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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진단 않고 편지만 본 뒤 처방전 17회 교부<br> 법원, "원격 처방 엄격 제재 필요"
[판결] 수형자 편지만 보고 약 처방한 의사… 법원 "자격정지 정당"
수형자에게 편지만으로 증상만 전해 듣고 직접 진단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해 준 의사에게 보건복지부가 내린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편지를 보낸 수형자들 중에는 마약사범이 포함돼 있었고 일부 향정신성의약품도 처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당시 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7일 A 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소송(2022구합8864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교도소 수형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편지로만 증상을 전달받았음에도 처방전을 총 17회 교부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2022년 A 씨에게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처방전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 판단을 표시하는 것이며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다"며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은 의사가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는 엄격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경우 환자의 증상과 맞지 않는 약이 처방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 씨가 처방한 의약품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것도 포함돼 있는데, 이는 특성상 오남용의 우려가 있고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도 A 씨의 위반행위를 엄격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료인 업무가 국민의 생명·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A 씨가 받게 될 불이익은 의료법 위반행위 규제의 공익성보다 결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처방전
의사
자격정지
수형자
대면진료
박수연 기자
2024-03-17
형사일반
출소 하루 앞두고 재구속
[판결] '미성년 연쇄 성폭행' 김근식, 징역 5년 확정… 2027년까지 수감
미성년자를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한 김근식에게 징역 5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김근식은 2022년 10월 출소를 하루 앞두고 과거 미성년자를 추행한 혐의로 재구속됐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김근식은 2027년까지 복역하게 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김근식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7481). 김근식은 지난 2006년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당시 8살인 피해 아동을 혹행·협박해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16년간 미제로 분류됐다가 검찰의 전수 조사로 뒤늦게 범인이 김근식임이 확인됐다. 김근식은 또 2019년과 2021년 7월 전남 해남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교도관을 밀치고 협박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도 받는다. 앞서 김근식은 2000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죄로 징역 5년을 받았다. 2006년 출소한 이후에도 그해 5~9월 수도권 지역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연이어 성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수감 중에 동료 재소자를 두 차례 폭행해 형기가 일부 늘어나 2022년 10월 17일 출소가 예정됐다. 김근식은 출소 후 경기도 의정부 소재의 갱생 시설에 거주할 계획이었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며 의정부시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검찰이 김근식 출소 하루 전인 10월 16일 과거 강제 추행 혐의를 추가로 확인해 구속했다. 이날 징역 5년이 확정되면서 김근식은 2027년 10월까지 복역하게 됐다. 1심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밖에 복역 중 교도관과 동료 재소자들을 폭행한 혐의(상습폭행·공무집행방해)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2심은 형량을 늘려 강제추행 혐의에 징역 4년, 상습폭행·공무집행방해 혐의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1,2심 모두 검찰의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근식과 검찰이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근식
미성년자
성폭행
강제추행
아동성폭행
박수연 기자
2024-02-08
형사일반
[판결] 프로그래머 구타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징역 17년 확정
태국 파타야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프로그램 개발자를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일명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9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조폭 조직원 김모(39) 씨에게 징역 17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6953).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의 고의, 사체유기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조폭 조직인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 김 씨는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도박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인 피해자 임모(사망 당시 24세) 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또 범행 후 파타야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임 씨의 시체가 있는 차량을 두고 도주해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직후 김 씨는 베트남으로 도주했고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와 공조수사 끝에 2018년 4월 김 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피해자 임 씨는 당초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태국 현지로 건너갔지만, 프로그램 개발이 늦다는 이유 등으로 김 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공범 윤모 씨와 함께 살인을 저질렀는데, 윤 씨는 2015년 태국 경찰에 자수해 살인 및 마약 판매·복용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1심은 김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태국에서 이뤄진 범행 특성상 직접 증거가 많지 않다면서도 간접 증거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도 김 씨가 임 씨의 머리 부위를 직접 폭행하진 않았지만 수차례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차량 이동 과정에서 피해자를 둔기로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방치했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 씨는 대법원에 상고하며 태국 법원 판사가 작성한 윤 씨의 증인 신문 조서를 유죄 증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했지만 대법원은 "증인 신문 조서 번역본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에 의해도 원심의 유죄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면서 "적법한 상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임 씨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김 씨의 주장도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살인
사체유기
간접증거
안재명 기자
2023-11-09
형사일반
[판결] 고지 않고 2주 앞당겨 선고…대법 "방어권 침해, 다시 재판"
형사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선고 기일을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선고했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총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4371). A 씨는 '차를 대신 팔아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4억5000만 원 상당의 돈과 차를 가로채고 145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기소된 혐의 중 일부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다른 사건과 시기가 겹쳐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징역 2년과 징역 6개월로 분리해 선고했다. A 씨가 항소하면서 춘천지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2심은 올해 3월8일 첫 재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일을 4월7일로 지정해 고지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돌연 선고기일을 3월24일로 변경하면서 A 씨에게 따로 고지하지 않았다. 교도소에 있던 A 씨는 교도관 지시에 따라 법정에 출석해 항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장은 공판기일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 피고인을 소환해야 하며 검사·변호인에게도 기일을 통지해야 한다. A 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선고기일로 지정되지 않았던 일자에 판결 선고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원심판결의 선고기일이 양형에 관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었다며 "변론 종결 시 고지됐던 선고기일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사전에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급박하게 변경해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심이 A 씨의 여러 범행 간 경합 관계를 잘못 판단한 점도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선고기일
방어권
변호권
박수연 기자
2023-07-26
형사일반
[판결] 무기징역 복역 중 동료 수용자 살해한 20대…대법 "사형은 부당"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동료 수용자를 살해한 20대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이 파기됐다. 중형으로 처단해야 할 사정은 있지만 다른 유사사건과의 양형 균형상 사형은 무겁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043). A 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4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이 적시한 양형사항에는 A 씨에게 유리한 정상이 포함돼 있음에도 양 측면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평면적으로 불리한 측면만 참작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A 씨는 범행 당시 26세였는바, 20대의 나이라는 사정은 종래부터 다수 판례에서 사형 선고가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정 중 하나로 밝혀왔고 교도소의 특성상 교정기관이 예측할 수 없던 상황으로 수용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A 씨가 C 씨 유족에게 금전적 배상 등을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으나 A 씨와 같이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어 합의를 할 여력이 없는 경우엔 그러한 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재판 중 자살을 시도한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금전적 배상 또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서 (A 씨 자신이)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을 모두 종합하더라도 A 씨를 중한 형으로 처단해야 할 사정이 있다고 수긍할 순 있겠으나 사형의 선택기준이나 다른 유사사건과의 일반적 양형의 균형상 원심의 사형 선택은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2019년 12월경 강도살인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 수감돼있던 A 씨는 2021년 12월 같은 방에 수감된 B 씨 등과 함께 C 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등은 C 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 등은 모두 스트레스 해소와 단순 재미를 위해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C 씨에게 폭력을 행사해 사망하게 했다"며 "특히 A 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르고 2년 만에 교정시설인 교도소에서 범행을 주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살인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수용 중에 살해한 점에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향후 형벌 예방적 측면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사형
살인
수용자
한수현 기자
2023-07-13
국가배상
민사일반
서울중앙지법, 원고일부승소 판결
[판결] "국가, '화성연쇄살인' 누명 쓴 윤성여 씨에게 18억 배상해야"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사진) 씨에게 국가가 18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김경수 부장판사)는 16일 윤 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합543272)에서 "국가는 윤 씨에게 18억 6911만 8999원을, 윤 씨의 형제자매 3명에게 각각 1억 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 자택에서 자고 있던 박모(당시 13세)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윤 씨의 나이는 21세였다. 1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던 윤 씨는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고문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윤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윤 씨는 20년간 복역 후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그러던 중 해당 사건의 진범인 이춘재가 2019년 10월 부산교도소에서 범행을 자백하자,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윤 씨는 재심을 청구해 2020년 12월 무죄를 확정 받았다. 이후 윤 씨와 그의 형제들은 2021년 6월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 체포, 구금, 가혹행위 등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수사의 위법성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에 대해 "구금기간 동안 보통 인부 소득 상당의 일실수입은 1억 3005만 743원이고,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에 따른 고통의 내용과 정도, 유사한 사건의 재발 억제·예방 필요성, 유사한 국가배상 판결에서 위자료 인정금액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40억 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씨가 지급받은 형사보상금 25억 1721만 3600원을 공제하고 일실수입에 대한 지연손해금, 일실수입 원본, 위자료 원본의 순서로 차례로 공제하면 고유 위자료는 18억 1911만 8999원이 남는다"며 "윤 씨의 부친에게 인정된 위자료 2억 원에 대한 상속분은 윤 씨를 포함한 형제자매에게 5000만 원씩 인정되므로, 국가가 윤 씨에게 배상할 금액은 18억 6911만 8999원"이라고 판시했다. 윤 씨의 형제자매 3명에 대해서는 고유 위자료로 5000만 원, 상속분 5000만 원을 인정해 국가가 이들에게 각각 1억 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이춘재
형사보상
화성연쇄살인
이용경 기자
2022-11-16
국가배상
민사일반
국가 배상책임 인정
[판결] 대법원 "수용자 1인당 2㎡ 미만 과밀수용은 위법" 첫 판결
구치소나 교도소 등 교정시설 수용 면적이 수용자 1인당 2㎡에 미달하는 위법한 과밀수용에 해당하므로 국가가 수용자에게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가가 수용자를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에 따른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한 거실에 과밀 수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점을 밝힌 첫 대법원 판결이다. 5년 만에 확정된 이번 판결로 비슷한 소송의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거나 1,2심 판단이 미뤄지는 현상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부산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6677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14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인간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이면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교정시설에 수용자를 수용하는 행위는 수용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수용자 1인당 도면상 면적이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되었는지를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원고들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 밖의 수용률 폭증 때문에 잠시 과밀수용 상태가 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과밀수용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라고 덧붙였다. 2014년 1심은 A 씨 등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017년 2심을 맡은 부산고법은 A 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성인 남성의 신체조건 등을 고려할 때 교정시설 수용 면적이 수용자 1인당 2㎡에 미달한다면 수인한도를 초과해 위법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각 위자료 150만~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교정시설에 있는 수용자들이 "과밀수용돼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잇따라 손해배상소송을 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2013헌마142)이다. 헌재는 당시 구치소 1인당 수용면적이 1㎡ 남짓인 0.3평에 불과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박한철 소장과 김이수·안창호·조용호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수형자 1인당 적어도 2.58㎡(0.78평) 이상의 수용 면적이 확보돼야 한다"며 법무부에 "5~7년 이내에 이런 기준을 충족하도록 교정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2017~2018년 구치소에 수감됐던 B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손해배상소송 사건에서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2020다253287).
교정시설
과밀수용
국가배상
박수연 기자
2022-07-15
형사일반
[판결] '116억대 사기 혐의' 가짜 수산업자, 징역 7년 확정
가짜 수산업자 행세를 하며 116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4157).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김 씨는 과거 법률사무소 사무장을 사칭해 여러 피해자들로부터 개인회생 업무 처리를 빌미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 받고, 그 형 집행을 받던 중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바 있는데, 누범기간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이전의 범행으로 수감돼 있던 중 알게 된 피해자 송모 씨와의 친분을 기화로 다수의 피해자들을 알게 됐고 이들을 상대로 사기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이 합계 11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대부분 현재까지 피해를 회복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기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 등을 살펴보더라도 조직폭력배 출신인 부하직원을 이용해 불법 채권추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 등으로 그 내용이 좋지 않아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김 씨는 (이전에) 사기범행을 저질러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음에도 출소 후 누범기간 중 지위와 신분을 사칭하고 허위 재력을 과시하면서 치밀하고 계획적인 방법으로 사기범행을 저질렀다"며 "그 수단과 방법은 물론 피해자가 7명에 달하고 피해액이 116억원에 이르는 점 등을 볼 때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다만 "사기 부분을 모두 인정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감안해 일부 감형하기로 한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18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선박 운용사업과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랭한 오징어) 매매사업에 대한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7명으로부터 총 116억24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2021년 4월 구속기소됐다. 김 씨는 피해자들에게 수개월 안에 3~4배의 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2016년 11월에도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알게 된 언론인 출신 송모 씨와 송 씨로부터 소개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이용경 기자
2022-07-14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판결] '성매매·상습도박 등 혐의' 가수 승리, 징역 1년 6개월 확정
성매매 및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그룹 '빅뱅' 출신의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2570). 이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상습적으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코스모폴리탄호텔 카지노 2층 룸에서 일행들과 함께 총 8차례에 걸쳐 미화 188만3000달러(한화 약 22억2100만원) 상당의 판돈으로 바카라(bacara)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바카라 도박에 참여해 한 판에 약 500달러~2만5000달러를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또 2017년 6월 도박을 하기 위해 외국환거래 신고를 하지 않고, 카지노 운영진으로부터 미화 100만달러(한화 약 11억7950만원) 상당의 칩을 대여받아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외국환거래에 관해 10억원을 초과하는 금전대차 등의 자본거래를 하려면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씨는 이 밖에도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의 투자 유치를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매매를 알선하고 자신도 성 매수를 한 혐의,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클럽 '버닝썬'의 자금 5억28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직원들의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삿돈 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씨는 2015년 12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은 뒤 이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알려 조폭을 동원해 위협을 가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2020년 1월 이씨에게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상 성매매알선 및 성매매,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특수폭행 교사 등 총 9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하지만 이씨가 같은 해 3월 군에 입대하면서 사건은 5월 무렵 군사법원으로 이송됐다. 1심을 맡은 보통군사법원은 2021년 8월 이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인정, 징역 3년에 추징금 11억5600여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초 같은 해 9월 병장으로 만기 전역할 예정이었던 이씨는 병역법 제18조 4항 1호에 따라 전역보류 처분을 받고 육군 병장 신분으로 국군교도소에 미결 수감됐다. 항소심을 맡은 고등군사법원도 지난 1월 1심과 같이 이씨의 혐의 모두를 인정했으나, 이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카지노에서 사용되는 칩은 대외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몰수하거나 칩 상당액을 추징할 수 없다"며 별도로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카지노 칩이 외국환거래법 제30조에 따른 추징의 대상(대외지급 수단인 거래외화)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이씨는 상습도박죄를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각각 상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상습도박죄가 성립되는 지 여부와 △이씨가 외국환거래 신고 없이 카지노에서 미화 100만달러 상당의 도박용 칩을 대여받은 사안에서 칩을 몰수할 수 없는 경우 칩 대금 상당액을 외국환관리법에 의해 추징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외화차용행위로 인해 취득한 도박용 카지노 칩은 카지노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외국환거래법상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 대외지급 수단이 아니라고 봐 카지노 칩 상당액을 추징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어 "이씨가 행한 속칭 바카라 도박의 성질과 방법, 도박횟수, 도금의 규모 등 제반사정을 참작해 도박의 습벽이 인정된다고 봐 상습도박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며 이씨의 상고도 기각했다. 이날 형이 확정된 이씨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민간교도소로 이감된다.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는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시근로역에 편입한다'고 규정한다. 이씨는 내년 2월까지 복역할 것으로 보인다.
상습도박
승리
버닝썬
이용경 기자
2022-05-26
노동·근로
행정사건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판결] "부하 직원에게 업무 떠넘기고 근무시간에 승진 공부… 감봉 처분 정당"
부하 직원에게 업무를 떠넘기고 근무시간에 승진 공부를 한 공무원에게 감봉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최근 교정공무원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744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8년 9월 B교도소 총무과에서 근무하던 C씨는 통상적인 보직기간이 만료하기 전 보안과로 전보신청을 했는데, 당시 B교도소 내에는 직속 상사의 이른바 '갑질' 때문이라는 소문이 났다. B교도소장은 총무과장에게 확인을 지시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지만 해당 소문은 허위사실로 판단됐다. 당시 조사를 받았던 D씨는 2019년 7월 법무부 갑질 피해 신고 지원센터에 A씨와 총무과장 등을 갑질 행위자로 신고했고, 이에 법무부 교정본부는 A씨 등 B교도소 내 직원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법무부 보통징계위원회는 조사 결과 A씨가 직원 채용 업무 중 일부를 인사업무와 무관한 부하 직원에게 전가하고, 직원 근무평정 자료를 다른 이들에게 나눠 입력하도록 하는 등 부당한 업무 전가를 했고 근무 시간 중에 승진 공부를 해서 태만하게 근무했다는 점을 들어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업무량이 많아 혼자만의 힘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웠다"며 "소속 팀에서는 업무분장이 나눠진 후에도 크게 얽매이지 않고 직원들이 상호 협력해 업무를 처리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채용업무 중 일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맡겨두는 등 성실하게 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담당자가 아닌 사람들로 하여금 근무평정 자료를 인사프로그램에 입력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총무과 인사계 소속으로서 법무부의 갑질 근절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는 데 부응하는 역할을 하고 이를 솔선수범해 지켰어야 함에도 이른바 갑질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A씨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의 내용과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하면 각 징계사유와 그 처분이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감봉
갑질
징계
한수현 기자
20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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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인터넷 댓글 전부로 보면 비방목적 인정 안돼”
판결기사
2024-03-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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