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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 10. 선고 2019나31794 손해배상(기) 판결 -
법인에 있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처리자’ 개념의 병존가능성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인간은 상정할 수 없고 누구나 어떠한 형태로든 타인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삶을 영위해 나간다. 그 덕분에 인류는 현재의 문명생활을 누리게 되었으나 사회 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비례하여 나의 권리가 타인에 의하여 침해되거나 타인의 다른 권리와 충돌되는 영역이 늘어만 가는 것도 현실이다.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통됨에 따라 익명화되지 않은 개인정보의 보호 문제가 더욱 대두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입법되었고 산업발전과 사회인식의 변화를 반영하여 현재도 부단한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본 사건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1문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에 대한 위자료배상을 다룬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란 정보주체가 자신에 관한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이다. 개인정보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조는 정보주체는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하여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동의 여부, 동의 범위 등을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 A와 B가 주식회사 형태로 공동으로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에 방문하여 A로부터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A는 위 상담센터의 설립자이자 실질적 운영자이고 B는 A의 아내이자 대표자이다. 위 상담과정에서 A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상담내용을 녹취한 후 그 음성파일을 직원에게 전달하여 파일 및 녹취록 등의 형태로 보관하도록 지시하였다. A가 녹취한 상담내용에는 원고의 신상정보를 포함하여 온갖 내밀한 민감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위 상담센터는 유료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다수의 세미나 참가자에게 원고의 상담내용 녹취록을 메일로 전송하였다. 또한 위 상담센터에서 전문가과정을 이수한 C는 원고의 상담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이용하여 책자를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에 충격을 받은 원고는 A와 B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어 3천만원의 위자료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소송의 결과를 먼저 말하면, 1심법원은 1천만원의 일부인용판결을 선고하였고 2심법원은 원,피고 쌍방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판결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법 제39조 제1항은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이 법을 위반한 행위로 손해를 입으면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개인정보처리자는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아니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법 제750조가 규정하는 일반적 불법행위책임에 비하여 책임의 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로 한정되어 있으며 고의,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전환되어 있다. 본 사건의 핵심은 피고 A와 B가 법 제2조 제5호가 정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이다. 법은 기본적으로 ‘개인정보처리자’를 의무주체로 상정하고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개인정보처리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등의 예외사유가 없는 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개인정보를 수집, 수집 목적의 범위 내에서 이용,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제15조, 제17조)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제18조) 사상,신념 등 민감정보를 처리할 경우에도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제23조) 법 제2조 제5호가 규정하는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한다. 피고 A는 위 상담센터의 실질적 운영자이기는 하지만 대표자는 아니므로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고 다투었다. 또한 주식회사 등 법인 형태의 사기업의 경우 법인 자체가 아닌 법인의 기관에 불과한 대표이사 등이 의무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원고의 상담내용은 익명화되어 있지 않은 원고의 신상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파일’이란 종이파일, 전산파일 형태를 불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개인정보의 집합물을 말하고, 원고를 포함하여 위 상담센터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담자들의 신상정보파일은 이에 해당한다. ‘처리’란 개인정보의 수집부터 파기에 이르는 모든 행위 유형을 포괄하는 용어이고, 위 상담센터에서 A가 스스로 또는 직원을 통하여 원고의 상담내용을 수집, 저장, 편집, 이용, 제공, 유출한 행위는 모두 ‘처리’에 해당한다. A가 원고의 상담내용을 녹취, 그 음성파일을 직원에게 전달하여 파일 및 녹취록의 형태로 보관하도록 지시, 세미나 참가자에게 상담내용 녹취록을 메일로 전송, C에게 상담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명시적 동의는 전혀 없었다. 상담센터의 대표자인 B 또한 위 일련의 과정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식회사 형태의 위 상담센터는 그 심리상담 업무를 목적으로 회사 내부의 업무분장을 통해 개인정보인 상담자의 상담내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였으므로 원칙적인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 대법원도 다수의 판례에서 법인 자체가 배상책임의 주체인 ‘개인정보처리자’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대법원 2011다60797, 2014다235080, 2018다223214, 2018다219352 판결 등) 자연인 피고 A와 B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법 제28조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취급자’에 대한 지휘,감독의무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취급자’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 등을 말한다. 본 사건에서 A의 지시를 받아 원고의 상담내용 녹취록을 만들고 외부에 메일을 보낸 직원 등은 개인정보취급자에 해당하며 법 제59의 의무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다. 판례도 ‘개인정보처리자’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를 전혀 다른 개념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15도 8766 판결) A와 B는 누구의 지시를 받아 원고의 개인정보를 처리한 자가 아니므로 ‘개인정보취급자’가 아닌 점은 분명하다. 또한 위 상담센터가 법인격없는 사업체였다면 내부에서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을 경영하면서 최상위 의사결정권을 행사한 A와 B가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는 점도 명확하다. 그렇다면 법인의 경우 법인과 함께 법인의 기관에 해당하는 대표자 등이 모두 ‘개인정보처리자’가 될 수 있는가? 본 사건의 재판부는 이 점을 긍정하면서 A와 B가 회사 내부에서 수행한 역할과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모두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므로 공동으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추측컨대 재판부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개념에 ‘법인’과 ‘개인’이 병렬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점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 제74조는 양벌규정을 두어 법 제71조 제1호 내지 제4호 등에 의하여 징역형 등으로 처벌되는 ‘개인정보처리자’의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그 법률효과가 귀속되는 ‘개인정보처리자’인 법인 또한 벌금형으로 처벌하고 있어 ‘개인정보처리자’의 개념은 병존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판례도 경품행사를 가장하여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판매한 사건에서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보이는 팀장과 회사를 ‘개인정보처리자’로 보고 처벌하였다.(대법원 2016도13263 판결) 앞서도 언급했듯이 대법원에서 법인의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위자료 배상이 문제된 대부분의 사건은 법인 자체의 책임 문제를 다루었고, 임직원 등이 ‘개인정보처리자’로서 배상책임의 주체가 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명시적 판단을 한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본 판결은 회사의 임직원도 ‘개인정보처리자’로서 배상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설시한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판결이다. 이를 긍정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일반 불법행위책임이 아닌 법 제39조 제1항 위반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개인정보처리자’의 지위에 있는 회사와 임직원 모두를 피고로 하거나 또는 선택적인 피고로 하여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해석이 개인정보 침해를 당한 피해자 보호에 유리한 점은 자명하다. 향후 판례의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본 사건으로 돌아와 위자료 액수와 관련하여서는 수집된 정보가 원고의 민감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영리 목적으로 반복적, 분업적으로 처리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책자 배포에 따른 2차에 걸친 유출이 이루어진 점 등이 고려되어 1천만원이라는 비교적 고액의 배상액이 인정되었다. 다만 재판부가 법 제39조 제3항이 규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을 명한 것인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도규삼 변호사 (도규삼 법률사무소)
개인정보유출
정신적손해배상
녹취록
도규삼 변호사 (도규삼 법률사무소)
2020-03-03
형사일반
단체 채팅방 공지사항에 근거한 운영진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법리 판단
- 춘천지법 2019.1.31. 선고 2018고정191 판결 - 1. 들어가면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SNS 단체 채팅방을 이용하여 상호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SNS는 단체 가입을 하는 경우 운영진에서 채팅방의 질서 유지를 위해 공지사항을 정해 놓고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특히 단체 채팅방의 경우 소위 ‘강퇴’를 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공지사항에 일정 조건을 위반하면 ‘퇴장’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퇴장’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본 판례는 단체 채팅방 공지사항을 어긴 사람에 대하여 운영진이 ‘퇴장’을 요구하였으나 응하지 않자 부가적으로 정해 놓은 ‘사진’과 ‘신상공개’를 한 경우 과연 이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로 처벌될 것인지에 대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 2. 사건의 개요 홍보 도우미들의 일거리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약 500여명의 프리랜스 도우미와 매니저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 운영진은 채팅방 질서 유지를 위해 운영진 공지사항을 가입자들에게 알렸다. “실명공개, 경력 2년이상, 펑크나 불미스런 일에 대한 책임으로 퇴장 원칙, 이에 더해 개인정보, 사진 공유 등”을 공지(1차), “펑크는 무조건 퇴장... 무개념한 행동,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시는 분들 이유 불문 퇴장 및 문제가 생겼을 시 단방에 공개하는 걸 동의함을 원칙으로 함”(2차), “불미스러운 일, 펑크 등의 제보가 들어올 경우 단톡방 탈퇴가 원칙이며, 펑크시 사진과 신상공개가 되니 이점 양지해 주시고요”(3차)를 통해 펑크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장을 하지 아니하면 신상이 공개된다는 점을 공지글 형식을 빌어 알렸다. 3. 사건의 경과 단체 채팅방의 가입자 A가 물의를 일으키자 운영진은 2017년 10월 25일 단체 채팅방에서 나갈 것을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다시 개인톡으로 채팅방에서 퇴장 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다시 2017년 10월 27일에 최종적으로 2017년 10월 27일까지 채팅방에서 나가지 않을 경우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그럼에도 가입자 A가 나가지 아니하자 2017년 10월 28일 11:49경 가입자 A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였다. 이에 검사는 운영진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하였다. 4.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공지사항은 채팅방의 질서를 유지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채팅방에 있는 사람을 강제로 탈퇴시킬 방법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또한 피해자 행동(퇴장을 종용하자 피해자는 이러한 ‘룰’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을 달라’, ‘수일 안에 스스로 나가겠다’는 반응을 보임)을 살펴보면 피해자도 채팅방의 규정을 알고 이에 묵시적으로 동의하면서 활동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개인정보 공개는 그 정보주체인 피해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달리 보더라고 피고인의 개인정보 공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5. 판례의 해설 본 판례는 “단체 채팅방 공지사항에 근거한 운영진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법리 판단” 으로 향후 많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다음의 몇 가지 점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공지글에 대한 정당성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공지의 글이 가입자에게 심히 불공정한 규정이라면 그 자체로 당연 무효로 구속력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지의 글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법익의 균형성’, ‘피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단체 채팅방 질서유지를 위해 일정한 ‘규칙’은 필요하며, ‘규칙’을 위반한 사람에게 ‘퇴장’이라는 것을 담보하기 위한 일정한 ‘페널티’를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본 사건 ‘공지글’은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음으로 ‘강퇴’의 방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른 관련 업종의 단톡방이 아닌 가입자가 있는 그 단톡방에서만 신상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나름 적정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퇴장’을 담보하기 위한 페널티는 채팅방의 질서유지 목적의 관점에서 엄격한 법익의 균형성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개인정보공개와 질서유지라는 법익 중 질서유지가 월등히 높은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 설사 질서유지가 월등히 높은 법익이라 할 지라도 개인정보를 공개할 때, 피해의 최소성의 관점에서 사진, 개인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향후 파장을 고려한다면 공지글이 정당성이 가질 수 있는 요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법리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개인정보 공개에 대해 명시적으로 동의한 바 없다는 점에서 묵시적 동의를 추정할 수 있는 여러 사정을 살폈다. 여기에서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 ‘수일 안에 스스로 나가겠다’는 피해자의 말을 고려되었다. 그러나 과연 진정으로 피해자가 개인의 신상공개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했을까? 논리측과 경험칙에 의하면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는 운영진을 개인정보보호위반으로 고소한 것이다. 그렇다면 운영진이 피해자 승낙이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즉 본 사안은 단순히 묵시적 동의 혹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위법성 조각사유 전제사실의 착오’(오상 승낙) 사례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법원은 승낙의 존재에 대한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 위법성 조각여부를 논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학설 중 ‘법효과제한적책임설’에 따라 책임고의 탈락에 의한 무죄를 인정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승재현 형법학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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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법
승재현 형법학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2019-03-18
정보통신
형사일반
[판례해설] '아파트 관리사무소 CCTV 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99 -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은 아파트 단지 내 분쟁과 관련하여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확인하여 이를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2015. 2.경부터 같은 해 4.경까지 3회에 걸쳐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설치된 CCTV의 녹음기능을 사용하여 관리사무소 안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동대표들의 회의 과정을 녹음하여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및 통신비밀보호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피고인이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로서 영상정보처리기기의 녹음 기능을 설치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녹음기능을 사용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이용하기까지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였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 정보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기, 사회 곳곳에 설치된 영상정보처리기기에 기록되면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개인정보보호법 및 통신비밀보호법에 각종 위반행위와 그에 따른 형사처벌을 세밀하게 규정하고 있다. 다만,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위법성조작사유 규정이 있는 반면, 개인정보보호법 및 통신비밀보호법은 형법보다 무거운 형벌을 규정하면서도 특별히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개인정보보호법 및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법익이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라고 할 때 동일한 인격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달리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를 규정하지 아니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판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든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든 개인정보 등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규정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는 것 이외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쳐 주는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아파트
녹음
통신비밀보호법
CCTV
개인정보보호법
이태한 변호사 (법무법인 동인)
2017-07-21
행정사건
조정욱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판례해설 - 개인정보 제공 대가를 경품 추첨인 것처럼 광고한 행위는 기만적 광고
서울고등법원 2016. 10. 19. 선고 2015누45177 판결 홈플러스(원고)는 2011. 8. 11.부터 2014. 6. 18.까지 12회에 걸쳐 경품행사를 실시하면서 홈페이지, 구매영수증, 전단지 등을 통해 “홈플러스가 올해도 10대를 쏩니다”, “홈플러스 창립 14주년 고객 감사 대축제”, 2014 새해맞이 경품대축제, 홈플러스에서 다이아몬드가 내린다”, “가정의 달 경품대축제, 황금이 쏟아진다”, “그룹탄생 5주년 기념, 가을 愛 드리는 경품대축제” 등을 광고(“이 사건 광고”)하면서 경품행사를 통해 수집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보험사 등에 제공한다는 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한 채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230억여원을 챙겼다. 공정거래위원회(피고)는 “홈플러스는 이 사건 광고를 하면서 고객들에게 추첨의 형태로 고가의 자동차, 다이아몬드, 순금 등의 경품을 지급한다는 내용만 기재하고 경품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홈플러스 및 보험사 등 제3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그와 같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대해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누락하였으므로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이러한 광고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정액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처분을 내렸고, 홈플러스는 이의를 제기하면서 서울고등법원에 이러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제6행정부)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이 사건 광고를 접하게 되는 경우 홈플러스가 오로지 고객들에 대한 사은행사의 일환으로 경품추첨 이벤트를 실시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하고, “이 사건 광고를 접한 소비자 입장에서 이 사건 경품행사가 아무런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단순 사은행사인지, 아니면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사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추첨을 통하여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인지 여부는 거래조건에 관한 핵심적 사항이므로, 소비자가 이 사건 경품행사에 응모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라고 보인다”고 하면서 “광고 이후 응모권의 작성 단계에서 비로소 올바른 정보를 얻어 오인된 인식을 바로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기만적인 광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또 “간략하게나마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제공된다는 것을 광고에 나타내고,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작하라고 기재하는 방식도 어렵지 않게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그리고 재판부는 “응모권 뒷면과 홈페이지 응모화면은 매우 작은 글씨로 수집된 개인정보가 보험사 등에 제공되어 생명·손해보험 상품 등의 안내를 위한 마케팅자료로 사용된다고 기재되어 있어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반면 응모권 뒷면의 주민번호란 아래는 ‘경품 당첨시 본인확인을 위하여 생년월일을 기재 받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휴대번호란 아래는 ‘경품 당첨 시 휴대폰 번호로 연락드리니 정확히 기재하셔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각 두꺼운 빨간색 글씨로 기재되어 있어 마치 개인정보 수집목적이 본인확인과 당첨시 연락처 확인을 위한 것처럼 오인될 우려도 있다”고 판시하였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동 시행령 제3조 제2항에 의하면, “기만적인 광고”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말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두26708 판결 등). “경품추첨”이라고 하면 소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무런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단순 사은행사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고, 근래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용에 관한 행정제재, 형사처벌, 민사소송 등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사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추첨을 통하여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인지 여부’는 경품추첨행사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홈플러스는 단순히 “경품”, “감사대출제”, “쏩니다” 등의 단어를 강조하면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 등에 제공한다는 사실은 적극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고, 현저히 가독성이 떨어지는 방법(게다가 응모권 뒷면에는 오인 우려가 있는 표시)으로 개인정보에 관한 표시를 하였는데, 이는 고객들이 사실을 잘못 이해하도록 유인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 사건과 같은 방식의 광고를 계속 허용한다면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도 분명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위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홈플러스와 대표이사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형사사건에서 1, 2심 모두 무죄 판결이 선고되었다고 하나, 이와 같이 기만적인 방법으로 고지를 한 것은 의사표시해석상 하자가 있는 것이어서 취소할 수 있는 것인데 이것만으로 개인정보보호법상 “적법한 고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지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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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
개인정보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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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헌재 "사실혼 배우자에게 숨진 배우자 재산 상속 권리 부여 않은 민법 조항 합헌"
판결기사
2024-04-01 09:3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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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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