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구조물은 건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지면에서 쉽게 철거가 가능한 구조물은 부동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15일 공인중개사의업무및부동산거래신고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셀프세차장시설중개업자 장모(52)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9427)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률상 독립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로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주벽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거래가 이뤄진 이 세차장 구조물은 콘크리트 지반 위에 볼트조립방식 등에 의해 만들어져 상부에 철골과 샌드위치 판넬지붕 등으로 이뤄져 차량이 드나드는 쪽을 제외한 나머지 2면 또는 3면은 천막이나 유리 등으로 돼 있어 주벽이 없고, 볼트만 해체하면 쉽게 토지로부터 분리·철거가 가능해 토지 정착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장씨가 중개한 각 세차장 구조물 및 세차장 관련설비는 법으로 규정된 중개대상물이 될 수 없으므로 중개대상물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중개대상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관청에 공인중개사무소 개설등록도 하지 않은 채 지난 2005~2006년 사이 3차례에 걸쳐 세차장과 관련설비 등의 매매를 중개하는 일을 해 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장씨는 "세차설비보호시설물은 철골로 이뤄진 가건물형태를 띠고 있어 언제든 철거할 수 있으므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