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2부(주심 金龍潭 대법관)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불법체류하던 중 노래방 도우미 등 윤락여성 2명을 연쇄살인한 혐의로 기소된 조선족 채모씨(42)에 대한 상고심(2004도5067)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심리미진을 이유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의 직접증거가 피고인의 검찰자백 뿐이고 보강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제1심 법정 이후 피고인이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처단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될 수 있는 중한 범죄인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 자백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 의문점을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검찰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부분도 수긍할 수 있는 여지가 크나,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만난 시간의 진위와 사건발생을 전후한 피해자의 행적 및 핸드폰 통화내역 등 여러가지 사정들을 살펴보았다면 피고인의 검찰자백의 신빙성에 관해 원심판결과는 달리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이런 점들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채씨는 지난해 8월과 9월 윤락을 위해 자신이 근무하던 업체의 기숙사로 찾아온 조선족 노래방 도우미 김모씨(40) 및 다방종업원 임모씨(41)와 화대 문제로 시비를 빚다 성관계를 거부하며 모욕감을 준다는 이유로 이들을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