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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검찰이 낸 '조국 1심 재판부 기피신청', 항고심서도 기각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 무마 및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지만,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정선재 수석부장판사)는 21일 검찰이 이 사건 1심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1부에 대해 낸 기피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를 기각했다(2022로18). 재판부는 "영미법계의 기본원리인 선례구속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판례에 기속되지 않고 하급심 법원이 판례와 반대되는 자신의 견해를 표명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 당시 동일한 쟁점에 관해 관련 사건 1심 및 항소심 판결이 이미 선고됐음에도 담당재판부가 위 쟁점을 새롭게 심리했다는 점만을 가지고 불공평한 재판을 할 예단의 표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은 원심결정과 같이 향후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써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에 대한 하자가 치유될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훼손된 담당재판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며 "그러나 증거신청에 대해 법원의 재량에 의해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소송절차의 신속·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고 실체적 진실에 합치하는 공정한 재판 실현을 위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도 그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담당재판부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함을 이유로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을 한 이상, 변호인 신청 증인에게 위 불채택 결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소송지휘라는 점에서 검찰 측이 문제삼는 해당 재판부의 소송지휘가 형사소송규칙 등 관계 법령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담당재판부가 소송지휘 전후 과정에서 불공평한 예단을 드러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더해 보면 증인에 대한 증거 제시 불허 소송지휘와 관련해 담당 재판부에게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제20조 2항에 따라 기피당한 법관은 지체 없이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담당재판부 법관들은 기피신청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심의 이 사건 기피신청 기각은 정당하고 즉시항고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1차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와 자산관리사 김경록씨가 제출한 조 전 장관의 서재 PC 등에서 나온 자료의 증거능력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배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고, 만약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6도348).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는 이 판례를 기초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은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제3자인 동양대 조교와 자산관리사 김씨로부터 임의제출 됐지만 실질적 피압수자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이뤄져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및 주거지 PC 증거 불채택 △증거제시 불허 소송지휘 △포괄적 증언거부권 행사 허용 △가환부 결정 관련 판단기준에 대한 법리 오해 △절차 위반 등을 주장하면서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하지만 검찰이 낸 기피 신청 사건의 1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은 "담당재판부가 중요 증거를 재판에서 배제하겠다는 불공평한 예단과 심증을 가지고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각 결정했다.
조국
재판부
기피
한수현 기자
2022-04-21
형사일반
“원심 판결은 잘못”…검찰총장 비상상고로 바로 잡혀
[판결] 벌금형 경합범 가중, 벌금액 다액 합산 초과할 수 없는데…
벌금형을 선택해 경합범 가중을 하는 경우 총 벌금액은 각 법률 조항에서 정한 벌금형의 다액을 합산한 금액을 초과할 수 없는데도 이를 위반해 잘못 선고된 판결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로 바로 잡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2021도28). A씨는 2019년 8월 새벽 대구의 한 경찰지구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소란을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경찰에게 택시요금 160원을 더 지불했으니 그것을 받아달라고 했는데도 경찰이 택시기사를 그냥 돌려보냈다는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조○이 법무부장관 되고나니 대구 경찰이 왜 이러냐? 못된 순사 새끼"라고 외치며 약 40분간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인근 공사장에서 노상방뇨를 한 혐의도 받았다. 대구지법은 2019년 10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90만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했고, 이후 정식재판 청구기간 경과로 그대로 확정됐다. 90만원 원심파기 70만원 선고 검찰총장은 이 판결이 벌금형의 상한을 초과해 선고돼 위법하다면서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법원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했을 때 확정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밟는 형사소송절차로 검찰총장만 신청할 수 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1항 12호는 '길, 공원, 그 밖에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침을 뱉거나 대소변을 보거나 또는 그렇게 하도록 시키거나 개 등 짐승을 끌고 와서 대변을 보게 하고 이를 치우지 않은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또 같은 법 제3조 3항 1호는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각 범죄사실의 법정형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이므로 그 중 벌금형을 선택해 경합범 가중을 하는 경우 벌금액은 각 법조에서 정한 벌금형의 다액을 합산한 7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원판결 법원이 그 범위를 초과해 벌금 90만원에 처한 것은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는 이유 있고,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446조 1호 단서에 따라 원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며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경합범
비상상고
형사소송법제446조1호
박수연 기자
2022-04-21
형사일반
[판결] '삼성물산 합병 찬성 압박' 문형표·홍완선, 징역 2년 6개월 확정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 전 장관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홍 전 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9635). 2017년 1심 재판이 시작된 후 5년 3개월만에 나온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다. 문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 전 장관은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합병 찬성 지시 의혹을 부인하는 등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았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합병 찬성을 지시하고 합병 시너지 효과를 조작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1,2심은 두 사람의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고 각각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문 전 장관의 경우 일부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들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홍 전 본부장에 대해선 손해액을 특정할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배임 혐의만 인정했다. 이후 두 사람과 검찰이 각각 상고해 2017년 11월 대법원으로 사건이 넘어왔다. 상고심 과정에서 일부 대법관이 심리에 참여하지 않기도 했다. 대법원 형사3부는 김재형·안철상·노정희·이흥구 대법관으로 구성돼있는데, 김재형·안철상 대법관이 회피 등의 사유로 심리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재판부 대법관 2인이 유고시에는 다음 재판부의 당해 순위 대법관 중 선순위 대법관으로 재판부를 구성한다'고 규정한 대법원 사건의 배당에 관한 내규에 따라 형사1부의 박정화 대법관이 참여했고, 박정화·노정희·이흥구 대법관의 관여로 합의와 판결 선고가 진행됐다"고 설명한 뒤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박영수 특별검사가 사퇴했으나 형사소송법 제278조에 따라 판결만을 선고하는 때에는 검사 출석 없이 개정할 수 있다"며 "특검이 사퇴하기 전 상고이유서가 모두 제출된 이 사건의 경우 이후에 특검이 사퇴했다는 사정은 대법원이 판결을 선고하는 절차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의 사건이 유죄 판결로 마무리되면서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파기환송심만 남게 됐다.
삼성물산
합병
직권남용
박수연 기자
2022-04-14
형사일반
대법원, 원심 확정
[판결] '노원 세 모녀 살인' 김태현, 무기징역 확정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662). 김태현은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씨와 A씨의 여동생 B씨와 어머니 C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는 항소할 수 있을 뿐 상고할 수는 없다"며 "각 범행의 동기와 내용, 범행 후 피고인의 행동,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의 사정에 비춰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이 피고인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고 준수사항을 부과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김태현에게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존엄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A씨에 대한 살해 동기는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춰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이 사건 범행은 극단적인 인명경시 성향이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지난 1월 김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할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이 법원은 김씨에 대해 절대적 종신형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거듭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법 제72조 1항에서는 무기징역, 20년 이상의 형을 집행한 경우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잔인하고 극악범죄를 저지른 김씨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평생 참회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맞다"며 "가석방이 허용돼선 안 된다. 가석방 여부는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소관이지만 이렇게라도 가석방에 대한 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이 선고된 이후 검찰은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의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다. 김태현 측은 양형부당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다.
살인
무기징역
양형부당
이용경 기자
2022-04-14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법원, 불고불리 원칙 따라 추징 선고 못해
[판결] 리니지 사설 서버 운영자가 챙긴 억대 범죄수익금
리니지 사설 서버 운영자가 게임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해 억대의 범죄수익금을 챙겼지만 추징은 하지 못하게 됐다.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범죄수익을 추징하기 위해서는 다른 법조항 적용이 필요하다며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지만, 검찰이 응하지 않아 불고불리의 원칙(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법원이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추징을 선고하지 못한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4787). 검찰, 다른 법 적용에 필요한 공소장 변경 않아 A씨는 2017년 7월 자택에서 불법 사설 게임서버 7곳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기를 통해 이용자들이 접속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들에게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해 이듬해 12월까지 1573회에 걸쳐 아이템 판매대금으로 총 2억26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게 게임산업법 제44조 1항 2호와 제32조 1항 9호, 제44조 2항 및 형사소송법 제334조 1항을 적용했다. 1심은 A씨의 범죄사실을 인정한 후 게임산업법 제44조 1항 2호와 제32조 1항 9호를 적용해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게임아이템을 판매해 받은 판매대금을 범죄행위로 발생한 수익으로 판단해 게임산업법 제44조 2항에 따라 2억26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이에 A씨는 "이용자들에게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고 받은 게임아이템 판매대금은 승인받지 않은 게임물을 제공한 행위에 의해 생긴 수익이 아니므로 추징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항소했다. 집유 2년 등 원심 확정 2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은 "게임 아이템 판매 대금은 A씨가 미승인 게임을 제공한 것에 대가로 수령한 것이 아니라, 게임 아이템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이를 판매한 대가로 수령한 것"이라며 "피고인이 만들어 낸 게임아이템은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의3 3호 (가)목 소정의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여 생산·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에 해당하고,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에 정한 '환전'에는 '게임결과물을 수령하고 돈을 교부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게임결과물을 교부하고 돈을 수령하는 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돼 A씨의 게임아이템 판매행위는 게임결과물 환전행위로서 아이템 판매대금은 게임결과물 환전 범행에 의해 생긴 수익에 해당한다고 봐야 해 적용 법조항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은 검사에게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으나 검사가 이에 응하지 않은 이상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게임산업법 제44조 1항 2호와 제32조 1항 7호의 게임결과물 환전 범죄사실을 법원이 인정해 판매대금의 추징을 선고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돼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게임
아이템
추징
불고불리
박수연 기자
2022-04-14
형사일반
대법원, 채무자 상해 혐의 조양은에 '증거 부족' 무죄 판결
[판결] 피고인이 반대신문 못한 증인의 신문조서는 증거능력 없다
검사 측 증인이 반대신문을 위한 공판기일에 불출석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그 증인의 법정진술이나 진술이 기재된 증인신문조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조서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7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17054). 조씨는 2013년 필리핀 양헬레스 지역에서 자신의 지인에게서 200만원을 빌려간 A씨가 돈을 갚지 않자, 중간에서 A씨를 소개한 B씨에게 소음기를 단 권총을 머리에 겨누며 옷을 벗게 한 뒤 권총 손잡이와 손발로 수차례 때리고 신체 중요부위를 담뱃불로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B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사실을 진술했다. 이어 1심 재판 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사의 주신문과 변호인의 일부 반대신문에 진술했다. 그런데 그는 변호인이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속행된 4회 공판기일부터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1심은 6회 공판기일까지는 나머지 반대신문을 위해 증인신문절차를 속행하며 B씨에 대해 증인소환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B씨가 소재불명 상태가 되자 더이상 증인소환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9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2회 공판조서 중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B씨의 진술 등을 기초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증인신문조서에 대해 조씨 또는 변호인의 실질적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은 하자가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B씨에 대한 검찰·경찰 각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2조 2항, 제314조에서 규정한 전문법칙의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증거능력을 부정한 다음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조서와 관련해 "형사재판에서 증거는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심리돼야 한다는 직접주의와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에 대해 반대신문할 수 있는 권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반대신문권의 보장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주된 증거의 증명력을 탄핵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형식적·절차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효과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인 증인이 주신문과 달리 반대신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진술내용의 모순이나 불합리를 증인신문 과정에서 드러내 탄핵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했고, 그것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책임 있는 사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관계 법령의 규정 혹은 증인의 특성 기타 공판절차의 특수성에 비춰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실질적 반대신문권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이뤄진 증인의 법정진술은 위법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경우 피고인의 책문권 포기로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있지만 책문권 포기의 의사는 명시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진술조서와 관련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14조에서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음'이라는 것은 진술 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고 이에 대한 증명은 그러할 개연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배제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며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 등 서면증거에 대해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데 이는 실체적 진실발견의 이념과 소송경제의 요청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므로 그 증거능력 인정 요건에 관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13조는 진술조서 등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는 등 엄격한 요건이 충족될 경우에 한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접심리주의 등 기본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하는데, 같은 법 제314조는 원진술자나 작성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출석해 진술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졌다는 점이 증명되면 원진술자 등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조차도 없이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다 중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므로 그 요건은 더욱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법정에서의 반대신문 등을 통한 검증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증거능력
반대신문
증인신문조서
박수연 기자
2022-04-11
형사일반
상고제기 했다면 ‘재심 청구사유 있는 때’ 해당
[판결] 피고인이 불출석 상태서 1·2심 유죄 확정 됐더라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1·2심이 진행돼 유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그 불출석에 대해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후 상고권을 회복해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이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야간방실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7391). A씨는 2019년 1월 로또 판매점에서 30만원을 훔치고, 같은 해 4월에는 옆 고시텔에서 청바지와 구두, 운동화 등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또 자신이 머물던 고시텔 옆방에서 현금과 시계를 훔친 혐의와 월세를 연체해 고시텔에서 방을 빼게 되자 앙심을 품고 고시텔 식당의 보온밥통에 음식물쓰레기 등을 넣고(재물손괴 혐의), 다른 식당에서 무전취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공시송달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한 뒤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했으나 2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뒤늦게 이런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고 상고권 회복 청구를 해 인용 결정을 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징역1년 원심파기 소송촉진법 제23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3조의2 제1항은 '제23조 본문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 형사소송법 제424조에 규정된 자는 그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재심청구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재심청구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소송촉진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1심 재판에 대해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1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이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A씨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고권회복청구를 했고 법원은 A씨가 책임을 질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했다고 인정해 상고권회복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귀책사유
야간방실침입절도
불출석
박수연 기자
2022-03-17
형사일반
새벽 1시 술 취한 상태 폭행·시비… 거주지도 현장과 멀리 떨어져<br>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 위법하다고 못 봐<br> 대법원, 무죄 원심 파기
[판결] 경찰의 현행범 체포, 현저히 합리성 상실 않았다면 위법으로 단정해선 안돼
경찰의 현행범 체포는 합리성을 현저히 상실하지 않았다면 쉽게 위법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최근 모욕 및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2213). A씨는 2019년 7월 오전 1시 경기도의 한 식당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피해자 B씨에게 이유 없이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3명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출동 당시에도 A씨는 B씨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시비를 걸고 있었고 B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이 제시를 요구해 받은 A씨의 신분증에는 주소지가 경남 C시로 되어 있었다. A씨는 오히려 자신이 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인근 지구대로 온 A씨는 30분간 돌아다니며 큰소리로 경찰관에게 "너희들 모가지를 날려버린다, 가까이 오면 때린다"며 소란을 피운 혐의로 기소됐다. 또 경찰관에게 "○발 어린 ○끼가! 죽여버린다!" 등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출동한 경찰관에게 신분증을 제시했고, 경찰관이 폭행 장면이 촬영된 사건 현장 CCTV를 확보했기에 도망의 염려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었음에도 나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위법하다"면서 "위법한 체포에 대항하기 위해 지구대에서 소란 행위를 한 것은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40차례가 넘는 폭력 전과가 있음에도 재차 모르는 사람을 폭행하고 적법하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도 반성 없이 지구대에서 고성으로 욕설을 했다"며 A씨에게 벌금 6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A씨는 이미 신분증을 제시해 신분을 밝혔고 주소지가 현장과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분이 불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CCTV 등을 통해 증거는 충분히 확보됐고 A씨가 폭행 범행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수사협조를 정면으로 거부하지는 않았으며 특별히 도망이나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보이지 않아 경찰관들이 체포의 필요성에 대해 재량의 범위 내에서 요구되는 진지한 고려를 다했다고 보기 모자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행범 체포는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 A씨의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3항 1호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거나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해야 하고 이에 대한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어 체포 당시의 상황에서 그 요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수사주체의 현행범 체포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 출동 당시 A씨는 폭행 후에도 계속해 B씨에게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거는 등 폭행범행이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였다고 볼 수 있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늦은 밤에 식당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어 일방적으로 폭행에 이른 범행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사안 자체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찰관이 출동한 이후 CCTV 영상으로 확인되는 폭행 상황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면서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신분증의 주소지가 사건 현장과 떨어져 있어 폭행에 이르게 된 범행 경위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거소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등 피고인에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관의 행위가 경험칙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한 체포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경범죄처벌법
모욕
경찰
욕설
박수연
2022-03-04
형사일반
1심서 이미 기초생활수급자 해당 자료 제출했다면<br> 대법원 "국선변호인 선정해주고 심리 진행했어야"
[판결] 항소심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 당시 소명자료 제출 안했어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달라고 청구하면서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어도 앞서 1심에서 이미 자신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냈다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협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하고 공판심리를 진행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4697). 회사를 운영하던 A씨는 2015년 10월 B씨가 운영하는 회사와 합병 계약을 체결할 당시 1억 원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 등 분쟁을 벌이던 중 돈을 받지 못하자 B씨에게 2018년 4월부터 약 2년간 174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항소심 과정에서 재판부에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달라고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하고 A씨만 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끝에 항소 기각 판결했다. 한편 A씨는 국선변호인 선정청구 당시 '빈곤 그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1심에서 이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수급권자에 해당한다는 소명자료를 냈었다. 대법원은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한 채 공판을 진행한 원심 조치에는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A씨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변호인을 선정해야 하고, 피고인이 이러한 사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함이 원칙이지만(형사소송규칙 제17조의2 본문), 기록에 의해 그 사유가 소명됐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형사소송규칙 제17조의2 단서)"면서 "A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는 기록상 '현재의 가정형편상 개인적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렵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원심은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해 그 선정된 변호인으로 하여금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협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박수연 기자
2022-02-03
형사일반
형소법상 수사절차의 일환… 변호사법 위반<br> 대법원, 무죄 선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 노무사가 의뢰인 대행해 노동관계법 위반 고소장 작성·제출했다면
공인노무사가 근로자를 대행해 노동 관계 법령 위반사건의 고소장을 작성·제출하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회사 대표를 대행해 답변서를 제출하는 것도 공인노무사의 직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업무들은 노동 관계 법령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등에 근거한 것이므로 변호사의 직무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인노무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6329). 노무법인 대표인 A씨는 소속 노무사와 2008년 5월부터 약 1년간 3차례에 걸쳐 의뢰인들에게 임금체불 등에 관해 법률상담을 한 후 의뢰인이 일한 회사 대표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이유로 한 고소장을 작성해 지방노동청 등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2009년 4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회사의 대표로부터 의뢰를 받고 대표 명의로 답변서를 작성해 지방노동청에 제출하고 착수금 내지 성공보수금 명목으로 약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공인노무사법 제2조는 공인노무사의 직무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하여 행하는 신고·신청·보고·진술·청구(이의신청·심사청구 및 심판청구 포함) 및 권리 구제 등의 대행 또는 대리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서류의 작성과 확인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A씨가 한 업무가 모두 공인노무사 직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절차서 근로감독관에게 답변서 제출 행위는 노동관계법에 따른 '진술'에 해당 안돼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계 법령 위반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라도 범인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돼 있는 고소·고발은 노동 관계 법령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사법경찰직무법 등에 근거한 것으로서 공인노무사법에서 공인노무사가 수행할 수 있는 직무로 정한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해 행하는 신고 등의 대행 또는 대리'에 해당하지 않고, 고소·고발장의 작성을 위한 법률상담도 공인노무사법상 '노동 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기준법 제102조 5항, 제105조에 따라 근로감독관이 노동 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대해 사법경찰관으로서 수행하는 수사 역시 개별 노동 관계 법령에 정해진 절차가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수사절차의 일환이므로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피고소인이 수사절차에서 근로감독관에게 답변서를 제출하는 행위 역시 공인노무사가 대행 또는 대리할 수 있는 행위인 '노동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에 대해 행하는 진술'에 해당한다거나 그 답변서가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모든 서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인노무사가 산업안전법 위반 사건 상담했다면 형소법 관련 내용 상담 여부도 심리해야 한편 대법원 같은 재판부는 이날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근거가 없는 이상 그 수사절차는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절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공인노무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등에 대해 법률상담을 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했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 노동 관계 법령 내용을 넘어 형사소송법 등 관련 내용까지 상담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첫 판결도 내놓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또다른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6326). A씨는 자신이 대표사원으로 있는 노무법인 소속 노무사들과 함께 2007년 2월부터 약 6년간 75회에 걸쳐 건설현장 산업재해, 근로자사망, 임금체불 등의 사건을 의뢰받고 '참고인 진술조서 예상문답', '산업안전보건법 형사사건처리절차', '피의자별 적용법령' 등의 문서를 기초로 법률상담을 하거나 법률관계 문서인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의견서를 작성하고 대가로 약 22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씨 등은 공인노무사법 시행령에서 정한 노동 관계 법령인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건설현장에서의 사망 사고 등 산업재해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법률상담과 법률관계 문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이는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에 해당해 공인노무사법 제2조 1항에서 정한 직무 범위에 포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내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등에 특별한 근거가 없는 이상 그 수사절차는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절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인노무사가 의뢰인에게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내용을 넘어서 수사절차에 적용되는 형사소송법 등에 관한 내용까지 상담을 하는 것은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졌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공인노무사법에서 정한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이 검사와 변호사 프로필을 기초로 담당 검사와 특정 변호사의 관계 등에 관해 상담했다면 이는 그 자체로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상담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 등이 참고인진술조서 예시문, 특별사법경찰관 작성의 수사결과보고서, 피의자신문조서, 노동청 참고인 진술 내용 등을 기초로 수사의 실제 진행과정을 알아내 의뢰인에게 알려주거나, 수사과정에서 진술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등 산업안전보건법 내지 근로기준법에 관한 내용을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까지 상담을 한 것이라면 이는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률관계 문서 작성 부분과 관련해서도 "A씨 등의 행위가 공인노무사법에서 정한 의뢰인의 관계 기관에 대한 의견진술의 대리 또는 대행이나, 노동 관계 법령에 따른 서류의 작성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 관계 법령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특히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중대재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대한 수사절차를 개시한 이후라면 그 단계에서의 의견진술은 근거에 따라 형사소송법 등에 따른 의견진술의 대리 또는 대행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A씨 등이 의견서들을 작성하게 된 경위와 그 내용, A씨 등이 근로감독관에게 의견서들을 제출했는지 여부와 당시 근로감독관이 중대재해 발생원인을 조사하는 단계에 있었는지, 아니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수사하는 단계에 있었는지 여부,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의견서 작성 또는 제출과 관련된 근거가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A씨 등이 상담 중 노동 관계 법령에 관한 내용을 벗어난 부분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해 심리·판단하지 않고 무죄를 인정하는 등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고소장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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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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