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일 당일날 학생들을 인솔해 전지훈련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교장에게 순직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공무원의 퇴직 효과는 퇴직일 오전 0시부터 발생해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기 때문에, 퇴직일 사망한 것은 공무원연금법상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한 A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9구합6130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8년 2월 28일자로 정년퇴직을 하는 A씨는 퇴직 직전인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학생들을 인솔해 전지훈련을 떠났다가, 정년퇴직일인 28일 오후 3시께 학교로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차사고로 사망했다.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유족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에 의하면 임용 중 면직의 경우에는 면직발령장 또는 기재된 일자에 면직의 효과가 발생해 그 날 영시(00:00)부터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한다"며 "이는 교육공무원법 제47조 소정의 정년에 도달해 그 사실에 대한 효과로서 공무담임권이 소멸돼 당연히 퇴직하는 정년퇴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교육공무원은 8월 31일 0시 0분경 또는 2월 말일 0시 0분경에 각각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정년에 이른 2018년 2월 28일 0시 0분경 퇴직의 효과가 발생해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했다"며 "이에 의하면 A씨가 공무원의 신분이 아닌 2018년 2월 28일 오후 3시 5분경 사고로 사망한 것을 구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2에 따른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정년퇴직 후 공무를 수행했다 하더라도 A씨가 정년퇴직으로 당연히 공무원 신분이 종료되며, 달리 공단에 A씨의 유족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해 A씨의 공무원 신분 종료시기를 연장할 수 잇는 재량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