은 소송이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적용되고, 법의 이름이나 목적도 소송촉진을 명시하고 있으며, 피고가 상당한 이유 없이 원고의 주장을 다투는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일종의 제재로서 민상법상의 지연이자에 더하여 부과되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요소들이 소송촉진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연 20%의 고율의 이자율이 인정되고 있는 사실은 소송촉진에 있어서 법정이율의 역할에 대하여 입법적으로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의 법정이율은 절차적 목적이 손해배상액 획정이라는 실체적 목적보다 우월하므로 이를 절차법으로 분류하여 준거법이 외국법인 경우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위 법정이율을 실체법으로 보고 있는 대법원 판결과 차이가 있다. 참고로 미국의 Restatement (Second) of Conflict of Laws §207과 연방대법원은 지연이자를 실체법으로 보고 있다. IV. 결론 기존의 절차법과 실체법의 구분은 양자가 명확하게 분리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였지만 실제로는 명확하게 분리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아니하며, 오히려 이러한 구분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향후 많은 사례와 연구가 집적될 것을 기대하면서 본 글을 마친다.
2011-09-08
유중원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국민대 법대교수)
상업(商業)어음할인(割引)의 법률관계
1. 서언 상업어음은 상거래가 원인이 되어 거래상 대금결제를 위하여 발행 또는 교부된 어음을 말한다. 그래서 상업어음을 상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어음이라는 의미에서 진정어음 또는 진성어음이라고 한다. 반면에 실제 상거래 없이 오직 자금융통의 목적을 위하여 발행된 어음을 융통어음이라고 한다. 융통어음은 상거래 없이 발행된 어음이므로 남발되기 쉽고 따라서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은행이 상업어음의 할인을 통하여 기업에게 단기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은행의 중요한 업무이고, 또 은행은 한국은행에서 이 할인어음에 대하여 재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은행은 상업어음할인 과정에서 할인의뢰인 또는 어음발행인의 신용이 부족할 경우 물적 담보의 제공이나 연대보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대보증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공적 기관이 바로 신용보증기금이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은 은행의 상업어음할인의 경우에 한하여 유효한 보증을 제공하고 융통어음의 경우에는 보증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할인은행과의 보증계약서에서 특약을 맺고 있다. 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특약과 관련한 할인은행의 주의의무에 대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다. 2. 사실관계 가. 사실관계 (1) 피고 1 주식회사(어음할인 의뢰인겸 신용보증 의뢰인)는 2002년 5월15일 보증원금 1억 6,000만원, 보증기한 2003년 5월14일까지로 정하여 원고(신용보증기금)와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이 사건 신용보증약정) 피고 2, 4는 위 신용보증약정에 기하여 피고 1이 원고에게 부담하는 구상금채무에 연대보증하였다. (2)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의 내용은, 원고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보증채무를 이행한 때에는 피고 1은 원고에게 그 대위변제 금액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정한 지연손해금, 위약금, 구상채권의 행사 또는 보전에 지출된 법적절차 비용을 지급하는 것 등이다. (3) 피고 1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의한 신용보증서를 보조참가인(할인은행)에게 제출하고 보조참가인과 2억원을 한도로 한 어음할인 대출약정을 체결한 후, 피고 5 주식회사가 발행한 액면금 9,850만원, 지급기일 2003년 3월5일로 된 약속어음(이 사건 약속어음)에 배서하여 이를 보조참가인에게 교부하고 대출금(어음할인금)을 지급받았다. (4) 보조참가인은 그 후 이 사건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에 그 지급을 위한 제시를 하였으나 어음금의 지급이 거절되자, 원고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03년 10월23일 대출원금 78,800,000원과 이자 금 3,756,493원을 합한 금 82,556,493원을 보조참가인에게 대위변제하고 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약속어음을 교부받았다. (5) 원고가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보조참가인 앞으로 발행한 신용보증서에 특약 제2항으로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 할인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6) 피고 2는 2002년 12월5일 그 소유인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같은 일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여 피고 3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 주었다. 나.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 2, 4는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의 연대보증인들로서, 원고가 보조참가인에게 대위변제한 금 82,556,493원과 위약금 260,570원, 법적절차비용 금 970,940원을 합한 금 83,788,003원 및 그 중 위 대위변제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2, 4는, 원고는 상업어음의 할인에 대하여서만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기로 하였는데, 이 사건 약속어음은 융통어음이므로 원고는 위 어음에 관한 어음할인 대출금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보조참가인에게 그 대출금을 임의로 대위변제하였더라도 피고 2, 4에 대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약정에 따른 구상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3. 쟁점과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상업어음 할인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보증을 하였는데, 금융기관이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니라 융통어음인 것으로 판명된 경우 그래도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 주된 쟁점이다. 가. 항소심의 판단 위 신용보증서 특약 제2항은 그 문언상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내용을 한정하는 취지로 되어 있고, 달리 대출 금융기관인 보조참가인이 보증채무의 성립 후에 취하여야 할 조치나 의무에 관한 것이 아니며, 보조참가인의 입장에서 이 사건 특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상업어음인지를 확인할 필요성은 주채무인 대출채무의 성립 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일 뿐이지 그 성립 후에 어떠한 조치나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특약은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 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이 사건 신용보증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그 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어음할인 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이상 원고는 위 특약에 기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되는 것이고, 대출 금융기관인 보조참가인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 대출을 할 당시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관한 조사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고 하여 원고가 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 나. 대법원의 판단 신용보증기금이 발급한 신용보증서에 신용보증 대상이 되는 ‘대출과목’이 ‘할인어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한편,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의 할인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내용의 특약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신용보증서에 기재된 대출과목과 특약사항의 내용, 신용보증기금의 설립 취지, 신용보증이 이루어지는 동기와 경위, 신용보증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신용보증에 의하여 인수되는 위험 및 상업어음 할인대출 절차의 엄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 신용보증서의 상업어음할인 특약에 의해 신용보증을 한 당사자의 의사는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시한 대출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따라서 금융기관이 상업어음으로서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여도 그 할인에 의한 대출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한다. 금융기관이 이 사건과 같은 상업어음할인 특약이 있는 신용보증서에 기하여 할인을 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 그 어음할인 대출채무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하고, 금융기관이 어음할인대출을 할 당시 할인 대상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1년 11월9일 선고 2000다23952 판결, 대법원 2002년 1월22일 선고 2001다57983 판결, 대법원 2003년 2월11일 선고 2002다55953 판결, 대법원 2003년 10월10일 선고 2003다38108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4. 결어 기존 대법원 판례 위 2003다38108 판결 등은 “이 사건 신용보증조건에 관한 특약은 그 문언상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내용을 한정하는 취지로 되어 있고 달리 대출 금융기관이 보증채무의 성립 후에 취하여야 할 조치나 의무에 관한 것은 아니며, 대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이 사건 특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상업어음인지를 확인할 필요성은 주채무인 대출채무의 성립 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일 뿐이지 그 성립 후에 어떠한 조치나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특약은 대출 금융기관이 이 사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이 사건 신용보증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그 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사실심 판결은 이러한 기존 판례의 취지에 맞춰 할인은행이 상업어음이 아닌 융통어음을 할인한 경우에는 그 은행이 할인해 준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대하여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신용보증기금은 신용보증서 특약 제2항에 의하여 신용보증책임은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할인은행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하여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행한 대출에 대하여는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하여야 하고, 가령 할인은행이 상업어음으로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니라 융통어음임이 드러났다고 해도 그 할인과정에서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였다면 그에 대하여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위 특약은 할인은행에 대하여 사실상 무과실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책임은 과실책임이 원칙이고, 이 사건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할인은행에 대하여 무과실책임을 부담시킬 하등의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다. 특히 신용보증기금이나 할인은행 모두 금융기관으로 신용보증기금 역시 신용보증기금법에 의하여 할인 의뢰인의 신용상태·경영상태·사업전망 등을 공정·성실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한 모든 책임을 할인은행에 일방적으로 전가시키는 점에서 위 특약은 그 타당성이 매우 의심스러운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일종의 공공기관으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부당한 특약을 할인은행에 강요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소수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타당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2009-01-01
안동섭 단국대 법정대 교수
은행대출금 지연손해금 채권소멸 시효
(事實槪要) 原告(株式會社 第一銀行)는 被告(동광化學工業株式會社)에게 貸出限度額 1억 4천 5백만원, 期限 72.3.31·延滯利子 年 36.5%의 條件으로 1억 1천만원을 貸出하였다. 한편 被告는 72.3.31 현재 貸出殘額 4천 4백 93만여원에 이르고 있었는데 73.7.31 현재 원금 3백 53만여원과 72.8.9까지의 利子를 지급하고 73.11.23 현재 원금 4천 1백 44만여원을 또 지급하였다. 그런데 原告는 1억 1천만원에 대하여 72.4.2부터 72.8.2까지는 年 31.2%의 比率로, 72.8.3부터 73.11.23까지는 年25%의 비율로 계산하여 延滯利子를 지급하라고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被告는 73.11.23 현재 貸出원금은 全部辨濟되었으므로 遲延利子는 消滅된 것이고(民法479條) 그렇지 않더라도 遲延利子만을 청구하는 本件損害賠償請求訴訟에서 被告는 遲延利子의 存在를 73.12.4 確認하였으므로 民法 163條 1號) 또는 민법 766條 1項에 의하며 3年間인 76.12.15로써 消滅時效가 完成됨으로서 그 請求權을 상실되었다고 抗辯하였다. 原審(서울高等判, 79나1043)은 被告의 抗辯을 배척하였고 上告審은 다음과 같은 理由로 被告의 上告를 棄却하였다. (判 旨) ① 이 事件請求는 金融去來를 營業으로 하는 原稿銀行이 그 營業行爲로서 한 貸出金에 대한 辨濟期 以後의 遲延損害金임이 명백하여 이를 民法 163條 1號) 所定의 短期消滅時效에 해당하는 利子債權이라 볼 수 없고 또 貸出金全債務의 履行遲滯로 인한 遲延損害金에 대하여는 不法行爲로 인한 損害賠償債權에 관한 民法 766條 1項所定의 3年의 短期消滅時效를 여기에 適用할 여지가 없고 이 件은 商行爲로 인한 債權에 관하여 適用될 5年間의 消滅時效를 규정한 商法 64條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② 民法 479條는 債務의 一部辨濟의 경우 當事者間에 特約이 없을 때의 辨濟充當方法을 규정한 것인 바 증거에 의하면 債權者인 原告가 辨濟充當을 지정하도록 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그에 따라 元金에 먼저 充當하였다 하여 이미 발생된 遲延損害金을 포기하였다고 할 수 없다. (評 釋) ① 本件의 핵심은 銀行의 貸出金遲延損害金債權이 商社債權인가의 與否에 관한 것이다. 商法 46條 8號)는 貸金·換金 기타의 金融去來行爲를 영업으로 하면 商行爲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金融去來行爲는 금전 또는 有價證券을 媒介하는 하는 행위인데 不特定多數人으로부터 금전 또는 유가증권을 受入한 資金을 가지고(受信行爲) 이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融通하는 것(與信行爲)이 基本的 內容을 이룬다. 前者는 銀行을 受置人으로 하는 금전 또는 有價證券의 消費任置(預金)이고 後者는 銀行을 賃貸人으로 하는 금전의 利子附消費貸借(貸付)이다. 換金은 決濟方法으로서 換어음·手票 등을 이용하여 現金을 送付하지 않고 隔地者間의 貸借를 決濟하는 銀行의 業務를 말한다. 그러므로 은행의 貸出金債權은 분명히 金融去來를 영업으로 하는 은행이 그 營業行爲로서 한 貸金返還請求權이며 商行爲로 인한 債權에 속한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貸出金의 遲延損害金債權이 商事債權인가는 다툼이 있다. 貸出契約의 不履行으로 인한 遲延賠償請求權은 不履行의 사실에 의하여 새로 생긴 것이라고 보는가 아니면 基本契約上의 債權이 확장된 것이므로 兩債權은 同一性을 갖는다고 보는가에 따라 後者의 見解에 따르면 貸出金返還債權이 商行爲로 인한 채권이므로 貸出金의 遲延損害金債權도 商行爲로 인한 債權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基本契約上의 債權과 契約不履行으로 인한 損害賠償債權을 別個의 것으로 보면 결론이 나온다. 企業去來에 있어서는 資金需要가 많고 投下資本에 의한 높은 收益이 가능하므로 金錢은 當事者에게 有利하게 利用되는 것이므로 어느 債權債務가 企業去來에서 생긴 때에는 商行爲로 인하여 直接 생긴 것 뿐만 아니라 原來의 債權債務가 擴張되거나 變形된 것도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基本契約上의 債權과 契約不履行으로 인한 債權도 別個의 것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이며 判旨가 貸出金遲延損害金債權을 商事債權이라고 한 結論은 타당하다. (2) 어느 行爲가 商行爲인가의 여부는 企業活動에 관한 行爲에 대하여 商法의 適用有無를 判異하는 문제이므로 商行爲에는 法律行爲, 準法律行爲, 不法行爲, 事實行爲도 포함하는 것이며 當事者의 雙方이 商人인가도 묻지 아니하는 것이다.(立法論으로는 獨逸商法 352條와 같이 雙方的 商行爲에 限定하는 경우도 있다) 一方的 商行爲에 있어서는 債權者 또는 債務者 중 어느 一方에 대하여 商行爲인 경우라도 상관없다. 債權債務關係는 表裏의 관계에 있으므로 明文으로 雙方 또는 一方을 규정(商法 58條·57條) 하지 않고 商法 54條와 같이 商行爲로 인한 債務라고 表現하던지 商法 59條와 같이 商行爲로 인하여 생긴 債權 또는 商法 64條와 같이 商行爲로 인한 債權이라 表現하고 있는 것은 同一한 法律關係를 債務者 또는 債權者 쪽에서 어느 한쪽을 表現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어느 一方에 대하여 商行爲인 경우이면 이에 포함되는 것이라 볼 것이다. 商法 3條에 의하여서도 같은 해석을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貸出金全債務의 履行遲滯로 인한 遲廷損害金에 대하여 銀行이라는 債權者側에서 商行爲로 인한 債權을 가진 경우라고 하더라도 貸出받은 債務者에 대하여 商法 64條를 適用하는 것은 가능하고 民法 163條나 민법 766條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배척한 判旨는 타당한 것이다. 銀行이라는 商人은 他人을 위하여 행위를 한 때에는 相對方 如何를 불문하고 보수청구권이 있는 것이므로 商人과 거래하는 자는 商人이 金錢을 유리하게 운용하는 것을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3) 基本契約上의 債權과 契約不履行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동일한 것이라고 하면 손해배상채권의 時效期間은 基本契約上의 채권의 性質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하고 그 소멸시효의 開始는 基本契約上의 債權을 行使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商行爲로 인한 債權은 5年間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므로(商法 64條) 貸出金遲延損害金債權의 消滅時效는 貸出金債權을 행사할 수 있는 72.4.11부터 진행하여 77.3.31에 완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貸出金遲延損害金은 商事遲延利子(約定利子) 이지단 순한 法定利子가 아니므로 民法 163條 1號에 의한 3年의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할 수 없고 또 貸出金遲延損害金은 貸出契約不履行에 의한 損害賠償額이지 不法行爲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아니므로 民法 766조 1항에 의한 3年의 소멸시효 기간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一般商事債權의 소멸시효 기간을 一般民事債權의 소멸시효에 관한 民法 162조 1항의 10年보다 半(5年)으로 단축한 것은 商去來를 신속히 해결하고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民事債權도 1年짜리(民法 164條) 3年짜리(民法 163조가 있고 商事債權도 6월짜리(商法 154條 어음法 70條3項 手票法 51條) 1년짜리(商法 121條 147條 166條 662條 811條 812條 830條 831條 842條 870條) 2년짜리(商法 662條 736條 848條 860條)가 있으므로 5年의 商事時敏가 적용되는 범위는 넓은 편이 아니다. 여기서 立法論은 獨逸 商法이나 프랑스 商法과 같이 一般的 時效規定을 두지 않고 個別的 具體的으로 규정하면 時效期間의 算定에 관한 民商法間의 적용다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商事法規의 特殊性을 무시할 素地가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4) 商行爲로 인한 債權債務는 商法 54條에 의하여 그 法定利率이 年 6分이다. 이것은 379條의 年 5分보다 높은 것인데 商去來가 民事去來보다 資金需要가 많고 元金利用에 의한 收益이 많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約定利率은 利子制限法이 정한 年 4割 범위 내에서 69.9.24부터는 年 3割 6分 5厘이고, 72.8.3부터는 年 2割5分이 最高利子率로 적용되고 있다. 一般商去來에서는 約定利率을 많이 적용하고 특히 基本契約債權의 不履行에 의한 遲延利子는 約定複利로 계산되는 경우가 많다. 元本債權과 利子債權은 獨立하며 계산되는 것이고 辨濟의 充當은 當事者間에 임의로 約定할 수 있는 것이므로 元本債權이 消滅한 후에도 利子債權은 殘存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債務의 一部辨濟時에 當事者間에 特約으로 充當指定權을 갖는 銀行이 當指定權을 갖는 銀行이 그 辨濟를 元金에 充當하거나 遲延損害金에 充當하는 것은 自由이며 元金債權消滅에 불구하고 遲延損害金債權을 주장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라고 본 判旨는 타당한 결론이라 할 것이다.
198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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