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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변호사법 '수임제한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변호사법 제31조가 규정하는 수임제한 위반죄의 공소시효는 수임사무의 수행이 종료한 때가 아닌 수임계약을 체결한 때부터 진행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변호사법 제31조 1항 3호는 변호사는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면서 같은 법 제113조 5호는 이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관련 사건을 불법 수임한 혐의로 기소된 과거사위 비상임위원 출신 이인람(66·군법 4회) 변호사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 출신 김형태(66·13기) 변호사에게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8693). 이인람 변호사는 과거사위에서 퇴임하기 전인 2009년 12월 내지 2010년 1월께 소속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불법구금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한 허위 자백임'을 이유로 한 형사재심사건과 '불법구금'을 이유로 한 형사보상사건, '불법구금과 가혹행위 등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사건 등을 수임하고 3000여만원을 수임료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태 변호사는 2000~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며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직권조사개시 결정에 개입한 뒤 2007년 3월 14일경 관련 사건을 수임해 5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구 변호사법 제113조 4호(현행 변호사법 제113조 5호)가 같은 법 제31조 1항 자체를 위반한 행위를 구성요건적 행위로 규정하지 않고 같은 법 제31조 1항 중 '제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에 대해서만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이상, 입법 취지가 형벌법규인 이 조항을 '(관련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는 행위까지 포함해 해석하도록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수행'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확대 해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법 위반죄가 시간적 계속을 필요로 하는 계속범으로서 수임사무처리 종료 시에 범죄행위가 종료하는 것이라면 수임행위만을 하고 수행은 하지 않는 경우 범죄의 성립 여부 자체가 문제가 되고, 법무법인에서 수임에는 관여하지 않고 수행에만 관여한 변호사의 경우 공범의 성립과 관련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재판부나 상대 당사자의 사정 등 행위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소송이 지연되는 경우까지도 공소시효가 진행되지 않게 되어 불합리하다"며 "변호사의 사건 위임계약이 민사상 위임계약으로 계속적 계약의 성질을 지니고 그 종료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그 계약관계가 유지되고 선관주의의무 역시 계속되는 것이긴 하지만 금지의무를 위반해 형벌법규를 근거로 처벌하는 구성요건적 행위로서의 사건 수임과는 엄연히 구분해 살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제113조 4호를 위반해 같은 법 제31조 1항 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하는 행위는 의뢰인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해 사건을 수임함으로써 종료돼 변호사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고 수임한 후 추가적인 행위의 계속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기에 변호사법 제31조 1항 3호에 따른 사건을 수임함으로 인한 같은 법 제113조 4호 위반죄는 수임행위의 완료 시점인 의뢰인들과 위임계약을 체결한 시점으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한다"며 "이인람 변호사의 경후 공소시효가 5년, 김형태 변호사의 경우 공소시효가 3년인데, 이 사건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각 5년과 3년이 지난 2015년 7월 14일에 제기됐으므로 면소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2심도 "원칙적으로는 변호인 선임 효력은 당해 심급에 한정되므로 심급별로 새로운 수임계약이 체결됐다면 각 수임계약별로 별죄가 성립해 체결시로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관련 규정이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인 위임계약 체결을 금지하고 있지 않은 이상 당사자의 의사가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으로 1개의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각 심급과 무관하게 최초 위임계약 체결시 1개의 변호사법 위반죄가 성립하고 그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며 "이들이 의뢰인과 체결한 각 위임계약은 전체 심급에 관해 포괄적으로 체결된 1개의 계약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므로 최초로 계약이 체결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고, 이들의 수입제한 위반으로 인한 변호사법위반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본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이인람·김형태 변호사에 대해 면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과거사위 상임위원 출신 김준곤(67·20기) 변호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과거사위 조사국장 출신 이명춘(63·33기) 변호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도 각각 확정했다(2017도18693). 김준곤 변호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사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납북귀환 어부에 대한 간첩 조작 의혹 사건 15건을 조사한 뒤 관련 소송 사건 40건을 수임해 수임료 24억7000만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변호사가 2009년 11월 과거사위에 재직하며 알게 된 비밀 정보를 이용해 수임 계약을 맺고 수임료 1억3900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1심은 김 변호사와 관련해 13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김 변호사가 과거사위에서 일하며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수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를 챙긴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2009년 11월 10일경, 2010년 4월 29일경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의혹 사건과 관련해 형사재심·형사보상·손해배상사건에 대해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서는 "김 변호사의 변호사법 제113조 4호 위반죄는 공소시효가 5년인데, 공소는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부터 5년이 지난 2015년 7월 14일 제기됐다"며 면소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김 변호사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법률사건을 수임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공무원으로서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33082만여원을 선고했다. 이명춘 변호사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과거사위에서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등 3건을 조사한 뒤 관련 사건 9건을 수임하고 1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1심과 2심은 "이 변호사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수임료가 과다하지 않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두 변호사와 관련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변호사법
수임제한
수임계약
박수연 기자
2022-01-14
형사일반
[판결] '美대사관저 기습 월담 시위' 대진연 회원들, 집유 확정
2019년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진연 회원 김모씨 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200시간 씩의 사회봉사를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8811). 김씨 등은 2019년 10월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을 요구한 해리스(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 한국지사 사무실을 찾아가 퇴거요청에 불응한 채 일본 전범기업들의 과거사 배상을 요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되고 담을 넘어 미국 대사관 숙소 앞쪽 테라스까지 들어간 이상 주거침입도 명백하게 인정된다"며 "피고인들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하지만 헌법상 보호받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타인 소유 건물에서 집회를 개최할 권리까지 보장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수인한도를 넘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시위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고, 목적 달성을 위해 이러한 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긴급한 사정이 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해 확정했다.
대사관
대진연
시위
업무방해
박수연 기자
2021-12-13
헌법사건
"위헌소원 인용돼도 당해 소송사건만 재심 허용… 헌법재판소법 합헌"
위헌소원이 인용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에만 재심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비(非)형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효력은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는 같은 법 제47조 2항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950년 발생한 나주경찰부대 사건 희생자의 유족인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6항, 제47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40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최근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2009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헌재가 2018년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 및 4호 관련 사건에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을 적용하던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을 일부위헌으로 결정했다(2014헌바148등). A씨 등은 이 결정을 근거로 2019년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재판 중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은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6항은 '5항의 경우 및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제45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또 제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2항은 비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장래효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 소급효를 인정해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 해석을 통해 예외적 소급효를 인정하는 규정으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 내지 정의의 요청'과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요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 이를 준용하는 장래효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등은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 조항의 적용을 받아 청구기각의 확정판결을 받은 탓에 2018년 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되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 오히려 청구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됐지만, 위헌결정의 효력과 재심에 관한 일반조항인 장래효조항과 재심사유조항에서 개별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체계상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의 형량·조화가 필요한 사정을 고려할 때 이사건 유형에서의 국가배상청구를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입법론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재심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피해자·유족에게 특별재심을 허용해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들이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의 범위와 위헌결정의 효력을 불합리하게 제한하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는 물론 그 밖의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도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구제될 수 있게 되었음에 반해, 청구인들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배상을 청구했지만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의 적용을 받아 패소 확정된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는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을 수 없게 됐는데, 이는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청구인들'을, '그렇지 아니하였던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유족'보다 권리구제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부여하는 사법제도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자'에 대해 기존의 위헌법률이 적용된 결과를 용인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될 국가의 법적 안정성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와 위헌결정의 효력 범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함으로써 청구인들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재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므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른 법적 안정성의 보장 필요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문제된 사안으로, 향후 국회의 개선입법 여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기본법
과거사정리위원회
손해배상
헌법재판소법
박수연 기자
2021-11-30
민사일반
[판결] 민주화보상법 따라 보상금 받았더라도 ‘재판상 화해 간주’는 위헌
유신정부 시절 발령된 '긴급조치 1호'의 피해자 오종상(80)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과거사 피해자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경우 국가와 화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재판상 화해 간주'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최근 오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재심(2018재다50230)에서 재심대상판결(종전 대법원 판결) 중 원고(재심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오씨는 지난 1974년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고생에게 "유신헌법 아래에서는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중앙정보부에 강제연행돼 고문을 받았다. 오씨는 기소돼 1975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1977년 7월 만기 출소했다. 오씨는 2000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생활지원금 4200여만원을 받았다. 이후 2007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오씨의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 대해 "국가는 피해자 오씨와 그 가족에게 사과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실규명결정을 했다. 오씨는 재심을 통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가족들과 함께 2011년 7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오씨의 가족들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오씨의 청구는 각하했다.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은 것이 재판상 화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해배상청구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종상씨의 국가 상대 재심에서 원고패소 판결 취소 2심은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에까지 미친다고 하더라도 오씨 등이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위자료 손해와는 무관한 것이라 봐야 한다"며 국가는 오씨 본인에게도 1억1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오씨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생활지원금 4200여만원을 받아 오씨와 국가 사이에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만큼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면서 원심을 깨고 파기자판으로 오씨에게 패소 판결했다(2013다200759). 대법원은 당시 민주화보상법상 화해 간주 규정에 대한 오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기각했다. 이에 오씨는 헌법소원을 냈는데, 2018년 8월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금은 재산적 피해와 관련한 것이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나 보상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나 유족 등이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여전히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당 조항에 대해 일부위헌 결정했다. 오씨는 이 위헌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원심(서울고법 2012나43159)이 오씨에 대해 인정한 위자료 액수가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심법원이 갖는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과소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원심의 위자료 산정 과정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채무에 대해 그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봐야 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명예회복
긴급조치
오종상
유신정부
정신적피해보상
민주화보상법
박수연 기자
2021-10-21
헌법사건
‘춘천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등 국가 부작위 헌법소원 각하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피해와 명예 회복, 가해자와의 화해를 위해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가 적법해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 중 어느 것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각하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선언했다. 헌재는 춘천강간살인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1월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 증거조작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하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던 A씨와 그 가족이 국가(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1034)을 최근 각하했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는 이석태 재판관이 회피해 재판관 8명이 심리에 참여했다. 헌재는 △절차 계속 중 사망한 진실규명 사건의 피해자가 본인의 명예회복과 가해자와의 화해 권유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의 부작위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절차 종료선언을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금전적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국가가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해서는 4(각하)대 4(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A씨 측은 수사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이 2014년 6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2016년 12월 국가가 과거사정리법 제34조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올해 3월 사망하자, 일부 유족이 소송을 수계했다. 헌재는 심판청구 가운데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되지만,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은 심판절차 종료된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화해 권유않은 부작위는 각하·위헌 4대4로 헌재는 "A씨의 심판청구 중 관련 기본권의 성질상 승계가 허용되는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를 신청한 청구인들이 수계하고, 관련 기본권이 그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이어서 승계가 허용되지 않는 명예회복 부작위와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의 심판절차는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배상조치 부작위 관련에 대해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부존재하는 이상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헌법이나 헌법해석상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고,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1항이나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도 피청구인들이 국가에 직접 금전적인 피해의 배상이나 보상,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명예회복 관련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작위의무는 존재하지만 이미 이행되었기 때문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며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됐고 형사보상금이 지급됐으며 그러한 결정이 관보에 게재됐을 뿐 아니라 과거사위가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 요지가 첨부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사 보고서를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A씨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가 이행된 것으로 보여, 국가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일반적인 형사소송절차나 형사보상절차로는 충분히 회복될 수 없으며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에 발간 조사보고서가 게시되고는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일반인들이 찾아보기 어려워 이를 피해자나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 화해권유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최종 각하 결정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재판관들의 각하 의견과 위헌 의견이 4대 4로 동수를 이뤘는데, 이 경우 주문을 어떻게 표시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해 재판관 5명이 각하 의견을, 재판관 3명이 기각 의견을 제시해 최종 주문이 각하로 결정됐다. 주문표시 의견에서 5대3으로 ‘기각’ 아닌 ‘각하’ 결정 이에 대해 헌재는 "국가는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진 사건의 일괄 처리를 위한 이행계획 수립이나 포괄적인 국가 사과 등을 계획·추진하고 있으며, 가해자들에게도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를 송달하는 등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등 작위의무를 이행했고, A씨가 사망한 이상 국가가 유족인 청구인들에 대해 이러한 작위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위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유족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경찰청장, 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 모두 A씨에게 직접 사과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이 없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위령시설 준공 시점 등에 과거사와 관련해 일괄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것만으로 사과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가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헌재는 또 이 경우 주문 표시와 관련해 "소송요건의 선순위성은 소송법의 확고한 원칙으로 헌법소원 심판에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에 대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며 "심판청구가 적법성을 충족한 것인지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과반수에 이르지 않은 이상 심판청구를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문형배·김기영 재판관은 "헌법 제113조 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23조 2항 본문에 비추어 볼 때, 적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인 각하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각하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과반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헌재는 청구를 각하할 수 없다"면서 "또한 화해권유 부작위가 유족인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헌법 제113조 1항, 헌재법 제23조 2항 단서 1호에 규정된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해 인용결정도 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기각'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과거사정리법이 정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 가해자와 피해자·유족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해야 할 의무가 선언적인 명목상의 의무가 아니라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임을 인정했다"며 "특히 작위의무 이행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지만 국가가 피해자 등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대해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정부
국가배상법
과거사정리법
법무부
형사보상법
명예회복
화해권유
박수연 기자
2021-10-06
민사일반
[판결] 5.18 보상법 따라 피해보상 받았어도
5·18보상법에 따라 피해보상을 받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도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5·18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2019헌가17)에 따른 첫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5·18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을 받았더라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추가로 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와 그 가족이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25936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80년 5월 서울 중구의 한 인쇄소에서 '구속인사 석방', '5·18 이전으로의 복귀' 등을 주장하는 유인물 1000부를 사전검열 없이 출판하고 배포할 것을 모의한 혐의(계엄법 위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1994년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심의위원회로부터 수형일수 형사보상금과 생활지원금 등 명목으로 9980여만원을 보상받았다. 이후 A씨는 과거 형사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A씨의 행위는 전 전 대통령 등의 헌정질서 파괴범죄 행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것으로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2012년 무죄를 확정했다. 이에 A씨와 가족들은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앞서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한 것은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 일체에 대해 (국가 등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가에 대한 위자료 청구 부분을 각하했다. 또 "영장 없이 A씨가 체포됐다는 점만으로는 위법한 체포라 단정할 수 없고, 국가가 A씨를 체포·구금·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나머지 청구도 기각했다. 2심도 재판상 화해가 성립됐다고 판단했다. 2심은 또 A씨가 당한 체포·구금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긴 하지만 "A씨가 석방된 1982년부터 5년이 훨씬 지난 2012년 8월 소가 제기돼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헌재가 2021년 5월 선고한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보상법의 옛 이름) 제16조 2항의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2019헌가17)은 법원에 대해 기속력이 있어 구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을 받았더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재판상 화해는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5·18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으면 더 이상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없었다. 헌재는 5·18 보상법이 정신적 손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해자가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올해 5월 위헌 결정했다. 국가를 상대로 한 5·18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위자료 청구소송 길이 열린 것이다. 대법원은 또 "2018년 8월 헌재는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는데(2014헌바148 등), 위헌결정의 효력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이나 4호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위헌결정 당시까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미친다"며 "따라서 그러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2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 또는 국가재정법 제96조 2항(구 예산회계법 제71조 2항)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 등의 손해배상청구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4호에서 말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에 해당하고, 이 사건 위헌결정이 선고되기 전에 원고 측 소가 법원에 계속 중이었으므로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2항이나 구 예산회계법 제71조 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766조 1항이 정한 주관적 기산점과 이를 기초로 한 단기소멸시효만이 적용될 수 있을 뿐"이라며 "원심이 이 사건 위헌결정에 따라 효력이 없게 된 장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A씨 측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것은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5·18보상법
손해배상
정신적손해배상
광주민주화운동
불법구금
박수연 기자
2021-08-24
민사일반
[판결] "국가, '영덕 국민보도연맹 사건' 유족에 위자료 지급하라"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 6·25 전쟁 전후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법원이 또 한번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원석 부장판사)는 A씨 등 6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79551)에서 최근 "국가는 원고들에게 위자료 합계 11억5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국군과 경북 영덕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영덕 지역에 있는 국민보도연맹원들을 구금한 뒤 이들의 상당수가 장차 북한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며 울진 앞바다 등지에서 집단 학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9월 영덕 보도연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당시 120명이 희생됐다고 확정했다. 과거사정리위는 이외에도 경북 영덕 지품면 민간인 희생 사건에서 34명이, 안동 부역혐의 희생 사건에서 64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이에 A씨 등 희생자 유족들은 2019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거사정리위는 진실규명 결정을 하면서 신청인들과 유족들, 피해 상황을 목격한 참고인들의 진술, 국회 양민학살보고서 등 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희생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없이 단순히 국민보도연맹원이라거나 빨치산·인민군에 협조했다는 의심만으로 경찰·군인들에 의해 아무런 법적절차 없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어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과거사정리위의 진실규명결정 내용과 모순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며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참고인들 진술 외에 희생자들이 군경에 의해 희생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공무원들의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이자 헌법상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2018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2014헌바148)과 대법원 판례(2018다233686) 등을 참조해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들은 모두 한국전쟁 전후로 발생해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국가에 의한 집단살해라는 특성상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진실규명 결정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정확한 실체나 사실관계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원고들은 진상규명 결정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소를 제기해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들과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 및 어려움, 전쟁이라는 국가 존망의 위급 시기에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각 사건 희생자들에게 8000만원, 그 배우자에게 4000만원, 부모·자녀에게 800만원, 형제자매에게 400만원을 위자료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국민보도연맹
625전쟁
국가배상
희생자
유족
이용경 기자
2021-07-01
형사일반
[판결] '美대사관저 기습 월담 시위' 대진연 회원들, 항소심서도 징역형
주한 미국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송혜영·조중래·김재영 부장판사)는 24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진연 회원 김모씨 등 4명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200시간 씩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2020노1403). 김씨 등은 2019년 10월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을 요구한 해리스(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 한국지사 사무실을 찾아가 퇴거요청에 불응한 채 일본 전범기업들의 과거사 배상을 요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고,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와 저항권 행사라고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 실정법상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면 죄책을 피할 수 없다"며 "인쇄물과 현수막을 준비해 범행에 사용하고, 범행 시각이 피해자의 업무시간이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고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업무방해
미국대사관
시위
대진연
이용경 기자
2021-06-24
민사일반
[판결] “국가, ‘구로공단 농지강탈’ 피해 농민 등 56명에 518억 지급하라”
1960년대 초 구로공단 조성 과정에서 정부에 강제로 농지를 빼앗기고 소송사기범으로까지 몰렸던 농민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500억원대의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됐던 피해 농민들의 유족 등 5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19690)에서 "국가는 유족들에게 총 518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구로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 의혹 사건은 박정희정권이 구로공단 조성을 위해 농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소송 사기 혐의를 뒤집어 씌워 조작한 사건이다. 농민 A씨 등은 해방 이후 구로구 일대 토지 일부를 국가로부터 농지분배를 받아 1950년부터 1952년까지 상환곡을 납부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 땅이 서류상 군용지였다며 1953년 소유권을 주장하자 국가는 A씨 등이 낸 상환곡을 수령하지 않았고, 이후 1961년 9월 구로수출산업공업단지(구로공단)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A씨 등이 농사를 짓고 있던 땅을 포함해 약 30만평을 강제수용하고, 이 곳에서 농사를 짓던 주민들을 내쫓았다. A씨 등은 이 땅이 1950년 4월 농지개혁법에 따라 적법하게 분배 받은 것이라며 1964년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다시 농민들의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은 1968년 7월 재상고심에서 다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서울고법은 결국 농민들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은 1973년 이를 확정했다. “해방이후 분배받은 농지 수분배권 상실” 원심확정 한편 1968년부터 농민들에게 소송사기 혐의를 뒤집어 씌워 수사를 했던 검찰은 1970년 7월부터 농민 68명에 대해 사기와 위증 혐의 등으로 강제연행하고 240명을 수배하며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104명으로부터 민사소송 취하 또는 권리포기를 받고 석방·불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과 민사소송 심리 과정에서 증언한 공무원 등 41명이 기소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6년 "국가의 공권력 남용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결정했고, 농민들은 형사사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2013년 A씨 등은 "분배농지 시가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 농민들이 구로 분배농지의 수분배권(상환곡 납부를 조건으로 분배농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권리)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고, 농지분배가 위법하다고 본 대법원의 판결이 법관의 직무상 위법행위에 기한 위법한 판결이라고 볼 수도 없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원고들이 국가로 인해 구로 분배농지에 대한 수분배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됐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국가는 51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당시 법관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앞서 소송사기 관련 판결을 했던 법관들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직무수행 기준에 현저히 위반해 판결을 선고했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했다. 대법원은 "수분배권을 국가의 불법행위로 상실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구로공단
수분배권
소유권
농지
변론종결
농지분배
손해배상
확정판결
박미영 기자
2021-04-28
헌법사건
"민청학련 피해소송 대법원 판결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대법원이 유신정권 시절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피해자들에게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더라도 이는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고(故) 제정구 전 국회의원의 유족들이 "긴급조치 관련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2014헌마1175)을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제 의원은 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비상고등군법회의에서 긴급조치 위반 등을 이유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제 전 의원에 대한 재심이 이뤄졌고, 지난 2011년 3월 무죄를 확정 받았다. 제 전 의원의 유족들은 재심 무죄 판결을 근거로 2012년 1월 국가에 손해배상청구소송 냈지만, 대법원은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11년 3월부터 6개월 내에 소를 제기해야한다"며 2014년 11월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패소 판결했다. 이에 유족들은 "대법원 판결은 재산권, 평등권,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2014년 12월 헌재에 재판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법원의 재판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된다"며 "청구인들이 취소해달라는 판결은 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원칙적으로 재판소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헌재는 "이 조항 가운데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부분은 헌재가 위헌으로 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해석해(2016헌마33)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 헌법재판관은 "대상 판결은 국가가 긴급조치 제1호, 제4호 등을 통해 권력을 위헌적으로 남용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침해하는 총체적 불법행위를 자행한 경우임에도 법원이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한 재판에 해당된다"며 "따라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예외적인 재판에 해당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인하기 위해 시효정지기간 6개월을 준용한 것은 그 법리가 지나치게 불합리해 국민의 손해배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만들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판단재량의 한계를 넘어 헌법이 보장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했다"며 "대상 판결은 도저히 그 부정의함을 묵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했으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신정권
용공조작사건
국가배상
긴급조치
손현수 기자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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