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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지급의무에 붙은 부관의 유효요건
1. 대상판결의 요지 서울고등법원은 2019. 11. 12. 2018나2071008 해고무효확인 판결에서, 피고(강북문화원)가 원고(사무국장 A씨)에 대하여 한 면직이 무효라는 1심 판결의 결론을 유지하면서, 부당하게 면직된 기간 동안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판시를 하였다. 즉, 쌍방 간에 합의된 월급여 350만 원 중에서 업무교통비 명목의 100만 원은 지급하여야 하지만 나머지 250만 원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는데, 먼저 쌍방 간에 ‘피고가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임금 중 25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한 후, 위 약정 중 “피고가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으면”의 부분(이하 ‘이 사건 부관’)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이는 “피고가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는다”라는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월 250만 원의 임금지급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조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이 사건 부관은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17조, 제43조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헌법 및 근로기준법의 위 각 조항이 임금에 관하여 일체의 조건을 부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라고 할 수 없고, 해당 조건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 하에 해당 조건을 승낙하였다면 그 조건은 유효하다고 설시한 뒤, (i) 이 사건에서 피고는 지방문화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보조금 및 회원회비를 주된 수입원으로 하는데 연간 사업예산 편성내역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연 임금 중 3천만 원(= 250만 원 x 12월)을 보조금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관을 붙이자고 제안할 수밖에 없었고, 원고가 이 사건 부관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부관은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ii) 원고는 피고로부터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으면 월 임금 중 250만 원을 지급할 수 없다는 사정을 설명·고지받고도 이를 승낙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등의 사정에 비추어 자유로운 의사 하에 이 사건 조건을 승낙하였다고 판단하였다. 2. 서론 -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임금지급의무에 관하여 정지조건이 붙어있는 경우 해당 정지조건의 유효요건을 설정·제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즉 해당 조건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고,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 하에 해당 조건을 승낙하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판결은 임금의 경우에 어째서 그와 같은 추가적인 유효요건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설시하지 않았고, 임금에 관한 부관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요건으로서 적절한지(임금의 종류에 따라, 또는 부관의 종류·내용에 따라 달리 볼 여지는 없는지)도 불분명하므로 약간의 검토를 요한다. 3. 이 판결의 판례상의 자리매김 임금지급의무에 붙은 부관 일반에 관한 유효요건이 판례상 정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은 2013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2012다64643) 이래 하계휴가비, 설·추석상여금, 개인연금보험료 등에 붙은 재직자 조건이 유효함을 전제로 고정성 결여를 이유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하였고, 2017. 9.에는 정기상여금에 관하여도 재직자 조건이 유효함을 전제로 마찬가지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하였다(2017다232020). 이처럼 대법원은 임금의 종류에 상관 없이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판단하고 있음에 반하여, 최근의 몇몇 하급심 판결들은 기본급의 성격이 강한 정기상여금에 붙은 재직자 조건을 무효라고 보아 통상임금성을 긍정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고등법원은 2018. 12. 28. 세아베스틸 사건에서(2017나2025282), 급여를 ‘발생’시키는 조건과 급여의 ‘지급’에 관한 조건을 구별하면서, 전자에 속하는 성과급에서의 성과조건과는 달리 정기상여금의 재직자 조건은 이미 발생한 임금을 그 이후의 실제 지급일에 이르러 재직이라는 사실에 따라 지급여부만을 결정하는 조건으로서 이는 ‘지급’에 관한 조건에 해당하고, 사용자가 정기상여금에 일방적으로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는 것은 기발생 임금에 대한 일방적인 부지급을 선언하는 것으로서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고 임금을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이와 같이 ‘기본급의 성격이 강한 정기상여금’에 붙은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둘러싸고 일부 하급심과 대법원의 입장이 상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판결은 기본급(약정 월급여 350만 원 중 250만 원)에 붙은 정지조건의 일반적 유효요건을 제시하고 있는바, 이 판결의 해당 판시 부분을 그대로 읽는다면 논란이 되고 있는 정기상여금의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 판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참고로 일본의 판례를 보면 상여금(매년 회사의 업적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지므로 기본급이 아님)에 붙은 지급일재직요건의 유효성을 긍정하고 있다(자발적 퇴직자의 경우 최고재판소 소화57.10.7. 大和銀行사건, 퇴직일을 선택할 수 없는 정년퇴직자의 경우에도 동경지방재판소 평성8.10.29. カツデン사건 등). 4. 종래의 학설 상황 임금지급의무에 붙은 부관 일반에 관한 유효성을 논하는 학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여금에 붙은 재직일 요건의 유효성에 관하여는 학설의 대립이 보여지는데, (i) 적법유효설은 상여금에는 여전히 성과급, 공로보상 또는 계속근로의 장려의 성격이 혼재되는 경우가 많고 지급조건이나 지급방법이 다양하여 그 성질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와 사용자는 근로계약이나 노사간 협약의 방법으로 상여금의 내용과 지급조건(재직일조건 포함)을 정할 수 있다고 함에 반하여 (ii) 위법무효설은 정기상여금은 근로의 대가로서 그 지급기일 전에 퇴직했다 하여 그 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은 이미 제공한 근로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임금전액지급의 원칙이나 강제노동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해당 근로자의 실제 근무기간에 비례하여 분할 지급하여야 한다고 본다. 한편 (iii) 유효요건을 설정하는 견해에서는, 임금항목에 재직자 조건, 일정 근무일수 조건이 있는 경우 그러한 부지급 조건은 합리적 필요성 및 금액비중의 적정성을 갖추어야 유효하다, 재직자 조건은 근로제공과 무관한 시점이 있는 복지수당·기간근속수당 등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효하다, 일정 근무일수 조건은 만근수당·출근장려수당·휴일근로추가수당·변형된 성과급 등에서 유효하다, 금액비중이 적정한가는 1임금지급기에 지급되는 임금과 비교하여 부지급 조건으로 상실되는 1임금지급기 내의 임금 총액 또는 1임금지급기로 평균한 균등액이 20%를 넘으면 과도한 급여 상실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한다. 5. 판시요지의 평가 가. 임금지급의무에 붙은 부관 일반의 유효요건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적절한지 이상의 여러 판례, 학설 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i) 기본급 내지 기본급적 성격이 강한 정기상여금인지 그렇지 않은지, (ii) 임금을 ‘발생’시키는 조건인지 아니면 이미 발생한 임금의 ‘지급’에 관한 조건인지, (iii) 근로자가 조건의 충족 여부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 (iv) 금액비중, (v) 당해 임금항목의 목적·취지와 해당 부관의 상관성 등의 여러 요소들이 고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는 임금전액지급원칙, 강제근로금지, 무노동무임금과 같은 특유의 강행규정 내지 법리가 있으므로, 이들을 구현하기 위한 일반요건의 필요성과 적절성이 문제되겠다. 하나씩 살펴보면, 기본급에 정지조건을 붙인다면 조건이 성취되지 않을 경우 기본급 없이 일하는 셈이 되는데 조건의 성취 여부는 알 수 없으므로 이는 임금의 조건부 사전 포기에 유사하다. 그러므로 이 경우 강제근로금지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임금의 사후 포기 내지 삭감 요건에 준하여 (i) 조건의 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ii) 개별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기한 명확한 동의가 있을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본급에 해제조건을 붙인다면 이는 이미 발생한 임금지급의무를 사후에 조건부로 소멸시키는 것을 사전에 약정하는 것으로서 임금의 조건부 사전 포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해제조건 성취 시에 임금전액지급원칙 및 정기지급원칙, 강제근로금지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때에도 임금의 사후 포기 내지 삭감 요건에 준하여 (i) 조건의 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ii) 개별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기한 명확한 동의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본급에 기한을 붙인다면 이는 전액지급원칙, 정기지급원칙에 반하므로 허용되지 않는다(이에 비하여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3다24215 판결은 퇴직위로금에 대한 불확정기한을 인정한 사례). 기본급 이외의 (정기)상여금 기타 각종 수당의 경우에도 임금인 이상은 근로대가성이 있으므로 기본급에 관한 논의가 기본적으로 타당할 것이나, 한편으로 기본급 이외의 임금항목들은 성과급, 계속근로의 장려, 복리후생 등 그 개별적인 지급 목적·취지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론으로서는 유효요건을 일정 정도 완화하여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i) 조건의 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일응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ii)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의한 동의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노동관행이 있으면 유효하다고 보면서, 금액비중이 2~3할을 초과하고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등으로 해당 임금항목이 기본급에 준하는 성격을 가지는 때에는 위에서 살펴본 기본급의 엄격한 유효요건 내지 그에 준하는 요건을 요구하는 방안을 상정해 볼 수 있겠다. 위에서 본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임금을 ‘발생’시키는 조건과 이미 발생한 임금의 ‘지급’에 관한 조건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과 그러한 구분의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민법상 정지조건과 해제조건의 구별에 유사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지급’에 관한 조건으로 볼 경우 임금포기의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나 어디까지나 ‘조건부’ 포기라는 점에서 ‘포기’보다는 ‘조건’의 적정성 쪽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한 관점에서는 조건부가의 합리성을 음미하는 데에서 조건의 내용을 감안하기로 하고 ‘발생-지급’의 구분없이 유효요건을 설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근로자가 조건의 충족 여부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 여부 및 당해 임금항목의 목적·취지와 해당 부관의 상관관계와 같은 요소들 역시 해당 조건부가의 합리성을 음미할 때에 참작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의 검토를 종합해 보면, 임금에 붙은 부관의 일반적인 유효요건을 설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유의미하나 임금항목의 성질(기본급성, 특정목적 지향성)에 따라 차등적으로 설정·운용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나. 이 판결이 제시한 유효요건의 평가 이 사건 판결은 월급여 350만 원 중 250만 원에 대하여 ‘사용자가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이라는 정지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부가한 사안으로서 (i) 기본급에 대하여 (ii) 정지조건을 붙였으며 (iii) 근로자가 조건의 성취 여부를 컨트롤할 수 없고 (iv) 금액비중이 70%에 달하며 (v) 기본적인 생활자금이라는 기본급의 지급목적과 강북구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는다는 조건의 내용 사이에 상관성이 없다. 그러므로 당해 정지조건의 유효요건으로서는 가장 강력한 (i) 조건의 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와 (ii) 개별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기한 명확한 동의를 요구함이 타당하다. 여기서 (ii)의 요건은 묵시적인 동의의 경우에 이를 일률적으로 배제할 것은 아니지만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사건 판결이 임금에 붙은 부관의 유효요건을 설시하면서 임금항목의 성격을고려하지 않은 채 부관의 유효요건을 일반적으로 파악한 태도는 정밀하지 못한 면이 있으나, 이 사안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와 당해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승낙이라는 요건을 적용한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6. 판시요지의 사정거리 이 사건 판결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사무국장에 대한 급여를 지급할 재원을 마련할 방도가 딱히 없는 비영리법인에서 당해 근로자와 일대일로 교섭하여 정지조건 등 근로조건을 교섭하여 정한 사안에 대한 것으로서, 조건 부가의 합리성과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승낙이라는 두 가지 요건 모두를 비교적 용이하게 인정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 사건 판결에서 제시된 유효요건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주식회사에서 사규나 노동관행에 의하여 설정된 부지급 조건의 유효성이 문제되는 다양한 사례들에 문자 그대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나, 기본급의 일부에 대하여 정지조건이 붙은 유형의 사안에 대해서는 하급심 선례로서 일정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7. 남겨진 과제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의 재직자 요건의 유효성 여부를 어떤 잣대로 심리·판단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와 별개로 이 사건 판결의 사안에서 월 350만 원 중 정지조건이 붙은 250만 원을 제외하면 100만 원밖에 남지 않아 최저임금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물론 추후 정지조건이 성취된다면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가 해소될 가능성도 있지만, 조건은 본질상 그 발생 여부가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서(이 사건 판결의 사안에서는 피고가 강북구를 상대로 보조금교부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진행하고 있었다) 월 100만 원씩만 지급되는 상황을 그대로 용인해도 괜찮은가. 아니면 이러한 사정 역시 임금지급의무에 붙은 조건의 합리성 여부 판단에 참작해야 하는가. ※ 이번 기고문은 저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함 이진우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근로계약
보조금
임금지급의무
이진우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2020-01-2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파견근로자 차별과 사용사업주의 책임
1. 사실관계 A사(社)는 휴대폰부품 제조업을 하는 법인이다. A사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에는 A사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정규직 근로자도 있지만,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다수의 인력업체로부터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A사에서 일하게 된 파견근로자도 있었다. A사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함)에 따른 근로자파견역무를 제공받을 수 없는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2011. 10.부터 2015. 3.까지 위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였다. 이 때문에 A사와 해당 인력업체들은 파견법 위반을 이유로 벌금형의 형사처분을 받기도 하였다.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에 따라 ① 매년 3, 6, 9, 12월 말일에 기본급의 100%씩 합계 400%에 달하는 상여금 및 ② 매월 만근시 발생하는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파견근로자들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매년 합계 200%의 상여금만을 받을 수 있을 뿐 연차유급휴가수당은 받지 못하였다.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 상여금을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연차유급휴가는 받지 못한 것이 파견법 제21조가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면서,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에 해당하는 7군데 업체를 상대로 2014. 12.경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신청, 손해배상, 제도개선 시정명령을 신청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가 이 사건 파견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적게 지급하고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적 처우임을 인정하고, 당해 차별 처우가 명백한 고의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이유로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는 연대하여 손해액의 2배(파견법 제21조 제3항)에 달하는 금전배상금 합계 44,915,900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하였다(중앙2015차별 3 내지 11 병합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 그러자 사용사업주 A사 및 파견사업주 5군데 중 B, C 는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파견근로자 8명은 피고 측 보조참가자로 행정소송에 참여하게 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파견근로자 8명 중 3명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를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5명 5명에게 대하여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보다 감소된 금전배상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였다. 대상판결이 다룬 논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용사업주 A는 파견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파견법상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라는 피신청인 적격이 있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1차적으로 파견사업주 B, C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사업주 A사는 차별에 대한 시정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 논거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이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모두에게 차별적 처우에 대한 금지의무를 부과하였다는 점, 파견법 제20조 제2항은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파견사업주에게 위 제21조 제1항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어느 한쪽 사업주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차별적 처우에 다른 한쪽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두 사업주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하고 정책적으로도 근로자 구제에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둘째, 파견근로자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차별적 처우를 시정요구할 수 있는 신청기간은 “차별적 처우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내”인데(파견법 제21조 제3항),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가 동일한 사용사업주 A사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차별적 처우를 받아 왔고, 다만 그 기간 중 소속 파견사업주만이 변경되었다면 위 제척기간은 사용사업주 A사와의 근로관게가 종료된 날로부터 기산된다고 하여 당해 시정신청은 적법하다고 보았다. 셋째, 파견근로자들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받지 못한 것이 파견법상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이를 인정할 경우 사용사업주 A사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더하여 파견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배상명령까지 받게 되는 바 이는 역차별로서 문제가 있다고 보아 이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처리하면 족할 뿐 파견법이 규정한 차별처우 금지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넷째, 정규직 근로자들과 파견근로자들이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는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된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파견근로자들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들어 동종·유사한 업무를 해왔다고 인정하였다. 다섯째, 파견근로자들은 파견 후 6개월 동안은 신규입사 정규직 사원보다 상여금을 많이 받으므로 불합리한 처우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대상판결은‘비교대상근로자들이 신입 정규직 근로자라면 받았을 상여금’과 파견근로자들이 실제 받은 상여금을 비교해 볼 때, 이 사건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에게는 차별적 처우가 없거나 설령 그들이 정규직 근로자였더라도 상여금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파견사업주 B, C에게는 연대책임이 없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파견근로자들을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하여 상여금 등에서 차별한 것은 업무내용이 현격히 달라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므로 중앙노동위원회가 배액의 배상금 이행명령을 내린 것이 부적법한 것인지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와 파견사업주 B, C 모두 상여금 지급에 2배나 차이가 있음을 알면서도 같은 내용의 근로자파견계약을 반복 체결하였으므로 명백한 고의로 반복된 차별적 처우라면서 손해액 2배를 배상하라고 한 재심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사용사업주 A사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되, 파견근로자 8명 중 3명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를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나머지 5명에게는 줄어든 손해액(연차유급휴가수당 제외, 비교대상근로자를 신입 사원으로 가정하여 상여금 차액을 감소함)의 2배에 달하는 배상금을 인정하였다. 참고적으로 원고와 피고 모두 대상판결에 항소한 상태이다. 4. 판례해설 대상판결에는 여러 쟁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게 될 쟁점은 파견법상 차별시정명령의 이행의무 대상자에 파견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파견사업주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로부터 근로를 제공받는 사용사업주도 포함되는지 여부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해왔다. ① 하나는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가 각자의 책임영역에서 발생한 차별적 처우에 대하여는 각자 책임을 진다는 견해이고, ② 다른 하나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 모두에게 차별적 처우에 대한 금지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사용사업주의 개입 없이는 파견사업주의 차별적 처우를 시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들에게 연대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는 견해이다.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한 ‘파견법 업무매뉴얼(2011. 12.)’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기존 재심판정은 전자의 견해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6. 30. 본건 사건에 이르러“이 사건 파견사업주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용사업주에게도 차별적 처우의 금지 및 시정의무가 연대하여 존재한다는 것은 파견근로자 차별시정제도의 입법취지 및 파견법의 규정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라면서 후자의 견해를 취하게 된 것이다. 대상판결이 사용사업주에게도 차별시정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이 있다면서 밝힌 논거들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위 재심판정에서 밝힌 논거들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중앙2015차별 3 내지 11 병합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 제5항 가. 참조). 파견법 제21조 제1항은 차별적 처우의 금지 주체를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모두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21조 제3항은 차별시정명령의 이행 대상을 파견사업주 또는 사용사업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34조 제1항은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의 책임영역을 구분해놓고 있다. 조문의 구조가 이러하다보니, 실무상 위 두 견해 중 어느 것도 충분히 선택될 여지가 있었고, 그 선택에 정책적 고려가 개입될 가능성도 높았다고 본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향후 동종·유사한 후속 사건에서 이 사건에서 취한 견해를 유지할 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그리고 사법부인 항소심에서 대상판결의 결과를 그대로 인용할 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하겠다. 둘째, 대상판결은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차별적 처우가 금지되는 영역에서 제외시켰다. 파견법 제2조 제7호는 처별적 처우가 금지되어야 할 사항에 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 ②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 ③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 ④ 그 밖에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에 관한 사항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참고적으로 기존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서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위 차별금지영역에서 제외시켰는데, 본건 사건에 이르러 중앙노동위원회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이 이 중 ④에 해당한다고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재심판정에 의하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받지 못한 파견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은 물론 파견법에 의해서도 보호받게 되니 근로기준법에 의해서만 보호받는 정규직 근로자가 역차별 당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기존 입장을 따랐다. 그러나, 근로기준법과 파견법은 서로의 입법취지와 입법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민·형사상 법적 처분을 통해 근로기준법 위반의 결과가 제거된다고 해서 반드시 차별법의 입법취지가 달성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미지급 또한 차별금지대상의 일종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항소심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가 올바로 선정됐다고 인정하면서도 A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입사 후 6개월 동안은 별도의 계산식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받았음을 밝히고, “정규직 근로자 중 가장 높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하는 경우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보다 더 불이익을 받게 되는 역차별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비교대상근로자로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를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중앙노동위원회의 2008년 차별시정 재심판정 사건(중앙 2008차별7 차별시정 재심신청사건, 모 대학교 시간강사가 차별시정을 요구한 사건이다)의 논거를 차용하여, “참가인들이 비교대상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비교대상근로자들이 각 참가인들의 차별시정 대상기간에 새로 입사한 신입직원임을 전제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새로이 밝혔다. 그 결과, 파견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는 차별적 처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나머지 파견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배상금 액수가 줄어드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참고적으로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시정신청사건에서도 “비교대상근로자가 복수일 때 법원이 차별적 처우를 당한 근로자 스스로 선정하지 않은 가장 낮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를 알아서 비교대상근로자로 선정한 점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는데, 대상판결은 비교대상근로자의 선정이 적절하다고 하면서도 역차별의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직권으로 상여금 차액을 줄였고 그 결과 일부 파견근로자들은 차별을 당하지 않았다는 판단까지 받게 만들었으니, 이와 같은 법리가 과연 차별적 처우를 근절하고자 하는 파견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놓고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넷째, 대상판결은 “파견근로자가 소속 파견사업주를 바꾸는 방식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우, 파견근로자가 특정 파견사업주 소속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이루어진 차별적 처우에 대하여는 그 파견사업주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다른 파견사업주 소속으로 근무한 기간에는 당해 파견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어 해당 기간 동안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밝혔다. 예컨대, 사용사업주 A와 파견사업주 B1, B2, B3가 있고, 파견근로자 C는 B1?B2-B3의 순서로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한 후 A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C는 위 세 구간 전부에서 계속적인 차별을 당했다고 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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