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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스마트폰 제조사에 OS 탑재 강요' 구글, 수천억 공정위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 패소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운영체제(OS) 탑재를 강요한 구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천억 원대 과징금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 황의동, 위광하 고법판사)는 24일 구글 LLC와 구글 코리아, 구글 아시아 퍼시픽이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2누3299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구글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라이선스 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과 라이선스 불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은 서로 별개의 시장으로 획정돼야 한다"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라이선스 가능한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50%를 초과한 이래 현재까지 약 90% 이상에 육박하고, 안드로이드 기반 앱마켓 시장에서 앱 다운로드 수 기준 시장점유율 역시 2011년 50%를 초과한 이래 현재까지 95%를 상회해 시장지배적사업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글의 기기 제조사에 대한 파편화 금지 의무 부과에 경쟁제한의 의도나 목적과 경쟁제한의 효과, 우려도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글은 기기 제조사에 파편화 금지 의무를 부과해 경쟁사의 포크 OS를 탑재하지 못하게 하거나 기기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포크 OS를 탑재한 기기를 출시하는 것을 방해했고, 기기 제조사의 새로운 스마트 기기 연구·개발에 관한 혁신활동을 저해했다"며 "구글 임원이 안드로이드 출시 초기에 발표한 자료 등을 보면 구글은 파편화 금지 계약, 모바일 앱 유통 계약,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계약 등을 활용해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데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시장에서 지배적이고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자 했던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지위를 가진 사업자는 그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인접시장에서 부당하게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할 유인이 있고, 이런 경우 규제의 요청도 더 강하다고 할 것"이라며 "지배적 지위와 경쟁제한의 효과 발생의 우려가 있는 시장이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공정위가 제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지적한 것처럼 구글의 행위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글의 행위로 인해 기기 제조사의 스마트 기기 출시가 제한되고 구글 경쟁사와의 거래가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이 강제됐다"며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경우 신제품 출시에서 제약을 받는 등의 불이익을 입었고, 스마트 비모바일 기기분야에서의 연구·개발 활동이 저해됐다"고 했다. 이어 "구글의 파편화 금지 의무 준수 요구에 대해 기기 제조사로서는 모바일 앱 유통 계약이나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계약에 따른 혜택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구글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글 경쟁사와의 거래가 제한되고 스마트 기기의 출시가 제한된 것은 기기 제조사의 불이익에 해당한다"며 "경쟁이 제한되고 기기 제조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저해되는 등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2011년 1월경부터 2021년 9월경까지 스마트 기기를 제조하는 기기 제조사와 모바일 앱 유통계약(MADA)이나 안드로이드 사전접근권 라이선스 계약(ALA·APSLA)을 체결하면서, 기기제조사에게 경쟁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OS 및 앱마켓을 탑재하지 못하게 하고 기기 제조사가 스스로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 기기를 출시하지 못하게 했다고 판단해 구글과 구글코리아 등에게 유사행위 반복 금지에 대한 시정조치와 구글, 구글코리아에는 2249억3000만 원의 과징금과 구글아시아에는 1968억여 원의 과징금 납부를 명령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러한 구글의 행위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사업활동 방해행위,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불공정거래행위 중 불이익제공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대해 구글은 "애플과의 경쟁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공정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
시장지배적사업자
불공정거래
OS
한수현 기자
2024-01-24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텔레그램 채널 참여상태 유지만으로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다른 사람이 개설한 텔레그램 채널에 접속해 참여상태를 유지한 것만으로는 해당 채널에 게시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으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2023도5757). A 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싱가포르 소재 주거지 등에서 핸드폰과 노트북 등을 이용해 자신만 자료를 게시할 수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다수 개설·운영하며 아동·청소년들 상대 성착취물을 게시했다. 해당 대화방에 들어와있는 회원들은 이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었다. 특히 어떤 대화방에는 총 113개의 사진 및 영상이 저장돼 있는 다른 채널의 링크를 게시하기도 했다. 또 A 씨는 2022년 1~ 6월 성명불상자가 개설한 7개의 텔레그램 채널 및 대화방에 접속해 사진 등을 확인하고 그 대화방에 참여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신이 개설한 텔레그램 채널에 접속한 뒤 영상을 게시하는 등 다수 대화방의 접속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사진·영상을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다른 채널의 링크를 게시한 A 씨의 혐의에 대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반포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은 "인터넷 링크는 링크된 웹사이트나 파일에 접근하는데 필요한 정보이고, 링크를 게시 또는 전달하고 이를 클릭하는 행위는 링크된 웹사이트 또는 파일을 손쉽게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터넷상 링크가 수행하는 역할과 기능, 링크를 게시하는 행위자의 의도 등을 종합해 보면 아동·청소년착취물이 게시된 웹사이트 또는 다른 텔레그램 채널 링크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채널의 링크를 텔레그램 대화방에 게시한 행위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직접 게시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심은 또 "A 씨가 텔레그램 대화방에 참여해 그곳에 게시된 사진 또는 영상을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도록 대화방 참여 상태를 유지한 것이 아동·청소년청삭취물을 사실상 점유 또는 지배하에 두어 소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성명불상자가 개설·운영한 텔레그램 채널 및 대화방 7개에 대해 A 씨가 지배하는 채널 및 대화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별도 저장매체에 다운로드 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 씨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 등에 전달하거나 자신의 저장매체에 다운로드 하는 등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가지는 않았고, 달리 그런 지배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따라서 A 씨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 480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했다고 보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에는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에서 정한 '소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착취물
텔레그램
배포
청소년성보호법
한수현 기자
2023-10-30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법학적성시험 성적표 조작 혐의' 20대 로스쿨 준비생, 집행유예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표를 조작해 로스쿨에 지원한 20대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6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2022고단5289). A 씨는 2022학년도 LEET 시험을 치른 뒤 합격권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자 PC방에서 성적표를 위조하고 로스쿨 입학전형에 응시자료로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LEET 언어이해 영역에서 표준점수 29.6점(백분위 5.2), 추리논증 영역에서 표준점수 54.4점(백분위 31.9)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점수로는 로스쿨에 불합격할 것이 예상되자, A 씨는 서울 강남역 근처의 한 PC방에서 자신의 성적표 PDF파일을 다운로드한 뒤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언어이해 표준점수를 55.7점(백분위 73.2), 추리논증 표준점수를 66.4점(백분위 68.3)으로 위조한 뒤 이를 지방 국립대 로스쿨 2곳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 판사는 "피고인은 고도의 직업윤리를 필요로 하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면서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에 필요한 성적에 미치지 못하자 성적표를 위조, 제출해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하는 등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제출한 위조 성적표는 각 법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사정단계 초반에 비교적 쉽게 위조 사실이 발각돼 결과적으로 입학전형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범행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입학원서 접수를 철회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문서위조
성적표조작
법학적성시험
이용경 기자
2023-04-12
형사일반
압수수색영장 범위에 클라우드도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어야 가능<br> 대법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 없어" 첫 판결… 원심 파기환송
[판결]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만으로 클라우드 저장 정보 확보 안돼"
휴대전화 등 정보처리장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만으로는 그와 연동된 원격지 서버(클라우드)의 저장 정보까지 압수수색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6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2022도1452). 경찰은 2020년 12월 사기 혐의로 A 씨를 조사하던 중, A 씨의 동의를 얻어 휴대전화에서 은행 거래와 통화 내역, 메신저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 수사관이 휴식시간을 주자 A 씨는 휴대전화를 열어 메신저 대화 내역을 삭제했고, 이에 경찰은 A 씨에게서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았다. 이후 검색과정에서 A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파일 가운데 불법 촬영물로 의심되는 사진과 동영상이 발견됐다. 경찰은 불법 촬영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들에게 연락해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듬해 2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진,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외부저장매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고, A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면서 로그인 상태였던 클라우드 계정에서 불법 촬영물을 다운로드 받는 방식으로 증거를 확보했다. 1,2심은 사기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A 씨의 임의제출로 경찰이 확보한 불법 촬영물 증거는 증거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로 판단했다. 원래 수사 대상인 사기 범죄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없는 사진·동영상을 탐색한 것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위법한 압수·수색행위라는 취지다. 다만 압수수색영장을 받은 뒤 A 씨의 클라우드 계정에서 찾아낸 불법 촬영물은 적법한 증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클라우드 계정에서 찾아낸 불법 촬영물에 대한 원심의 증거 판단을 뒤집었다. 클라우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압수수색영장에 적힌 '수색할 장소'의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저장된 전자정보 외에 원격지 서버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하기 위해서는 영장에 적힌 '압수할 물건'에 별도로 원격지 서버 저장 전자정보가 특정돼 있어야 한다"며 "'압수할 물건'에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저장 전자정보만 기재되어 있다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해 원격지 서버 저장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휴대전화나 컴퓨터 내 보관된 전자정보 등을 압수수색의 대상으로 한 영장에 근거해서 그와 연동된 서버에 보관된 전자정보 등을 압수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의 최초 판단"이라며 "원격지 서버 저장 전자정보를 압수하기 위해서는 '압수할 물건'에 그 부분이 포함돼 법관의 사전 심사를 거친 압수수색영장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압수수색영장
위법수집증거
박수연 기자
2022-08-01
형사일반
서울중앙지법, "도망 우려"… 법정구속
[판결]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 손정우, 1심서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5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22고단508). 조 판사는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손씨를 법정구속했다.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 판매로 얻은 4억여원의 범죄수익을 암호화폐 계정을 거쳐 부친 명의의 계좌 등으로 세탁해 현금화하고, 그 일부를 인터넷 도박 등에 사용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 판사는 "피고인은 처음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할 때부터 범죄수익을 은닉하기로 마음 먹고 4200여회에 걸친 암호화폐 환전 등 복잡한 거래를 통해 지능적으로 치밀하게 수익을 은닉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장기간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에는 이처럼 철저하게 범죄수익을 은닉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점이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범죄수익 4억여원이 모두 몰수와 추징으로 국고 환수돼 더 이상 피고인이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피고인이 음란물유포죄 등의 혐의로 받은 확정 판결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 여러가지 양형조건을 종합해서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2019년 5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웰컴투비디오를 개설하고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돼 풀려났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법정구속됐다. 이후 미국 법무부는 2020년 4월 만기출소 예정이었던 손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송환을 요구했다. 그러자 손씨의 부친은 같은 해 5월 손씨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검찰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손씨를 직접 고소·고발했다. 과거 손씨가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 받을 당시 검찰이 범죄수익은닉 관련 수사를 하고도 기소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는 국내에서 처벌을 받도록 해 미국 송환을 막으려고 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서울고법은 2020년 7월 "웰컴투비디오에서 음란물을 다운로드한 이들 가운데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서 신원이 확인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손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면 한국이 음란물 소비자들의 신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수사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범죄인 인도 불허 결정을 내렸고, 손씨는 석방됐다.
웰컴투비디오
아동
성착취물
이용경 기자
2022-07-05
정보통신
형사일반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 해당 안돼<br> 아이디·비번도 특수매체기록에는 해당되지만<br> 보안 설정 안된 노트북은 '봉함' 장치된 것으로 못봐<br> 대법원, 피해자 비밀침해 혐의 등만 인정해 집유 선고 원심 확정
[판결] 비번 설정 안된 컴퓨터 해킹해 카톡 아이디·비번 등 빼냈다면
비밀번호나 화면보호기 등 보안장치가 설정돼 있지 않은 컴퓨터에 해킹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해 타인의 카카오톡 등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은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최근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카카오톡 등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8900). A씨는 2018년 8월부터 한달간 경기도에 있는 한 회사 사무실에서 직장 동료인 B(여)씨의 노트북에 해킹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해 B씨의 네이트온, 카카오톡,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A씨는 이를 이용, B씨의 계정에 접속해 B씨가 다른 사람들과 나눈 대화 내용, 메시지, 사진을 다운받는 등 총 40회에 걸쳐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고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피해자의 비밀을 침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에 대해서는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 혐의로, 이 같은 수법을 통해 알아낸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B씨 계정에 접속한 행위와 대화 내용 등을 다운로드 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 침해죄 및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형법 제316조 2항의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는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그 내용을 알아내는 행위를 처벌하는 죄"라며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 되기 위해서는 특정인의 의사가 표시돼야 하는데, 이 사건 아이디와 비밀번호 자체는 특정인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특수매체기록으로 볼 수 없으므로 A씨가 B씨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은 특수매체기록을 탐지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 결론은 유지하면서도 세부 판단은 달리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는 해당하지만, 보안장치가 설정되지 않은 노트북은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형법 제316조 2항은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우선 "개정 형법이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범죄의 행위 객체로 신설·추가한 입법취지,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의 보호법익과 그 침해행위의 태양 및 가벌성 등에 비춰 볼 때, 피해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전자방식에 의해 피해자의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으로서 형법 제316조 2항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는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그 내용을 알아낸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기에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 해당하더라도 봉함 기타 비밀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이를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서 알아냈더라도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의 노트북에 해킹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했고 해당 프로그램이 컴퓨터의 사용자가 키보드로 입력하는 내용이나 방문한 웹사이트 등을 탐지해 이를 텍스트 파일 형식으로 저장한 후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프로그램 설치자에게 전송해 주는 속칭 '키로그' 프로그램인데다, A씨가 프로그램을 통해 B씨가 각 계정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키보드에 입력한 아이디 등을 알아낸 사실을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이디 등이 기록된 텍스트 파일에 봉함 기타 비밀장치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B씨의 노트북 컴퓨터 그 자체에는 비밀번호나 화면보호기 등 별도의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며 "아이디 등이 형법 제316조 2항에 규정된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에는 해당하더라도 별도의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등 비밀장치가 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전자기록 등 내용 탐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가 해킹으로 알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B씨의 계정에 접속하고 B씨의 대화 내용 등을 다운로드 받은 행위에 대해 유죄로 판시한 원심 부분은 A씨와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에서 그대로 확정됐었다.
해킹
전자기록등내용탐지
정보통신망침해
비밀번호
박수연 기자
2022-04-26
행정사건
"피고의 방어권 행사 기회 박탈 우려 현저히 적어"<br> 대법원 전원합의체, 기존 판례 변경… 원고일부승소 원심 확정
[판결] '동거인에 전달' 보충송달도 외국판결 승인·집행 위한 적법한 송달
본인이 아닌 동거인에게 소송서류를 전달하는 '보충송달'도 외국판결을 승인·집행할 수 있는 적법한 송달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를 적법한 송달로 보지 않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3일 A은행이 B씨를 상대로 낸 집행판결 소송(2017다25774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뉴질랜드법에 따라 설립된 A은행은 2013년 B씨 등을 상대로 뉴질랜드 오클랜드 고등법원에 대출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뉴질랜드 법원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B씨에 대한 소송서류의 송달을 요청했고, 한국 법원은 B씨의 주거지에서 B씨의 남편에게 소송서류를 보충송달했다. 이후 뉴질랜드 법원은 B씨에게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했고, A은행은 뉴질랜드 법원의 판결을 국내에서 집행하기 위한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민사소송법 제186조는 근무장소 외의 송달할 장소에서 송달받을 사람을 만나지 못한 때에는 그 사무원, 피용자 또는 동거인으로서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는 사람에게 서류를 교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판결문 다운로드 ] 재판부는 "뉴질랜드 법원의 촉탁에 따른 송달은 국제민사사법공조법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 법은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에 따른 수탁사항은 대한민국 법률에 의해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보충송달은 민사소송법 제186조에서 정하고 있는 적법한 송달 방식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보충송달은 피고와 함께 거주하는 등의 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수령 대행인을 통해 사회통념상 피고에게 서류를 전달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시송달 방식과는 달리 피고에게 적절한 방어권 행사의 기회를 박탈할 우려가 현저히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충송달을 외국판결의 승인·집행을 위한 적법한 송달로 보지 않는 기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유지한다면, 외국판결을 우리나라에서 승인·집행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판결보다 더 엄격한 방식으로 송달이 이뤄져야 한다"며 "외국법원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우리나라 국제민사사법공조법 등에 따라 보충송달 방식으로 소송서류를 송달한 후 외국법원의 판결이 이뤄졌는데 그 송달이 적법하지 않다고 봐 외국판결의 승인·집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적법절차에 대한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사법절차의 국제적 신뢰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A은행의 강제집행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리며 A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40251589933_182629.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외국판결
보충송달
소송서류
동거인
박수연 기자
2021-12-23
민사일반
입양허가 판단 때 '입양될 자녀의 복리' 최우선 고려<br> 입양목적이 자녀의 안정적 보호 위한 것인지 살펴야<br> 전원합의체, 불허 원심 파기
[결정] 대법원 "조부모, 손주를 자녀로 입양 가능" 첫 결정
친부모가 살아있어도 조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이의 복리에 더 부합한다면 조부모가 손주를 자녀로 입양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A씨가 외손자인 C군을 자녀로 입양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낸 미성년자 입양 허가 청구를 불허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8스5). A씨의 딸 B씨는 고등학생 때 C군을 출산했다. B씨는 출산 직전 혼인신고를 했지만 C군이 태어난 후 얼마 되지 않아 협의이혼했다. C군이 생후 7개월이 됐을 무렵 B씨는 아이를 못 키우겠다며 부모 집에 아이를 두고 갔고, A씨 부부는 이때부터 C군을 양육했다. C군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외조부모인 A씨 부부를 친부모로 알고 자랐고, 호칭도 '엄마·아빠'라고 불렀다. A씨는 C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뿐만 아니라 부모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면 불이익이 클 것 등을 우려해 C군에 대한 일반입양을 법원에 청구했다. C군의 친부모인 B씨 등도 입양에 동의했다. 하지만 1·2심은 "B씨가 생존해 있어 조부모가 부모가 되고 어머니는 누나가 되는 등 가족 내부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현재 A씨 부부가 C군을 양육하는 데 어떠한 제약이나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장애가 있더라도 미성년 후견을 통해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며 불허했다. [ 판결문 다운로드 ] A씨가 재항고하자 대법원은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했다. 재판부는 "조부모가 손자녀의 입양 허가를 청구하는 경우 입양의 요건을 갖추고 입양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은 존속을 제외하고는 혈족의 입양을 금지하고 있지 않고,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해 부모·자녀 관계를 맺는 것이 입양의 의미와 본질에 부합하지 않거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혈족을 입양하거나 외손자를 입양하는 예가 있었으므로 우리의 전통이나 관습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이 미성년자의 입양을 허가할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입양될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입양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고려 요소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조부모가 단순한 양육을 넘어 양친자로서 신분적 생활관계를 형성하려는 실질적인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입양의 주된 목적이 부모로서 자녀를 안정적·영속적으로 양육하고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친생부모의 재혼이나 국적 취득, 그 밖의 다른 혜택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조부모의 입양이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사항과 우려되는 사항을 비교·형량해 개별적·구체적인 사안에서 입양이 자녀의 복리에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가사조사나 심문을 통해 이 사건 입양이 C군에게 도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을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이를 비교·형량해 입양이 C군의 복리에 더 이익이 되는지, 반하는지를 판단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민유숙·이동원 대법관은 법률상 조부모가 미성년 손자녀를 입양할 수 있고 조부모의 미성년 손자녀 입양은 이미 조손의 혈연관계가 존재하고 입양 후에도 양부모와 조부모의 친족관계가 병존하게 된다는 특수성이 있어 자녀의 복리에 미칠 영향에 관해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친생부모가 생존하는 경우 조부모의 손자녀 입양 허가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직계혈족인 조부모가 손자녀를 입양하는 것은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법률에 따라 친자관계를 인정하는 법정 친자관계의 기본적인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특히 조부모가 입양 사실을 비밀로 하고 친자녀인 것처럼 키우기 위해 입양을 하는 경우 양부모로서 양육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입양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입양 사실을 숨기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양친자 관계가 형성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향후 자녀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커 이러한 우려가 모두 해소될 수 있음이 밝혀진 경우에만 허가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미성년자에게 친생부모가 있는데도 그들이 자녀를 양육하지 않아 조부모가 손자녀에 대한 입양허가를 청구하는 경우 입양의 요건을 갖추고 입양이 자녀의 복리에 더 부합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결정"이라며 "조부모 입양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 경우 입양허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고려 요소를 상세하게 제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40251543126_182543.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입양
손주
복리
친부모
조부모
자녀
박수연 기자
2021-12-23
민사일반
시험 끝난 후 인터넷 게시는 저작권 침해 해당
[판결](단독) 문학작품 등 수능시험 출제에 자유롭게 이용했더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학작품 등을 시험문제 출제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험이 종료된 후 시험문제를 해당 작품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인터넷에 게시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4564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평가원은 저작권협회에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저작권신탁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9년부터 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저작물 153개를 이용해 지문이나 참고자료로 인용한 문제지를 협회 허락 없이 평가원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저작물에 대한 전송권을 침해 당했다"며 2019년 10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게시행위는 저작권법 제32조의 시험을 위한 정당한 범위 내의 행위"라며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정당한 인용행위 또는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른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행위"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자유이용 범위는 시험목적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 재판부는 "저작권법 제32조에 따라 시험문제에 저작물을 자유이용할 수 있는 범위는 응시자의 학습능력 등에 대한 평가를 위한 시험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된다"며 "평가원의 게시행위는 시험 출제와 성적 제공까지 완료된 후에 수년 간 기간의 제한 없이 시험 응시자 외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에 이용된 저작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전송하는 것으로서 공중송신이 추가된 현행 저작권법 제32조에 의하더라도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원의 게시행위는 저작물을 인터넷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시킨 것이므로 인터넷의 강한 전파성 등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저작물이 제공된 것에 비해 저작물을 학습자료로 이용하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이고, 저작물의 다운로드 횟수는 저작물별로 수만 건에 이른다"며 "수능에 이용된 저작물의 경우 수십만 건에 이르고, 어문·미술저작물 등 전체의 절반 이상이 문학·예술적 가치가 상당한 작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 1심 뒤집고 저작권협회 일부승소 판결 또 "이 사건 평가문제의 지문 등으로 이용된 저작물이 부종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양적·질적 비중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저작물을 저작권법 제28조에 정해진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나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정해진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이용할 경우에는 그 출처를 명시해야 하는데, 저작물 153건 중 38건 정도의 저작물에 관해 그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게시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로써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저작물이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에게 장기간 계속적으로 노출되게 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게시행위는 저작권법 제28조에 따른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또는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른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문학작품
저작권법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이용경 기자
2021-08-26
민사일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원고패소 원심 확정
[판결] "주주총회 결의 무효 소송은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주주총회 결의 사항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과 같이 인용될 경우 관련자는 물론 대외적으로 제3자에게 모두 영향을 미치는 상법상 회사관계소송은 '필수적 공동소송'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주총 결의 무효 소송 등을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의 일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2일 A씨와 B씨가 C사를 상대로 낸 임시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2020다28497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C사 주주인 A씨 등은 2012년 5월 개최된 A사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한 것으로 간주된 A사를 해산 전으로 복귀시키는 회사 계속의 결의와 임원 선임 결의가 이뤄졌다며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임시주총이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해 소집되고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공동으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 등이 주장하는 소집권한이나 의결정족수에 관한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고,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다만 이 사건에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은 제3자에게 효력이 없지만, 주주총회 결의 무효·부존재 확인 소송 등 청구를 인용할 경우 제3자에게 효력이 있는 상법상 회사관계소송(편면적 대세효 있는 회사관계소송)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를 제기한 경우 그 공동소송이 필수적 공동소송과 통상공동소송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했다. 공동소송은 하나의 소송절차에 여러 사람의 원고 또는 피고가 관여하는 소송형태를 말하는데, 필수적 공동소송과 통상공동소송으로 나뉜다. 통상공동소송은 공동소송인들 사이에 재판 결과(승·패소)를 같이 할 필요가 없는 소송을 말하는데,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당사자가 됐더라도 이는 개별 소송으로 해결돼도 무방한 사건이 공통의 심리를 위해 하나의 절차로 병합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기에 참여하는 공동소송인의 지위는 각각 독립적이다. 따라서 각 당사자는 자기 책임 하에 각자 소송을 수행하고, 변론의 분리와 일부 판결도 가능하다. 일부 당사자만 상소하면 상소하지 않은 공동소송인 부분은 분리해 확정되고 상소심으로 이심되지 않는다. 반면 필수적 공동소송은 공동소송인들 사이에 승패를 같이 해야 하는 소송을 의미한다. 소송목적이 공동소송인 모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하는 공동소송인 것이다. 필수적 공동소송에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과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이 있는데,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은 공유물분할소송 등과 같이 실체법적으로 재산권의 관리처분권이 여러 사람에게 공동으로 귀속되어 소송 결과도 전원에 대해 일치되어야 분쟁 해결이 가능한 경우를 말하기 때문에 소송을 공동으로 할 것이 강제되어 전원이 반드시 소송당사자가 되어 하나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 반면,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은 당사자 중 1인이 받은 판결의 효력이 다른 당사자에게 미쳐 그들 사이에 판결 결과가 서로 다르면 판결의 효력이 서로 충돌하고 분쟁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등을 말하기 때문에 고유필수적 공동소송과 달리 전원이 모두 소송당사자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67조는 공동소송인 간에 재판 결과가 합일적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필수적 공동소송과 관련한 심리 특칙을 정하고 있다. 이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은 물론 유사필수적 공동소송 모두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필수적 공동소송에서는 당사자 1인의 소송행위 중 승소를 위한 주장이나 증거 제출과 같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는 공동소송인 전원에게 효력이 확장되고, 자백과 같이 불이익한 소송행위는 전원이 함께 하지 않으면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소송자료 통일). 또한 한 사람에 대한 소송절차의 중단·중지는 전원에게 효력이 미칠 뿐만 아니라. 공동소송인 간 변론 분리는 허용되지 않고, 공동소송인 전원에 대해 하나의 판결을 선고해야 하며, 공동소송인 중 일부가 상소를 제기하면 전원에 대해 판결 확정이 차단되고 전체 소송이 상소심으로 이심되는 등 소송진행도 모두 통일적으로 이뤄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주주총회 결의 무효·부존재 확인 소송 등 편면적 대세효가 있는 회사관계소송을 여러 사람이 제기할 경우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편면적으로 승소 판결에 대세효가 있는 회사관계소송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제기한 경우 당사자 중 한 사람이 받은 승소 판결의 효력이 다른 공동소송인에게 미치므로, 소송법상 공동소송인 사이에 재판결과가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회사관계소송은 회사의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고, 같은 내용의 소가 여러 개 제기된 경우 법원이 병합심리해야 한다는 상법 제186조, 제188조도 공동소송인 간 재판 결과가 합일적으로 확정될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자 의사와 소송경제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러한 소송은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되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박정화·김선수·이흥구 대법관은 "편면적 대세효 있는 회사관계소송에서는 법률상 합일확정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필수적 공동소송으로 보면 당사자의 처분권이나 소송절차에 관한 권리가 제약되므로 통상공동소송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편면적 대세효 있는 회사관계소송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제기한 경우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이라는 견해가 학계의 통설이고 재판 실무였다"며 "다수의견은 편면적 대세효 있는 회사관계소송의 경우에도 공동소송인간 합일 확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 기존의 실무 입장(필수적 공동소송)을 지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합 판결이 다수의 당사자가 관여하는 공동소송의 형태, 즉 통상공동소송과 필수적 공동소송의 의미와 심리 방식의 차이,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 필수적 공동소송의 요건인 '합일확정의 필요성'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에 관해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고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26942793855_173313.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주주총회
공동소송
임시주주총회
상법
박수연 기자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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