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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콘서트 논란' 신은미씨 기소유예처분 취소해야
'종북콘서트 논란'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신은미씨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신씨가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헌법소원(2015헌마349)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신씨는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는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주최한 전국 순회 통일 토크콘서트에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희망정치연구포럼 전 대표 황선씨와 대담자로 참여해 북한의 정권세습과 그 체제를 미화·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를 부른 혐의를 받았다. 신씨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글을 보낸 탈북자들이 '고향과 가족이 그립다'는 취지로 한 이야기를 토크콘서트에서 '탈북자들이 남한보다 북한체제를 동경해 북한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왜곡 발언해 탈북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신씨가 황씨와 전국 순회 통일 토크콘서트에 3회 참석해 '북한 주민들이 젊은 지도자에 대해 기대감에 차있다. 북한 지도자가 북한 주민과 친근하다. 북한에도 핸드폰 보급이 상당히 이뤄졌고 북한 맥주도 맛있으며 여자들끼리도 맥주를 마신다. 북한에도 쇼핑몰과 놀이공원이 있다. 탈북자들 대부분이 북한에서 받아주기만 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북한에도 건축붐이 불고 있고 북한은 기회의 땅이자 축복의 땅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인정되지만, 그 중 △북한의 휴대전화 보유 인구가 250만명을 넘어섰다는 내용이나 △북한 맥주 관련 일화는 이미 언론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사실이고, 발언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신씨가 이미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북한 여행기와 신씨가 저술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북한 여행기 책자의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그 책은 2013년 상반기 수필분과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고 일반에 배포·판매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에 남는 사람'이라는 노래 가사에는 그 노래가 삽입된 영화의 주제인 '김정일이나 노동당 독재체제 미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고 행사 진행과정에서도 그와 같은 영화주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피의사실에 대해 공범으로 기소된 황씨에게 무죄가 확정된 점 등을 보면 이들이 주고 받은 북한의 환경, 경제성장 정도, 김일성 및 김정일, 김정은 관련 일화 등에 관한 대화내용은 북한을 방문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북한체제나 그 통치자들이 내세우는 핵심사상인 주체사상, 선군정치 등을 직접적이고 무비판적으로 찬양·옹호하거나 선전·동조하는 내용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씨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피의사실과 같이 행위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의 발언 등으로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초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또 "탈북자들과 관련된 신씨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탈북자들의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남한에서 느끼는 이질감, 경제적·사회적 차별감 때문에 탈북자들의 그리움이 더해진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서 받는 차별감 등을 고려할 때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탈북자들의 사회적 평가 내지 가치를 실추시킬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북콘서트
신은미
북한
국가보안법
박수연 기자
2021-10-12
민사일반
[판결] "국가, '부부 간첩 누명' 피해자 유족에게 22억원 지급하라"
1970년 박정희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48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부부의 유족에게 국가가 거액의 손해배상책임을 지게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오권철 부장판사)는 고인이 된 A씨 부부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52767)에서 최근 "국가는 2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61년 월북한 뒤 북한으로부터 공작지령과 금품을 받고 다시 남한으로 들어와 군사기밀을 수집하는 등 1967년까지 간첩활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B씨도 남편의 간첩활동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A씨는 1970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불법연행돼 1989년 가석방될 때까지 구금됐는데, B씨도 1970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1974년까지 구금됐다. 2005년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2017년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2019년 12월 이들 부부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안타깝게 B씨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 전 사망했다. A씨 부부의 자녀 등 유족들은 당시 수사관들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A씨 부부를 불법구금하고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 등을 기초로 기소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행위로 A씨 부부 본인들을 물론 자녀 등 직계비속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경험칙상 분명하고, 당시 정치적 상황과 공소사실의 내용 등을 종합할 때 이들 부부의 형제자매들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는 A씨 부부와 자녀, 형제자매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한 불법구금의 경위와 그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인해 이들 부부가 형사재판을 받고, 이로 인해 구금된 전체기간과 자녀들이 사실상 고아로 지내야 했던 점, 부부에 대한 각 공소사실의 내용이 당시 사회적·정치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던 점, 유사한 사건에서 인정된 위자료 액수와의 형평성 등을 참작했다"며 "A씨 부부의 자녀들은 부모 고유의 위자료에서 형사보상금으로 받은 금액의 공제를 인정하고 있어 이들 4명에게는 각 4억8000여만원을, A씨 여동생의 자녀 5명에게 각 2000만원을, A씨의 형제 2명에게 각 1억원을, B씨의 여동생의 자녀 5명에게 각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옥살이
박정희
간첩
국가보안법
이용경 기자
2021-01-21
형사일반
[판결] "가족 무사하려면 돌아오라" 北협박에 월북 시도한 탈북민 '징역형'
북한 보위부로부터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신변을 위협당하자 월북을 시도한 탈북민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3479). 북한에서 태어난 A씨는 2011년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한 후 우리나라에 입국해 남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3년부터 북한 보위부 측으로부터 "가족이 무사하려면 북한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이후 A씨는 수년 간 탈북민에 대한 인적사항,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적어 북한 측에 넘기면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A씨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보위부원과 월북 계획을 논의했다.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월북 자금을 마련한 A씨는 중국까지 갔다가 보위부가 '충성금액'으로 8000만원을 요구하자 다시 마음을 바꿔 한국으로 돌아왔다. 송 부장판사는 "A씨의 나이, 경력, 사회적 지위·지식 정도, 북한으로 탈출 예비 경위 등에 비춰볼 때 A씨는 북한으로 돌아가면 북한 체제유지나 대남공작에 이용되고 그 구성원과 회합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하고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통신하고 북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A씨의 행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협박성 회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끼친 실질적 해악이 아주 큰 것으로 보이지 않고 탈출 시도에 그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월북
탈북민
국가보안법
박미영 기자
2020-09-28
형사일반
[판결] 치료감호중에… 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40대 탈북자 '징역 8개월'
정신병원에서 치료감호 중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40대 탈북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안경록 판사는 1일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탈북자 유모(48)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2017고단5030). 안 판사는 "유씨가 사회적 적응과 갱생을 도모하고 재범을 방지하려는 법의 취지에 반해 전자장치를 손상·분리시키고 도주했다"며 "도주기간이 길고 죄책이 가볍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씨는 도주하기 전까지 비교적 성실히 치료감호와 보호관찰에 응했고, 도주 후에도 재범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 노동에 종사하는 등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적 범행으로 보이지 않은 점, 형기를 초과하는 치료감호 기간을 받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된 처지인 점, 탈북자로서 사회적 적응에 대한 불안이 있는 점, 정신의학과적 치료제 투약에 대한 반감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입원해 있던 전남 나주의 한 정신병원 주변 야산에 올라가 휴대용 전자부착장치를 버린 뒤 벽돌 2개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망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씨를 공개수배 하고 78일만인 지난해 10월 18일 인천에서 붙잡았다. 경찰조사에서 유씨는 "북한에 있는 아내가 싶어 우발적으로 도망쳤다"며 "국정원과 남한 경찰이 (나를) 불법 감금해왔다"는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병원에 갇혀 삶이 답답했다"며 "공사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때가 행복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앞서 유씨는 지난 2004년 이복동생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선고 받았다. 1998년 탈북한 그는 지난 2001년 아내를 데려온다며 재입북한 뒤 이듬해 다시 남한으로 재탈북하기도 했다. 두번째 탈북 이후에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김정일 장군님 품으로 돌려보내달라"며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정범죄자에대한보호관찰및전자장치부착등에관한법률
전자발찌. 치료감호
강한 기자
2018-02-02
금융·보험
기업법무
[판결] 개성공단 폐쇄로 못 받은 계열사에 납품한 대금…
모기업인 남한 기업이 사업 수행을 위해 북한 개성공단에 설립한 회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기 때문에 채무를 서로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남한 본사가 개성공단 현지법인의 채권자에게 미지급 납품대금 확인서를 작성해줬다면 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채무인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북한이 세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남한 기업들은 직접 개성공단에 진출하지 못하고 개성공단에 현지법인을 별도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도매업을 하는 A씨가 의류 제조 및 판매업체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51088)에서 "B사는 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B사는 2004년 7월 1000만달러를 투자해 개성공단에 현지법인인 C사를 설립했다. A씨는 C사에 미싱침과 부품 등을 납품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2월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A씨는 같은해 8월 B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사는 "C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는 변제할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B사와 C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다"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이 B사를 '본사'로 표현했다거나 대표자가 동일하다는 등의 사정들만으로는 C사가 B사의 지사에 불과하다거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B사는 A씨로부터 직접 물품을 납품받은 회사가 아님에도 남품대금 미지급 확인서에 B사의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법인인감증명서도 첨부해 A씨에게 회신했다"며 "A씨가 C사로부터 물품대금을 직접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찾기 어렵다는 사정을 B사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B사가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작성해 줌으로써 C사의 물품대금 채무를 인수해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개성공단폐쇄
개성공단입주기업
모기업책임
납품대금확인서
채무인수의사표시
이순규
2017-02-06
가사·상속
[판결] "탈북자라도 상속침해일로부터 10년 지나면 상속회복청구 못한다"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실종 처리된 남성의 자녀가 한국에 들어온 뒤 상속권을 인정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과 관련한 특례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남한주민과 동일하게 상속권이 침해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돼 상속 회복을 더 이상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법 제999조 2항은 참칭상속권자가 상속권을 침해한 때 그 회복을 요구할 수 있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한주민과 북한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 등의 경우와 달리 상속회복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제척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특례를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6·25전쟁 당시 실종 처리된 이모(당시 18세)씨의 딸 A씨가 자신의 숙부 등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회복청구소송(2014다46648)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보기 이씨는 1950년 9월 전쟁통에 서울에서 실종됐다. 1977년 법원은 이씨에 대한 실종선고를 내렸다. 이듬해 1월 이씨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1961년 사망한 이씨의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충남 연기군의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씨가 2004년 5월 중국 연길에서 브로커를 통해 남한의 가족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북한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2년 후인 2006년 12월 이씨는 사망했고 이씨의 딸 A씨는 이듬해 북한을 탈출한 뒤 2009년 6월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에 온 A씨는 "상속 당시 부친도 상속 자격이 있었고, 상속자의 딸인 나도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다"며 선산을 상속받아 소유권이전등기한 숙부 등 친척들을 상대로 2011년 10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연장해주는 특례가 없는 한 민법 규정에 따라 A씨의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에 대한 침해가 있었던 1978년 1월 숙부 등이 상속재산인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민법이 상속회복청구권의 행사에 제척기간을 둔 취지는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권이 침해된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민법 제999조 2항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가족특례법이 북한주민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에 대한 제척기간의 특례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상속회복청구권에 있어서는 민법 제999조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제척기간에 관해 특례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상속회복청구의 경우에도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나 인지청구의 경우와 같이 남북 분단의 장기화·고착화로 인해 북한주민의 권리행사에 상당한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이들 법률관계를 구분해 상속회복청구에 관해서는 제척기간의 특례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법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창석·김소영·권순일·이기택·김재형 대법관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북한주민은 상속회복청구권 행사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데도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소멸한다고 보는 것은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척기간에 내재된 전제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남북가족특례법 제11조는 북한주민은 민법 제999조에 따라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그 제척기간에 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제척기간과 그 연장에 관해 법률해석에 맡겨 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이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민법 제166조를 제척기간의 기산점에 유추적용하고 민법 제999조 2항의 단기 3년의 규정을 권리행사 기간에 유추적용해, 북한주민은 상속권이 침해돼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도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연장되어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3년 내'에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해 밝힌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가족특례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대한 명시적인 특례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탈북자에게 제척기간을 연장해 주기는 어렵다"며 "입법을 통해 남한주민이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으면서도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에 대해서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적용이 제외된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A씨가 낸 소송은 제척기간 도과 후의 소송이라며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76859375452_154255.pdf)에서도 볼 수 있다.
상속권
상속회복청구권
상속재산회복
탈북자상속
남북주민사이의가족관계와상속등에관한특례법
신지민 기자
2016-10-19
형사일반
[판결] '납북어부' 38년만에 간첩 누명 벗어
1970년대 후반, 수사기관의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간첩 혐의를 거짓 자백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숨진 납북어부 안장영씨 부부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937년 북한 황해도에서 태어난 안씨는 1950년 한국전쟁을 피해 남한에 내려와 강화군에 정착한 뒤 어부로 살았다. 안씨는 3번이나 납북됐는데 그 때마다 '북한에서 간첩교육을 받고 돌아왔다'는 의심을 받았다. 1977년에는 새벽에 갑자기 집에 들이닥친 경찰에 끌려가 간첩혐의에 대해 추궁을 당했다. 안씨는 극구 부인했지만 영장도 없이 3개월간 감금되다시피 한 상태로 조사를 받는 동안 갖은 고문을 받은 끝에 '간첩이 맞다'고 거짓 자백했다. 당시 수사관 중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야권 정치인과 학생 운동가들을 가혹하게 고문해 '고문기술자'라는 악명이 높았던 이근안도 있었다. 안씨는 나중에서야 "수사관들이 고춧가루를 탄 물을 억지로 붓거나 몽둥이로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법원에 탄원서를 내 감형 받았지만 이미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10년 이상 감옥에서 지낸 상태였다. 안씨의 아내 최정순씨도 '남편의 간첩 행위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께 기소돼 4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안씨는 1992년 사망했다. 이후 최씨와 자녀들의 청구에 의해 2012년 재심이 열렸고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은 안씨 부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최근 안씨와 최씨에 대한 재심사건의 상고심(2015도622)에서 무죄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죄 증명을 위해 제시된 증거들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이 안씨와 그의 아내가 수사과정에서 한 자백인데, 이는 불법적인 구금과 고문을 통해 얻은 것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
거짓자백
납북어부안장영
증거능력
간첩
가혹행위
홍세미 기자
2015-06-09
[판결] 삼화제분 母子경영권 다툼서 어머니 승소
경영권을 두고 다투던 삼화제분 사주 모자(母子)가 벌인 소송의 1심에서 어머니 쪽이 승소했다. 아들 쪽은 지난해 한국일보 인수에 나섰다가 경영권 분쟁이 문제가 돼 인수에 실패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오영준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삼화제분 창업주 박만송 회장의 부인 정상례씨가 남편을 대리해 아들인 박원석 삼화제분 대표 및 관계회사 3곳을 상대로 "아들이 주식 증여와 매매 계약서를 위조해 경영권을 억지로 물려받았다"며 낸 주주권 확인 소송(2013가합7800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회장과 아들 박 대표 등이 정수리조트, 남한산업, 삼화제분 주식의 증여 및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박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아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없는 상태(의사무능력)였다고 보인다"며 "유효한 증여라고 볼 수 없어 주주권은 여전히 박 회장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창업한 삼화제분은 밀가루 제조 및 제과, 제빵업체로 정수리조트와 남한산업 주식회사 등을 관계회사로 두고 있다. 박 대표는 2012년 12월 주식증여계약서를 통해 박 회장 명의의 삼화제분 주식 157만4000주(총 발행 주식의 90.4%)를 증여 받았다. 같은 시기 박 회장 명의의 정수리조트 주식 2만2000주와 남한산업 주식 1만2000주가 삼화제분으로 매도됐다. 이는 외관상 박 대표가 박 회장으로부터 삼화제분 및 관계회사 경영권을 물려 받는 과정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박 회장의 부인 정씨가 이 계약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삼화제분
경영권분쟁
주식증여계약
의사무능력
박원석삼화제분대표
홍세미 기자
2015-02-03
국가배상
군사·병역
[판결] 국군포로 강제북송으로 사망…국가가 배상해야
2004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돌아오려다 강제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당시 72세)씨 유족이 국가배상을 받게 됐다. 법원이 국군포로 북송과 관련해 국가의 책임을 물은 첫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15일 한씨의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528824)에서 "국가는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방부는 한씨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다음에야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한씨가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 때 협조를 요청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외교부가 한씨의 구금장소 등을 통보받고도 국내 송환을 위해 한씨를 방문해 면담하지 않고 북송 사실만 한 씨 유족들에게 알린 것은 잘못"이라며 "6·25 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에 국가 존립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참전했다 포로가 된 사람들을 송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임임데도 공무원들의 과실로 50년 넘는 기간동안 염원했던 한씨의 귀환과 가족 상봉이 무산돼 한씨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포로가 된 한씨는 2004년 12월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 가족을 만나려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이후 강제 북송돼 평안남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고 2009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외교통상부와 국방부가 탈북계획을 구체적으로 알고난 뒤에도 송환대책을 세우지 않고 무성의한 대처로 일관해 고인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며 정부 책임을 묻는 소송을 냈다.
국군포로
강제북송
국가배상
국군포로한만택
한국전쟁참전군인
홍세미 기자
2015-01-16
군사·병역
형사일반
대법원, "이적표현물 소지 중위, 무죄"
이적표현물을 소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역 장교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김모 중위는 조선노동당출판사가 출간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불멸의 혁명업적'을 소지한 혐의(국가보안법 찬양·고무)로 기소됐다. 이 책은 '제국주의의 우두머리인 미제와 15개 추종국가 침략군을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 '미제 침략자들과 그 앞잡이들의 무력침공을 반대하는 조국해방전쟁'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김 중위는 또 당직실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뉴스를 듣다가 같이 있던 하사에게 '군 훈련 중에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서도 '그와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은 남한 군 당국의 책임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군 검찰관은 "김 중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으로 책을 소지했다"며 2011년 국가보안법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했다. 1·2심 군사법원은 "김 중위가 병사들을 의식화·조직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군에 입대했고, 책자의 이적성에 대해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지난 10일 김 중위에 대한 상고심(2012도9800)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중위가 신학대 동아리에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학습하고 대안적 시각의 근현대사를 학습한 사실은 있지만, 기독교 청년들을 위한 교육기관일뿐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와는 상관 없다"며 "김 중위가 신학대를 졸업한 기독교 인으로서 주체사상은 우상숭배를 암암리에 강요하는 타락한 사유체계를 가진 잘못된 사상임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중위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해 발언한 것은 정치·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현역 장교로서 부적절할 수는 있으나,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중위가 중국 여행 중에 책자를 구입한 후 내용을 전파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한 점 등을 살펴보면 이적행위 목적을 가지고 책자를 소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적표현물
국가보안법
연평도
천안함
공산주의
사회주의
현역장교
북한
신소영 기자
20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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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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