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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보험금 노리고 지적장애 의붓아들 살해·유기… '무기징역' 확정
4억여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지적장애를 가진 의붓아들을 둔기로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한 인면수심의 50대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0258). A씨는 지난해 9월 전북 임실군 한 야산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의붓아들 B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다음 시신을 인근에 있던 철제함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치사량의 우울증 치료제를 B씨에게 복용시킨 뒤 주거지인 목포에서 160㎞ 떨어진 임실까지 데리고 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직접 사인은 둔기로 맞아 생긴 외상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시 B씨 앞으로 4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이 가입돼 있었다. A씨는 지난 2011년 4월 행방불명된 전 아내 명의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 받기도했다. 검찰은 A씨가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B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해 구속기소했다. 1,2심은 "4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리고 동거녀의 지적장애 아들을 살해하고 유기한 범행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피해자에 대한 보험의 수익자가 모두 동거녀라고 하더라도, 동거녀가 A씨에게 경제적·정신적으로 사실상 종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B씨가 사망함으로써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A씨의 범행동기가 되기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 커녕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유족 보호를 위해서라도 A씨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지적장애
의붓아들
살해
둔기
보험금
사체유기
살인
손현수 기자
2020-11-05
형사일반
[판결] '양형부당' 구체적이유 기재 않았다면… 항소심, 1심보다 높은 형 선고 안돼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적고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항소심은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8615). 전씨는 2019년 5월 향정신성의약품인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경기도 성남의 한 도로에서 운전하다 정차하고 있던 A씨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를 내고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 운전자인 A씨와 동승자 B,C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차량 수리비로 800여만원이 들었다. 검찰은 "전씨가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운전했고, 사고를 내고도 즉시 정차해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며 기소했다. 1심은 전씨가 사고 현장에서 도주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혐의에 대해서는 "전씨가 사고 발생시각과 근접한 시점에 약물을 복용해 효능이 미치는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약물의 영향에 의해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은 전씨가 받고 있던 혐의들에 대한 유·무죄 여부는 1심과 동일하게 판단하면서도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전씨에게 1심보다 높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만 기재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주장하지 않았는데도 2심이 양형부당 여부를 심리·판단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검사는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에 대해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고 기재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며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에 대해 적법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기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원심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으로든 직권으로든 제1심 판결 유죄 부분의 양형이 부당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제1심 판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이상, 전씨에 대해 제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에서도 "검찰이 항소장에 양형 부당이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항소심이 1심보다 벌금형 액수를 높인 것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2020도2795).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양형부당
불이익변경금지원칙
도주치상
손현수 기자
2020-09-18
행정사건
[판결](단독) 우울증으로 요양한 버스기사… 증상 호전있다면 통원치료 허가해야
우울증으로 요양을 한 버스기사에게 증상 호전이 있다면 통원치료를 허가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3부(재판장 이동근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진료계획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9누67267)에서 원고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버스기사로 일하던 A씨는 2014년 우울증이 발병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요양을 마친 A씨는 2018년 2월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공단에 진료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공단은 '자문의사의 소견이 증상고정으로 판단된다'는 이유 등으로 통원치료를 일부만 승인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공단은 재판과정에서 "A씨가 받은 치료가 증상 호전을 위한 것인지 악화 방지를 위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며 "A씨의 증상 호전은 적극적 치료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감소된 결과"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A씨 주치의 소견 등에 따르면 A씨의 우울증은 약물치료의 수준에 따라 악화되기도 하고 완화되기도 하는 등 약물치료에 의해 조절이 가능한 수준에 있다"며 "A씨의 증상 호전이 단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의 감소때문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진료기록에 의하면 A씨는 2018년 하반기부터 증상이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지난해 3월부터는 종사하던 시내버스 운전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직업기능을 회복했다"며 "우울증이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통원치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통원치료
버스기사
요양
우울증
박미영 기자
2020-09-07
민사일반
[판결] 위층 거주자가 아래층 주민 '보복성 소음'에 이사 갔다면
아파트 위층에서 층간 소음이 난다며 일부러 소음을 내 보복한 아래층 세대 거주자에게 수천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그 동안 층간소음 피해 관련 소송에서 100만~500만원 사이의 손해배상금을 인정해왔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피해자들이 보복성 층간 소음을 피해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서 낸 월세까지 포함시켜 고액 배상금을 인정했다. 인천지법 민사8단독 김태환 판사는 모 아파트 윗층에 거주하던 A씨 부부(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지원 김주환 변호사)가 아래층에 살던 B씨 부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207528)에서 "B씨 부부는 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부부는 2018년 6월 인천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이사 온 다음날부터 A씨 부부는 B씨 부부로부터 "위층에서 시끄럽게 한다"는 내용의 경찰 신고에 시달렸다. 하지만 B씨 부부가 층간소음으로 민원을 제기한 날 중에는 A씨 부부가 외출로 집을 비운 날도 있었다. 오히려 A씨 부부가 이사 온 한 달 후부터 B씨 부부가 사는 아래층에서 공사장 소리, 항공기 소리 등 각종 소음이 들려왔고, A씨 부부는 불안장애,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다. A씨 부부는 결국 반 년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B씨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불법행위로 인해 재산권이 침해됐다면 원칙적으로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으로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봐야하지만, 그것만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다면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그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며 "이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은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부부가 층간 소음 신고를 하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 '출동 당시 소리가 들렸다'고 했고 A씨 부부들 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의 소음과 진동에 대한 묘사가 매우 구체적인 점 등을 살펴보면, 소음과 진동은 B씨 부부가 일부러 장치들을 이용해 만들어 낸 것으로 불법행위임이 인정된다"며 "A씨 부부가 이사를 떠난 것도 B씨 부부의 보복 소음때문이므로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소음 발생 및 수차례 민원 신고행위로 A씨 부부가 정신적 손해를 입을 것이란 점을 B씨 부부가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부부는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거주하지 못해 주거의 안정이라는 중요부분을 침해당했으므로 B씨 부부가 위자료 1000만원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지불해야 했던 1년치 월세 1960만원 등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층간소음
손해배상금
보복성층간소음
아파트
남가언 기자
2020-08-24
행정사건
[판결] "학부모 폭언 등에 시달리다 교사 우울증… 공무상 재해 해당"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폭언 등에 시달리다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이성율 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9구단5692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8년 6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로 일하던 A씨는 자신의 책상 위에 있던 공책을 가져가려 하는 학생을 제지했다. 그러자 이 학생은 A씨의 팔을 5차례 정도 때렸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A씨는 가정지도를 부탁하려 이 학생의 부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학생의 부모는 오히려 화를 내며 폭언을 했다. 이 일로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불안·우울장애 등 진단을 받은 A씨는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그 부모가 오히려 화를 내는 상황은 교사로서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리라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진료기록상 A씨가 교직생활 외에 다른 요인으로 우울증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면서 "A씨의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A씨의 우울증 발병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교사
학부모
폭언
우울증
공무상재해
조문경 기자
2020-06-10
민사일반
[판결] "입대 후 우울증 악화로 자살… 직무수행과 사망 인과관계 있다"
입대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사가 입대 후 우울증이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어머니가 B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비대상 결정 취소소송(2017두4788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육군에 입대해 2015년 포상휴가를 나왔다가 부대복귀일 오전 11시 열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A씨는 중학교 2학년때 단체생활 부적응 및 대인기피 성향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업문제로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는 입대 직후 실시한 육군훈련소 복무적합도 검사에서 '사고예측 위험 유형 자살 및 정신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실시된 군 생활적응 검사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이 없음. 양호' 판정을 받아 소속 부대로 전입했다. 그러나 이후 자대에서 실시한 적성적응 결과에서 '부적응이나 사고가능성이 예측되며 전문가 지원 및 도움이 필요하다. 자살 등이 예측되므로 면담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소속부대는 진료를 받지 않도록 했고, 가족과 연계 관리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유서에 '군생활에 지쳤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내용이 남겨 있었다. 이에 A씨의 어머니는 보훈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상 재해사망군경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이라며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은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군인 등의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군인 등이 직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우울증 등 질병이 발생하거나 우울증 등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살 직전 극심한 직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돼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상관들의 질책 내용이나 정도가 A씨로 하여금 적응장애로 삶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라 보기 어렵고, 부대 내에서 A씨에 대한 구타나 폭행, 가혹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입대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자살 충동을 느꼈고, 군생활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발병했음을 확인할 자료도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우울증
자살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손현수 기자
2020-03-09
형사일반
[판결](단독) 트위터로 만난 여고생과 동반자살 시도… 홀로 살아남은 20대男 ‘집유’
트위터를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홀로 살아남은 20대 남성에게 자살방조죄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최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19고합908). A씨는 신병을 비관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하고 지난해 6월 인터넷을 통해 독극물을 구입했다. A씨는 며칠 뒤 트위터를 통해 '동반자살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여고생 B양이 연락을 해오자 이튿날 저녁 9시경 서울의 한 모텔에서 독극물을 비타민 음료에 타서 마셨다. 이후 B양은 급성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지만, A씨는 구토로 약물이 배출돼 살아남았다. 재판부는 "A씨는 자살을 마음먹고 있는 B양과 동반자살을 기도함으로써 B씨의 자살을 방조했는데, 이러한 자살방조 행위는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절대성과 존엄성을 지닌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가 가볍지 않다"며 "A씨는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직접 준비했고 동반자살을 제안해 B씨를 범행에 끌어들여 사망케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다가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점 등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이전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무엇보다 A씨에게 엄격한 형사처벌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트위터
동반자살
자살방조죄
박수연 기자
2020-02-06
행정사건
[판결] 실적 압박에 수사 민원까지… '우울증'에 극단적 선택한 경찰
경찰관이 상부로부터의 업무실적 압박과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위법, 부실수사 민원에 우울증이 악화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 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8구합8889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1988년부터 경찰로 근무한 A씨는 2017년 B지방경찰청 소속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장으로 전보돼 근무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유족은 그가 재직 중 공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순직유족급여 지급 및 공무상요양 승인을 신청했으나, 인사혁신처는 A씨의 우울증이 18년 전부터 완화 및 악화가 반복됐다며 A씨의 사망이 직무수행보다는 개인적인 성향 등과 같은 공무외적인 데 원인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반발한 유족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지능범죄수사팀장으로 전보된 이후 팀장으로서 상부로부터 업무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도 팀원들에게는 실적을 올리라고 질책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며 "이에 더해 A씨와 팀원들이 수사한 사건에 관해 수사과정의 위법이나 부실수사 등을 주장하는 민원과 소송 등이 다수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민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부로부터 질책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민원이 발생하고 팀원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했다"며 "이 같은 공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한의원과 정신과 등에서 지속적으로 통원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쉽사리 호전되지 않아 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공무와 관련해 받은 스트레스 외에는 우울증의 발병 및 악화, 그로인한 자살의 원인이 될 만한 뚜렷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를 둘러싼 업무상 문제들과 그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의 정도, A씨를 진료한 의료기관들의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씨의 우울증이 발병 및 악화되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은 A씨의 공무수행에 있다"고 판시했다.
우울증
순직
경찰관
박미영 기자
2019-08-05
형사일반
[판결] '극단원 상습추행' 이윤택씨, 징역 7년 확정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게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4일 유사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4772). 이씨는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배우 9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12월에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씨 혐의 중 피해자가 법정에서 증언하지 않아 증거가 부족하거나 일반적인 발성 연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일부 범행을 제외하고 총 8명에 대한 18차례의 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씨가 2014년 밀양 연극촌에서 극단원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킨 혐의를 추가로 유죄라고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심은 "자신으로부터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씨는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만이 아니라 꿈과 희망도 짓밟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이씨는 여전히 자신의 행동이 연기 지도를 위한 것이라거나 피해자들의 동의 하에 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윤택
성추행
유사강간치상
손현수 기자
2019-07-25
가사·상속
[판결] "성인 성별정정 부모 동의 필수 아니다"… 법원 첫 명시적 결정
성인인 트렌스젠더(transgender)가 성별정정을 신청할 경우 부모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법원이 부모 동의는 필수 요건이 아니라고 결정문에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법원은 대법원 예규인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 제3조에 따라 성별정정 신청시 부모의 동의서를 함께 첨부할 것을 요구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부모의 동의를 받기가 어려운데도 성인인 성전환자에게까지 부모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법조계 지적이 있었던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나와 주목된다. 인천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정우영 부장판사)는 성전환자 A씨가 법원을 상대로 낸 등록부정정신청사건(2019브6)에서 최근 "가족관계등록부 중 성별란에 기재된 '남'을 '여'로 정정하는 것을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사람은 출생 당시에는 생물학적·신체적 성징에 따라 법률적인 성이 평가되지만 성장하면서 생물학적인 성에 불일치감·위화감을 갖고 반대의 성에 귀속감을 느낀다면 성의 결정에 있어 이러한 정신적·사회적 요소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정신과적으로 성전환증 진단을 받고 성기 등 신체 외관 역시 반대 성의 모습으로 형성하기를 강력히 원하면서 사회적으로 전환된 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여러 사정을 고려해 법률적으로도 전환된 성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19세 이상의 미혼자고 자녀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전력도 없어 범죄 또는 탈법행위에 이용할 의도나 목적으로 성별정정 허가신청을 했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면서 "사춘기 때부터 생물학적 성에 위화감을 느끼고 성인이 된 후부터는 머리를 기르는 등 여성의 모습을 갖추고 생활한 점, 여성 외부성기 형성수술을 받고 정기적으로 여성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점, 지인들도 A씨를 사회적으로 여성 대우 해온 점 등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부모가 성별정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나 A씨는 성인으로서 수년간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신중히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보이고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성인 자녀의 성별정정에 부모 동의 여부는 필수 요건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A씨의 선택이 존중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A씨는 학창시절부터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다가 성인이 된 후 의사로부터 성전환증 진단을 받고 여성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성정체성 문제로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던 A씨는 결국 병원을 찾아 성형수술을 통해 여성의 성기 외관을 일부 갖췄다. A씨는 가족관계등록부에도 법적으로 성별을 '여'로 바꾸기 위해 법원에 정정신청을 했다. 앞서 1심은 "부모의 동의가 없어 성별정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2018호기302).
트렌스젠더
성전환
성별정정
남가언 기자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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