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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상가임대차
"대표이사·사내이사 아닌 법인의 직원이 임차한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쳐야"<br> 탤런트 김수미 씨 패소 확정
[판결]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 체결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위한 요건은?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법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으로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법원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이 아닌 법인의 '직원'이 임차한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월 14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출 박종한, 배기형, 엄상윤, 이영경 변호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2023다226866)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19년 12월 4일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정한 중소기업인 B 사에 2019년 12월 12일부터 2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1500만 원으로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1월 6일 설립된 B 사는 2020년 2월 25일까지는 정명호 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이후 김영옥(탤런트 김수미) 씨가 대표로 등재됐다. 정 씨는 김 씨의 아들이다. 계약 체결 당시 B 사의 대표이사는 2019년 12월 12일 해당 아파트를 인도받고 2020년 2월 18일 전입신고를 마친 후 그곳에서 거주해 왔다. A 사는 2021년 9월 29일 B 사에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해당 부동산의 인도를 구했다. 이에 B 사는 2021년 10월 5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임을 전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은, 주식회사의 경우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은 제외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관련 법령의 문언과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제2조 제6호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의 경우 '임원'이란 '등기된 이사(사외이사를 제외)'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중소기업기본법 및 시행령은 '임원'과 '직원'을 구별해 사용하고 나아가 '임직원'이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이 정한 '직원'은 중소기업법령 용례에 따라 법인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을 제외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법률의 문언 및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거용 임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범위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이 법인이 임차한 해당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 밖에 업무관련성, 임대료의 액수, 지리적 근접성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이 '해당 아파트와 B 사의 본점소재지 간의 거리, 차임액수, 계약 체결 의도 등을 고려해 B 사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결론에 있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과 '주거용 임차'의 의미에 관해 최초로 명시적으로 판시한 판결"이라며 "중소기업인 법인이 그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대항력 부여 요건에 관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소를 이끈 배기형(37·사법연수원 46기)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법인 임차인이 임차를 하고 계약 갱신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보호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 사건"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을 넘어서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등 법인이 임차인으로서 보호 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에 따라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직원에게 복지 목적으로 주택을 임차해 제공하는 경우, 내부적으로 일정 조건 등을 갖추고 대표 등 임원이 아닌 직원 명의로 등재해야 할 것"이라며 "사택의 임대차 사건과 관련해 기준이 정립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임대차
갱신청구권
사택
주택임대차보호법
박수연 기자
2024-01-10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 등 해치지 않는다면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변제기 유예로 유치권 소멸됐지만 점유 계속 중 경매개시결정 되고 이후 변제기 재차 도래해 유치권 성립요건 다시 충족된 경우
[대법원 판결] 경매개시결정 전에 성립된 유치권이 변제기 유예로 소멸됐지만 점유를 계속하던 중 경매개시결정이 되고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해 유치권의 성립 요건을 다시 충족하게 된 경우,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면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2021다253710(2022년 12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 [쟁점] 유치권자가 변제기를 유예해줘 유치권을 상실했으나 점유를 계속하던 중 경매개시결정이 되었고 그 후 다시 변제기가 도래해 유치권의 성립 요건을 충족하게 된 경우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사실관계와 1,2심]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B 사는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인 2010년 8월 경부터 한 구분건물 출입구에 유치권 행사 및 점유 사실에 대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시정장치를 한 후 점유를 시작했다. B 사와 채무자는 2010년 8월 6일 B 사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를 2010년 9월 6일로 유예했다. 해당 구분건물에 대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2010년 8월 24일 마쳐진 해당 경매절차에서 B 사는 유치권 신고를 하고 계속해 구분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현황조사보고서에도 B 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며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근저당권자들이 B 사를 상대로 제기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에서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이 확정됐고 그 후 진행된 매각절차에서 A 씨가 해당 구분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했다. A 씨는 유치권 행사 목적으로 구분건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 B 사를 상대로 구분건물의 인도와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일부승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B 사가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계속해 경매목적물을 점유해 온 이 사건에서 B 사의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변제기 유예 이전에 이미 도래해 B 사가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했을 경우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B 사가 다시 유치권을 취득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경매개시결정 전후로 유치권자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면서 집행법원에 유치권을 신고했고 현황조사보고서에 이러한 사정이 기재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유치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판결까지 확정돼 매수인 등이 유치권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거래당사자가 유치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의로 작출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B 사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인 A 씨에게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대법원은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할 목적으로 부동산에 관해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거나 피담보채권이 발생하여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유치권을 보유하던 자가 점유를 계속하며 변제기만 유예해준 상태에서 변제기가 재차 도래하기 전에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경우에 그 후 변제기가 도래함으로써 다시 취득한 유치권으로도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항할 수 없는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경매개시결정 이후 변제기가 재차 도래함으로써 다시 취득한 유치권의 행사를 허용하더라도 경매절차의 이해관계인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주지 않고 집행절차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아 유치권의 행사를 제한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 유치권으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집행
유치권
경매
박수연 기자
2023-01-23
민사일반
"개정 상가임대차법상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가능"<br> 서울중앙지법, 상가임차인 승소 판결
[판결] '개정 상가임대차법' 시행 전으로 계약기간 소급하기로 정했더라도…
개정 상가임대차법 시행 이후 임대차계약을 갱신했다면 계약기간을 개정법 이전으로 소급하기로 했더라도 개정법에 따른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이 보장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터미널 상가임차인 A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청구소송(2020가단518822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측은 2014년 8월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터미널 상가 지하 1층의 한 점포를 A씨에게 1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은 이후 A씨와 별도의 갱신계약서 작성 없이 매년 계약을 갱신해왔다. 그러다 터미널 측은 2018년 8월 A씨에게 점포 보증금을 높이고, 정액제로 받던 월세를 수수료 방식으로 바꾸는 조건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A씨는 요구를 받아들여 두 달 뒤인 10월 26일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상가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열흘 전인 같은해 10월 16일부터 시행됐지만, 양측이 체결한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은 개정법 시행 이전인 2018년 8월로 시점을 소급하고 이로부터 1년 간인 2019년 7월까지로 정했다. 이후 임대차 기간만료를 앞두고 한 차례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한 터미널 측은 A씨와 협의해 기간만료 이후에도 줄곧 임대차계약을 유지하던 중 A씨가 터미널 측이 제시한 점포이전 계획에 협조하지 않자 2020년 6월 임대차계약 만료를 이유로 상가 인도를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하지만 A씨가 항의하며 개정 상가임대차법에서 보장하는 10년간 영업지속 의사를 표시하자 터미널 측은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개정 상가임대차법 시행 이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는 개정법 시행 전에 인정되던 계약갱신 사유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경우는 물론,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갱신되거나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도 포함된다"며 "터미널 측과 A씨가 2018년 맺은 임대차계약에는 '완전합의'라는 제목으로 '본건 계약과 다른 사전합의는 모두 폐기된다'고 정해 변경된 임대조건의 적용시점을 2018년 8월로 소급한다고 돼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계약을 그때부터 이뤄진 갱신약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계약 특약사항은 계약종료 때 무단점용료를 임대료의 2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터미널 측은 2019년 7월이 지난 이후에도 2018년도 임대차계약으로 산정된 임대료와 관리비를 받아갔을 뿐 A씨에게 무단점용료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단위로 묵시적으로 갱신돼 온 임대차계약은 2018년 7월 묵시적으로 갱신됐다가 개정 상가임대차법 시행 이후로 2018년도 임대차계약서 작성을 통해 다시 갱신돼 개정법 제10조 2항이 적용되는 경우"라며 "A씨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해 적법하게 계약이 갱신된 만큼 터미널 측의 건물인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임대차계약
상가임대차법
고속버스터미널
이용경 기자
2021-08-04
민사일반
세입자가 변제공탁하면 차임지급 의무 이행
[판결](단독) 건물 소유권 분쟁으로 임대인이 누군지 모를 경우에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해 임대인이 누군지 모를 경우 세입자는 민법 제487조에 따라 공탁을 하면 월세 등 차임을 지급할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변제공탁의 요건과 효과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487조는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아니하거나 받을 수 없는 때에는 변제자는 채권자를 위하여 변제의 목적물을 공탁하여 그 채무를 면할 수 있다. 변제자가 과실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상가건물 소유자인 부동산개발업체 A사가 건물 1층 상가 세입자인 B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청구소송(2020가단518478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20년 2월 C교회가 소유하고 있던 상가건물에 대해 교환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건물 1층에는 2019년부터 도예공방을 운영하던 세입자 B씨가 있었다. 그 무렵 A사는 C교회 측 가족간 분쟁으로 건물 소유권을 두고 각종 소송을 진행 중이었는데, B씨는 2020년 4월분까지의 임대료를 기존 방식대로 C교회 은행계좌에 송금하다 건물 소유권 분쟁 이후 C교회 지급계좌가 폐쇄되자 민법 제487조에 따라 피공탁자를 C교회 및 A사로 표시해 점포 임대료에 대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했다.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란 변제자의 과실 없이 채권자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경우에 하는 공탁을 말한다. 동시에 B씨는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기 전인 2021년 3월 C교회와 A사 양측 모두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 2항에 따른 계약갱신을 요청했다. 이에 A사는 "B씨가 임대료에 대해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했지만, 이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우리에게 임대료 지급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건물을 비워달라고 소송을 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8은 '임대료 연체가 3기에 달하는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한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임차인 승소 판결 김 판사는 "A사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두고 옛 소유자인 C교회와의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고, C교회의 신청으로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이 이뤄졌다"며 "A사는 가처분 취소 신청을 했으나 같은 해 5월 법원에서 기각한 점 등에 비춰 B씨가 2020년 4월분까지의 임대료를 기존에 지급하던 C교회 은행계좌에 송금한 것은 임료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한 변제"라고 밝혔다. 이어 "B씨로서는 임대차계약의 정당한 차임채권자가 누군지 과실 없이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2020년 5월분부터의 임료를 옛 소유자인 C교회와 등기부상 새로운 소유자인 A사를 피공탁자로 해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한 것은 차임 지급 의무에 대한 변제공탁으로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2021년 4월분까지의 차임을 C교회 은행계좌로 송금하거나 C교회 및 A사 앞으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해 임대료 연체액이 3기에 달한 적이 없다"며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A사의 건물인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임차인
소유권
민법
변제공탁
건물소유권
임대인
이용경 기자
2021-05-24
민사일반
대법원 전합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발생… 다른 구분소유자들에게 반환해야"<br> '공용부분은 임대대상 아니어서 손해 발생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판례 변경
[판결] 상가 복도·로비 등 '공용부분' 무단 점유해 사용했다면
복도나 로비 등 상가 공용부분을 무단으로 점유해 사용했다면 이를 통해 얻은 이득을 다른 상가 주인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공용부분은 임대 대상이 아니므로 무단 점유해 사용하더라도 다른 소유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 기존 대법원 입장을 변경한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1일 충북 청주의 한 상가관리단이 김모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등 청구소송(2017다22074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이 상가 건물 1층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상가 복도와 로비에 퍼팅 연습시설을 설치했다. 이 상가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은 "김씨가 공용부분인 복도와 로비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는 것을 방해했다"며 "김씨는 복도와 로비를 인도하고, 이를 사용해 취한 부당이득금 2억3900여만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을 무단 점유해 사용한 것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은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용부분의 무단점유에 대하여 차임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정당한 권원 없이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면, 공용부분을 무단점유한 구분소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공용부분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집합건물 공용부분을 무단 사용한 구분소유자는 법률상 원인없이 이익을 얻고 다른 소유자들은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으므로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요건이 충족됐다"며 "공용부분이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인지는 부당이득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무단 점유·사용에 대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그 부동산 사용에 관해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었다면 약정되었을 대가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지, 해당 부동산이 임대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용부분을 무단으로 사용한 소유자가 이익을 얻었는데도, 다른 소유자들에게 손해가 없다는 이유로 부당이득 반환 책임이 없다고 본다면 이는 무단점유자에게 점유·사용으로 인한 모든 이익을 보유하게 하는 것이어서 부당이득제도의 취지인 공평의 이념에도 반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박상옥 대법관은 "집합건물 공용부분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1심은 관리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관리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해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은 구조상 이를 점포로 사용하는 등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와 같은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아무런 권원 없이 이를 점유·사용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 인해 다른 구분소유자에게 차임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인도 청구에 대해서는 "복도와 로비는 구조상 공용부분이므로 김씨는 관리단에 공용부분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관리단의 주장을 인용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집합건물, 특히 상가건물의 복도나 로비를 구분소유자 중 일부나 제3자가 무단 점유해 영업장의 일부로 사용해 다른 구분소유자나 관리단이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대법원 전합 판결은 이후 동일한 쟁점 또는 유사한 사안에 대해 중요한 해석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단점유
부당이득
공용부분
손현수 기자
2020-05-21
민사일반
법원은 채권자의 장래이행 청구 받아 들여야
[판결](단독) 채무자의 불법행위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 예상된다면
채무자의 불법행위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면 법원은 채권자의 장래이행 청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물주인 최모씨와 임차인 김모씨는 임대조건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 2016년 5월 법원 조정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주고 임대계약을 해지하는 선에서 분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그런데 이후 김씨는 건물에서 나가면서 열쇠를 최씨가 아닌 같은 건물에 살고 있던 전 임차인 윤모씨에게 주고 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씨는 김씨를 상대로 "건물을 인도하고 건물인도 완료일까지 월 50만원을 달라"는 내용의 건물인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김씨는 건물인도와 함께 52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김씨가 건물 인도를 완료할 때까지 매달 50만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최씨의 청구에 대해서는 "윤씨가 해당 건물을 직접 점유하고 있어 김씨와 상관없이 손해발생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장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할 수는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최씨가 김씨와 연락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아 손해를 확대했다"며 김씨의 책임을 1심보다 제한해 손해배상액을 330여만원으로 감액하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장래이행 청구 부분을 각하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씨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27551). "건물인도 고의적 기피 채권자 손해 발생 확실시" 재판부는 "민사소송법 제251조는 '장래에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어야 제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채무자의 태도나 채무의 내용·성질에 비춰 채무 이행기가 도래하더라도 채무자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래에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할 예정인 경우에도 채무불이행 사유가 언제까지 존속할 것인지가 불확실해 변론종결 당시에 확정적으로 채무자가 책임을 지는 기간을 예정할 수 없다면 장래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할 수 없지만, 채무의 이행기가 장래에 도래할 예정이고 그때까지 채무불이행 사유가 계속 존속할 것이 변론종결 당시에 확정적으로 예정되어 있다면, 장래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환송 그러면서 "윤씨가 김씨의 양해를 얻어 건물을 점유한 후 건물인도를 계속 거부하고 있고, 김씨가 여전히 최씨에게 건물에 대한 인도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이상, 김씨의 불법행위로 인한 최씨의 손해는 건물을 인도받을 때까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 확정적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손해가 확정적으로 예정된다면 최씨로서는 이를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으므로 원심은 이 부분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 장래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장래이행청구
불법행위
채권자
채무자
이세현 기자
2018-09-13
민사소송·집행
강현중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14) 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판결 - 1. 사실 및 쟁점 가. 1) 갑은 을 주식회사와 갑 소유의 토지 위에 아파트를 신축하되 일부 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을 회사에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갑은 을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아 점유하고 있는 병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1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으나, 병이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을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으므로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그 후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다시 갑은 병을 상대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2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다. 나. 갑의 제2차 인도소송은 허용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방어방법에 미치고, 다만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어 전소 판결과 모순되는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된다. 여기에서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제1차 인도소송과 제2차 인도소송의 소송목적은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건물인도 청구권으로 동일하고, 매매계약이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어 병이 아파트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는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로써 갑이 제1차 인도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불과하다. 비록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무효 확인 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있었더라도 그 판결이 법적 평가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차 인도소송은 제1차 인도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1) 시적범위의 뜻 민사판결서에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어야 한다(제208조1항5호 참조). 그러나 형사판결에서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지 아니한다. 민사판결이나 형사판결 모두 법적 3단 논법의 적용결과인 점은 같다. 다만 형사판결은 과거의 어떤 범죄사실(법적 3단논법의 소전제)의 유·무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하여 민사판결은 어떤 사실의 존부에 관한 법률효과(법적 3단 논법의 결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에서와 같은 판결서 기재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2) 표준시 기판력의 시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표준시라고 한다. 즉, 표준시는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 시점을 말한다. 민사판결에서의 표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인데 다만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일이다(제208조1항5호).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이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일이 아니라 재심판결의 변론종결일이 표준시이다(대판 2003.5.13. 2002다64148). 화해권고결정은 그 확정시가 표준시이다(대판 2012.5.10. 2010다2558). 3) 차단효 가) 뜻 그 후 소법원이 표준시에서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는 구속력을 차단효라고 한다. 나) 차단효의 작동 범위 차단효는 법적3단 논법의 소전제인 사실에 관한 재판자료(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를 제출하는 시기의 제한과 결론인 법률효과(사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미치는 범위로 나타나므로 그 작동범위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a)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 시기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즉, 공격방어의 방법)의 제출은 원칙적으로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까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제출은 차단된다.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지역이 해제되어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법원이 토지거래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도 후소에서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을 전소에서 할 수 있었던 이상 후소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대판 2014.3.27. 2011다79968 참조). b)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범위 i) 표준시에서의 법률관계 -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에 한정하여 구속력이 생긴다. ii) 표준시이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전의 법률관계에는 차단효가 생기지 않는다. iii)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차단효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는 후소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시에서 대여금채무가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채무의 변제 또는 면제 등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집 제44조)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다. 판례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를 넓게 보아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는 물론 소송상의 권리관계 또는 등기관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등기에 앞선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이 된 제소전 화해가 유효하게 존속중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자, 위 제소전 화해에 대한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제소전 화해를 취소 시켰다면 제소전 화해의 취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고(대판 1988.9.27. 88다3116),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병에게 이전되어(즉, 이행불능)패소 확정되었는데 그 뒤에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다(대판 1995.9.29. 94다46817). 하지만 다른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 전소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달리 인정하였다는 것은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사유가 아니다(대판 2012.7.12. 2010다42259). 4.결론- 대상판결의 취지-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가. 대상판결은,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다. 나아가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도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 대상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갑의 제1차인도소송의 패소이유인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있다는 것’이 을과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에서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없다’ 고 판명되었음에도 갑이 제2차 인도소송에서도 패소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상 권리관계도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로 보는 대판 1988.9.27. 88다3116에 비추어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갑의 제1차 인도소송이후에 새로운 계약무효 확인사실이 표준시 이후에 발생되어 이를 기초로 계약무효 확인판결이 확정되었더라면 이는 표준시 이후의 새로운 법률관계로서 갑은 제2차 인도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다. 앞의 대법원 판결 88다3116은 바로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권리관계인 것이다. 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약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을과 병 사이에서가 아니라 갑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판결은 ‘제2차 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관한 판결로서 구속력이 있다. 그런데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제2차 인도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을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갑과 병사이의 제2차 인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법적 평가에 불과하게 되어 패소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갑이 을에게 어떤 청구권이 존재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을을 대위하여 병을 상대로 2차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더라면 2차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가 바로 ‘을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이었으므로 이 부분이 을 병사이의 소송에서 을이 승소확정 됨으로써 갑은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의 구속력’에 의해서 병에 대하여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대상판결은 복잡한 사실관계에서 좀처럼 풀기 어려운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와 ‘사실의 법적 평가’, ‘기판력의 시적한계’문제를 명확하게 가려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마도 2016년도 민사소송법 분야의 판결 중에서 하급심에서나 변호사들이 실무상 꼭 참고해야 할 판례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인도소송
확정판결의기판력
표준시
차단효
기판력의시적한계
2017-01-12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보증금 인상 표준액 공지 않고 계약은 강행법규 위반<br> '무효행위의 전환' 법리 적용… 양측의 형평성도 고려<br> 대법원, 임차인 상대 건물인도 소송 원고패소 파기
[판결] 보증금 증액 무효면 월세 감액도 무효
보증금은 올리고 월세는 깎는 방식으로 체결된 공공임대주택 임대차계약에서 보증금 증액이 무효가 되면 월세 감액도 무효가 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올린 보증금을 돌려받았다면 월세도 인상해 원래대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상분을 내지 않으면 임대료 연체에 해당해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집을 비워달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8일 공공임대주택 사업자인 D사가 임차인 정모(32)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청구소송(2013다4223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정씨와 D사는 2006년 5월 경기도 성남의 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보증금 2억4600만원, 월세 59만원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구 임대주택법 등에 따른 표준보증금은 1억3700만원, 표준임대료는 월 90만원이었지만 D사가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율인 연 3.45%를 적용해 보증금과 임대료를 상호전환해 책정한 금액이다.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월 임대료를 낮춘 셈이다. 이 계약에는 정씨가 3개월 이상 월세를 연체하면 D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됐다. 그런데 이후 보증금이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씨는 D사를 상대로 "표준보증금인 1억3700만원보다 비싸게 받은 보증금 계약은 무효"라며 "차액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D사는 "표준보증금을 넘는 보증금이 무효라면 표준임대료 90만원보다 적은 월세 계약도 무효"라며 "차액만큼 더 내라"고 정씨를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법원은 두 사람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법원은 "공공임대주택 사업자가 표준금액보다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깍는 방식(전환금액)으로 임차인을 모집하길 원한다면 표준금액과 전환금액을 모두 공고했어야 하는데, D사는 표준금액은 공지하지 않은 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므로 강행법규 위반"이라며 "D사는 정씨에게 보증금 차액 1억900만원을, 정씨는 D사에 임대료 차액 월 3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D사는 보증금 차액을 정씨에게 돌려줬지만, 정씨는 3개월 이상 최초 계약대로 월 59만원만 내고 차액을 내지 않았다. 이에 D사는 정씨에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한 다음 아파트를 비워 달라며 다시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이 법정 방식을 갖추지 못해 무효가 된 경우 임차인이 임대사업자에게 표준임대료와 당초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지와 그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가 쟁점이 됐다. 임차인이 추가로 내야 할 월세에 해당한다고 보면 3개월 이상 연체시 임대사업자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월세와 상관없는 단순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면 임대사업자는 보증금에서 미납한 월세 차액만큼을 공제할 수 있을 뿐 계약 해지는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대법원은 '무효행위의 전환' 법리를 적용해 양측의 형평성을 고려한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법률행위가 강행법규에 위반돼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 쌍방이 이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민법 제138조에 따라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며 "이 같은 당사자의 가정적 효과의사는 그 법률행위의 경위, 목적과 내용, 무효의 사유 및 강행법규의 입법취지 등을 두루 고려해 판단할 것이지만 그 결과가 한쪽 당사자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주거나 거래관념과 형평에 반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계약 전체를 무효로 하면 임차인은 그 즉시 임대주택에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므로 임대주택의 공급을 통해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보증금은 표준보증금으로 하되 월세는 당초 계약대로 59만원을 한다면 임대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해 형평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D사와 정씨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을 하지 않은 원래의 임대조건인 표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따라서 D사는 보증금 차액 1억900만원을, 정씨는 그에 상응해 임대료 차액인 월 31만원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해야 하며 이를 3개월 이상 연체하면 D사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신·김소영·권순일·박상옥 대법관은 "임대보증금은 표준보증금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 무효이지만, 임차인은 당초 계약에서 정한 월세 59만원만 내면 된다"며 "임대차계약과 보증금계약은 별개의 계약이고, 보증금계약에서 정한 임대보증금이 법령상 상한을 초과해 그 부분이 무효가 됐다고 해서 별개의 법률행위인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차임이 그에 상응하여 증액된다고 볼 수 없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 소수의견은 사실상 반대의견이지만 기판력 문제로 '원심을 파기한다'는 점에서는 다수의견과 주문이 동일해 별개의견으로 분류됐다. 앞서 1심은 "정씨가 내야 할 월세는 90만원이고, 이 차액을 연체하면 임대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D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정씨가 내야 할 임대료는 당초 계약상 금액인 59만원이고 나머지 차액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이를 연체했다고 해서 D사가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면서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표준임대료와 당초 계약상 임대료 차액의 법적 성질이 임대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해 하급심의 혼란을 종식시켰다"며 "민법 제138조의 무효행위 전환이라는 법률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 법리 적용에 있어 그 결과가 한쪽 당사자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주거나 거래관념과 형평에 반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해 그 기준과 한계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판결문 보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79446796781_142636.pdf)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보증금
월세
형평성
무효행위의전환
건물인도
임대보증금
임대차계약
임대료
신지민
2016-11-18
민사일반
[판결] 계약 내용 반발해 수차례 소송·민원 제기 이유로 계약 파기 못해
상대방이 계약 내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하고 수차례 관련 기관에 민원을 냈더라도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마산항 항만시설 전용사용 허가를 받은 A사는 2009년 4월 강재(鋼材) 하역과 보관, 선적 업무를 하는 B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항만시설 내 물류센터에 강재 등을 보관해주고 물류센터 안에 B사 사무실을 설치해 주는 조건으로 보관료 등을 받는 내용이었다. 계약서에는 계약 후 1년 뒤 보관료를 인상하고, 그 뒤 3년 후에는 보관료를 물가지수에 비례해 조정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지만 B사는 보관료 인상 조항에 문제가 있다며 추가 보관료를 지급하지 않았고, A사는 추가 보관료를 달라는 소송을 냈다. B사도 이에 맞서 강재 보관 및 선별을 위한 철골구조물의 소유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사는 또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에게 이용하고 있는 물류센터와 야적장에 대한 전용사용 허가 신청을 내고, A사의 항만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달라며 관할 관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A사가 관련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고, B사의 전용허가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사는 "계속된 소송과 민원 제기로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깨져 더이상 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B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사무실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A사가 B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창)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청구소송(2015가합57663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사의 소송과 민원 제기가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사가 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주장을 하면서 A사가 제기한 소송에 응소하거나 그밖의 소송과 민원을 제기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이 같은 사실만으로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가 파괴돼 계약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게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두 회사 간 추가 보관료 약정 등에 관해 다툼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계약에 근거해 설치한 구조물의 소유권이 문제가 돼 B사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항만시설에 대한 불확실한 상황을 해소하고자 민원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B사의 응소나 소송 제기가 소송권을 악용·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산항
항만시설
전용사용허가
강재하역
선적
물류센터
보관료
건물인도청구소송
이장호 기자
2016-04-28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재외국민, 아파트 임차 뒤 국내거소 신고<br>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없어<br>서울고법 "주민등록과 같은 법률효과 인정 안돼"… 1심 취소
재외국민, '아파트 임대차' 이런 점 주의해야
재외국민의 국내거소 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이 없어 제3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는 최근 이모씨가 재외국민 조모씨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등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2027716)에서 "조씨는 이씨에게 아파트를 인도하라"며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캐나다 영주권자인 조씨는 2007년 임모씨로부터 서울 서초동의 한 아파트를 보증금 3억3000만원에 임차해 국내거소신고를 마치고 거주해왔다. 그러나 2011년 아파트에 대한 법원의 임의경매 개시결정이 내려졌고, 조씨는 임차인으로서 권리신고를 했다. 원고 이씨는 경매에서 아파트를 낙찰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조씨에게 아파트를 인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조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소송으로 번졌다. 소송에서는 재외국민인 조씨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갖고 있는 지가 쟁점이 됐다. 조씨는 "재외국민으로서 주민등록법에 따른 전입신고를 할 수 없어 재외동포법에 따라 국내거소 신고를 했다"며 "이는 재외동포법에 따라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를 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한 임차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외동포법 제9조는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주민등록증,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외국인등록증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거소 사실증명으로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조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규정은 문언상 국내거소신고증이나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에 의한 사실증명에 갈음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률효과를 인정한다는 취지로까지는 해석되지 않는다"며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에 대해서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에 의한 법률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민등록은 거래 안전을 위해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인데 이해관계인 등의 열람 등을 허용하고 있는 주민등록법과 달리 재외동포법은 국내거소신고에 대해 열람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공시 기능도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의 국내거소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재외동포법을 개정해 제3자에 대한 공시 규정 등을 마련하는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재외국민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없다"며 "현행법에서는 재외국민은 전세권 설정등기와 근저당권 설정을 통해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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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장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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