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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축
-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사실관계 및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는 이른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은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한 경우에,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판결에는 반대의견이 있었다.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즉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 또는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결과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이 되어 명의신탁자로서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없게 되는 한편,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을 취득하게 된다.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그러한 처분대금이나 보상금 등의 이익을 명의신탁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판례는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에도 부동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반면 반대의견은 이러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명의수탁자가 처분행위 등으로 얻은 이익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매도인에게 귀속된다고 주장하였다. <평석> 1. 종래의 판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제3자인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 명의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므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고, 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에게 무효인 그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다61654 판결 등). 이 경우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그 등기 명의를 보유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어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55290,55306 판결 등). 그런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다른 곳에 처분하는 등의 사유로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반환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49193, 49209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그로 인하여 매도인의 명의신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이행불능으로 되고 그 결과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명의수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금이나 보상금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게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2. 대상판결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부당이득을 긍정한 종래의 판례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다수의견은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 등으로 인하여 매도인에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매도인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지 않고,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더라도, 매도인으로부터 권리를 박탈하거나 의무를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명의신탁자에게 부당한 이익이나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반대의견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는 부당이득반환 관계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만한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나 비용지출, 배타적인 권리침해 등의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도인에게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모두 명의수탁자에게 침해부당이득으로 인한 반환의무가 있다고 보지만, 다수의견은 그 청구권자가 명의신탁자라고 한 반면, 반대의견은 그 청구권자가 매도인이라고 본 것이다. 3. 검토 이 문제는 어려운 쟁점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을 지지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매도인 입장에서는 명의신탁자와의 계약에 따라 소유권을 이전하여 준 것일 뿐이고, 일단 매매대금을 지급받았다면 나중에 명의수탁자가 목적물을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특별한 유인이 없다. 그러므로 매도인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명의신탁자에게 이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매도인에게 불리할 것은 없다. 그런데 이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 단서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판례(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24081 판결 등)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타에 매도한 것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여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였으나, 이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바뀐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양자간 명의신탁에 관한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참조. 이는 이론적으로는 이른바 제3자의 채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던 이상 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뿐만 아니라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는가? 이는 침해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근거에 관한 이른바 할당이론(Zuweisungstheorie)에 의하여 설명할 수 있다. 할당이론이란, 수익자에게 흘러간 이익이 원래 법질서가 채권자에게 할당한 것이었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채권자의 손실이 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을 인정한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도 이러한 할당이론을 채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윤진수,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 양창수 고희기념 자율과 정의의 민법학, 2021 참조). 그런데 할당이론에서 부당이득이 어느 경우에 성립하는가에 관하여는 물권적 청구권과 같은 금지청구권(Unterlassungsanspruch)을 기준으로 하는 설, 사용기능과 대가성을 기준으로 하는 설 및 불법행위법을 기준으로 하는 설 등이 주장되고 있다. 그런데 불법행위법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카나리스(Canaris)는, 할당의 내용은 불법행위법에 의한 보호에 의하여 결정되고, 불법행위법은 어떤 법익이 특정인에게 할당되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독립된 법적 규율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절대권의 침해에 관한 독일 민법 제823조 제1항뿐만 아니라 보호법규 위반에 관한 제823조 제2항 및 양속위반으로 인한 제826조에도 모두 해당한다는 것이다. 가령 이미 다른 자에게 매도된 물건을 다시 사서 양도받는 것이 양속위반으로 제826조에 어긋나는 경우와 같이 계약 위반의 유인(Verleitung zum Vertragsbruch)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이 자는 사용의 대가와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하는데, 이는 정당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도 올바르다고 한다. 왜냐하면 제826조에 의한 불법행위의 요건이 존재하면, 첫 번째 매수인의 채권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만 상대적으로 보호되는 것이 아니고, 제3자에 대하여도 보호되므로, 이미 할당내용을 가진 법률적 지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Larenz/Canaris, Lehrbuch des SchuldRechts, Band II: Besonderer Teil, 2. Halbband, 13. Aufl., 1994, S. 170 ff.)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처분행위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그 처분으로 인한 이득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청구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경우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직접 불법행위법에서 찾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양자를 같이 취급하려는 태도는 보여주고 있다.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부동산
명의수탁
부당이득
근저당권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2022-02-21
기업법무
민사일반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7다208294 판결
사해행위취소와 기초적 법률관계론의 적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
Ⅰ.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甲은 2001년 5월경 소외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원고에게 주식회사 B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에 따라 2002년 10월 18일경 원고와 甲은 각자 보유한 주식을 서로 또는 서로가 지정한 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합의의 이행 결과, 甲은 주식회사 B 발행주식 308,000주를, 乙은 147,000주를, 주식회사 A는 35,000주를 각자 명의로 보유하게 되었다. 이후 甲, 乙, 주식회사 A(이하 '甲 등'이라 한다)는 2006년 9월 5일경 소외 주식회사 C에게 자신들 명의의 주식회사 B 발행주식 합계 490,000주를 444억 6,799만 원에 매도하고, 주식회사 C에게 위 의무이행의 담보를 위하여 각 보유주식에 관한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면서 해당 주권을 인도하였는데, 주식회사 C는 2013년 3월 29일경 이 사건 근질권을 실행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한 뒤 2013년 4월 5일경 위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에 원고는 甲 등이 주식회사 C에 매도한 주식회사 B 발행주식 합계 490,000주 중 350,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가 원고로부터 甲 등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던 것임을 전제로, 원고가 甲 등에 대하여 갖는 불법행위 내지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甲 등이 2011년 5월경부터 2011년 8월경까지 자신들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1, 2, 3, 4와 체결한 증여계약, 매매계약 등을 모두 취소하고, 그에 기한 각 등기를 말소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주식처분 및 근질권 설정행위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함에 따라 甲의 원고에 대한 주권인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보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해당 손해배상채권은 사해행위보다 늦게 성립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고, 기초적 법률관계론을 적용하더라도 손해배상채권 성립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가까운 장래에 손해배상채권 발생의 개연성이 현실화된 경우라고 평가하기도 어려워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원심 법원 또한 제1심 판결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 파기환송 대법원은 이 사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피보전채권 성립시기의 예외 요건을 갖추었다는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사해행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2006년 9월 5일경의 근질권설정계약에 따른 기초적 법률관계가 존재하였고, 근질권 실행을 통해 가까운 장래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근질권이 실행되어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이 주식회사 C에게 이전됨으로써 그 개연성이 현실화된 바, 원고의 甲 등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Ⅱ. 대상판결의 평석 1.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담보권 설정과 불법행위책임 대상판결은 피보전채권으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양자 간 부동산 명의신탁에서 수탁자의 처분행위가 갖는 의미를 고려할 때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종래의 명의신탁이론에 의하면 대내적 관계에서는 소유권이 신탁자에게 있으나, 대외적 관계에서는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수탁자가 임의로 신탁부동산을 처분하면 그 취득자는 선·악의를 불문하고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따라서 유효한 명의신탁의 경우, 수탁자의 임의처분 행위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고, 횡령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법질서 위반행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인 양자 간 명의신탁관계에서도 수탁자의 임의처분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수탁자로부터 신탁부동산을 넘겨받은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는 바, 신탁부동산의 임의처분은 신탁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이러한 관점에 비추어볼 때, 대상판결에서도 주식양도계약의 체결, 근질권의 설정, 유질계약의 실행을 거쳐 원고가 명의신탁 해놓은 주식의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 이상 甲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 2.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의무의 이행불능 시기 대상판결은 근질권의 실행 시점에 이행불능과 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으나, 이행불능이란 사회의 일반적인 관념으로 보아 채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6다200729 판결 등), 이행불능 시기를 근질권 설정 시점으로 앞당겨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등기이전과 관련하여 판례는 제3자 앞으로 된 담보를 말소하거나 가압류, 가처분 집행을 해제할 자력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이행불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8014 판결,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39211 판결 등). 이 사건 근질권은 주식양도의무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질계약을 포함하고 있었던 바,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통상의 근질권처럼 피담보채무를 변제함으로써 말소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청구권이 소멸하여야지만 말소될 수 있는 매우 특수한 성질의 것이다. 그렇다면 담보 설정의 경위와 내용 그리고 양도의 대상이 된 주식의 수 등에 비추어볼 때 이 사건 근질권 설정 당시부터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주식이전의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3.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는 것이고,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19. 선고 2018다240462 판결 등). 물론 채권적 효력만 있는 이 사건 주식양도계약 내지는 근질권설정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하여 주식의 소유권이 주식회사 C에게 이전되어야만 비로소 재산권에 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사건 근질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 설정과 동시에 교환가치가 감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높은 소유권 상실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현대 리스크 매니지먼트에서는 이러한 위험성도 얼마든지 금전적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으로 볼 여지가 크다. 이후 근질권이 실행되어 재산권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더 이상 확대될 손해가 없는 상태로 손해가 확정된 것일 뿐이다. 이와 달리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를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으로 본 대상판결의 판단은 지나치게 보수적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초적 법률관계 가사 주식회사 C가 이 사건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였다고 보더라도,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된 법률관계를 근질권 설정으로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의무가 이행불능됨에 따라 발생한 2차적 권리이고, 명의이전청구권을 발생시킨 법률관계는 원고와 甲 사이의 명의신탁 약정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피보전채권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존재하는 채권임을 고려할 때, 채무자 甲이 제3자인 주식회사 C에게 근질권을 설정해준 행위는 손해배상채권 성립의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지표이지, 그 자체로 손해배상채권이 발생하게 된 기초적 법률관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즉, 기초되는 법률관계는 원고와 채무자 甲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로, 채무자 甲의 주식회사 C에 대한 근질권 설정행위는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자료로, 유질계약의 실행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은 손해가 현실화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5.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말소될 개연성이 거의 없는 이 사건 근질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근질권의 설정 시점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규범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적 법률관계론이라는 예외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보호의 필요성이 큰 채권자가 피보전채권의 예외 요건까지도 증명하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구분의 실익이 있다. 견해를 달리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시기를 근질권 실행 시점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주식에 대한 명의이전청구권의 변형물임을 감안할 때, 그 기초되는 법률관계는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관계로 봄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즉,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동의하는 바이나, 그러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 대하여는 다소 이견이 있다. ※ 위 내용은 필자의 "사해행위취소와 기초적 법률관계론: 명의신탁된 주식에 대한 근질권의 사례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7다208294 판결-", 저스티스 통권 제186호, 2021. 10. 판례평석을 요약한 것이다. 백명헌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사해행위취소
명의신탁
주식
백명헌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2022-01-17
민사일반
-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
부동산명의신탁과 불법원인급여
1. 사안의 개요 농지 X의 소유자 C는 2000년 4월께 농지법상 '농지처분의무 통지'를 받자, 2001년 4월께 D와 명의신탁약정을 하고, 2001년 4월 12일 D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2009년 1월 28일 C의 사망으로 처인 원고가 X를 상속받았다. 2012년 3월 23일 D도 사망하여 처인 피고가 상속을 원인으로 X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피고에게 X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했다, 원고는 부동산실명법(이하 '부실법'이라 함)상 명의신탁약정 및 D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이며, D의 상속인인 피고는 C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이행의무가 있음을 주장했다. 이에 피고는 명의신탁약정이 농지법상 처분명령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헌법과 농지법에서 정한 농지의 소유·이용에 관한 규정을 잠탈하는 반사회질서 행위이고, 명의수탁자인 D 앞으로 마쳐진 X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명의신탁자 C의 상속인인 원고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 1심과 2심의 판단 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명의신탁 약정은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명의신탁자가 다른 법률관계에 기하여 등기회복 등의 권리행사까지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점, 탈세목적, 강제집행 면탈의 목적이 있는 명의신탁약정에 해당되어 부실법을 위반하여 수탁자 명의로 등기되어도 이를 불법원인급여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설시했다. 2심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농지법 위반의 효과로 농지의 소유권 자체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점을 추가로 설시했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피고의 상고는 기각되어 원고 승소의 원심이 확정되었다. 부실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마친 명의신탁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안의 핵심쟁점이었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는 다수의견의 논거로 i) 부실법은 소유권이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이 무효임을 규율하고 있으며, ii) 입법자의 의사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하며, iii)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하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판례의 태도나 부실법 규정에도 합치되지 않으며, iv) 헌법상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하며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없는데, 명의신탁자의 재산권 박탈은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게 된다는 점, v) 농지법상 제한을 회피하는 명의신탁이라고 해서 불법원인급여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달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제시했다. 반면, 소수의견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이루어진 명의신탁등기는 불법원인급여라는 입장을 취한다. 그 논거로 i) 부동산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한 사법적 결단이 필요하며, ii)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iii) 명의신탁자의 명의신탁 부동산 반환 등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점, iv) 이러한 해석이 사법부가 부동산거래질서를 바로잡는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연 구] 대상판결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약정이 반사회질서행위에 해당하여 제746조의 불법원인에 해당되는지, 명의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인지를 다루었다. 그동안 판례는 일관되게 불법원인급여를 부정했다. 그러나 부실법이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났으므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는지 재검토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라 대상사건은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다. 대상판결은 부실법을 위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지 않음을 전원합의체로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1.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 부실법의 입법취지는 명의신탁관계를 조속히 해소하고 실체적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표상이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의 등기'를 유도함에 있다(제1조). 실권리자란 명의신탁자를 말한다(제2조 2호). 또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에 대한 제재는 과징금(제5조 1항 제1호) 및 이행강제금의 부과(제6조 2항), 형사제재(제7조 1,2항) 등의 방법을 채택했을 뿐이다. 입법과정에서 명의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귀속시키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부실법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명의신탁관계가 있기 전의 권리상태로 되돌아가 신탁자에게 소유권이 인정됨을 원칙으로 한다. 결국 이 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할 방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해석론은 입법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2. 명의신탁약정은 민법 제746조의 불법한 원인이 아니다 명의신탁약정이 불법원인에 해당되면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데(민법 제746조 본문), 이 때 부당이득반환청구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다483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다면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제756조 단서). 그렇다면 수익자도 불법원인을 제공하거나, 심지어 수익자의 불법성이 더 큰 경우에도 문리해석상 제746조의 단서의 단서가 적용될 수 없어 급부자는 소유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이런 불합리한 결론은 불법원인급여의 반사적 효과로 불가피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득력이 없다. 결국 불법원인급여일 때 반환청구금지규정(제746조 본문)의 적용범위는 제한되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첫째 불법성을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이 있으면 인정하는 주류 판례의 견해와는 달리, 선량한 풍속 위반만이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둘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를 넓게 인정하여 제746조 단서의 적용영역을 확대하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이러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4다50426 전원합의체 판결). 셋째 제746조의 불법성 판단기준을 제103조에서 찾지 않고 급부이익을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남기는 것이 더 정당한지라는 결과의 관점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 생각건대 제103조는 '불법의 실현'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인 반면, 제746조는 '불법적 급부결과의 회복'에 법적 조력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의 판단기준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 번째의 견해가 타당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판결례가 나오고 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제746조의 불법성은 제103조의 공서양속위반이 있고, 추가적으로 i) 원인행위의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ii) 강행법규의 위반에 따른 급부의 반환이 규범목적에 반할 때에 비로소 인정된다. 이를 부동산명의신탁에 적용해 보면 명의신탁약정이 현저한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부실법의 입법취지상 급부의 반환을 긍정하는 것이 규범의 목적에 더 부합한다. 특히 공익적 목적(탈법·투기·탈세의 방지)를 위해 소유권을 박탈하는 해석은 헌법합치적이지도 않다. 불법원인급여를 인정하여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아무런 대가 없이 박탈하는 소수의견이 탈법·투기·탈세의 방지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법의 목적달성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해석론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의신탁자의 대가없는 소유권 박탈이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확실한 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판례도 명의신탁자가 궁극적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을 전제로 부실법상 여러 제재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4554 판결). 3. 수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결과는 정의관념에도 배치된다 명의신탁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이 명의수탁자에게 귀속되는 결론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논증하지 못한다. 소유권이전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되어 반환이 부정되는지에 대해서 긍정·부정의 상반된 두가지 주장이 가능할 때에는 반환을 부정하는 견해에서 '법률상 급여자의 반환청구를 허용하는 것'보다 '급부의 회복을 거절함으로써 현상태를 고착시키는 것'이 정의관념에 더욱 부합하는 적극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양쪽의 근거가 모두 합리적이지 못하다면 권리가 원래 있어야 할 곳, 즉 종래의 권리자(대상판결에서는 명의신탁자)에게 회복됨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탁자로부터 박탈한 소유권 수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가 신탁자를 제재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는 점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4. 결론 결국 현재의 부실법 내용을 전제로 한다면 부실법을 위반한 명의신탁과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은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라고 본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타당하다. 그러나 다수의견 중 부실법을 개정하여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하면 헌법상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대가 없이 박탈하는 규정을 두더라도 충분한 입법예고와 실명전환의 유예기간을 다시 부여하고, 동시에 다른 제재규정을 삭제하거나 완화한다면 그러한 개정이 재산권보장이라는 헌법질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토지의 공공재적 성격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부동산
민법
부동산실명법
불법원인급여
명의신탁
박동진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19-11-28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수탁자의 부동산 취득과 지방세법상 위탁자의 사실상 취득 해당 여부
-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4897 판결 - I.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 A는 2009년 3월 31일 주택공사와 아파트신축 분양사업의 수행을 위해 이 사건 토지를 약 3272억원에 매입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주택공사에게 계약금 약 327억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원고 A는 위 사업의 공동 수행을 위하여 원고 B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 50%를 양도하는 매매계약 및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2009년 6월 30일 위 매매계약에 따라 주택공사에 중도금 약 1309억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2009년 7월 30일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을 신탁회사에게 신탁하는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였고, 동시에 주택공사 및 신탁회사와 매매계약상 양수인의 지위를 신탁회사가 승계하는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신탁회사는 2009년 10월 15일 주택공사에게 잔금 약 1636억을 지급하고 취득세를 납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3년 9월 12일 원고들이 잔금 지급일에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구 지방세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 전의 것, 이하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사실상 취득이란 소유권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대금의 지급과 같은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하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의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계약에서 탈퇴하여 위 잔금 지급일 당시 매수인의 지위를 유지하지 않았고, 신탁계약이 정한 내부약정에 따라 원고들이 잔금을 부담하였더라도 사실상 취득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원고들이 매수인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등기명의만을 신탁회사 앞으로 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지 않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II.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의 쟁점은 신탁회사의 잔금지급일에 그 잔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지방세법상 취득에는 사실상 취득이라는 포괄적 개념이 포함되고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있어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명의신탁자의 사실상 취득을 인정한다. 한편 신탁법에 따른 신탁으로써 신탁등기가 병행되는 경우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신탁재산의 이전 등에 대해 취득세를 비과세하고 있다. 이 사건은 신탁등기가 병행되지 않아 취득세 비과세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수탁자가 매수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신탁재산을 취득하여 구조상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위탁자인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는지가 문제되었다. 2. 지방세법상 취득의 개념과 사실상 취득의 의미 가. 취득의 개념 취득의 개념에 관하여 지방세법 제104조 제8호는 취득이란 매매, 교환, 상속, 증여 기타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서 원시취득,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을 불문한 일체의 취득을 말한다고 하고, 제105조 제2항은 민법 등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한 등기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득의 개념에 대하여 형식설은 지방세법에 별도 규정이 없어 민법상의 개념을 차용해야 하는데, 실질적 취득이든 형식적 취득이든 묻지 않고 사법상의 소유권 취득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한다는 견해이다. 이에 대해 실질설은 소유권이란 사용·수익·처분권을 의미하므로 이를 전유하는 실질적 소유권의 취득만이 취득이라는 견해이다. 판례는 취득세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부동산 취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어질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대법원 2000두7896 판결) 형식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 사실상 취득의 의미 형식설에 따를 경우 사실상 취득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사실상 취득은 지방세법상 취득의 개념을 확대한 것으로 형식적 소유권과 실질적 소유권이 분리된 경우에 실질적 소유권자에게 추가 과세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형식적 소유권자와 실질적 소유권자가 다른 경우 하나의 취득행위에 대해 이중과세가 발생한다는 점, 지방세법이 등기 등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실상 취득으로 본다고 하여 등기 등을 주요 과세계기로 삼고 있어 등기 등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까지 사실상 취득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잔금 지급 후에도 등기 등을 하지 않아 취득세를 과세할 수 없는 경우에 취득시기를 잔금 지급일로 앞당겨 과세할 수 있는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판례도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이란 등기와 같은 소유권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대금 지급과 같은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12두28414 판결 등) 등기 전에 사실상 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 신탁의 취득세 과세 문제 가. 신탁법상의 신탁 신탁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 재산의 이전 등의 행위를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 등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처분 등의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이다. 신탁에 대해 지방세법 제110조 제1호는 신탁법에 의한 신탁으로써 신탁등기가 병행되는 경우에 위탁자로부터 수탁자에게로의 재산이전 및 수탁자로부터 위탁자에게로의 재산이전 등을 비과세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득세 비과세 규정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하지만 취득세를 면제하는 조항으로 해석된다. 나. 명의신탁 명의신탁이란 타인과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고 등기는 타인의 명의로 하는 것을 말한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명의신탁의 유형 중 신탁자가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에게로 이전등기를 하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수탁자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여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하므로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다고 한다(대법원 2005두13360 판결). 명의신탁자와 매도인 사이의 매매계약이 유효하므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고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신탁자가 수탁자로 하여금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등기도 수탁자 명의로 경료하게 하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신탁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수탁자와의 명의신탁약정도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이기 때문에 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부정된다(대법원 2012두28414 판결). 4. 이 사건의 경우 수탁자의 부동산 취득과 지방세법상 위탁자의 사실상 취득 해당 여부 가. 긍정설 긍정설은 위탁자인 원고들의 사실상 취득을 구성한다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논거가 제시된다. 첫째, 신탁재산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과세 규정이 있는데 이 사건은 신탁등기를 경료하지 않은 것으로 비과세 규정의 적용이 없는 이상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둘째,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그 매매대금을 부담하고 사실상 사용·수익권을 가지는 명의신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데, 이 사건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유사하다. 나. 부정설 부정설은 위탁자인 원고들에 대해서 사실상 취득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로서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탁재산의 비과세 규정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하는 거래에 대해 면세를 해 주는 것인데 원고들이 매매계약에서 탈퇴하여 취득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위 비과세 규정은 과세근거가 될 수 없다. 둘째, 이 사건의 경우 위탁자인 원고들은 매수인의 지위에서 완전히 벗어나 위탁자가 매수인 지위를 가지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는 다르다. 5. 대상판결의 검토 및 평가 종래 과세실무상 취득물건의 매매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하고 그 취득물건을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한 자가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자로서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고, 이 사건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신탁회사가 취득세를 납부하였음에도 위탁자에게 재차 취득세를 부과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매매대금의 실질적 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잔금 지급일 당시 매매계약상의 권리를 가지는 양수인만이 취득세 납세의무자이고 잔금 지급 전에 매매계약에서 탈퇴한 위탁자는 취득세 납세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파악하고 신탁을 이용한 부동산 개발사업의 거래구조에서 취득세 납세의무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는 달리 매매대금을 내부적으로 부담했더라도 매도인이나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정하는 계약명의신탁에 관한 앞서 본 판례와 같은 맥락에 있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명의신탁
취득세
토지
등기명의신탁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12-06
금융·보험
주식의 포괄교환계약에 따라 배정된 신주에 대해 재차 명의신탁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 대법원 2018. 3. 28. 선고 2012두27787 판결 1. 사실관계 및 쟁점 소외인이 원고들의 명의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A회사 주식을 인수하고, 다시 주식의 포괄교환계약에 따라 위 A회사 주식을 B회사에 이전하는 대가로 B회사의 신주를 배정받았는데, 과세관청은 소외인이 A회사 주식과 B회사 신주를 각각 원고들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보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제1항의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A회사 주식 및 B회사 신주에 관하여 각 증여세를 과세하였다. 이 사건에서 명의수탁자인 원고들에게 최초 명의신탁한 A회사 주식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견이 없으나, A회사 주식을 이전한 대가로 취득한 B회사 신주에 대해 이 사건 규정을 재차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하여는 하급심과 대상판결이 그 근거를 달리하여 위법하다고 판시하였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 판결의 요지 가. 1심 및 원심 판결 주식의 포괄교환계약의 경우 교환계약의 효력에 의해 신주를 교부받은 것에 불과하고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신주를 명의신탁하는 행위 자체가 존재할 여지가 없다는 점, 원고들은 주식교환계약에 따른 교환비율에 따른 주식을 교부받은 것일 뿐 별도의 자금이 수수된 것도 아니므로 B회사 신주는 A회사 주식의 대체물 또는 변형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별개의 독립된 재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들이 B회사 신주를 취득하였다고 해서 최초 명의신탁에 의한 현실적·잠재적인 조세회피의 가능성 이외에 추가적인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들이 소외인으로부터 A회사 주식과 별도로 위 B회사 신주를 재차 명의신탁받은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B회사 신주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나. 대상판결 주식의 명의신탁을 받은 자가 상법상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의하여 완전자회사 주식을 완전모회사에 이전하는 대가로 완전모회사의 신주를 교부받아 명의개서를 마친 경우 그 신주에 관하여는 새로운 명의신탁관계가 형성되므로, 그 자체로는 명의신탁 증여의제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두5791 판결 참조). 그런데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명의수탁자가 완전모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신주에 대하여 각각 별도의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게 되면,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증여의제의 효과를 부정하는 모순을 초래하고 형평에 어긋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므로 원고들의 명의로 인수한 A회사 주식은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으나, 그 후 원고들이 배정받은 B회사 신주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정에서 A회사 주식의 이전대가로 받은 동일인 명의의 주식에 해당되므로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재차 과세할 수 없다. 3. 평석 가.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등록·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에 대하여 명의신탁행위로 인하여 소유권의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달라야 하며, 이러한 명의신탁 행위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상판결과 같이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경우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자산을 명의신탁하는 형식적인 행위는 기존의 구주에 대하여만 존재하고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교부받은 신주에 대하여는 명시적인 명의신탁행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신주에 대하여 재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가가 쟁점이 되었다. 나. 견해의 대립 (1) 적용부정설 ①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회사 사이에 이루어지는 조직법상의 행위로서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는 일정한 교환비율에 따라 신주를 교부받을 뿐 별도의 자금이 수수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가 받는 신주를 종전 주식의 대체물 또는 변형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별개의 독립된 재산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②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주주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가 받는 신주에 관하여 새로운 명의신탁 행위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점, ③ 주식의 포괄적 교환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로 신주를 취득하더라도 추가적인 조세회피의 가능성이 생겨나지 않는 점 등을 근거로 교부받은 신주에 대해서 재차 명의신탁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견해이다. (2) 적용긍정설 ① 주식의 포괄적 교환은 소득세법 제88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자산의 유상양도에 해당하므로 교부받은 신주는 양도한 주식의 처분대가로 받는 새로운 자산이고 이는 종전에 보유하던 주식의 대체물이나 변형물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②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상 주주의 의사에 따라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 이루어진다는 점, ③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는 주식교환으로 새로이 배정받은 신주에 대해서도 명의신탁관계를 유지할 의사를 가졌다고 봄이 합리적이라는 점, ④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새로운 조세회피의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근거로, 교부받은 신주에 대하여도 재차 명의신탁 적용대상이 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다. 기존 판례의 입장 판례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으로 인해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신주를 교부받아 명의개서를 마친 경우 그에 관하여 새로운 조세회피목적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하여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두5791 판결 참조). 라.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대상판결은 ‘원심이 B회사 신주가 A회사 주식의 변형물 등에 불과하여 원고들이 A회사 주식 및 B회사 신주를 재차 명의수탁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나 B회사 신주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위법하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고 하여, 기존 판례와 같이 신주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명의신탁 증여의제의 적용대상임은 인정하였다. 다만 ① 이 사건 규정 취지상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어야 하는 점, ② 주식의 경우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되었거나 과세될 수 있는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이 매도된 후 그 매도대금으로 다른 주식을 취득하여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한 경우에 그와 같이 명의개서된 다른 주식에 대하여 제한 없이 이 사건 규정을 적용하여 별도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증여세의 부과와 관련하여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증여의제의 효과를 부정하는 모순을 초래할 수 있어 부당한 점, ③ 각각 별도의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게 되면 애초에 주식이나 그 매입자금이 수탁자에게 증여된 경우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증여세액이 부과될 수 있어서 형평에 어긋난다는 점을 근거로, B회사 신주는 최초 증여의제 대상이 되는 A회사 주식의 이전대가로 받은 동일인 명의의 주식이므로 이 사건 규정을 재차 적용하여 명의수탁자인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하였다. 기존 판결이 주식교환으로 취득한 신주에 대한 증여세가 부과된 경우 신주가 명의신탁증여의제 대상임을 긍정하면서 조세회피목적 여부에 따라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반해, 대상 판결은 원고들에게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주식교환으로 취득한 신주 모두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한 경우로서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이 제재벌적 성격임을 고려할 때 위 신주에 대하여도 재차 과세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초점을 두어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즉 대상판결은 교환으로 취득한 신주도 명의신탁 증여의제 적용대상임을 긍정하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적용배제의 근거로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취득하여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된 주식은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시기상 또는 성질상 단절되어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차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1두10232 판결 참조)’는 최근 대법원 판결의 논리를 적용하였다. 명의신탁증여의제 규정에 대하여는 예전부터 위헌성이나 비례의 원칙 위배 등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위 규정의 취지를 고려함이 없이 요건 충족여부라는 형식논리만으로 과세를 판단할 경우 명의신탁 주식을 매매 하여 다른 주식을 매수한 경우나 이 사안과 같이 교환신주를 취득한 경우 재차 과세를 피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상판결은 주식교환으로 취득한 신주와 기존 주식과의 관계 및 새로운 명의신탁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 기존에 논의되던 쟁점에 대하여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았다. 4. 결어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이 무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제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고 그 결론에 찬성하나, 기존에 논의되던 이 사건 규정에 대한 과세요건을 충족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판단된 점은 아쉽다. 이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주식
명의신탁자
명의수탁자
이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8-06-1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명의신탁증여의제에서 주주명부의 요건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과 관련된 증여의제시기
-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6두55049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들은 2003년 12월 소외 회사의 주주로부터 B, C, D(명의수탁자)의 명의로 소외 회사 주식을 매수하고(이하 ‘이 사건 거래’), 소외 회사는 2004년 3월말 2003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세무서에 그 부속서류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4년 9월 원고들이 타인 명의로 주식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각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1심 및 원심 판결 소외 회사의 주주명부에 따라 명의수탁자들 앞으로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여 소외 회사가 2004년 3월 30일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 ① 주주명부란 주주 및 주권에 관한 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장부로서 그 형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나, 주주의 인적사항, 보유 주식의 수와 종류 등 상법 제352조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데, 소외 회사 임원의 컴퓨터에 보관된 ‘주식이동현황(주)○’ 파일(이하 ‘이 사건 문서’)은 소외 회사로부터 증여세 등의 신고ㆍ납부 업무를 위임받은 공인회계사가 업무의 수행을 위한 필요한 범위에서 주식이동현황을 정리한 문서로 보이며, 상법 제352조에 규정된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각 주식의 취득년월일이 누락되어 있으므로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할 수 없고, ‘○회사 2004년 현금배당액 및 원천징수세액’이라는 전자문서 역시 그 기재내용이나 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법상 주주명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주식의 명의신탁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일은 원칙적으로 명의개서일인데, 이 사건과 같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이 사건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는 2003년 1월 1일부터 2003년 12월 31일까지의 주식 취득 상황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그 명의개서일을 2003년 연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위 명세서가 제출된 2004년 3월 30일로 볼 수는 없다(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의 제출을 명의개서로 본다고 규정하지 않고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증여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2004년 1월 1일 이전이므로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 완성된 사실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원심 판결문). 나. 대상판결 대상판결은 원심이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작성ㆍ비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 어떠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지 않고 주주명부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예비적 처분사유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심리미진으로 파기환송하였다. ① 소외 회사는 1990년 설립 후 여러 번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이미 일반 주주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상법상 주식회사가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가진다는 뜻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본금변경에 따른 법인등기변경신청을 할 때에는 주주총회의사록과 주주명부를 첨부하여 공증을 받는 것이 통례인데, 일반 주주들이 존재한 소외 회사가 주주명부의 존재를 전제로 규정되어 있는 절차들을 밟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② 소외 회사가 2014년에 유상감자로 인한 자본금 감소의 변경등기를 하면서 유상감자 직후의 주주명부를 제출하였던 사실이 원심의 심리과정에서 확인되기도 하였는데, 원고는 그때에서야 주주명부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밝히지 못하고 있다. ③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주식거래 직후인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하였고, 현금배당에 따른 소득세 원천징수의무를 수행하면서 각 주주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한 서류를 매번 정확히 작성하였으며, ‘주식이동현황’문서를 작성ㆍ관리하면서 설립 이후부터 이 사건 주식거래에 이르기까지 각 주주의 주식 수, 취득연월일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 왔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보면 소외 회사는 주주명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3. 평석 가. 비상장법인 주식 관련 명의신탁 증여의제 주식에 대한 명의신탁 증여의제는 실제소유자와 명의인이 달리 주주명부에 명의 개서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비상장회사의 경우 주권을 발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주명부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2003년 12월 30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구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된 주주 등에 관한 서류 및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실제 소유자가 아닌 자의 명의가 등재되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였다. 즉 2003년까지는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되어야 명의신탁증여의제로 과세되고, 2004년 이후부터는 주주명부가 없더라도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 제출이 있으면 이에 의하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한다. 나. 상법상 ‘주주명부’의 요건 대상판결은 실제 주주명부의 존재를 이유로 파기함으로써 주주명부의 요건에 관하여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원심판결에서 논의된 소외 회사가 주주명, 주식수, 각 주식의 취득일, 지분율 등을 파일 형태로 기록한 이 사건 문서를 상법상 주주명부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해 주주명부의 요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주명부 여부가 쟁점이 된 1심 판례는 “상법상 주주명부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함과 동시에 본점에 비치되어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 등사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상태이고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를 하여야 한다”고 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5. 7. 3. 선고 2012구합3699 판결), 2심법원도 위 내용과 함께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임이 요구된다”고 판시하여(서울고등법원 2016. 12. 2. 선고 2015누1573 판결), 주주명부의 내용이 법정사항을 포함하고 대내외적으로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것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원심판결도 위 판결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문서는 주주의 주소나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 등이 누락되어 있어 상법상 주주명부라 평가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법정 기재사항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였다. 따라서 위 판례들에 비추어 보면, 주주명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ⅰ) 상법상 일정한 법정사항을 포함, ⅱ) 주주와 회사채권자의 자유로운 열람등사권의 보장, ⅲ) 이사가 주주명부의 작성 및 관리, ⅳ)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주주 및 주식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을 요구하는 등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다.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 양도일과 명의신탁 증여의제 시기 대상판결의 직접적인 쟁점은 아니나, 이 사건과 같이 주주명부가 존재하지 않음을 주장하여 주식양도에 따른 명의개서일을 특정할 수 없고, 세무서에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이 제출된 상태일 경우 증여의제일을 언제로 볼 것인지 문제된다. 실무상 과세관청은 주주 등에 관한 서류, 양도세 신고서 등에 의해 확인된 양도일에 명의개서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양도일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사업연도 중의 주식등변동명세서상 양도일을 증여시기로 보고 과세하여 왔다(기준 2015 법령해석재산-0042, 2015.5.7.). 한편 대상판결의 원심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에 의하여 명의개서 여부를 판정할 경우 그 명의개서일을 사업연도 말로 볼 수 있을지언정 그 제출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두32395 판결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등에 주식 양도일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에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이루어진 것과 동등한 효력을 부여할 수는 없고,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주식의 변동사실이 외부에 분명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보아야 한다고 최초로 판시하여, 대상판결의 원심 및 기존 실무관행과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4. 결어 대상판결은 원심에서 ‘상법상 주주명부’가 갖추어야 할 요건임을 적시하였고, 과세관청이 주주명부가 존재한다는 간접사실을 밝힘으로써 납세자에게로 그 입증책임을 전환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편 종래 주주명부가 없을 경우 실무상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상에 양도일로 기재된 날을 증여의제일로 보았으나, 최근 대법원 판례가 위 명세서 제출일을 증여의제일로 봄에 따라 납세자의 자의에 의해 양도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바, 입법으로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에 따른 증여의제시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경진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증여세
주식증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이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17-11-13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와 조세회피목적 부존재 증명의 정도
-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6두51689 판결 - 판결요지: 연대보증인 교체 등 A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명의신탁이 이루어졌고, A 회사가 한 번도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명의신탁 전후로 주주의 수, 지분율 구성에 큰 변화가 없고, 명의신탁자들과 명의수탁자들이 친족관계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 당시 원고 등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평석요지: 조세회피목적은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요건으로 기능한다. 종래 대법원은 납세자에게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지나치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조세회피목적 요건이 사실상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1. 사실관계 원고와 그 배우자 甲은 2008년 5월 甲이 대표이사로 있던 A 회사의 발행 주식을 乙(원고와 甲의 자녀), 丙(甲의 누나), 丁(甲의 사촌동생의 배우자)에게 명의신탁하고 명의개서를 마쳤다. 피고는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하여 2012년 7월 명의수탁자들인 乙, 丙, 丁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원고와 甲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원심판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A 회사가 실제로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처분 이익잉여금의 향후 배당가능성을 고려하면, 원고와 甲은 명의신탁으로 누진세인 종합소득세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②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은 조세를 체납하고 있었고, 주식을 양도한 외관에 의하여 과점주주 및 제2차 납세의무자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③ 설령 원고 주장의 강제집행 회피, 관급공사의 수주를 위한 경영상 필요 등 여러 목적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대상판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명의신탁 당시 원고와 甲에게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와 甲이 명의신탁을 하게 된 것은 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연대보증인을 甲에서 乙로 교체하는 등 A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② 명의수탁자들은 원고 및 甲과 친족관계에 있으므로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A 회사는 한 번도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고, 명의신탁 전후로 주주의 수, 지분율 구성에 큰 변화가 없으며, 甲에게 이미 신용불량 사유가 발생하였거나 원고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가 이미 부도처리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수탁자들과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어 그 세액에 있어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배당소득의 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적용을 회피할 목적이 없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3. 평석 가.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에 있어 조세회피목적의 의의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에 대해서는 그 본질이 행정벌인데 세금 형식으로 부과된다는 점, 명의신탁을 통하여 별다른 이익을 얻지 못하고 비난가능성도 적은 명의수탁자에게 1차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끊임없이 그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여러 차례 헌법재판소의 위헌심사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조세회피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여야만 합헌이라고 결정하였다(헌법재판소 1989. 7. 21. 선고 89헌마38 결정). 결국‘조세회피목적’은 위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 증명에 대한 판례의 동향 당초 대법원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납세자에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였고, 그 결과 대부분의 사건에서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납세자의 주장이 배척되었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누1532 판결,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4300 판결 등 다수).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은 그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위 판결은“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단지 장래 조세경감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막연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면서 납세자의 손을 들어 주었고, 같은 취지의 판결이 이어졌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두13936 판결, 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두2909 판결 등).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법원은 기존의 엄격한 입장으로 회귀하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11220 판결은 “명의자로서는 명의신탁에 있어 조세회피 목적이 없었다고 인정될 정도로 조세회피와 상관없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명의신탁 당시에나 장래에 있어 회피될 조세가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에 의하여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가지지 않을 정도로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납세자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위 판결 이후 대법원은 일부 사건에서 조세회피목적이 없었다는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하였으나(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7두24302 판결, 2011. 3. 24. 선고 2010두24104 판결), 대체로 납세자에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서 납세자의 주장을 배척하였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7두19331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두6988 판결 등 다수). 이러한 흐름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다. 대상판결의 입장 원심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하여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 위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11220 판결의 판시를 인용한 다음,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비하여 대상판결은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4두7733 판결 등의 판시를 인용한 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러한 차이 외에도 대상판결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들을 살펴보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대법원 판결의 흐름이 다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있어서 향후 배당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익배당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주의 구성이 명의신탁 전후로 유사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배당소득의 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회피목적도 없다고 보았다. 이는 장래 배당의 가능성을 근거로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해 왔던 기존 판결의 흐름과 분명히 구별된다. 라. 조세회피목적에 조세의 징수를 면할 목적도 포함되는지 여부 대상판결에서 하나 더 주목할 것은, 명의신탁자에게 체납세액이 있었다는 사정을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하는 근거로 본 원심판결과는 달리,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을 부정하는 근거의 하나로 들고 있다는 점이다. 조세체납 등의 신용불량 사유가 발생한 상태에서 주식을 제3자에게 명의신탁함으로써 당초 집행가능하였던 재산이 은닉되는 결과가 발생하였지만, 대상판결은 이를 조세회피목적의 명의신탁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조세회피란 개념적으로 과세요건의 충족을 벗어나는 행위, 즉 조세의 확정을 회피하는 행위로 이해된다(이준봉, ‘조세법총론’, 삼일인포마인, 2016년, 106면 등). 따라서 조세 확정 이후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조세 징수의 곤란은 원칙적으로 조세회피라는 개념에 포섭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조세를 체납 중인 명의신탁자가 주식을 명의신탁하였다고 하여 이를 조세회피목적과 결부시키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징수의 면에서도 체납자의 명의신탁은 해당 명의신탁재산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조세의 징수에는 아무런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다. 체납자인 명의신탁자에 대해서는 명의신탁재산의 보유 및 제3자에 대한 처분과정에서 발생하는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의 징수가 어려울 수 있지만, 체납상태가 아닌 명의수탁자로부터 이를 징수하는 데에는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대상판결도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있어 회피 여부가 문제되는 조세는 ‘해당 명의신탁재산과 관련하여(또는 이를 보유 및 제3자에게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세’임을 전제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대상판결과는 반대로, 무자력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하고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한 뒤 그 대금은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종합소득세나 양도소득세의 징수를 불가능하게 한 경우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폭탄업체를 이용한 금지금 거래)에서 조세포탈죄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5도9546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원용하여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양자를 같이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 결어 대상판결은 조세회피목적의 부존재에 대한 납세자의 증명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 대상판결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판결(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두38621 판결)이 이어지고 있어 대상판결이 단순한 1회성의 판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종래 대법원이 납세자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증명을 요구함에 따라 명의신탁재산에 대한 증여의제 규정의 합헌성을 담보하는 기능을 하는 ‘조세회피목적’요건이 사실상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만큼, 대상판결을 비롯한 최근 대법원 판결의 흐름은 위 규정의 위헌성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증여세
조세회피
명의신탁
조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2017-10-11
민사일반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속 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 여부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두43653 판결 - 1. 사실관계 A그룹 회장이자 원고의 부(父)인 B는 1975년 12월 27일경부터 A그룹 부회장인 C 등 23명에게 A산업 주식회사의 주식 13만3265주(이하 ‘이 사건 주식’)를 명의신탁하였다. B가 1996년 11월 2일 사망함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을 상속하였으나 원고 앞으로 명의개서하지 않았다. 피고들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규정’), 부칙 제9조를 적용하여 원고가 2005년 1월 1일 명의수탁자인 C 등 23명에 대하여 증여한 것으로 의제하여 위 C 등 23명에게 각 증여세를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에게도 연대납세의무자로서 각 증여세(이하 ‘이 사건 각 처분’)를 부과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규정 중 두 번째 괄호 안에 ‘그 재산이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인 경우에는 소유권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의 다음날을 말한다’고 한 부분(이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명의신탁의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평석 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신설 경위 및 해석 원칙 (1) 신설 경위 2002년 12월 18일 법률 제6780호로 이 사건 규정이 개정되기 전에는 ‘주식 등 부동산 이외의 재산의 소유명의를 실제소유자가 아닌 사람 명의로 주주명부 등에 등재한 경우’, 즉 본래적 의미의 명의신탁만이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이었고, 대법원은 이 경우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명의신탁 합의를 한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누13531 판결 등 다수). 그런데 주주가 주식을 양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과세당국이 주식 등 변동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고,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러한 명의개서해태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비록 명의신탁 합의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2년 12월 18일 이 사건 규정의 두 번째 괄호 안으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신설되었다. 다만 선의의 양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양도자가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의 과세표준 등과 소유권변경내역을 과세관청에 신고하는 경우 조세회피목적의 추정이 번복되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였다(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 (2) 해석 원칙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취득의 상대방이 주식취득자와 명의신탁 합의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귀책사유가 적은 경우에도 명의신탁 합의를 한 명의수탁자의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불이익을 가하는 특별규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은 엄격하게 절제되어야 한다. 나.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1) 의의 당초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은 주식을 양수한 자가 장기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주식 양도인 명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하여 신설된 규정이므로, 그 입법취지상 이미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에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입법취지 등을 고려한 해석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을 입안한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2002 간추린 개정세법을 보면, 그 입법취지를 “매매에 의하여 주식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음에도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실질이 명의를 신탁한 경우와 같으므로 이를 명의신탁으로 의제하여 과세를 강화하되, 선의의 양도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식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또는 증권거래세를 신고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여 ‘매매’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를 적용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이 2011년 5월 20일 신설한 상증세법 기본통칙 45조의2~4도 “그 소유권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말일까지 실제 소유자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하고 종전소유자의 명의로 둔 경우에는 취득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연도 말일의 다음날에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취득자가 종전소유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적용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또한,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입법 당시 선행 입법례인 부동산의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이 3년간 장기 미등기시 명의신탁과 동일하게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점이 고려되었는데, 부동산 장기미등기로 인한 과징금의 경우 소유권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자에 한하여 부과되고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는 과징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점과의 균형상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도 상속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3) 상속 시 적용된다고 볼 경우의 문제점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다음과 같은 법리적 모순 및 문제점이 발생한다. 첫째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에서 명의신탁자가 사망하면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도 위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승계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다2809 판결 등 다수)인데, 만약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본다면 상속인이 실명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그대로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상속인과 기존 명의수탁자 사이에 재차 새로운 명의신탁이 성립한 것으로 의제되는 모순된 결과가 초래된다. 둘째로, 기존 명의수탁자는 최초 명의신탁 시 이미 1차례의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차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단일한 행위(최초 명의신탁)에 대하여 추가로 담세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음에도 중복된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이중과세에 해당한다. 특히 여러 차례의 상속이 일어난 경우를 가정하면 명의수탁자로서는 증여세를 3차례 혹은 그 이상 부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는데, 현재 이러한 경우를 예정한 감면규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셋째로, 구 상증세법 제41조의2 제2항 단서는 ‘선의의 양도자’의 경우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을 스스로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고 있는데 반해 기존 명의신탁 관계가 상속으로 승계된 경우에 대해서는 그러한 배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이 상속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볼 경우 기존 명의수탁자에게는 명의신탁자의 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할 것을 강제할 어떠한 권원도 없음에도, 상속인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세를 재차 부담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여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넷째로, 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증세법 제45조의2 제3항은 명의개서해태 시에도 조세회피목적이 추정되지 않아 과세가 배제되는 경우로서 기존의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양도’ 외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상속’의 경우도 추가로 신설했고, 위 개정법 시행 이후 신고하는 분부터 적용되는데(부칙 제3조 제2항), 이는 창설적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결론 대상판결은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경우 명의신탁 합의가 없더라도 증여의제 대상이 되도록 한 예외적인 규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따라서 주식을 취득한 자에게 명의개서를 할 특별한 의무가 부여되었다고 명확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주식이 명의신탁되어 명의수탁자 앞으로 명의개서가 된 후 명의신탁자가 사망하여 주식이 상속된 경우에는 명의개서해태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려는 대법원의 입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연대납세의무
명의수탁자
상솟세및증여세법
명의신탁
상속
2017-03-27
박재혁 변호사(서울회)
실명법 이전의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와 소멸시효 중단사유
1.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은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다23313 판결의 후속판결로써, 위 판결에서 다루어진 쟁점이 동일하게 다투어진 것이다. 쟁점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즉 과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에 체결된 명의신탁 약정의 경우에 명의수탁자는 어떠한 내용의 반환의무를 부담 하는가 또한 그러한 반환의무는 소멸시효에 걸리는 것인가이다. 이러한 논의는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의 성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대법원은 위 2009다23313 판결에서 이 경우 명의수탁자가 부담하는 반환의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 민법 제162조의 10년의 소멸시효기간에 걸린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근간은 본건 대상판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위 사안에서의 원고 피고는 소멸시효의 중단을 둘러싸고 항변과 재항변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특이한 점은 대상판결은 원고 피고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어느 유형의 명의신탁인지 밝히고 있지 않았고,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2009다23313 판결을 참조판례로 적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에 대해 유형론을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따라서 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의 내용은 언제나 부동산 자체(=등기명의의 회복)이 되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으나(박재혁, '부동산명의신탁의 3대 과제', 진원사(2012. 11.) 참조), 이하에서는 명의수탁자의 반환의무를 소멸시효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대법원의 시각에서 본건 대상판결을 위 2009다23313 판결에 비추어 재음미해 보기로 한다. 2. 사실관계 1) 원고는 피고의 처삼촌이고, 피고는 1977년경 원고가 경영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상무이사의 직에 오르기까지 승진하였고 1997. 5.경 퇴사하였다. 2)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는 매매계약서상 1989. 4. 24. 매도인 ○○○로부터 위 부동산을 매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1989. 6. 12.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며, 원고는 위 토지에 대한 등기필증을 보관해 오고 있다(이 사건 부동산 일부에 관하여 원고의 신청으로 2004. 7. 1.경 토지가 분할되고, 분할된 토지의 등기필증은 피고가 보관함). 3)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토지분) 납부고지서를 송달받으면 이를 원고 회사 직원에게 건네주어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해 왔고, 피고가 대외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보유함으로 인하여(=소유자별 토지분 과세표준 합산과 누진세율 적용으로) 종합토지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자 그 증가분 상당액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정산을 받아 왔으며(같은 사유로 증액된 의료보험료에 관하여도 정산을 받음), 반면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 일부에 관하여 원고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토지분할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09. 9. 28. 처음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재산세를 납부하였다. 3. 원심판결 및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원심판결의 요지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가 피고에게 명의신탁한 부동산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부동산실명법 시행 전의 명의신탁의 경우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원고는 언제든지 위 약정을 해지하고 위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는 위 법 시행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소는 유예기간이 경과한 날인 1996. 7. 1.부터 10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된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명의신탁계약 및 그에 기한 등기를 무효로 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점유 사용하여 온 경우 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이는 위 법률을 위반한 경우임에도 그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로 되어 위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종합토지세 등 정산금을 지급받아 왔으므로 이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대법원의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2004년까지 이 사건 부동산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원고의 소유임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서만 취하였을 행태로서 정산금의 요청에 나아갔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반환요구를 거부하기 시작한 2004년경까지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하였다고 볼 것이다(파기환송). 4. 검토의견 1) 위 판결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소유권 이론이라 할 명의신탁 이론이 때아닌 소멸시효 논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유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 권리일 뿐 아니라, 목적물에 대한 사용 수익권능을 그 핵심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사용 수익이 뒷받침되는 한 소유권이 소멸시효에 걸려 소멸할 수 없고, 이러한 의미에서 소유권의 귀속 여부를 소멸시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 2)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의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동산 자체에 대한 반환청구권의 법적성질이 법률의 규정에 의한 청구권이라고 보아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이라고 판시하고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을 물권적 청구권이 아닌 채권적 청구권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명법 이전의 명의신탁에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신탁해지를 하고 신탁관계의 종료 그것만을 이유로 하여 소유 명의의 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하고 소유권에 기해서도 그와 같은 청구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양 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이라 할 것이다."라고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1980. 12. 9. 선고 79다634 전원합의체판결 ; 동지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5171 판결 등). 3) 그렇다면 부동산실명법의 금지가 종전의 명의신탁자에 의한 소유권 보유 내지 회복 그 자체에까지 미친다고 보지 않는 이상, 물권자로서의 회복권능은 여전히 명의신탁자에게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현저하다(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5157 판결 참조). 뿐만 아니라,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입는 불이익은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는 것에 지나지 않고(법 제12조), 유예기간이 지남으로써 명의신탁자의 물권자체가 소멸하거나, 그 유예기간 경과 후에는 명의신탁자의 회복권능에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 명의신탁자 아닌 제3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 할 것이다. 4) 앞서 대법원은 2009다23313 판결에서, 명의신탁자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법 위반자에게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판시하면서,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사용 수익한 사정만으로는 소멸시효 중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는 명의수탁자가 종합토지세와 의료보험료에 관하여 명의신탁자에게 정산을 요구하면서 정산금 상당액을 받아왔다면, 이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명의신탁자의 소유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서만 취하였을 행태(이하 자인행태)"로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승인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5) 그러나 이러한 자인행태는 모든 명의신탁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특히 사용 수익관계는 소유권자가 누구인지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상판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대외적 소유자로 취급됨에 따른 불이익의 금전적 보상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점유 사용에 대한 차임 상당액을 요구하는 경우란 존재할 수 없다. 소유권과 용익권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사 신탁부동산을 명의수탁자가 점유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부동산의 사용을 허여해 준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뿐이다. 6) 대상판결의 문제점은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에 걸린다고 하면서도 그 중단 내지 승인의 사유로써 명의신탁에 특유한 사정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대상판결의 이론에 의하면, 명의수탁자는 소멸시효 항변을 할 수는 있으나 그 항변은 언제나 배척될 수밖에 없고, 결국 표면적으로는 소멸시효 문제로 접근하나 실제에 있어 명의신탁자의 반환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과 사실상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5. 결론 2009다23313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실명법 이전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그 부동산 자체의 회복은 법률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본건 대상판결로써 위와 같은 입장은 급선회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재산세를 누가 냈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누가 용익권을 행사했느냐 하는 문제가 더욱 소유권의 본질에 가까운 문제이고, 이러한 의미에서 대상판결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할 것이나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 소유권을 소멸시효의 중단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점은 추후 재검토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2013-11-25
이상우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익잉여금의 자본 전입 따라 무상주 배정에 따른 신주 인수 명의신탁 증여의제 과세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
I. 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 원고들은 소외 회사의 주식 일부를 그 실제 주주들로부터 명의신탁 받아 보유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이익잉여금을 자본전입하여 주식배당을 함에 따라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무상주를 배정받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무상주 배정은 새로운 명의신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위 무상주에 대하여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7.12.31.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 2 제1항(이하 "이 사건 조문")을 적용하여 증여세 부과처분을 하였다. 2. 소송경과 원고들은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제1, 2심에서 모두 승소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조문의 법적 성격 및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른 무상주 배정의 실질적 측면을 고려하여, 위 무상주 배정을 별도의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조세회피목적도 인정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이에 피고는 상고하였으나 대상판례는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3.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 사건 조문은 국세기본법 제14조 소정의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의 하나로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인 점, 주식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상태에서 당해 주식의 발행법인이 이익잉여금을 자본에 전입함에 따라 그 명의인에게 무상주가 배정되더라도 그 발행법인의 순자산이나 이익 및 실제 주주의 그에 대한 지분비율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실제 주주가 그 무상주에 대하여 자신의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기존 주식의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 추가적인 조세회피의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의 명의신탁 주식 외에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라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배정된 무상주는 이 사건 조문의 증여의제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원심이 이 사건 무상주에 대하여 이 사건 조문에 의한 증여의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증여세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하였다. II. 대상 판례의 평석 1.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조문은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을 두어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토지와 건물은 제외)'을 명의신탁한 경우에 일정한 요건 하에 명의신탁 재산을 그 명의자가 실제 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주식을 장기간에 걸쳐 명의신탁하는 경우, 무상증자나 주식배당을 거쳐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바, 이는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명의신탁 주식이 분할된 것에 불과하여 별도의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형식적으로 신주가 발행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에서는 그 중 주식배당, 즉 배당가능이익인 이익잉여금을 자본전입하여 무상주를 배정한 경우에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2. 자본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대한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자본잉여금의 일종인 '자산재평가적립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을 자본전입하여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무상주를 배정한 사안에서 종전의 명의신탁주식이 실질적으로 분할된 것에 불과하여 별도의 명의신탁이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9.22.선고 2004두11220 판결, 대법원 2009.3.12. 선고 2007두1361 판결 등). 이러한 상황에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주의 배정에 대한 판례의 입장이 주목되었다. 3. 평석: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에 따른 무상주 배정의 성격 및 이 사건 조문의 적용 대상 여부 회사가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는 크게 (1) 준비금(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 중 이익준비금)의 자본전입을 통한 무상신주의 배정(상법 제461조. 재평가적립금의 경우에는 재평가적립법 제30조)과, (2) 이익잉여금 중 배당가능이익의 자본전입에 따른 주식배당(상법 제462조의 2)으로 구분된다. 본래 회사의 '자본'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공제한 '순자산'으로서, '자본금'과 '잉여금'으로 구분된다. (1) 그 중 '자본금'은 발행주식의 액면총액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회계상 자본금 계정에 계상되며, (2) '잉여금'이란 자본(순자산) 중 위 '자본금'을 초과한 부분을 가리킨다. 그리고 위 '잉여금'은 (i) 기업의 경영활동에 의하여 얻어진 당기순이익 중 배당, 상여 등 사외유출액을 공제하고 순수히 그 기업에 유보되고 있는, 이익준비금, 임의적립금 및 별도적립금과 같은 '이익잉여금'과, (ii) 주식발행, 합병, 감자, 자산재평가 등 자본거래에 의하여 발생하는 '자본잉여금'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익잉여금이든 자본잉여금이든, '잉여금'은 '자본금'과 함께 회사의 자본(순자산)을 구성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잉여금'을 '자본금'에 전입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회사의 자본(순자산) 내의 계정의 재분류에 불과하게 되고, 따라서 이를 통한 무상주 배정을 전후하여 회사의 순자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증가된 자본금을 액면으로 나눈 주식 수만이 증가하게 되며, 주주의 입장에서도 회사에 대한 지분을 표창하는 주식가치의 합계나 지분율은 동일하게 된다. 즉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든,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든, 지분비율에 따른 무상주 배정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가치가 그에 반비례하여 하락하는 것은 동일하므로 이는 기존 주식의 실질적 분할에 불과한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실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을 통하여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는 모두, 기존 주식의 명의수탁자에게 신주가 배정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종전의 명의신탁주식의 실질적 분할에 불과하여, 이를 별도의 새로운 주식의 명의신탁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조문에 의한 증여세 과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부적절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려면 '명의신탁' 이외에 '조세회피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이 사건 조문 단서 제1호). 위 조세회피목적에 대하여 대법원은, 명의신탁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ⅰ) 명의신탁이 조세회피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ⅱ) 조세회피(경감)가 현실화되지 않고 단지 장래 조세회피(경감)의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존재하거나, 조세경감의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그 경감의 정도가 사소하거나 경미한 정도라면, 조세회피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2006.5.12.선고 2004두7733 판결). 그런데 기존 주주의 지분비율에 따른 무상신주 배정이나 주식배당의 경우에는, 본래 주주명부상 명의자인 주주에게 배정되도록 되어 있고, 경제적으로도 종전 명의신탁주식의 실질적인 분할에 불과하여, 그로 인하여 기존 명의수탁자에게 명의신탁된 주식의 전체 지분비율이나 총 주식가치에 변동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명의신탁 주식에 대한 전체 배당금액에 변동이 초래되는 것도 아니므로, 조세회피목적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조문은 적용되기 어렵다. 본래 명의신탁은 증여의 실질이 없으므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조문은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는바, 이는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규정이므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무상주를 배정한 것과 같이, 실질적으로 새로운 재산의 명의신탁을 인정하기 어렵고, 조세회피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될 수 없을 것이다. 4. 결어 대상판례는, 이익잉여금의 자본전입으로 기존의 명의수탁자에게 그 보유주식에 비례하여 배정된 무상주에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이 사건 조문의 적용범위를 무상주 배정의 실질에 부합하게 제한하는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판시를 하였다. 대상판례의 논거와 결론에 찬동한다. 아울러 대상판례에 비추어 보면, 유상증자에 대한 이 사건 조문의 적용 범위도 합리적인 범위로 제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상증자로 배정된 신주의 경우, 그 신주의 가치는 (1) 신주 인수대금의 납입분과, (2) 실질적인 기존 주식의 분할분(희석가치)으로 구분될 수 있는바, 후자의 부분에 대하여도 이 사건 조문을 아무런 제한 없이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상판례는 '조세회피목적'의 판단에 있어 '기존 주식의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회피의 목적' 외에 '추가적인 조세회피의 목적'을 요구하고 있는바, 이 점은 유상증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판례가 유상증자에 있어서도 그 경제적 실질과 신주 배정의 형식적 측면을 조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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