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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해고 통보한 뒤 다른 채용조건으로 복귀명령한 것은
근로자에게 해고를 통보한 뒤 복직명령을 했더라도, 기존 채용조건과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면 앞선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4427)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B씨는 2021년 1월 A사가 관리하는 C오피스텔 건물시설관리원으로 채용 확정을 통보받고, 해당 오피스텔 소방안전관리자(보조자)로 선임돼 소방안전관리 등 설비 관련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한 달 뒤 A사는 소방안전관리 및 시설관리 등을 직무내용으로 입사한 B씨에 대해 "기계설비 자격이 없어 무자격자"라며 구두로 해고를 통보했다. 또 "C오피스텔에서 근무할 수 없고, 계속 이 오피스텔 근무를 고집한다면 청소, 화단 옮기기 등 잡무를 해야 한다"며 채용공고와는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 B씨는 부당해고라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원직복직에 갈음해 620여만원 상당의 금전보상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B씨는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 경기지노위는 "B 씨에게 구제이익이 있고, A사의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다른 빌딩으로 출근하라. C오피스텔에선 청소, 화단 옮기기 등 잡무를 해야 한다'는 등 A사의 복직명령은 채용공고에 포함된 내용과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B 씨를 C오피스텔에 진정으로 복직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다른 회사에 취업해 근무하기 시작했으므로 C오피스텔에 원직복직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나 그 이전에 원직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했다"며 "2021년 5월분 급여는 지급받지 못했으므로 해당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이익이 존재해 B 씨는 A사의 해고에 관한 구제이익이 있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근로자
복직
한수현 기자
2022-07-18
형사일반
[판결] '스토킹 살인' 김병찬, 1심서 징역 35년
(사진=연합뉴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에게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됐다. 유가족은 재판 결과에 유감을 표시하며 경찰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2021고합1194).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김병찬을 스토킹 범죄로 4차례 신고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중이었다. 하지만 김병찬은 피해자의 신고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받은 상태에서도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속해서 피해자의 집에 무단침입하고 감금·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병찬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순히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계획적 범행임을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의 잘못은 되돌아보지 않은 채 일방적인 협박을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피고인을 신고하고 피고인과의 만남을 피한다는 이유로 분노만을 품고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서 그 동기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이러한 보복범죄는 피해자의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더욱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흉기로 피해자를 협박하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고통을 줬고, 경찰의 분리조치나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을 완전히 무시한 채 피해자를 계속 찾아가 협박을 일삼는 등 피고인에게서 실정법을 준수하려는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범행의 반복성과 잔혹성, 법 질서에 대한 경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태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의 결여,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뒤늦은 반성만으로는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1회의 소년보호사건송치 처분 및 절도죄로 벌금 70만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이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며 "범죄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거나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병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유가족은 당시 김병찬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선고 직후 유가족은 "재판 결과에 매우 유감"이라며 "딸은 여러 번의 신변 보호 요청에도 보호를 받지 못하다 가해자에게 처참히 살해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묻고 싶다"며 "죽고 난 피해자를 지원할 것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생명을 지켜줬어야 할 것"이라며 경찰의 대응 부실 등을 비판했다.
스토킹
보복
살인
이용경 기자
2022-06-17
민사일반
[판결](단독) 신축 점포 내 기둥 존재 도면상 표시돼 있더라도
신축 점포 내 기둥이 존재한다는 점이 도면상 표시돼 있더라도 분양사 측에서 수분양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이 B사와 C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1나203647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총 781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도면으로 기둥 위치·크기 알 수 있다고 보기 어려워 B사와 C사는 2016년 5월 경기도에서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신축해 분양하는 사업에 관한 차입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축·완공된 오피스텔 내 점포에 관해 A씨 등은 2017년 각각 분양계약을 체결했고 2019년 10월과 11월에 걸쳐 분양대금을 완납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 등은 "B사와 C사는 분양자로서 건물 및 점포에 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수분양자들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점포 내부에 기둥이 설치된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며 "기둥의 위치와 점포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고려해 보면 기둥이 시야, 동선, 공간활용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해 점포를 타인에게 임대하기 어렵거나 임대한다고 하더라도 적정한 차임 등을 받을 수 없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손해배상 판결 재판부는 "상당한 규모의 상가건물 내부에는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건축적 필요에 의해 기둥이 설치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는 하다"면서 "그러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벽면이 기둥의 중심을 지나게해 점포 내부에 침범하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벽으로 이웃한 점포들이 기둥에 의해 침범되는 전용면적을 서로 같거나 비슷하게 하리라고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점포 내 기둥의 위치와 형태 등을 비춰보면 거래관행상 A씨 등이 기둥의 존재나 크기 등에 관해 당연히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B사와 C사의 분양상담 직원이 수분양자들에게 보여준 도면에는 기둥이 존재하는 위치에 '□' 표시가 돼 있기는 하지만, 기둥을 의미하는 별도의 문구가 기재돼 있지 않고 정확한 크기나 면적이 표시돼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시만으로 A씨 등이 각 점포 내 기둥이 존재하는지, 어느 정도 크기의 기둥이 어느 위치에 설치되는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A씨 등에게 기둥의 존재나 크기 등을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B사와 C사가 고지의무 자체를 면하게 된다거나 그 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등을 면하게 된다고 볼 수 없어, 고지의무위반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고지의무
분양사
점포
한수현 기자
2022-03-07
형사일반
[판결] 생후 2주된 아들 학대·살해… 징역 25년 확정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생후 2주된 아들을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최근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5314). A씨는 지난해 2월 생후 2주된 아들 B군을 던져 침대 프레임에 머리를 부딪히게 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이 잠을 자지 않자 높게 들고 위험하게 다루다가 아내 C씨를 향해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로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정수리를 강하게 부딪힌 B군은 두개골이 골절돼 뇌출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오른쪽 눈을 뜨지 못하고 30분간 울면서 손발을 떨며 경기를 일으키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A씨는 B군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B군의 생명이 위독한 것을 알았지만 병원에 데리고 가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군이 심각한 상태인데도 자신들이 사는 오피스텔에 지인을 초대해 술과 안주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B군이 젖병을 빨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보지 못하는 등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것을 알고 유튜브를 보거나 아이 멍 지우는 방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B군은 태어난 지 2주 만에 숨졌다. A씨는 아내 C씨의 불륜을 의심하며 B군이 친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씨는 생후 10일 남짓 된 신생아의 얼굴을 때리고 던져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출혈이 발생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 살해했다"며 "반인륜적이고도 엽기적인 행위들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A씨가 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하는 것을 알고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으로 기소된 C씨는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음주
아버지
학대
살해
아동학대
박수연
2022-02-21
형사일반
[판결] '납세증명서 변조 혐의' 방민수 강동구의원, "무죄" 확정
연대보증을 위해 납세증명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민수 서울 강동구의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공문서변조와 변조공문서행사 혐의를 받은 방민수 서울 강동구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15089). 방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던 건설사는 2016년 주상복합 오피스텔 신축 공사를 수주하고 건축주의 공사비 대출에 연대보증을 서기로 했다. 그런데 납세증명서 등 연대보증에 필요한 제출서류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건설사의 다른 공동대표가 부가가치세 9800만원을 내지 않아 증명서를 받을 수 없었다. 검찰은 방 의원이 조작된 납세증명서를 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망한 전무이사 A씨와 공모해 컴퓨터 그림판 프로그램으로 증명서 날짜를 고친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방 의원이 (공동대표의) 세금 미납 사실을 알면서도 은행에 납세증명서를 제출했다"며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방 의원이 사건 이전 공동대표의 세금 미납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납세증명서가 변조된 것임을 알았다거나 변조 행위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방 의원이 출마를 앞두고 굳이 불법 행위 지시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점, 사건 무렵 방 의원은 직원에게 회사 업무를 대부분 위임하고 있었던 점 등도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공문서변조
변조공문서행사
납세증명서
연대보증
박수연 기자
2022-02-10
헌법사건
공인중개사가 보조원 썼더라도 직접 권리관계 등 설명하며 계약과정 주도했다면
공인중개사가 중개보조원에게 중개대상물을 설명하게 했더라도 이후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권리관계와 계약조건을 설명하는 등 계약과정을 주도했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공인중개사법 제19조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인중개사 A씨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받았다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25)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는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면서 2019년 4~5월 세 차례에 걸쳐 중개보조원 B씨로 하여금 중개대상물을 중개의뢰인에게 설명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공인중개사법 제19조는 개업공인중개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중개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헌재는 "공인중개사법이 금지하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중개업무를 하게 하는 행위'는 중개보조원을 비롯한 무자격자가 실질적으로 중개업무를 행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묵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개업무를 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B씨가 실질적으로 중개업무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중개의뢰인이 며칠 후 다시 중개사무소를 방문하자 A씨가 오피스텔의 현황과 권리관계, 계약조건 등을 직접 설명하고 양측의 계약체결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계약서 작성 당시 B씨 혼자 입회하기는 했지만 그 전에 A씨가 계약일자 변경을 요청했는데 임차인 사정으로 불가능하게 돼 계약당사자들의 승낙을 받아 미리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뒤 B씨에게 교부하면서 자신을 대행해 계약당사자들의 서명을 받도록 한 것이고, 계약 체결 당시 B씨에게 전화 통화로 계약서 작성과 수정 업무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과정을 봤을 때 A씨는 중개대상물의 현황과 계약의 조건, 이행에 대해 중요하고 본질적인 사항을 직접 설명했고 B씨가 실질적으로 중개업무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소극적으로 묵인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임대차계약
계약
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법
박수연 기자
2021-09-13
민사일반
[판결] 특약사항인 '바닥 난방공사' 대신 다른 공사 제안한 임대인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서 특약사항으로 보장한 바닥 난방공사 대신 카펫 설치 등 다른 선택지를 제안하고, 임차인이 '바닥 공사는 안되는 것이냐'고 묻는 문자에 즉시 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이행거절의 의사표시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낸 계약금 반환 등 청구소송(2018다21421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6년 3월 말 B씨로부터 같은 해 4월 22일부터 2년간 오피스텔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B씨에게 계약금 2000만원을 줬다. 이들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 난방방식은 바닥 난방이 아닌 천정 히팅 방식인데, A씨가 바닥 난방을 원하므로, B씨는 계약 후 바닥(지역열병합방식) 난방공사를 잔금일 전까지 완료해 입주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특약사항을 넣었다. 그런데 B씨는 A씨에게 4월 5일과 6일 전화를 걸어 바닥 난방공사의 위법성과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대신 카펫을 설치하거나 전기판넬 공사로 대신하자고 설득했다. A씨는 6일 '최종적으로 바닥공사는 카펫과 전기판넬 아니면 공사 안 되는 거죠?'라는 확인 문자를 보내고 B씨의 답장이 없자 같은 날 B씨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A씨는 이후 B씨를 상대로 계약금 등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이행거절의 요건이 쟁점이 됐다. 민법 제544조는 '당사자 일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B씨가 A씨에게 다른 대안을 제안하거나 문자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바닥 난방공사에 대한 이행거절의 의사표시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의 계약해제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B씨가 바닥 공사 대신 다른 제안을 하기는 했지만 이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바닥 난방공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다"며 "A씨가 문자를 보내고 해제 통보하기 전까지 짧은 시간 동안 B씨가 즉시 답변을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A씨에게 즉시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B씨가 이행거절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상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는지는 계약 이행에 관한 당사자의 행동과 계약 전후의 구체적인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며 "명시적으로 이행거절의사를 표명하는 경우 외에 계약 당시 또는 그 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묵시적 이행거절의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거절의사가 정황상 분명하게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관련 건축 법령은 해당 오피스텔에 온돌·온수온돌, 전열기를 사용한 바닥 난방을 금지하고 있어 B씨가 A씨에게 다른 방식을 요구했고, 임대차계약 중개자 역시 A씨에게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고 이야기했으며, B씨는 A씨의 문자에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면서 "A씨의 계약해제 통보 후 B씨가 바닥 난방공사를 진행한 것은 계약이 이미 해제된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임대차계약
특약사항
이행거절
계약해제
채무자
채권자
채무
민법
박수연 기자
2021-08-04
민사일반
[판결] 이행소송 없이 진행된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지연손해금 이율은 연 5%"
이행소송 등의 반소 없이 진행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채무 존재가 일부 인정됐다면,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법정이율인 연 15%가 아닌 민법이 정한 연 5%를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8다276768)에서 최근 원심을 파기하고 "A씨의 B씨에 대한 2017년 2월 2일부터 2017년 2월 4일까지 시행된 철거공사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1100만원과 이에 대해 사고일인 2017년 2월 3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해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파기자판). A씨는 2017년 2월 서울의 한 오피스텔 내부에 대한 시설물 철거공사를 맡겼다가 옆집에 사는 B씨에게 피해를 입혔다. C씨에게 철거공사를 맡겼는데 C씨의 직원이 공사중 스프링클러를 손상시켜 B씨 집 내부에 물이 뿌려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B씨는 카메라 4대와 소파 등 집기가 물에 젖는 피해를 입었고, A씨와 C씨는 B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기로 했다. A씨는 B씨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총 412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이것으로 손해를 다 배상했다고 생각했지만, B씨는 자신이 입은 손해를 전부 배상받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C씨를 상대로 구상금 360만원을 청구했다. 1심은 "철거공사로 B씨가 입은 손해가 A씨가 배상한 금액을 초과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의 B씨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C씨는 B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C씨는 A씨에게 360만원 및 이에 대해 A씨가 B씨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날 이후로서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7년 4월 25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17년 11월 2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날까지 소송촉진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C씨는 항소를 포기했지만,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은 B씨에 대한 A씨의 채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철거공사로 인해 B씨가 입은 손해가 1500만원에 달한다"며 "이미 지급한 410만원을 제한 1100만원에 대해 사건 사고일부터 원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법에 따라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어떤 법정이율을 적용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소송촉진법 제3조는 금전채권자의 소 제기 후에도 상당한 이유 없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에게 지연이자에 관해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채무불이행 상태의 유지 및 소송의 불필요한 지연을 막고자 하는 것을 그 중요한 취지로 한다"며 "소송촉진법 제3조의 문언상으로도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에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법정이율에 관해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금전채무에 관해 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을 뿐 이에 대한 채권자의 이행소송이 없는 경우에는, 사실심 심리 결과 채무의 존재가 일부 인정돼 이에 대한 확인판결을 선고하더라도, 이는 금전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은 아니므로, 이 경우 지연손해금 산정에 있어 소송촉진법 제3조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건 소는 A씨가 B씨에 대해 손해배상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한 것이고 이에 대해 B씨가 반소를 제기하는 등 그 손해배상채무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한 바 없으므로, A씨의 손해배상채무가 일부 인정돼 이에 대한 확인판결을 하더라도 그 지연손해금에 관해 소송촉진법 제3조의 법정이율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지연손해금
채무부존재확인
이행소송
민법
박미영 기자
2021-06-25
민사일반
[판결](단독) 상가 분양받은 고객에 대출 등 해주면서 명시된 계좌 아닌 다른 계좌 입금했다면
상가를 분양받은 고객을 위해 대출을 해주면서 잔금 납부 대행 업무까지 맡은 은행이 실수로 잔금을 엉뚱한 계좌로 이체해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정철민 부장판사)는 A씨가 한국씨티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01684)에서 최근 "씨티은행은 2억2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분양회사인 B사로부터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오피스텔 상가건물 2개 호실을 분양받기로 하고 대금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C사 계좌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A씨는 씨티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는 동시에 이 오피스텔 분양대금 잔금 지급을 위임했다. 그런데 씨티은행은 직원 실수로 잔금 1억2900여만원을 C사 계좌가 아닌 B사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A씨는 C사로부터 잔금을 지급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소송전을 벌였지만 대법원까지 간 끝에 지연손해금과 소송비용까지 물게 되자 씨티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씨티은행이 대출금 중 1억2900여만원을 C사 계좌가 아닌 B사 계좌에 입금한 것은 그 위임의 본뜻에 미치지 못한 행위므로 그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고객승소 판결 이어 "이 분양계약은 반드시 C사 계좌로 분양대금을 입금하도록 정하고 있어, 다른 형태의 입금이나 납부는 효력이 없다"면서 "지정계좌 이외의 계좌에 입금하거나 분양사무소, 시행사 등 제3자에게 현금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공급금액을 납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그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은 모두 수분양자에게 있음을 부연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또 "A씨는 씨티은행에 대출금을 통한 잔금 지급을 위임하기 전까지 분양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약금과 중도금 모두를 C사 계좌로 송금했다"며 "다른 상가건물을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은 C사 계좌에 잔금을 지급해 아무런 문제없이 소유권을 이전받았고, 씨티은행이 잔금을 C사가 아닌 B사에 지급했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가 C사와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해 부담하게 된 비용은 씨티은행의 의무위반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씨티은행은 'A씨가 위임장에 공급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며 책임 제한을 주장하지만, 위임장을 징구하게 된 경위와 A씨가 입은 손해내역 등에 비춰 씨티은행의 책임을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은행
한국씨티은행
잔금
계좌
이용경 기자
2021-05-17
조세·부담금
[판결] 오피스텔, 주거용도로 사용돼도 부가세 면제대상 아니다
오피스텔이 실제 주거용도로 사용되고 있더라도 조세특례제한법상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급 당시 공부상 용도가 '업무시설'이기 때문에 면세대상인 국민주택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씨가 북인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두4474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인천에서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해 분양했다. 이 건물은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텔 등으로 이뤄졌다. 조세특례제한법 등은 '국민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고 규정하면서 '국민주택 규모는 주거의 용도로만 쓰이는 면적이 1세대당 85㎡이하인 주택'이라고 정했다. A씨는 2014년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하면서 '주거용도로 쓰이는 1세대당 85㎡이하 오피스텔 36세대는 국민주택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이라고 판단해 신고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오피스텔은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이 아니다"라며 4억5000여만원을 경정·고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급 당시 공부상 용도가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은 규모가 주택법에 따른 국민주택 규모 이하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주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공급하는 건축물이 '오피스텔'의 요건을 충족해 공부상 '업무시설'로 등재됐다면, 사실상 주거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구조와 기능을 갖췄다 하더라도 면세조항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피스텔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공급 당시의 공부상 용도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후 실제로 주거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공급한 오피스텔은 실질상 주택에 해당한다"면서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이므로 세무당국이 A씨에게 부과한 부가가치세 4억50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오피스텔
부가가치세
조세특례제한법
업무시설
면세
손현수 기자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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