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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에 1억 원대 소득세 부과한 과세관청… 법원 "무효 아냐"
회사에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에게 1억 원대 소득세 부과한 과세관청의 처분은 무효가 아니라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2023년 10월 26일 A 씨가 성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무효확인 소송(2023구합5506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부터 2019년 폐업일까지 주식회사 B 사의 대표자로 과세관청에 등록돼 있었다. 성남세무서는 2021년 9월 A 씨에게 2018년 귀속 종합소득세 1억2300여만 원,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4400여만 원 총 1억6700여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A 씨는 "나는 B 사의 실제 운영자인 C 씨의 부탁을 받고 명의를 대여한 바지사장일 뿐이고, C 씨에게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에 불과하다"며 "해당 처분은 실질과세원칙에 반해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질과세의 원칙상 납세의무자의 확정은 외관이 아닌 법적 실질에 따라야 하므로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해 세법을 적용해야 한지만, 명의대여는 실사업자와 합의 하에 탈세를 조장하는 행위로서 외부에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명의자를 실사업자로 봐 과세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것이 실체관계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업명의자가 아닌 별개의 실사업자에게 실질과세가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명의자 과세를 다투는 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그와 같이 과세 요건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처분은 B 사가 법인세를 신고하지 않음에 따라 성남세무서장이 추계결정한 뒤 대표자 인정상여로 소득처분한 뒤에 내려진 것으로 B 사의 대표자에 대해 부과될 것이 예정돼 있었다"며 "A 씨는 2018년부터 폐업일인 2019년까지 B 사의 대표자로 등록돼 있었던 점, B 사의 실질 운영자라는 C 씨에게 명의를 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A 씨에게는 그러한 명의사용으로 인한 결과, 즉 그로 인한 조세법적 책임 관계에 대해서도 감수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A 씨가 B 사의 대표자가 아니라는 사정'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것으로서 외관상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므로 각 처분의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득세
실질과세의원칙
명의대여
이용경 기자
2024-01-08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형법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니다”
2017년 서울의 한 명문대생이 SNS를 통해 학교 친구의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등을 건네며 ‘음란물과 합성해달라’고 의뢰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약 6년 만에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방식으로 음화 제조를 의뢰한 피고인을 음화 제조 교사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형법 제244조는 음화 제조 등을 규정하는데, 이 규정상 ‘합성한 사진 파일’은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분실한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휴대전화를 사실상 압수수색 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참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배제했다.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냐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이송했다(2020도1669). 1,2심은 A 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 혐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은 위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이는 형법 제243조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인 형법 제244조(음화제조등)의 ‘음란한 물건’의 해석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A 씨가 성명불상자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전송받은 음란합성사진 파일은 형법 제244조의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A 씨는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지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에 합성해달라고 트위터를 통해 성명불상자인 음란합성사진 제작자에게 의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합성사진 제작을 의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적 메시지도 함께 발송한 혐의(명예훼손)도 받았다. 그런데 A 씨가 군에 입대해 사건은 군검찰로 송치됐다. 한편 불법촬영 혐의와 관련해선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의 탐색 과정에서 실질적 피압수자인 A 씨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는데, 전자정보 압수목록이 교부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화제조교사 부분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없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불법촬영 사진을 발견하였음에도 추가 탐색을 중단하지 않은 위법이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에서 탐색·복원·출력된 전자정보 및 그에 따른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관련해선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음란물에 지인 사진 합성하면 처벌 못 받을까 A 씨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뒤 이른바 ‘딥페이크 처벌법’으로 불리는 법이 제정됐다. 2020년 3월 24일 신설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 역시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있어야 해 목적이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반포 목적 없이 음란 사진 합성 의뢰만 하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즉, 법은 신설됐지만 피고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피고인을 변호한 김정환 JY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죄형법정주의, 적법절차 원칙이 결코 포기될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수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하고, 모든 개인의 비밀 등이 다 휴대폰에 담겨있는 만큼 사인이 이를 취득해서 임의제출했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제한 없이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딥페이크 처벌법 자체가 형법상 음화제조와 같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반드시 목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 제작, 소지는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입법적 공백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란한물건
딥페이크
음화제조
사진파일
박수연 기자
2024-01-0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배드파더스 운영자 벌금형 선고유예 확정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 운영자 구본창 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4일 확정했다(2022도699). 배드파더스에 전 배우자를 제보하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한 이용자 전모 씨에게는 벌금 70만 원을 확정했다. 구 씨는 지난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과 실명, 거주지가 포함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 씨를 직접 고소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구 씨가 실제로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구 씨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다. 다만 전 씨에 대해서는 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법률에 따르지 않고 신상 공개를 사적 제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얼굴 사진과 직장명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라면서 "공공의 이익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씨에 대해서도 배드파더스에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범행을 유죄로 보고 1심 판결보다 무거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배드파더스에 대해 "결과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주된 목적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일반인에게 공개함으로써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해 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취지로서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측면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공적 인물이라거나 자신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 등을 수인해야 하는 공직자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하더라도,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사실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 공개 결정이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권자 일방의 의사에 좌우됐으며 스스로 사이트 운영 목적을 '양육비를 주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 별도의 사전 확인 절차나 양육비 지급 기회를 미지급자에게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대법원은 또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이나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 등 상세한 정보까지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육비 지급에 관한 법적 책임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적 단체나 사인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사람을 비방할 목적' 판단 시 비교·형량할 이익과 고려할 사항들을 제시했다는 데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은 현재 공적인 절차를 거쳐 공개되고 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공개하는 양육비 채무자 명단에는 이름, 생년월일, 직업, 근무지,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 채무금액 등이 포함되며 얼굴사진은 공개되지 않는다. 법이 시행되며 구 씨는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폐쇄했다.
양육비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신상정보
홍윤지 기자
2024-01-04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부당해고자 복직 위한 일시 대기발령은 위법 아냐"
기업이 부당해고한 근로자를 원직으로 복직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기발령 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4일 최병승 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1다169)에서 "4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 협력업체 A 사에 입사해 울산공장에서 자동차조립업무를 해왔다. 이후 최 씨는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 2005년 2월 A 사로부터 해고를 당했고 현대차는 사업장 출입 금지를 통보했다. 최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10년 법원은 고용 간주 효과를 인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월 최 씨를 복직시키면서 배치대기발령을 했지만 최 씨는 불응했다. 이어 927일간 결근했다가 해고됐다. 최 씨는 현대차를 상대로 해고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과 징계가산금(평균임금의 2배)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2심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뒤 임금은 지급하되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현대차에 총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산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대기발령 기간의 정당성을 인정한뒤 결근한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은 최 씨를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직무교육 등으로 현대차 사업장 질서에 맞게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최 씨에게 합당한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어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해 최 씨가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거나 그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최 씨 측과 성실한 협의 절차도 거쳤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씨는 해고 시점부터 7년 이상 지난 뒤 복직하는 것이라 현대차로서는 그사이에 이뤄진 작업방식 변화, 최 씨의 업무수행 능력, 각 공정의 배치 수요를 살펴 합당한 보직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가산금과 관련해서도 "현대차가 2005년 2월 사업장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최 씨를 해고한 행위는 징계권 행사나 징벌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최 씨는 가산금 조항에 따른 가산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용자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경우 원직복귀가 원칙임을 명시하면서도 이미 이뤄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합당한 일을 시켰다면 정당한 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이를 기초로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의 그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최 씨의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오지환 씨의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은 상고 기각으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2019두34807).
부당해고자
복직
대기발령
현대자동차
박수연 기자
2024-01-04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한앤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 상대 주식양도소송 최종 승소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보유하고 있는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36%)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한앤코(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강현명, 김유범, 박상재, 손태원, 유정석, 이민걸, 이인복, 이지성 변호사)가 홍 회장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홍 회장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다225580).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당시 계약서에는 양측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들 이름과 지위는 기재돼 있지 않았고, 양측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직접 원·피고들 인장을 날인한 후 당사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명페이지를 교환했다. 이후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확인실사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양측의 추가 협의가 결렬됐고,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고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해주기로 약속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계약상 문제가 없다며 홍 회장 측 주장을 배척하고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피고 측 변호사 등에게 주식매매계약에 관한 대리권이 있었다거나 실제로 대리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없어 피고 측의 사자(使者)로서 효과의사를 한앤코 측에게 전달·표현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한 것"이라며 "피고 측 변호사 등이 대리인이 아닌 이상, 주식거래 자문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에서 금지한 법률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2심도 1심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원고승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심은 "(양측 간 주식매매계약과 관련해) 홍 회장 측은 1심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가족 처우 보장에 관한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가 항소심에서는 주식매매계약과는 별개로 체결됐으나 불가분적으로 결합돼 있는 것으로서 거래종결 전까지 약정을 구체화하기로 한 사전합의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의 무효, 취소, 해제를 주장했다"며 "그러나 그 주장들은 형식에 있어 용어나 구성만 달리할 뿐 약정의 존재 및 그 불이행이 주식매매계약의 효력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 실질적 의미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 측에서 변론재개 신청을 했으나 사안의 성격상 신속한 분쟁해결이 필요한 점, 홍 회장 측이 새로운 주장이라고 하는 주장은 그 실질적 의미가 기존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 측은 이러한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홍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률행위의 체결 및 성립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 권한이 본인에게 유보돼 있다는 사정이 대리와 사자를 구별하는 결정적 기준이나 징표가 될 순 없다"며 "그 구별은 의사표시 해석과 관련된 문제로서, 행위자가 지칭한 자격·지위·역할에 관한 표시 내용, 행위자의 구체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가 각종 권리 의무의 발생과 법적 책임 등 복잡한 법률관계가 수반되는 당사자 사이의 계약 체결을 위한 일련의 교섭 과정에 어느 일방을 위한 자문의 역할로 개입한 경우, 그 행위가 대리에 해당하는지 혹은 단순한 사자에 불과한지 다퉈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앤코
남양유업
주식양도소송
주식매매계약
대리인
사자
한수현 기자
2024-01-04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편의점과 유사업종"
편의점과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유사 업종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가 분양 계약시 업종 제한을 약정한 사안에서 편의점의 일종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할인 점주와 편의점주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선행 입점한 상점의 매출 하락이 발생한다면 이번 판결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편의점 운영자 A 씨 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별 강정재, 송수현 변호사)이 인근에 점포를 낸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운영자 B 씨를 상대로 낸 영업금지를 청구한 영업금지 등 소송(2023다27004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편의점과 아이스크림 할인점 영업의 내용과 방식이 유사하고 주된 고객층을 공유하고 있어 업종 제한 약정이 의도한 영업권의 독점 보장 범위 안에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해석"이라며 "매출 하락이 수인 한도를 넘는 것으로 보여 업종 제한 약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사실상 편의점의 일종이라고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편의점의 영업 내용이나 방식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아파트 배후 상가로 조성된 상가 건물 중 같은 구역 내에 바로 인접해 있고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2021년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편의점 점주 A 씨 등은 신규 입점한 24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는 B 씨를 상대로 법원에 영업금지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판단을 뒤집고 원고패소했다. 2심은 "편의점과 아이스크림 등 할인점은 업종 제한 약정의 적용을 받는 동종 업종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할인점으로 인한 편의점의 매출 하락을 인정할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영업상 이익의 침해를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업금지
상가
업종제한
아이스크림할인점
동종업종
박수연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상사일반
“코로나19는 감염병에 해당” 손해보험 산정 기준 되나
[판결]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아닌 ‘질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 판결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도 코로나 감염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본 하급심 판례가 나온 적이 있어 앞으로 유사 사안에서 손해보험 산정의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2023년 12월 20일 A 씨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가단513618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생전인 2014년 9월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었다. 특히 보험계약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유족들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흥국화재는 A 씨의 사망을 질병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질병면책조항과 상법 규정 등을 근거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계약 보장내용, 즉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 사망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에 비춰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건을 맡은 1심도 코로나19 감염을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구지법 민사11부(당시 재판장 주경태)도 2020년 10월 C 씨 유족들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0가합75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 씨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질병 사망'으로 판단하고, 보험계약에 따라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유족들은 "C 씨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라며 "보험계약 약관상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 즉 '상해 사고'로 봐야 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C 씨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 침입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며 "C 씨는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됐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면역기능 저하 환자, 기저질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춰 보면, 코로나19가 체내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 C 씨는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 해도 내재적 요인인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로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인호 변호사는 "현재 생명보험사는 표준약관 개정(2020. 7 . 31)을 통해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재해)로 규정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는 약관상 코로나를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상해사망으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하거나 생명보험의 경우처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송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보험
질병사망
이용경 기자
2024-01-04
이 사건 담당 재판부,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심리 중
(단독)[판결] 혼인 중 단독 명의 취득 재산에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이혼 시 실질적 부부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기간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주식 등 재산에 대해 다른 배우자가 그 유지 등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을 심리 중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 강상욱·이동현 고법판사)는 지난 11월 2일 남편 A 씨가 아내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비율을 A 씨 40%, B 씨 60%로 정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재산분할비율을 각각 30%, 70%로 바꿨다. 이 판결은 양측에서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1991년 4월 결혼해 B 씨의 부모가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면서 마련한 서울 소재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혼인 기간 A 씨는 의사로 일했고, B 씨는 가사를 돌보며 자녀 양육을 전담했다. 이들은 1995년 A 씨의 명의로 서울의 다른 아파트를 매수했고, 당시 B 씨의 부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A 씨는 1998년부터 2003년경 경기도 용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공부를 위해 2004년 1월 B 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09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척추신경병원을 개원해 운영하다가 지인에게 양도한 후 2019년 6월 가족들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에 병원 개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B 씨와 잦은 다툼을 겪다가 이듬해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1심은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 비율에 대해서는 A 씨 40%, B 씨 60%로 정했다. 하지만 양측은 각자의 재산분할 비율이 낮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혼인기간에 A 씨는 의사로 일하면서 경제활동을 했고, B 씨는 주로 가사와 양육을 담당한 점 △혼인 당시 B 씨의 부모가 서울 소재 아파트에 관한 전세보증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방식으로 신혼집을 마련해줬고, 이후 이들이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 때 전세보증금이 사용된 점 △B 씨의 C 물산 주식 중 상당 부분을 B 씨의 부친 및 작은아버지의 증여로 취득한 점 등을 참작했다. 특히 재판부는 B 씨가 1998~2021년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B 씨 아버지 회사인 C 물산 주식이 B 씨의 특유재산일지라도, A 씨가 이들의 혼인 기간에 경제활동을 하면서 해당 주식의 가치 유지 및 감소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그 감소를 방지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A 씨가 혼인 기간 대부분 의사로서 경제활동을 했고, 그 소득 중 상당 부분을 B 씨가 관리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가 혼인기간 중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 역시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다”며 “B 씨가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배당금을 원천으로 해 B 씨의 C 물산 주식수가 증가한 이상, 이는 부부 공동재산을 통한 주식 수의 증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당시 A 씨 집안은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B 씨 집안은 A 씨 집안에 비해 경제적인 상황이 훨씬 좋았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 서울의 다른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을 때 A 씨의 수입과 자녀들의 나이, 생활비 및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정도, B 씨 부모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해당 아파트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마련된 아파트를 매각한 돈으로 미국에서 살 주택을 구입하기도 한 점 등을 참작해 재산분할비율을 이같이 정한다"고 판시했다.
한수현 기자
2024-01-03
형사일반
[판결] 이직前 회사 영업비밀 부정사용 미수… “이직 회사에 양벌규정으로 처벌 못해”
이직 전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정사용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면 이직한 회사에 대해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12월 14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 회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억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업무상배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 등)으로 함께 기소된 B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2023도3509). B 씨는 2008년 9월경부터 2018년 1월경까지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가진 선크림 등 화장품 부문의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상회하는 C 회사에서 화장품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7년 2월경부터는 선케어 화장품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색조연구소 기반연구팀 이사를 역임했는데, 2018년 1월말경 A 회사로 이직해 색조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선케어 화장품 등 색조화장품 개발 등의 업무를 총괄했다. B 씨는 C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이전에 함께 근무했던 D 씨로부터 C 회사 화장품의 처방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회사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화장품 처방자료를 내려받아 D 씨에게 전송했다. 또 A 회사로 이직할 것을 마음 먹고 이력서를 송부한 뒤 C 회사 소유의 기능성화장품 처방 자료 등을 개인 계정으로 자동 동기화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무단 유출하는 등 C 회사의 영업비밀 자료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A 회사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의 혐의가 일부 특정됐다고 판단해 A 회사에게 벌금 500만 원을, B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 회사가 B 씨의 위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기보다 오히려 이를 통한 이익을 얻으려했다고 판단하면서 벌금을 1000만 원으로 가중했다. 사용인인 B 씨가 빼돌린 C 회사의 영업비밀 자료를 취득하고, 부정사용하거나 부정사용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취지다. B 씨는 2심에서도 징역 10개월이 유지됐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B 씨가 영업비밀을 부정사용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공소사실에 대해 양벌규정을 적용해 A 회사를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19조의 양벌규정은 사용인 등이 영업비밀의 취득 및 부정사용에 해당하는 제18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될 뿐이고, 사용인 등이 영업비밀 부정사용에 대한 미수범을 처벌하는 제18조의2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경우엔 양벌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 회사 사용인 B 씨가 C 회사의 영업비밀을 부정사용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공소사실에 대해 구 부정경쟁방지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해 A 회사를 처벌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유죄로 판단했는바, 이러한 원심 판결에는 적용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미수범
부정경쟁방지법제19조
부정사용
배임
영업비밀
한수현 기자
2024-01-03
형사일반
[판결] LG전자 채용비리 인사 담당자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공채 취지 몰각"
LG전자 신입사원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인사 담당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LG전자 채용업무 총괄 담당 박모 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7일 확정했다(2023도7197). 박 씨는 지난 2013~2015년 LG전자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회사 임원의 자녀 등을 부정 합격시켜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실무진과 함께 '관리대상자'에 해당하는 응시생 2명이 각각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에 불합격했음에도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사원 채용청탁이 늘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채용청탁 관리 방안'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서 박 씨의 행위가 위계를 이용해 채용업무 관계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박 씨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채용 행위는 사기업의 재량 범위 내에 있어 범죄가 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자신이 회사에 도움이 될 인재를 선발했다며 '회사에 대한 업무 방해가 있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박 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채용담당자에게는 벌금 700만~1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외부 청탁에 대한 대응 및 수용 정도를 결정하고 그 심의 방식을 확립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한 비밀스러운 문건과 정책을 소위 채용 절차상의 질적 평가 내지 정성적 평가의 일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2심도 박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부정한 채용청탁을 거절하거나 이를 방지할 방안을 수립했어야 함에도 전현직 임직원 자녀라는 인적관계에 기초해 지침을 수립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공채의 취지를 몰각시키고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 씨의 범행은 아직 우리 사회나 기업의 구조적 부조리에 기인한 측면이 일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위계' 및 공모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박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LG전자
신입사원
채용비리
업무방해
홍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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