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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절도범이 가져온 고려 금동관음보살좌상 … 대법 "일본 관음사 소유"
금동관음보살좌상 <사진=연합뉴스> 일본에 있다가 절도범에 의해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은 일본에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다215590). 이번 사건은 2012년 한국의 절도범들이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의 불교사찰인 간논지(관음사)에 봉안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쳐 한국으로 반입하다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불상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몰수됐는데, 서산 부석사는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인 대전지법 민사 12부(당시 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2017년 1월 불상이 부석사의 소유라고 판결했다. 고려시대 서주 지역의 부석사와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동일한 사찰이며, 일본 관음사로 넘어가게 된 것은 도난·약탈 등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였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대전고법 민사 1부(당시 재판장 박선준 고법판사)는 올해 2월 부석사의 불상 인도 청구를 기각했다. 관음사 측은 소송에 보조참가 해 민사소송법 제76조에 따라 불상의 적법 양수와 취득시효 완성을 항변했다. 당시 재판부는 "부석사 측이 주장과 증거만으로는 1330년경 존재했던 서주 부석사와 동일성, 연속성을 가지고 현재까지 유지돼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된 조선 초기 사사(寺社)의 혁파, 고려 말 서주 지역의 왜구침략으로 인한 사찰의 소실 가능성 등을 볼 때 동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불상이 제작·봉안된 고려시대 사찰 '서주 부석사'와 서산 부석사를 같은 권리주체로 볼 수 없다는 하급심 판단은 잘못됐지만, 취득시효가 인정돼 소유권은 일본 관음사에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은 "일본 관음사의 취득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는 준거법인 일본 민법에 의하면 관음사가 불상을 시효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부석사는 불상의 소유권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도난
문화재
환수
금동관음보살좌상
안재명 기자
2023-10-26
민사일반
인터넷
지식재산권
[판결] 이전 직장의 뉴스레터 표절한 직원… 책임은?
이전 직장에서 발행하던 뉴스레터를 허락 없이 변경하고 이를 마치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개인 블로그에 올린 직원이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재판장 권오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16일 준법감시 관련 인증업체인 A 사가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89318)에서 "B 씨는 A 사에 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 씨는 준법경영 등에 대한 ISO표준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A 사에서 심사원으로 위촉돼 일하다 2019년 12월 계약이 해지돼 A 사를 떠났다. 이후 B 씨는 자체적으로 ISO인증 및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는데, 때마침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A 사의 뉴스레터 내용을 일부 변경해 올렸다. 당초 A 사는 매월 기존 고객사 등을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해왔다. 그런데 B 씨는 이 같은 뉴스레터 표지의 원 제목이나 연락처 등을 바꾸거나 삭제한 뒤 마치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블로그에 올려 문제가 됐다. A 사는 "B 씨의 저작권 침해로 매출액과 순이익 등이 감소했다"며 소송을 냈다. B 씨는 "제3자의 블로그에도 A 사의 뉴스레터가 게재돼 있었다"며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가 A 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B 씨는 저작물 이용에 관한 정당한 권원 없이 A 사의 저작물인 뉴스레터를 변경해 A 사의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했다"며 "B 씨는 뉴스레터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방법으로 카페 포털사이트의 서버에 고정시켜 A 사의 복제권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3자의 블로그에 A 사의 뉴스레터가 게재돼 있다고 해서 B 씨의 저작권 침해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B 씨가 주장하는 제3자는 A 사 소속 심사원으로서 회사의 허락을 받고 뉴스레터의 동일성을 유지한 상태로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B 씨의 저작재산권 침해로 A 사에 손해가 발생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산정하기는 어려워 저작권법 제26조에 따라 변론의 취지 및 증거 등을 참작해 상당한 손해액을 정하기로 한다"며 "A 사의 매출 규모와 B 씨의 침해 행태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A 사의 손해는 500만 원으로,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손해는 200만 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저작재산권
저작권
뉴스레터
복제권
이용경 기자
2022-10-10
기업법무
산재·연금
형사일반
[판결] 공사 도급 후 그중 일부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한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에 도급한 후 그 중 일부 공사를 다시 협력업체에 추가로 도급함으로써 직접 공사를 수행하지 않고 사업의 전체적 진행과정만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했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전력에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한전 충북지역 본부장인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560). 사업주가 분야별로 도급주고 전체 진행 총괄해도 사업주·수급인이 같은 장소서 행해지는 사업 해당 한국전력은 2017년 6월 충북 청주시에서 진행된 지장철탑 이설공사를 전기공사업체인 B사에 도급했다. A씨는 공사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근로자 위험방지 조치 업무를 총괄했다. B사는 착공 후 작업 중 감전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해 같은 해 11월 한전에 방호관 작업을 요청했고, 1주일여 뒤 한전은 내부절차를 통해 협력업체인 C사로 하여금 방호관 설치를 하도록 했다. 이튿날 한전은 B사에 비계 조립작업 지시했다. 그런데 같은 달 말 현장에서 B사 근로자 C씨가 사망했다. C씨는 전기공사 관련 자격이 없었는데, 절연용 보호구나 안전대 등 추락 방지용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전류가 흐르는 전선 인산 약 14m 높이에서 비계 조립작업을 하던 중 방전 전류에 감전돼 땅바닥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감전에 의한 쇼크로 사망했다. 한전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판부는 "2019년 1월 전부개정되기 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 2호에서 정한 '전문분야의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6호에서 정한 전문공사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준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공사를 의미하고, 해당 조항은 사업이 전문분야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데,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대부분을 도급했다가 그 중 일부를 다시 제3자에게 도급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韓電충북본부장 집유 확정 이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입법취지와 같은 조항 2호의 도급인에게도 산업재해의 예방에 필요한 조치의무를 지우기 위한 해당 조항의 개정 목적·경위에 고용노동부가 2012년 9월 작성한 '사업의 일부 도급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 적용 지침' 등을 종합하면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사업주가 각 공사 전부를 분야별로 나눠 수급인에 도급을 줘 자신이 직접 공사를 하지 않고 전체적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관리·감독만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한전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도급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한전에 벌금 700만원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도급
산업안전보건
산업재해
박수연 기자
2022-04-20
형사일반
[판결] 텔레그램 성 착취물 유포 '켈리' 신모씨, 징역 4년 확정
텔레그램 'n번방'과 유사한 대화방을 개설해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일명 '켈리' 신모씨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 및 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 공개 7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2215).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자정보의 동일성 및 무결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공소권 남용, 일사부재리 원칙, 영장주의 원칙 등을 위반한 잘못도 없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2019년 7~8월 다수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수백여개에 달하는 아동·청소년 음란물과 성인 출연 음란물을 배포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3년 8월부터 2017년 4월 사이 총 4차례에 걸쳐 자신의 주거지 등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동의 없이 성관계 장면 등을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해여성들의 얼굴이 명확하게 드러나 인격이 말살될 위험을 야기함과 동시에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범행"이라며 "신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진술거부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했고, 재범을 억제할 정도의 진지한 반성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 7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2심도 "신씨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아동·청소년 음란물과 성인 음란물을 배포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신체가 노출된 피해자들이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을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촬영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신씨가 정보통신망에 성인 출연 음란물 파일 19개를 파일 형태로 게시해 배포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던 1심을 뒤집고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앞서 신씨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아동·청소년 음란물 9만여개를 저장하고, 2500여개를 판매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1년이 확정된 바 있다.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음란물제작
음란물
음란물배포
켈리
이용경 기자
2021-11-25
민사일반
[판결](단독) 아파트선거관리위원회가 소송수행 했어도
당사자 능력이 없는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도 할 수 없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법원은 당사자를 선관위 대표자로 변경하는 것도 불허했다.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민사25-1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A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비용액 확정 항고심(2021라20610)에서 A아파트 선관위의 항고를 기각했다. B씨 등은 서울 노원구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3월 1일 이 아파트 선관위를 상대로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청 요지는 3월 5일 실시하는 해임투표 선거절차 및 해임투표 절차에 따른 보궐 선거절차를 중지하고 B씨가 A아파트 동별 대표자로서의 지위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지위에 있다는 것을, C씨 등이 A아파트 동별 대표자 지위에 있다는 것을 임시로 정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아파트 선관위가 입주자대표회의와 별도로 독립된 사단으로서의 규약 및 재정적 기초를 갖추거나 독자적 활동을 한다고 보기 어려워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없고,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B씨 등의 가처분 신청을 각하하면서 소송비용을 B씨와 C씨 등이 부담하도록 했다. 당사자 표시 정정도 동일성 인정 어려워 안돼 이에 A아파트 선관위가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하자 사법보좌관은 5월 "B씨 등은 각 6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B씨 등은 "아파트 선관위는 당사자능력이 없기 때문에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도 할 수 없다"며 맞섰다. 1심은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은 당사자 능력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은 당사자 능력이 없는 자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했다. 이번 항고심 재판부도 동일하게 판단했다. 서울고법 선관위 항소 기각 재판부는 "피고의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아 소송이 각하되고 그 상대방인 원고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소송의 상대방인 당사자 능력 없는 단체는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의 당사자 능력도 없다"며 "그 단체의 이름으로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하면 부적법한 신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아파트 선관위가 선관위 대표자로서 소송을 실질적으로 수행한 D씨로 당사자를 변경하고자 신청한 당사자표시정정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사자표시정정은 당사자로 표시된 자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그 표시를 변경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며 "당사자 능력과 관련해 표시정정이 허용되는 경우는 정정 전 표시와 정정된 표시 주체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주체로 명백히 잘못 표시됐다고 해석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자 능력 없는 단체인 아파트 선관위를 개인인 대표자로 변경하는 것은 동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아파트선관위
소송
한수현
2021-09-27
민사일반
[판결]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재심 무죄 확정일 기준
군사정부 시절 공안조작 사건 가운데 하나인 1987년 재일동포 간첩 사건에 연루된 남편 때문에 수사기관에 불법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불법행위인 구금이 해소된 때로 보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소멸시효 기산점을 남편이 재심 판결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때로 봐야 한다며 국가의 배상책임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장의균씨 부부와 한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06564)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씨는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인 북한 출신 조선인들과 접촉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1987년 7월 구속기소돼 1988년 8월 징역 8년과 자격정지 8년형이 확정됐다. 1995년 8월까지 복역하고 만기출소했다. 당시 장씨는 국가안전기획부 등에 영장 없이 불법 연행돼 감금된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의 부인 윤모씨와 민주동우회 간사였던 한씨 역시 영장 없이 임의동행 형식으로 강제연행돼 구금 상태에서 조사 받았다. 윤씨는 입건되지 않았고, 한씨는 불고지죄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씨의 재판에서 윤씨와 한씨의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됐다. 장씨는 이후 재심을 청구해 2017년 12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2018년 5월 장씨는 윤씨, 한씨와 함께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윤씨는 장씨의 배우자로서 받은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해서도 함께 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국가는 장씨에게 8억원을, 윤씨에게 2억원을, 한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윤씨와 한씨는 불법구금 상태가 해소된 1987년 7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며 "윤씨와 한씨의 피해는 수사과정에서의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으로 인한 것으로서 이들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와 장씨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는 별개인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로부터 3년이 지나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윤씨와 한씨가 국가의 불법구금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배상을 청구한 부분은 기각했다. 다만 윤씨에 대해서는 윤씨가 장씨의 배우자로서 위자료를 청구한 부분만 인용해 "국가는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당시 장씨 등에 대한 불법적인 수사 목적의 동일성, 이들 사이의 인적 연관성 및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장씨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이 취소된 이후에야 이들이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형사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3년 이내에 소를 제기한 이상 윤씨와 한씨의 청구에 관해 단기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윤씨와 한씨에 대해 유죄 확정 판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심을 통해 장씨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을 취소하는 법원의 공권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윤씨와 한씨가 수사 당시의 불법구금이나 가혹행위를 주장하면서 독자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씨에 대한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윤씨와 한씨에 대한 단기소멸시효도 장씨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윤씨와 한씨의 원심 패소 부분을 파기했다.
재일동포간첩사건
가혹행위
국가배상
간첩
박미영 기자
2021-05-18
행정사건
[판결] ‘무한→유한’ 조직 변경 법무법인, 기존 보유 차량 명의 변경해도
법무법인이 조직을 유한법무법인으로 변경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동차의 명의를 유한법무법인으로 바꾼 경우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인의 동일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소유자 변경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이정민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서울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2019구합80077)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법무법인은 2018년 법무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무한법무법인에서 유한법무법인으로 조직체제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자동차 27대의 명의도 새로 출범한 유한법무법인으로 바꾸면서 자동차의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해 산출한 취득세 약 4570만원을 납부했다. 이후 A법무법인은 서대문구청에 해당 자동차들은 새로 취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납부한 취득세에서 명의변경등록에 따른 등록면허세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인 4530만원을 환급해달라며 경정청구를 했다. 서대문구청은 조직변경으로 새로 설립된 유한법무법인이 자동차를 취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법무법인은 소송을 냈다. “법인의 동일성 유지 소유자 변동 있었다고 못 봐” 재판부는 "법무법인의 해산등기 및 법무법인(유한)의 설립등기에 관한 변호사법 제55조의2 제2항은 법무법인(유한)의 등기기록을 새로 개설하기 위한 절차 규정에 불과하다"며 "등기절차에 관한 이 규정에 따라 법인격의 동일성 인정 여부가 정해진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법이 법무법인과 법무법인(유한)에 대해 다르게 규율하고 있으나 이는 법무법인(유한)에 대해 구성원의 대외적 책임의 한도와 함께 인적·물적 규모와 자본충실을 위한 행위 제한 등을 달리 정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규정상의 차이만으로 법무법인과 법무법인(유한)이 본질적인 성격을 달리해 조직 변경 전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행정법원, 처분 취소 판결 그러면서 "A법무법인은 조직변경에 따라 변경 전 법인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법률상의 조직만 변경했다고 할 것이므로 취득주체의 측면에서 소유자 변동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세대상의 측면에서 자동차에 대해 어떠한 사실상의 취득행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직변경 후 자동차 명의를 변경등록한 것은 지방세법 제6조 1호의 '취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A법무법인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서대문구청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무한법무법인
유한법무법인
취득세
변호사법
박미영 기자
2020-06-15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정식 등록 환전업자라도 소수 고객에게 거액 환전 한 뒤…
정식 등록한 환전업자라도 일반적인 환전영업 형태와 달리 소수의 고객에게서 거액의 외국환을 받아 환전한 뒤 분산 이체하는 방식으로 영업했다면 환치기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4도14364). 기획재정부에 환전업자로 등록하고 환전소를 운영하던 A씨는 2011년 6월부터 10개월 간 소수의 특정 고객들로부터 주기적·반복적으로 거액의 엔화와 송금리스트를 건네받아 외국환은행에서 환전한 다음 송금리스트에 기재된 은행계좌로 분산이체했다. 환전장부에는 고객의 이름 대신 송급받는 계좌주의 이름을 적었다. 이 과정에서 송금을 부탁하는 고객의 인적사항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만8262회에 걸쳐 총 703억여원에 달하는 금액을 이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은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엔화를 환전해 의뢰인(고객)이 지정한 계좌로 이체만 했을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1,2심은 "A씨는 등록한 환전업자로서 이미 국내에 반입된 일화를 환전해 이를 그 의뢰인이 지정한 국내계좌로 이체하는 업무를 수행했다"며 "이는 환전업무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외국통화의 매입'이라는 환전업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외국환거래법 제8조 3항에 따라 '환전업무'만을 업으로 하려는 사람은 외국환업무에 필요한 등록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으로서 환전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시설을 갖춰 미리 기재부장관에게 등록하면 환전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등록된 환전업자로서의 업무만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외국환업무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해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해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업무를 영위한 구체적인 태양 및 A씨가 송금한 대상계좌와 다른 환치기 범인이 송금한 대상계좌와의 동일성 등 정황에 비춰볼 때 A씨의 행위는 일반적인 환전영업의 범위를 벗어난 환치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환치기
환전
외국환거래법
환전업자
환전영업
신지민 기자
2016-09-29
선거·정치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옛 친박연대, 공천헌금 증여세 13억 내야"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의 소송수계인인 새누리당이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13억3000만원의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2013두738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미래희망연대는 18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2008년 3월 김노식·양정례 전 의원과 양 전 의원의 모친에게서 공천헌금으로 32억10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의원과 양 전 의원은 같은해 4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후보자로 출마해 당선했다. 미래희망연대는 총선이 끝난 2008년 6월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선거비용 보전금으로 양 전 의원에 14억2000여만원을, 김 전 의원에게 15억3290여만원을 반환했다. 이후 양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2009년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영등포세무서는 이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이 유죄로 확정되자 2010년 7월 미래희망연대가 양 전 의원 측으로부터 받은 17억원에 대한 증여세로 7억8377여만원, 김 전 의원에게서 받은 15억1000만원에 대한 증여세로 6억3268여만원 등 총 13억3000여만원의 증여세를 미래희망연대에 부과했다. 미래희망연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미래희망연대가 양 전 의원 등으로부터 받은 돈은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기부받은 정치자금에 해당한다"며 "친박연대가 받은 돈을 증여세 신고기한 내에 반환했더라도 여전히 증여세의 부과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 이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1조 4항이 '증여받은 재산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증여세의 신고기한 이내에 반환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긴 하지만, 금전일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금전은 수증자의 재산에 바로 섞여 이를 분리해 특정할 수 없게 되는 특수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당초 증여받은 금전'과 '반환하는 금전'의 동일성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을뿐만 아니라 증여와 반환이 용이해 증여세의 신고기한 이내에 증여와 반환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증여세를 회피하는데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심 재판부는 "형사판결에서 대여가 아닌 무상제공 또는 기부로 판단한 이상 증여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미래희망연대
친박연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헌금
공천
선거관리위원회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선거
영등포세무서
홍세미 기자
2016-02-18
지식재산권
[판결] 특허법원, 비아그라 '마름모꼴' 독점사용 권리 인정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푸른 마름모꼴 모양은 제조사인 화이자의 독점적 사용권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허법원 제4부(재판장 이정석 부장판사)는 한미약품이 화이자를 상대로 "비아그라의 푸른 마름모꼴 모양을 독점적으로 쓸 수 있는 권리를 취소해달라"며 낸 상표등록취소소송(2015허536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미약품은 "화이자는 '마름모꼴 모양'에 관해서만 상표를 등록했으나 비아그라에는 항상 '화이자'나 '비아그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며 "비아그라는 등록된 상표권을 있는 그대로 사용한 적이 없으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실사용상표에서 이같은 문자 부분은 모두 별도의 색상 처리나 특별한 도안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일반적인 글씨체로 음각된 것에 불과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알약 자체의 형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의 외관을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며 "마름모꼴 알약 제품과 어떠한 연결 관계도 없이 단지 상하좌우에 일정 여백을 남기고 중앙에 위치시킨 것으로서 입체적 형상과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거나, 그와 같은 결합에 의하여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입체적 형상과 문자 부분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충분히 분리해 인식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입체적 형상인 마름모꼴 모양은 문자 부분과 구별돼 그 동일성과 독립성을 유지한 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격인 특허심판원은 "비아그라에는 마름모꼴 모양 외 각인된 글자가 있어, 화이자가 등록한 마름모꼴 상표와 동일성 범위 내에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한미약품 손을 들어줬다.
비아그라
발기부전치료제
한미약품
화이자
동일성
독립성
상표등록취소
독점권
상표권
이장호 기자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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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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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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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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