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와 경비원에게 수시로 폭언을 하고 손찌검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9일 상습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20노1332).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습 폭언·폭행한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관대하고 아량을 베푸는 태도로 나머지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들과 원만하게 합의했고 범행은 순간적인 분노를 표출한 걸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나이, 사건 내용과 경과 등에 비춰볼 때 사회봉사명령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이씨에게 사회봉사명령 80시간도 명령했다.
이씨는 2011년 11월~2018년 4월 자택 경비원과 운전기사, 공사장 작업자 등 총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폭언·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경비원에게 가위를 던지고,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씨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또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